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를 무릅쓰고 도전하는 스타트업과 벤처는 저성장의 늪에 빠진 우리 경제의 유일한 희망이다. 대기업 주도로 성장해 온 한국경제는 디지털 전환과 탈탄소 에너지 전환이라는 산업 대전환기를 맞아 성장의 한계에 직면해 있다. 반도체와 인공지능을 비롯한 첨단기술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첨단기술을 개발하고 사업화하는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이를 대기업과 연계시켜야 한다.
2019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맡게 된 나는 ‘디지털 경제로의 대전환, 스마트 대한민국’을 비전으로 내걸고,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의 생태계를 조성하는 정책을 다양하게 추진하였다. 1조 원 규모의 스마트 대한민국 펀드를 새롭게 조성하여 디지털, 바이오, 그린에너지 분야의 스타트업에 투자하였으며, K-유니콘 프로젝트를 통해 유니콘 벤처를 발굴하고 성장을 지원하였다. 스타트업과 대기업 간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인 대-스타 해결사 플랫폼, 스타트업의 세계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글로벌 기업 협업 프로그램과 글로벌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도 만들었다. 지방의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스타트업 타운과 캠퍼스 혁신파크를 대전과 포항 등지에 건설하기도 하였다. 그 결과 장관 재임 중에 역대 최대 규모의 벤처투자가 이루어졌고, 2000년 벤처 붐 이후 20년 만에 제2의 벤처 붐이 조성되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면서 벤처 붐이 사그라들 위험에 처해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각국이 고금리와 긴축 재정으로 선회하면서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코로나19 시기 비대면 경제가 확산하면서 창업한 많은 스타트업들이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으며, 성장의 기회를 찾아 몰려들었던 젊은 인재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00년 제1차 벤처 붐 이후 겪었던 장기간의 침체기를 다시 겪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들기도 한다. 마켓컬리와 같은 유니콘 벤처를 비롯해 장관 재임 중 만났던 수많은 스타트업이 데카콘으로 성장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지만 그 환경은 녹록지 않다.
이러한 환경 속에 발간된 ‘K-스타트업, 실패가 알려주는 성공의 길’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나와 함께 일했던 이병헌 전 청와대 중소벤처비서관이 기업가정신학회 소속 여러 학자와 공동으로 우리나라 스타트업의 실패 사례를 연구한 결과물이다. 이 책은 스타트업이 성장 과정에서 왜 실패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바이오, 반도체, IT서비스 분야의 다양한 사례를 통해 매우 체계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또한, 개별 스타트업의 실패를 자양분으로 전체 생태계가 성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 제안을 담고 있다. 침체 위기를 맞이한 우리나라 스타트업 생태계의 재도약을 꿈꾸는 기업가와 정책 개발자들은 물론 AI로의 대전환기를 맞아 실패가 주는 성공의 씨앗을 찾고 싶은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