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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제16대 대통령 노무현의 가치와 철학, 업적을 널리 알리고 그 뜻을 나라와 민주주의 발전의 기틀로 세우고자 2009년 9월 23일 설립한 재단법인. 시민들의 자발적 후원으로 운영되는 세계 유일의 대통령기념사업단체이기도 하다. 대통령기념관·시민센터 건립을 비롯해 봉하의 노무현대통령의집과 대통령묘역 및 생태문화공원 운영·관리, 각종 추모기념사업, 사료편찬사업, 노무현시민학교를 주축으로 한 교육연구사업, 장학사업 등을 통해 깨어 있는 시민의 힘을 모으고 더 크게 키우는 활동을 펼쳐 나가고 있다.

작품 밑줄긋기

s******0 2026.08.22.
p.273
검찰 개혁의 누번째 과제는 검잘권 행사에 대한 민주적 동제였 다. 사실 검찰은 아무런 견제를 받지 않는 권력이다. 기소독점권을 가지고 있어서 기소권을 부당하게 행사하거나 행사하지 않을 위험 이 있다. 검찰의 과거사를 보면 그런 일들이 무수히 많았다. 특히 검 사와 검찰 직원들의 불법 비리는 검찰 스스로 수사하고 기소하지 않 는 한 아무도 할 사람이 없다. 그런데 검찰과 같은 권력기관이 자기 자신의 불법 행위를 엄정하게 수사하고 기소할 리 없다. 검찰은 권 위주의 시대 인권 탄압에도 앞장섰다. 수사기관이 무고한 사람을 불 법 감금하고 고문해서 자백을 받아 낸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 자백 을 근거로 아무 증거도 없이 간첩이나 이적단체로 기소한 사건이 부지기수였다. 참여정부가 만든 과거사 관련 위원회에서 진상조사 를 해서 법원에 재심을 권고한 사건이 많았다. 그 피해자들이 재심 을 신청해서 줄줄이 무죄 판결을 받았다. 그런데도 그 사건을 만든 장본인이었던 검찰은 과거사 정리와 그에 대한 반성을 끝까지 거부했다. 국정원과 경찰청 등 다른 권력기관들이 모두 위원회를 만들 어 진상조사를 하고 국민 앞에 사과했지만 검찰만큼은 오불관언이 었다. 검찰 조직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위해서 두 가지 제도 개혁을 추진했다. 하나는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이었다. 다른 하나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를 만들어 수사권을 주는 것이었다. 고위공직자의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공수처가 수사를 하여 검찰에 이첩해 기소하게 하고, 만약 검찰이 부당하게 기소를 하지 않으면 법원이 기소를 강제하도록 재정신청을 하게 하는 제도이다. 공수처 가 수사 대상으로 삼는 고위공직자에는 검사들도 포함된다. 두 법안 모두 열심히 공을 들였지만, 여야 정당과 국회의원들이 협조해 주지 않았다. 한나라당은 무조건 반대했다. 검찰은 조직의 역량을 총동원 해 국회에 로비를 했다. 털어서 먼지 나지 않기가 어려운 것이 정치 인이라 그런지, 행정자치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 국회의원들이 미 적미적 심의를 미루었다. 여당 국회의원들도 큰 노력을 하지 않았 다. 국회의원이 공수처의 수사 대상이 된다는 것이 나쁜 영향을 미 쳤는지도 모르겠다. 결국 검경 수사권 조정도 공수처 설치도 모두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공수처 수사 대상에 국회의원을 포함시킨 것 이 제일 큰 문제였다면, 국회의원을 빼고서라도 제도 개혁을 했어야 옳았다.
s******0 2026.08.22.
p.269
많은 사람들이 나를 힐난했다. 왜 바보같이 권력기관을 다 풀어 주었느냐고. 바보라서 그랬던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서는 꼭 필요한 일이라서 그랬던 것이다. 나는 제왕적 대통령이 되 기를 거부했다. 장관과 공무원들, 여러 헌법기관과 정부기관들이 자 기 책임 아래 자주적이고 자율적으로 국민을 위해 일하는 나라를 만 들고 싶었다. 대통령이 권력기관을 사조직처럼 이용하는 제왕적 대 통령의 시대를 확실하게 마감하고 싶었다. 그래서 그렇게 한 것이다.
s******0 2026.08.22.
p.205
반면 진보 세력은 지역으로 갈라져 있고 이념으로 분화되어 있 다. 돈 있는 사람이나 경제적 여유가 있는 단체가 별로 없다. 진보적 시민단체조차도 기업의 지원을 얻지 못하고 언론이 외면하면 힘을 쓰지 못한다. 튼튼한 정책연구소도 거의 없다. 그런데 보수의 나라 에서 진보가 해야 할 일은 너무나 많다. 얕게 뿌리 내린 작은 나무에 너무 많은 과일이 매달린 형국이다. 두 차례의 대선 승리와 10년의 집권도 보수와 진보의 불균형을 크게 바꾸지는 못했다. 보수와 진보 의 격차는 『조선일보』와 『오마이뉴스』의 자산 규모 차이만큼이나 크 다. 진보적인 대통령이라도 보수의 네트워크에 포위되어 고립당하 면 힘을 쓰기 어렵다. 변명이 아니다. 김대중 대통령과 나는 그런 조 건에서 대통령이 되었고 대통령직을 수행했다. 진보정당의 지지율 이 낮은 것도 같은 원인 때문이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 데 는 앞으로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s******0 2026.08.22.
