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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작가

수녀이자 미국 홀리네임즈대학의 영성학 교수. 신비주의, 중세 문화, 여성의 눈으로 성서 읽기 등의 과목을 가르친다. 글로벌 시대에 여러 문화가 만나는 지점에서 발생하는 이주, 소외, 가난의 문제와 여성 문제 그리고 영성에 관해 연구한다. 한국과 미국 두 문화를 오가며 살고, 영어와 한국어로 글쓰기를 한다. 영어 저서로는《경험으로 본 이주의 해석A Hermeneutic on Dislocation as Experience》《경계를 넘는 영성Border Crossing Spirituality》이 있다. 한국어 저서로는 소소한 일상에 대한 묵상을 모은《부서진 것의 아름다움》과 여성 영성에 대한 원리를 다룬《사려 깊은 수다》, 상실과 애도를 다룬《슬픔을 위한 시간》이 있다.

아주 오래된 가죽 가방과 그림자를 좋아하며 산책을 사랑한다. 담장 돌 틈새로 피어난 풀꽃에게 인사하며 새롭게 칠을 하지 않아 벗겨진 우편함을 반가워한다. 주는 일이 곧 받는 일로 믿는다. 이 책 《상처받은 인간다움에게》를 통해 팬데믹을 겪고 사회적, 경제적 양극화에 진통을 앓는 인류에게 삶의 지침을 나누고 위로를 건네고자 한다.

작가의 추천

  • 슬픔에는 찬연한 아름다움과 깊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슬픔에는 우리 삶을 맑은 시선으로 바라보게 하는 힘이 깃들여 있습니다. 그래서 누군가는 이야기했지요, ‘슬픔에게 목소리를 주라’고요. 저자는 홀어머니를 여읜 슬픔을 시간의 흐름을 따라 적어 내려갔습니다. 그래서 그의 글 한 줄 한 줄에는 기억들이, 그리고 그때는 못다 알아챈 어머니의 사랑과 깊은 신앙의 삶이 담겨 있습니다. 모든 슬픔은 갑자기 내 집에 뛰어든 나그네처럼 낯설고 또 어색합니다. 그리고 내 삶의 저 깊은 밑동을 사정없이 흔들어 댑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생의 커다란 부분이 상실과 슬픔임을 인정하면서도, 내게 다가온 슬픔 앞에서는 늘 어설프고 당황스럽습니다. 하지만 이 슬픔은 익숙해져 버린 일상 속에서 생의 진실과 핵심을 바라보게 하는 진정성 있는 초대일 겁니다. 상실과 슬픔이라는 카드를 조심스레 펼쳐 보면, 거기에는 놀랍게도 우리가 당연하게 알고 누렸던 행복과 사랑이 우리에게 인사합니다. 저자는 슬픔과 상실을 만나고 친해지는 과정을 글쓰기를 통해 풀어냈습니다. 영혼의 춤을 추듯 애도의 글쓰기를 해 나갔습니다. 이 글은 너무나 절절하여, 쓴 글이 아니라 써진 글, 숨 쉬기 위해 적어 나간 글이라고 저자는 고백합니다. 그동안 마음 아픈 사람들과 함께 치유 작업들을 해 왔던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사람이 사람을 깊이 만나게 해 주는 슬픔의 연대성에 대해 관심하며 이렇게 적었습니다. “아버지 없이 자란 아이의 마음, 엄마 잃은 딸의 마음을 내보여 같은 사실을 경험한 이들과 연결되고 싶어졌다. 이제라도 내 글을 읽으며 뒤늦은 슬픔을 느끼고, 애도의 공간으로 들어갈 누군가를 상정하니 힘이 났다.” 그렇게 저자는 끝나지 않는, 혹은 갑작스레 다가오는 생의 상실들을 경험하고 보내 주는 일에 대해, 서로 물길이 되는 동행을 이야기합니다. 이 애도 일기는 적절한 애도를 거치지 못해 늘 마음 아픈 누군가의 마음에 닿아 상실을 깊이 살아 낼 위로가 될 것입니다. 너무나 정직해서 서럽게 아름다운 이 고백들은 읽는 이의 마음에 길을 내어 자신의 상실을 마주할 용기를 북돋우어 줄 것입니다.

작가 인터뷰

읽다
수녀의 우리 시대 인간에 관한 12가지 단상
미국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함께 질문하고 답하기를 10여 년, 저자는 이제 현대인들에게 묻는다. 바로 지금, 현대 사회를 사는 인간은 어떤 모습인가?
2022.12.14.

