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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고려대학교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논문「체홉의 문학과 의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노스웨스턴 대학교 슬라브어문과 박사 과정에 재학 중이다.

작품 밑줄긋기

레* 2025.07.04.
p.91
거짓말 외에, 아니 거짓말 때문에 이반 일리치를 고통스럽게 했던 또 한 가지는 그 누구도 그가 바라는 만큼 그를 가엾게 여겨 주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 누군가가 자신을 병든 어린아이 대하듯 마냥 불쌍히 여겨 주기를 그 무엇보다 간절히 소망했다. 아이를 달래며 보살피듯 다독여 주고 입을 맞춰 주고 자기를 위해 울어주기를 바랐다.
레* 2025.07.04.
p.91
"우리는 언젠가 다 죽습니다요. 그러니 수고 좀 못 할 이유가 없지 않겠습니까?"
레* 2025.07.04.
p.193
병이 깊어지면서 그동안 <기쁨의 느낌>을 가능하게 해주었던 모든 것들이 작동을 멈추자 그는 자신의 삶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일밖에 할 수 없다. 고통스럽지만 불가피한 일이다.내가 느끼는 건 '모종의 기쁨', '기쁨의 느낌'인가 아니면 기쁨인가? 오미자 60% 함유인가, 오미자 0.02% 함유인가? 100%의 기쁨은 나에게 무엇일까.
레* 2025.07.04.
p.188
문명화된 삶은 죽음을 거부한다.우리는 죽음을 불편해한다. 마치 없는 것처럼 생각한다. 주변에 죽음을 떠올리게 하는 무언가가 있다면 그냥 불행한 사고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카이사르를 활용한 삼단논법을 듣더라도, 나는 아니고 카이사르만 죽는 것처럼 생각한다. 왜냐하면 내가 죽음을, 특히 스스로의 죽음을 어떻게 대해야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죽음을 인지하면서 삶을 어떻게 잘 살수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죽음을 망각할 때 더 꿀맛에 집중할 수 있으니까. 난 어떻게 나의 생에서 나의 죽음에게 친절할 수 있을까.
레* 2025.07.04.
p.26
이반 일리치의 삶은 지극히 단순하고 평범했으며, 그래서 대단히 끔찍한 것이었다.평범한 게 가장 행복한데 또 가장 어렵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톨스토이는 평범한 걸 끔찍하다고 표현했다.자기 의지대로가 아니라, 타인과 사회가 정의하는 대로 평범하게 살기를 추구하게 되면 결과적으로 그게 스스로에게 끔찍한 것이 되는 걸까? 그게 진실한 기쁨이 아니라, 다만 자존심과 허영심을 채우기 위한 평범함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
레* 2025.07.04.
p.169
나뭇가지에 위태롭게 매달려 꿀을 핥아 먹고 있는 사람들
레* 2025.07.04.
p.119
그는 그들에게서 자기 자신을 보았고, 자기 자신의 삶의 방식을 보았다. 그리하여 자신이 살아온 삶 전체가 <그게 아닌 것>이었다는 사실을, 모든 게 삶과 죽음의 문제를 가려 버리는 거대하고 무서운 기만이었다는 사실을 분명히 깨달았다.
레* 2025.07.04.
p.64
그들은 세상이 전과 다름없이 흘러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바로 이 점이 무엇보다도 이반 일리치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레* 2025.07.04.
p.53
공무를 수행하며 느끼는 기쁨은 자존심이 충족되는 데서 오는 기쁨이었고 사교활동을 하며 느끼는 기쁨은 허영심이 충족되는 데서 오는 기쁨이었다. 그러나 이반 일리치의 진짜 기쁨은 빈트 게임이었다.이상하게(?) 기억에 남는 구절이다.아마도 자기효능감이란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왔는데, 이게 삶에는 어떤 의미인 것인가 하는 고민을 요즘 들어 했기 때문일 것이리라.자기효능감이 상실된다면 나의 삶은 그 의미를 상실하게 되는 것인지.나 스스로의 의미를 너무 그 '쓸모' 중심으로 생각했던 건 아닌지 말이다.톨스토이는 자존심, 허영심을 얘기하며, 진짜 기쁨과는 구별을 했다.사실 내가 생각해왔던 자기효능감이라 함은, 그냥 자존심, 허영심의 일종은 아니었을까.그렇다면 나의 진짜 기쁨은 무엇일까.나의 쓸모만 좇아 살아오다보니, 나의 진짜 기쁨은 무엇인지도 모르고 살아온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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