대한민국 정치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하는 축구 경기와 비슷하다. 보수 세력은 위쪽에, 진보 세력은 아래쪽에서 뛴다. 진보 세력은 죽을힘을 다해도 골을 넣기 힘들다. 보수 세력은 뻥 축구를 해도 쉽게 골을 넣는다. 나는 20년 정 치 인생에서 이런 현실을 뼈저리게 체험했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 로잡지 않으면 앞으로 진보 세력이 승리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 보수 세력은 조직이 매우 크고 강하다. 이념적으로 튼튼하게 결 속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기득권의 결속력도 매우 강하다. 공동의 이익에 근거를 둔 네트워크를 감성적 네트워크로 재조직하는 능력 도 뛰어나다. 어느 지역 어느 집단에서나 돈 많고 권력 있고 지위 높 은 사람은 거의 다 보수의 네트워크에 가입되어 있다. 게다가 보수 세력은 인구가 많은 영남을 장악하고 있다. 큰 신문사, 큰 기업의 소 유자, 큰 연구소를 모두 보수가 장악하고 있다. 법원, 검찰, 국정원 등 국가기관은 그 본질적 속성상 보수 쪽으로 편향되어 있다. 라이 온스클럽, 로터리클럽, JC(청년회의소) 등 경제적 여유가 있는 민간 자생 단체와 지역사회의 소위 관변 단체들도 모두 보수가 우세하다. 학술원과 각종 학회, 지식인 사회도 보수가 압도적이다. 대한민국은 여전히 보수의 나라인 것이다.
s******0 2026.08.21.
p.103
내가 저 사람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자괴감을 주체할 수 가 없었다. 1988년 7월 임시국회 본회의 대정부 질문을 하면서 참담 한 노동 현실에 대한 분노를 있는 그대로 터뜨려 버렸다. "국무위원 여러분, 아직도 경제 발전을 위해서, 케이크를 더 크게 하기 위해서, 노동자의 희생이 계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그런 발상 을 가진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하겠습니다. 니네들 자식 데려다가 죽 이란 말야! 춥고 배고프고 힘없는 노동자들 말고, 바로 당신들 자식 데려다가 현장에서 죽이면서 이 나라 경제를 발전시키란 말야!" 국 회의원회관 사무실로 수없이 많은 격려 전화가 왔다. 그러나 당장 현실을 바꿀 수는 없었다.
s******0 2026.08.21.
p.95
부산에서 우리끼리 토론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정치의 중심은 서울이었다. 바닥 모를 무력감을 느꼈다. 모두들 분열과 갈등을 두 려워했다. 그래서인지 서로 조심해서 크게 다투지는 않았다. 그러나 끝까지 분열을 피할 수는 없었다. 김대중 후보를 지지하는 '비판적 지지파', 내심 김영삼 후보로 단일화하기를 원한 '단일화파' , 그리고 백기완 선생 지지파로 나뉘었다. 대통령 선거는 모든 것을 빨아들이 는 블랙홀과 같았다. 선거가 임박하자 6월항쟁을 한마음으로 치러 냈 던 사람들 사이에도 분열과 대립이 점차 심각해졌다. 양극단에 있는 일부 사람들이 서로 모략하는 일도 있었다. 공개적인 논의를 하지 않 고 어디엔가 가담해 선거운동을 하는 사람도 생겨났다. 그래도 부산 재야의 본류는 중립을 지켰다. 엄밀하게 말하면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서 손을 놓고 있었다고 하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일지도 모른다. 선거 전망은 어두웠다. 그렇다고 해서 팔짱 끼고 구경만 할 수 는 없는 노릇이었다. 할 수 있는 일은 공정선거 감시운동밖에 없었 기에 부산본부장을 맡았다. 사실 부산은 김영삼 후보의 독무대여서 선거운동을 할 필요도 없었다. 공정선거 감시운동 활동비를 모으려 고 동분서주했지만 별 성과가 없어서 할 수 없이 개인 돈을 털었다. 선거 당일 감시단 청년들이 깡패들한테 각목으로 맞아 다쳤는데 치 료비를 구해 주지 못했다. 극심한 우울감과 패배감에 젖은 채 맞은 1987년 대선은, 결국 좌절감과 환멸의 깊은 상처를 남긴 채 민정당 노태우 후보의 승리로 끝났다. 나뿐만 아니라 민주주의를 갈망했던 많은 시만들이 큰 상처를 받았고, 이 상처는 끔찍한 악몽으로 남아 오랫동안 나를 괴롭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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