작품 밑줄긋기

임*선 2026.09.07.
p.150
일기쓰기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입니다. 매일 매일 마음속에 일어나는 일들을 적습니다. 그리움이 일면 그리움에 대해, 화가 치밀어 오르면 그 분노에 대해 일기를 쓰는 것입니다. 그런데 일기 쓰기에 대해 알아두면 좋은 팁이 있습니다. 힘들고 지친 상태에서 자신에게 논리정연한 글쓰기를 기대해서는 안 됩니다. 그럴 때는 그저 마음에 일어나는 생각이나 느낌의 조각을 끼적이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색감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색연필을 준비해 두었다가 그때그때 쓰고 싶어지는 색을 골라 글을 씁니다. 때로는 왼손으로 자기 안에 일어나는 생각들을 적어 보기도 합니다. 평소에 주로 쓰지 않는 손으로 글을 적어 내려가다 보면 색다른 리듬이 생기고 이전에는 생각지 못했던 내용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임*선 2026.09.07.
p.106
거리를 둔다는 것은 결국 자신과 체험 사이에 약간의 틈을 만들어서 그것이 똬리를 틀고 있는 뱀인지 밧줄인지를 구별할 수 있는 관점 혹은 시각을 확보하는 일입니다. 무엇이든지 너무 가까우면 우리는 그 실체를 알 수 없습니다. 최소한 어떤 시간을 가지려면 거리가 필요한 법입니다. 즉, 거리란 두려움 없이 그 상황을 관찰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 내면에 확보한 공간을 의미합니다.
임*선 2026.09.07.
p.90
독일으 정치신학자 요한 케츠는 '위험한 기억'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기억하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 것이 되어 버릴 수 있고, 지나치게 개인화해 버린 기억은 트라우마를 남긴 경험에서 꼭 간직해야 하는 의미를 희석시킨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지속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임*선 2026.09.07.
p.86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그 상황에 대해 어떤 관점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이야기를 함으로써 그 상황을 분석하고 해석하며, 자신의 삶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 찾는 작업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는 그리 쉬운 일은 아닙니다. 너무 힘든 기억들은 머릿속에서 지어져 제대로 기억할 수 없거나 듬성듬성 쪼개지기 쉽기 때문입니다. 또 이야기를 하면서 육체적으로 고통스러워지는 경유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야기를 듣다가 상대방이 너무 괴로워한다면 언제든지 멈추어 그 이야기에 눌려 힘들어지지 않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임*선 2026.09.07.
p.38
결국 우리는 자기 정체성이란 고정된 것이 아니고 언제나 변하는 것이며, 또한 정체성이 자기 자신은 아니라는 진실을 대면해야 할 것입니다. 젊고 의욕적인 것도 자신의 한 부분이지만, 점점 체력이 떨어지고 정신력이 약해지는 것도 또 다른 자기 모습임을 인정하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또 기존의 정체성, 쉽게 말해 '나는 이런 사람이다'라는 틀을 벗어나 진정한 자기를 찾아가는 내면의 작업을 해야합니다.
임*선 2026.09.07.
p.19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상실으 사건 자체가 의미 있다는 것이 아니라, 상실이라는 크고 작은 경험들을 통해 잘 슾러하고 삶의 큰 의미를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껍데기 속에 이물질이 들어오면 조개는 아픔을 겪습니다. 그리고 어떤 조개는 그 이물질을 품고 진주를 만들어 내지만, 어떤 조개는 썩어 버립니다. 그러니 잘 슬퍼한다는 것은 상실이라는 경험을 잘 보듬어 영혼 속에 묻힌 진주를 발견하는 작업을 해 나간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임*선 2026.09.07.
p.14
슬퍼하는 사람이 행복한 이유는 그의 상처받기 쉬운 부드러움과 연약함이 다른 이를 위로하고, 또 자신도 다른 이에게서 위로를 받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살아가면서 마주치게 되는 상실들을 너무 두려워하지 말고, 우리 생에 놓인 슬픔을 기꺼이 껴안고 함께 위로하며 걸어가자고 말하기 위해 이 책을 씁니다.
임*선 2026.09.07.
p.8
환대인생은 손님을 맞는 여관,매일 아침은 새로운 도착기쁨이나 우울, 비열한 마음,순간의 깨달음은뜻밖의 방문객처럼 찾아옵니다모두를 환영하고 잘 대접하세요혹시라도, 가구 하나 남기지 않고온 집 안을 거칠게 쓸어버리는슬픔 덩어리라 해도정중하게 대접하세요새로운 기쁨으로 채우려고집을 깨끗이 비우는지도 모르니까요어두운 생각이나 수치, 악의가문을 두드린다면, 웃으면서 맞이하고집 안으로 들이세요누가 오든 감사하세요모든 손님은, 당신을 위해저 너머에서 온 안내자니까요(루미)
임*선 2026.09.07.
p.7
우리 삶은 매 순간 움직이며 변해 갑니다. 오늘 이 시간의 나는, 어릴 때의 나와느 전혀 다른 사람입니다. 처하는 삶의 조건이 때마다 다르고, 삶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폭과 깊이도 계속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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