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2026.03.07.
헤세는 실존주의 철학을 중시하는 듯 하다. [데미안]을 읽고 '내 안에 있는 것을 실현하며 내 마음이 이끄는 대로 살아봐야지' 생각했는데 [싯다르타]를 읽은 후에도 '스스로 자신의 길을 개척해나가자' 생각했다. 개인이 자신의 주체적 선택과 행동으로 삶의 의미를 만들어가는 철학적 흐름인 실존주의를 중시하는 듯 하다."단일성" 모든 사람과 생명이 이루고 있는 삶의 모습이 각각의 가치를 이루고 서로 그 가치를 존중하며 하나의 전체적인 생명 공동체, 운명 공동체로 연결되어 있는 것.싯다르타에게는 오직 한 가지 목표가 있었다. 바로 해탈이었다. 갈증에서 벗어나고, 욕망에서 벗어나고, 꿈에서 벗어나고, 기쁨과 슬픔에서 벗어나는 것이었다. 자아를 죽이는 것, 더이상 자아에 갇히지 않는 것, 마음을 텅 비운 상태에서 평온을 찾는 것, 자아를 초탈하여 사유하는 가운데 기적을 아는 것, 그것이 목표였다. 일체의 자아가 극복되고 사멸될 때, 마음 속 모든 욕망과 충동이 침묵할 때, 그때야 비로소 가장 궁극적인 것이, 자아를 초탈한 본질 속 가장 깊은 것이, 가장 위대한 비밀이 깨어날 것이었다. - 26p아, 고빈다! 나는 아무것도 배울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기 위해서 오랜 시간을 허비해 왔고, 아직도 그것을 끝내지 못하고 있네. 우리가 '배움'이라고 부르는 그런 일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네. 오, 나의 친구! 오직 깨달음이 존재할 뿐이지. 그것은 어디에나 있네. 그것은 내 안에 있고, 자네 안에 있고, 모든 존재 안에 있네. 나는 깨달음 앞에서는 알고자 하는 것, 즉 배움보다 더 사악한 적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네. - 34p"오, 세존이시여, 저는 어느 누구도 가르침을 통해서 해탈에 이르지는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 53p나는, 이 세상이라는 책과 내 자신의 본질이라는 책을 읽으려 한 나는 미리부터 추측한 뜻에 맞추기 위해서 기호와 철자를 무시해 버렸다. 나는 현상계를 착각이라고 불렀고, 나의 눈과 혀를 무가치하고 우연한 현상이라고 불렀다. - 61p싯다르타는 이제 예전과는 다르게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덜 현명하고, 덜 오만한 대신에, 더 따뜻하고, 더 호기심을 가지고, 관심 깊게 바라보았다. 평범한 부류의 나그네들, 소인배들, 장사꾼들, 무사들, 부인네들을 건네줄 때에도 그들이 예전처럼 낯설지 않았다. 그는 그들을 이해했다. 그는 사고와 분별에 의해서가 아니라 오로지 충동과 욕망에 의해 이끌리는 그들의 삶을 이해했고, 그 삶을 함께 나누었다. 자신이 그들과 똑같이 느꼈다. 비록 그가 거의 완성에 다다랐고, 최후의 상처를 지니고 있었지만, 그에게는 그러한 소인배들이 형제처럼 여겨졌고, 그들의 허영심, 탐욕 그리고 우스꽝스러운 행동이 웃음거리가 아니라 이해할 수 있는 것, 사랑스럽고 심지어 존경할 만한 것으로 여겨졌다. 자식에 대한 어머니의 맹목적인 자부심, 보석을 갖고자 남자들의 시선을 끌고 싶어 하는 젊고 허영심 많은 여자의 맹목적이고도 거친 본능, 그 모든 충동, 그 모든 유치한 짓들, 단순하고 어리석지만 무섭도록 강렬하고 강한 생명력을 지닌 욕구와 충동이 싯다르타에게는 이제 더 이상 하찮은 것이 아니었다. 그는 그런 것들 때문에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음을 알았고, 그런 것들 때문에 사람들이 무수히 많은 것을 성취하고, 여행을 하고, 전쟁을 일으키고, 무한한 것에 시달리고, 무한한 것을 견뎌낸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그런 것 때문에 그들을 사랑할 수 있었다.- 177p"이 세상을 사랑하는 것, 이 세상을 경멸하지 않는 것, 이 세상과 나를 미워하지 않는 것, 이 세상과 나와 모든 존재를 사랑과 경탄 그리고 외경심을 가지고 관찰할 수 있는 것만이 나에게는 비할 나위 없이 중요한 것이네." - 200p시간 개념에 사로잡히면 과거와 미래의 사이인 현재에 '인과'에 갇힌다. 과거에 사로잡히면 현실을 불평하고 불만을 가지게 되며 미래에 사로잡히면 현재를 희생하게 된다. 인과에 사로잡힌 삶은 지금 살고 있는 순간이 아무것도 아닌 상태가 된다.누구나 스스로가 좋다고 느끼는,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고 싶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주변에선 "어떻게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사니, 해야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은 다른 거야." 라는 말도 듣는다. 막상 내가 진정 원해서 한다고 생각한 일도 매번 좋고 기쁘지만은 않다. 어떨 때는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것 같아 그만하고도 싶다. 하지만 그 모든 과정이 결국엔 인생에 대한 깨달음을 위해 필요한 것이다. 나를 사랑하고 사람들을 사랑하고 세상을 사랑하며 삶에서 생기는 모든 우연을 그저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열린 마음을 가지고 과거, 미래에 연연하지 않으며 현재만 산다면 우리는 우리의 번민과 고뇌가 사라지고 진정 행복하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