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전 울산 동구는 어땠을까?”
문득 ‘내가 살고 있는 이 동네가 옛날에는 어땠을까?’라는 궁금증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 해답을 담고 있는, 울산 동구의 지난 50년을 기록한 의미 있는 책이 나왔습니다.
울산 동구는 1970년대 현대중공업이 문을 연 이후 조선소 일자리를 찾아 전국에서 온 사람들로 급성장한 도시입니다. 파도가 잔잔한 해안을 메워 공장이 세워졌고, 한가로운 들판에는 도로가 뚫리고 다닥다닥 집들이 들어섰습니다. ‘세계 최고 조선산업도시’라는 성장가도를 분주히 달리면서 동네 곳곳에 깃들었던 사람 냄새 가득한 이야기와 훈훈한 추억은 어느덧 흩어지는 듯했습니다.
1950년대에 태어나 자랐던 작가는 자신이 동구에서 성장하면서 보고, 듣고, 겪었던 이야기를 꼼꼼한 서술과 생생한 표현으로 기록했습니다. 그 당시를 경험하지 못한 독자들을 위해 직접 그림을 배워 섬세하고 사실감 있는 삽화도 담았습니다. 동네 어르신들이 탁배기 한잔하면서 풀어 놓았을 법한 추억담을 글과 그림으로 정리해 책으로 엮으니 우리 후손들에게 두고두고 전할 귀한 생활사 자료가 되었습니다. 기록의 위대함을 새삼 깨닫게 합니다.
이 책은 그 안에 담긴 이야기도 흥미롭지만, 무엇보다 옛 동네를 기억하는 분들에게 아련한 그리움을 불러일으킵니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오좌불, 미포만, 버텀나루 등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져 버린 우리 동네 추억의 장소가 다시 생각납니다. 마치 어젯밤에 일어난 일처럼 친근하게 설명하는 작가 덕분에 우리는 50년의 시간을 거슬러 동진마을 댕구리배 진수식을 구경하고, 소바위산에서 토끼몰이를 하고, 일산진 바닷가에서 조개잡이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일상’이었던 일들이 시간이 흐르고 나니 ‘역사’가 되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간도 훗날에는 ‘역사’가 될 것입니다. 과거가 없었다면 현재의 우리도 존재할 수 없습니다. 지금 우리가 현재를 어떻게 이루어 가느냐에 따라 우리 후손들의 삶과 지역의 미래가 달라질 거라는 생각에 어깨가 저절로 무거워지며,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스스로를 가다듬게 합니다.
우리 지역의 지나온 발자취를 알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가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동구를 사랑하는 작가의 삶이 반영된 스토리텔링이자 동구의 50년 역사를 담은 이 책의 발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동구를 더 잘 알고, 이해하고 사랑하게 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