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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작가

1990년대 대학을 다니며 X세대로 불렸다. 호황에나 불황에나 돈은 안 되는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걸로도 모자라 석사학위까지 받았다. 문학, 널 사랑했다. 어린 시절 신문을 폐품으로 가져오는 아이들의 ‘있어빌리티’를 부러워하며 신문에 대한 흠모의 정을 키웠던 때문일까. 글 쓰는 직장인으로 가장 흔한 기자가 되어 16년째 한국일보에서 일하는 중이다. 두 아이를 키우며 나라 걱정이 잦아 그게 걱정인 신문노동자로 살고 있다. 종교는 유머, 이데올로기는 의리. 의리 있는 삶을 추구하며, 기사로 독자를 웃길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부끄러워 않고 ‘이 연사 외칩니다’를 부르짖는 각별한 재능이 있다. 도시 서민 가정에 태어나 이만 하면 개룡녀. 내 두 발로 직립해 내 손으로 이룬 것들에 긍지를 느낀다.

작가 인터뷰

읽다
미약한 개인이 윤리의 힘으로 떨리는 다리를 일으켜 세울 때 | 예스24
저의 눈물 버튼은 크게 말하면 ‘숭고’이고, 작게 말하면 ‘선의 희미한 가능성’입니다.
2026.01.26.

작가의 동영상

[책읽아웃]1월 4주차 이주의 책
2018.05.14.

