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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문학평론가로 등단했다. 『현대 한국문학의 지도와 성좌들』 『20세기 후반 한국 현대시론의 계보』 『김동리 문학의 반근대주의』, 문학평론집 『헤르메스의 문장들』 『시/몸의 향연』 『감응의 빛살』 등을 썼다. 2012년 제7회 김달진문학상 젊은평론가상을 수상했다. 현재 고려대학교 문화창의학부 부교수로 재직 중이며, 『계간 파란』과 『서정시학』의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작가의 추천

  • (최원 시인의 시적) 태도와 방법론은 시인의 몸과 감각적 삶을 둘러싸고 있는 현재적 상황과 조건의 결핍감에서 온다. 아니, 나날의 삶에 지긋지긋하게 달라붙는 제 삶의 결핍과 무의미와 퇴폐성을 뛰어넘어 한층 더 고양된 삶의 세계로 나아가려는 간절한 초월의 욕망에서 온다. 그러나 시인은 이 욕망을 웅변조로 설파하기보다는, 도리어 제 삶의 터전을 둘러싸고 있는 너절하고 부조리한 생의 감각들을 돋을새김의 필법으로 적나라하게 소묘하는 길을 택한다. 어쩌면 시인은 저 천박하고 퇴폐적인 삶의 구렁텅이로 제 스스로를 송두리째 내던진 이후에야, 비로소 참된 자기 욕망의 벡터와 그 존재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진 자인지도 모른다.
  • 조정권 선생의 유고 시집 『삶이라는 책』은 당신 생전의 마지막 시집 『시냇달』을 출간하고 난 이후 2017년 11월 8일 영면하시기 전까지 집필하신 원고들을 묶어 출간한 것이다. 물론 2017년 6월 병세가 위독해져 다시 입원하신 것을 감안한다면, 여기 수록된 시편들은 그 시기까지의 작업에 해당될 것이다. 시집 맨 앞머리에 놓인 「히비스커스라는 꽃에 바친 일곱 편의 시와 오늘 하루의 노래」나 「방황하는 이들을 위한 다섯 번의 변론 중 하나」「내 스승은 비 맞고 살던 비였다」같은 시편들에서 당신의 삶 전체를 정리한 듯 보이는 연대기적 서사가 나타날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맥락 역시 선생이 품을 수밖에 없었을 저 몸서리치는 죽음의 예감에서 비롯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다. 『삶이라는 책』은 선생의 유고 시집이기에, 1970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한 이래 2017년 작고하시기까지 만 47년에 이르는 시작 활동 기간의 휘황한 정수들을 빠짐없이 거느리고 있는 결정판의 풍모를 드러낸다. 이는 단지 선생의 시 세계의 다양한 특질들이 드넓게 포진되어 있다는 것만을 뜻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들에서 솟아난 예술적 영기(靈氣)들을 총총하게 흩날리면서 단단하게 응축된 미학적 짜임새와 그 첨예한 얼개들의 모서리를 벼랑 끝에 선 절정의 감각으로 벼려 내고 있다는 사실을 가리킨다.
  • 지금-여기, 우리를 에워싼 “소리들”로 “우주” 삼라만상의 “생김새”를 받아 적으려는 저 “율파”의 움직임을 보라. 아니, “사람이 소리이고/소리가 사람이다”, “생명이/보고/듣고/만지고/느끼는 것/모두 가슴을 할딱거리는 숨꽃”에 깃든 원초적 생명의 권리장전을 온몸으로 느껴 보라. “살아감이 시나위./생명의 숨꽃, 시나위소리”일 수밖에 없을 “散詩”가 뿜어내는 空과 無明의 목소리를 다시 들어보라. 어쩌면 “허튼가락”의 “율파”가 흩뿌려 놓는 저 광대무변한 우주적 感應이야말로, “허상이었을까/헛된 거드름이었을까”라는 성찰의 시간을 읊조리도록 강제하는 존재의 불꽃인지도 모른다. 그것은 “휘어진 하늘길 따라/삶은 존재를 굶주린 채/하루의 노동을 마감”하는 덧없고 덧없을 우리 모두의 삶의 무게를 일깨우는 것일 수밖에 없기에. 그리하여, 이 시집은 나날의 생활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을 우리의 몸과 살을, 소리와 색과 문양이 단 하나의 “리듬”으로 여울져 흐르는 웅숭깊은 존재의 신비로 이끌어 갈 것이리라. 황봉구의 “散調”, “허튼가락”이란 이미 있는 것들의 나눔과 가름과 붙박임을 빠짐없이 가로질러, 세상의 모든 것들과 더불어 울려 나는 감응의 확산력을 내뿜으면서 크로스오버의 과감한 자취로 번뜩인다. 아니, 시시각각으로 달라지는 무수한 소리와 색과 문양이 하나의 “리듬”을 타고 흐르는 공감각의 터전 위에서 일렁인다. 그리하여 다시, 이 시집이 불러오는 저 현란한 엇갈림의 “리듬”이야말로 횡단성의 휘황한 빛살로 드리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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