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호 시인은 몹시 아픈 사람이다. 육신의 병이 마음에까지 스며든 시인이다. 그는 이 아픔을 견뎌내기 위해 시를 선택하지는 않았겠지만, 시를 쓰면서 혹은 시를 만나면서 아픈 육신과 마음을 치유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여기 일일이 그의 육신을 괴롭히고 있는 것을 열거할 수는 없지만, 아직 치유되지 않은 암의 후유증과 함께 고통과 인내의 시간을 보내는 그의 고투가 시를 통해 위안과 용기를 얻는 것 또한 짐작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시집 속의 시에서는 폴세잔을 비롯해 화가 반 고흐, 니체, 심지어 세계적인 팝 가수 프레디 머큐리(Freddie Mercury)와 셀린 디옹(Celine Dion)의 음악세계까지 알레고리로 차용하고 있다. 그는 그들의 생애, 혹은 작품세계를 통해서 우주 속의 인간의 의미를 천착한다. 그리고 우주 속의 인간의 실존을 확인하고,그것의 구원을 꿈꾼다. 또 이 실존의식을 통해 정신의 확장을 꿈꾼다. 그것은 그의 시 속에 나타나있는 예수, 칸트(Kant), 니체(Nietzsche)의 짜라투스투라와 반 고흐, 폴 고갱, 미켈란젤로, 폴 세잔, 시인 윤동주 등, 그리고 자신을 매료시킨 그룹 퀸과 같은 팝 가수들의 노래에서까지 끊임없이 정신의 확장을 확인하고 있다. 그것은 그가 영문으로 번역하고 있는 시에서도 마찬가지로 드러난다. 육신을 괴롭히는 병마를 견디며, 그가 노래하는 것은 자신과 인간의 철저한 실존이다. 이 실존의식이 그가 자신을 괴롭히는 병과 싸우는 방법이며, 치유의 기능이 된다. 그래서 그의 시를 읽으면 가슴 한 켠이 아려온다. “그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사상과 정신을 상징하는, 인생이란 무대에서 고뇌하며 살아가는” 실존의 고독한 투쟁의식으로 점철된 그의 시들은 어떤 비장미까지 머금고 있다. 그는 끊임없이 “자신만의 이상향과 우주를 창조하는 자유인”(시인)이 되고 싶어 한다. 하여 이번 시집에 수록된 시편들은 수사가 생략된 독특한 발성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 발성 구조가 어떤 면에서는 드라이해 보일 수도 있지만, 그것은 유한자로서의 허무와 고독, 아픈 육신과 함께 가는 정신의 치열성 마저 객관화하는 그의 시작 태도에서 비롯되는 또 다른 작법으로 이해하면서,그는 고집스레 “자신에게 주어진 길을 걸어 갈 것이다.”(Destin). 그의 이번 시집 출간을 축하하면서, 나도 한 사람의 독자로서 그의 지적 편력과 고독한 투쟁의식으로 점철된 시편들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