작품 밑줄긋기

s*******y 2026.07.18.
어엿한 중산층이 된 기득권자들이 옛날의 자기연민에 빠져 스스로를 약자로 자리매김하는 것은 꼴불견이다. 자기연민은 어떤 경우에든 대체로 추하다. 지독한 자기애의 발로이기 때문이다. 인생이 지금처럼 평온하지 않을 때 내 어린 시절은 각별한 애통의 염을 자아내지 못했다. 어린 시절마저도 행복했으면 하고 바라는 지독한 자기애가 새삼 다 지나온 그 시절을 연민의 색채로 청승맞게 물들이는 것이다. 모든 인간은 어떻게든 자신의 불우를 발굴해내고 말 것이기에 아마 삼성의 이재용 씨에게도 자기연민은 있을 게 분명하다. 자기연민의 농도를 낮추기 위해 부단히 노력할 수는 있지만, 아예 그것을 박멸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살아 있는 한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일은 멈출 수 없을 테니까.
s*******y 2026.07.18.
나의 이름을 조용히 부르며 그때의 어린 나를 나는 위로했다. 이제 됐다고, 넌 잘해왔다고, 이제 너의 삶에도 아름다움이 깃들었다고. 그리고 영원히 떨치지 못할 이 자기연민으로 무엇을 할까 생각해봤다. 나는 나를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내가 가엾다. 이 감정을 소거할 수 있는 방법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연민의 에너지를 다른 방식으로 사용할 수는 있을 것이다.
s*******y 2026.07.18.
어떤 곳을 더 이상 갈망하지 않기 위해선 그곳에 한 번은 다녀와봐야 한다. 별것 없더라도 한 번은 가봐야 한다. 나는 베토벤에게 다녀와봤다. 좋았다. 내가 가여울 때, 이제 나는 「엘리제를 위하여」를 연주한다. 연주는 나날이 좋아지고 있다.
s*******y 2026.07.18.
나이 때 애들은 다 그렇다고, 시간 지나면 원래 아이로 돌아온다고 선배와 친구들이 달래주었다. 전두엽 대공사 중인데 무슨 생각이라는 게 있겠냐고, 그러려니 내버려두라고 했다. 그렇지만, 전두엽 너만 없니? 나도 왕년에 전두엽 없었거든. 전두엽 없었어도 나 공부시키겠다고 고생하는 엄마가 가여워서, 나 말고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엄마의 보석이 되고 싶어서 열심히 살았거든. 또 ‘라떼는’이군. 아이의 눈빛이 그렇게 말한다. 나는 이것이 정말 착각에 기반한 ‘라떼는’인가 문득 의아해져서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물었다. 갑자기 웬 뜬금없는 질문이냐면서도 엄마가 답한다. 너는 정말 좋은 딸이었다고, 너 때문에 날마다 뿌듯했고, 그 덕분에 내가 살았다고, 늙은 엄마가 갑자기 전화기 저편에서 우신다. “혼자 알아서 크게 해서 미안하다, 그 어린걸.” 내가 나쁜 년이었던 순간들을 내가 익히 알아서 나는 공연히 엄마에게 미안해진다. 우리는 전화기 건너편에서 서로 훌쩍였다.
s*******y 2026.07.18.
너무 많은 사랑은 범죄고, 나는 내가 저지른 범죄의 희생자다. 정량의 사랑만을 줄 것을, 너무 많은 사랑을 주었다. 내가 갖고 싶었지만 갖지 못했던 것을 너에게 모두 주고 싶었다. 혼자 알아서 크는 건 너무 서러운 일이니까, 엄마가 잘 키워주고 싶었다. 나의 결핍은 너의 결핍이 아니라는 걸 모른 채, 원치도 않는 걸 마구 주었다. 원하는 것 같은 기색만 비쳐도 얼른 구해다 대령했고, 그러면 너는 ‘내가 언제 이걸 원했던가.’ 싶은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린다. 내 흘러넘치는 사랑은 어떤 둑으로도 가둘 수가 없어서, 자꾸 네게 범람했다. 너에게만은 내 사랑을 철회할 수 없어서, 자꾸 네 방 앞을 기웃거린다. 너무 많은 사랑이 자꾸 애원하고 소리치고 엎드려 기게 만든다.
s*******y 2026.07.18.
우리가 어떤 말을 듣고 까닭 없이 화가 나거나 마음이 상했다면, 이유는 하나다. 맞는 말이기 때문이다. 내가 인정하고 싶지 않은 일말의 진실을 그 말이 건드리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흡사 돌에 맞은 개구리처럼 퍼드득 마른땅 위로 뛰어오르는 것이다.
s*******y 2026.07.18.
그렇다. 이 짓은 귀족이 하기에는 너무 속되고, 야망이 없는 자들이 하기엔 너무 고상하다. 내게도 그런 욕망이 있어서 결국 이런 직업에 오래 종사한 것일 테지만, 그곳에 오래 몸담은 덕분에 신분과 계급의 첨예한 작동방식을 온몸으로 느끼며 살았다.
s*******y 2026.07.18.
함부로 가족처럼 굴려고 하지 말잔 말이다. 때로는 가족도 지옥 같은데.
s*******y 2026.07.18.
결핍은 때때로 우리 인생의 축복이다.
s*******y 2026.07.18.
아이들을 데리고 집에 돌아와 한참을 혼자 울고서, 나는 화가 났다. 자기연민이 지긋지긋해졌다. 나는 내 모든 결함의 귀책사유로 생의 유일한 불우인 어린 시절을 자꾸 소환하려 하고 있으며, 이는 추악하기 짝이 없는 행태다. 행복한 유년기를 보내는 내 자식들을 보면서 어렸던 내가 유령처럼 출몰할 때, 아이들을 향한 지독한 사랑과 자기연민으로 인한 기묘한 질투가 동시에 솟구칠 때, 나는 자꾸 분열됐다.

작가에게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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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님들께서 2건의 코멘트를 남겨주셨습니다.
『그저 하루치의 낙담』 271쪽 8 번째 줄 "숭고한 것을 보기 위해 떠난 ..."으로 바로 잡아 주세요
서*현 2026.04.19. 오후 5:02:42
박선영 작가님, 직립보행하며 손으로 삶을 이루어가는 여리고 눈물겨운 인간에게 가치를 부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활동 기대할께요^^
송*유 2026.02.03. 오후 12:5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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