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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현대시학]을 통해 등단했다. 시집으로 『적극적 마술의 노래』 『처음을 위한 춤』 『안개편지』 『비천한 빠름이여』 『아늑한 얼굴』 『다시 하얗게』 등이 있다. 천상병시상, 최계락문학상, 한국시인협회상 등을 수상했다. 성신여대 국문과 교수를 거쳐 지금은 명예교수로 있다.

작가의 추천

  • “어쩌자고 너의 뺨에 손을 댔을까” 싸늘해진 너의 뺨은 손바닥에 화인을 남겼다. 이 화인은 타자의 무한성을 온몸으로 감지한 시인에게 보낸 뜨거운 응답일 것이다. 타자의 고통에 공감하는 능력의 최대치를 이 불도장이 확인해 준 셈이니 시인이 뛰어다니며 거두어 주곤 했던 삶의 지난(至難)이 저만치서 봄빛으로 되돌아오리라는 짐작은 과욕이 아니다. 언니가 되고 또 누이가 되기를 주저하지 않는 ‘되기’에 충실한 시인의 붉은 손을 꽉 잡아 주자, 우리.
  • 이숙이 시인의 작품들을 만났던 순간의 놀라움이 쉬이 가시지 않는다. 생을 거뜬히 초과하는 생의 열정, 검붉은 마그마를 분출하기 직전의, 장전된 총의, 그 총구의 위기일발을 상상하며 몸을 웅크릴 수밖에 없었다. 연륜 높은 시인을 그녀라고 부르자. 그녀가 그토록 맞이하려 벼르던 청춘은 아직 오지 않았다. 덕분에 그녀의 감성은 너른 바다의 짓푸른 울먹거림으로, 끊이지 않는 넘실거림으로 충만한 청춘의 꿈을 선물해 준다. 우리 모두에게, 오히려.
  • 점點 하나 제대로 찍으면 출발에서 도착까지의 고샅길이 환할 것이다. 이정현 시인은 “나를 위한 면적”으로서의 “점”하나 찍으려는 구도에 나섰으리라. “나/나/나/점/점/점”으로 일갈하는 호기로움이 시편들마다 번져 있다. 지난여름 홍천 수타사 근방 풀밭에서 혜능 선사의 오도송 ‘한 물건도 없는데 어디에 티끌이 묻겠는가’를 염송하던 모습에서 사람 좋아 보이는 그의 웃음 속 심지를 슬쩍 엿본 적이 있다. 그래도 선시집을 묶다니, 이런 큰 사건을 어찌 감당하려나 걱정이 앞섰다. 그러나 시편들을 읽으며 선禪 보다 시詩가 앞서 있음을 확인하며 안도했다. 더구나 「여름비」에 이르러서는 시 스스로 현현하는 한 경계의 올곧음과 만나 정신을 가다듬는 계기를 톡톡히 누렸다. “여름밤 다락방에서 듣는 빗소리/ 창문을 여니/ 비가 와락 안긴다// 얼마나 헤매었는지/ 차다”- 와락 안기는 비와 차가운 감촉의 얽힘은 곧 자타불이自他不二의 실상이겠다. 시인의 시편들마다 무無로 농축된 일 점의 긴장이 팽팽하니 퉁기는 이들의 손끝이 오래 아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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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밑줄긋기

i*****d 2024.04.17.
p.205
살아가는 데 가장 절실한 것들이 부재하는 막다른 곳에서조차 절망하지 않기 위해 쾌락은 고통에 종속되도록 설계되었다.
i*****d 2024.04.17.
p.201
-누가 이 모든 걸 허락했지?-자본이지.
i*****d 2024.04.17.
p.186
여름에는 내 피로 너를 만들었고겨울에는 뼛가루로 너를 만들었다
i*****d 2024.04.17.
p.183
직장이 있었기에 나는 그나마 시를 쓸 수 있었다.ㅠㅠ 슬픈 말이네
i*****d 2024.04.17.
p.178
눈을 감으면천국은 하렘 같은 모양새를 하고 있다.모두를 위해 존재하는데도한 사람을 위해서만 있는 것 같은.
i*****d 2024.04.17.
p.174
첫 키스 때 눈꺼풀 아래 눈동자가 불타는 듯해서 놀랐어요
i*****d 2024.04.17.
p.159
정형 행동표범이 인간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스스로 작은 세상을 만들고 그 안에 들어가버린 것 같습니다.
i*****d 2024.04.17.
p.128
나를 궁금해해줘서 고맙다나를 슬프게 해줘서 좋았다
i*****d 2024.04.17.
p.124
와... 역시 문장 하나는 시 전체를 말할 수 없구나
i*****d 2024.04.17.
p.23
이제 그만 눈을 뜨라는 건 살면서 들어본 가장 잔인하고 슬픈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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