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남
2025.12.17.
p.102
사람들은 그가 까칠하다고 말했다. 아마 그들이 옳으리라. 그는 그 점을 결코 심각하게 반성해본 적이 없었다. 사람들은 그가"사회성이 없다'고도 했다. 오베는 이 말이 자기가 사람들에게 지나치게 싹싹하지 않다는 의미일 것이라고 짐작했다. 그런 관점에서라면 그는 그들에게 전적으로 동의할 수 있었다.오베는 잡담에 끼어드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이런 경향이 최소한 오늘날에는 심각한 성격적 결함이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되었다. 이제 사람들은 주변에 어슬렁거리는 영감탱이 아무나와하지만 오베에게는 현금이면 충분했다. 사실 현금은 수천 년 동안 인류에게 완벽하게 봉사해왔다. 오베는 은행도, 그들의 전자 기술도 믿지 않았다.하지만 아내는 오베가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카드 쪼가리 중 하나를 들고 다니겠다고 고집했다. 그리고 그녀가 죽고 나 서 은행에서는 오베에게 그의 이름으로 된 새 카드를 한 장 달랑 보냈다. 아내의 계좌와 연결된 카드였다. 지난 6개월간 그 돈으 로 아내의 무덤에 가져갈 꽃을 샀고, 이제 계좌에는 136크로나 54외레가 남았다. 오베는 자기가 이 돈을 안 쓰고 죽어버리면그는 다시 한 번 기차 시간표를 확인했다. 그는 늦는게 싫었다. 지각은 계획을 망치고 모든 걸 꼬이게 했다. 그의 아내는 그 점이 정말 서툴렀다. 계획을 준수하는 것. 하지만 여자들은 언제나 그런 식이었다. 여자들이란 강력 접착제를 발라 계획표에 붙여놓아도 제대로 붙어 있지 못하는 존재들이라는 사실을 오베는 일찌감치 깨달았다. 오베는 어딘가로 차를 몰고 갈 때 일정과 계획을 짜고 어디서 주유를 하고 어디서 멈춰 커피를 마실지 결정 했다. 이 모든 게 여행을 가능한 한 알차게 보내기 위함이었다.그는 지도를 연구해서 각 여행지 사이의 구간을 이동하는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러시아워의 교통 체증을 어떻게 피해야 하는지, 내비게이션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결코 잡아낼 수 없는 지름길로 가는 법을 정확히 추산해냈다. 오베는 언제나 분명한 여행 전략을 세웠다. 반면 아내는 언제나 '감이 오는 대로 가자거나 '쉬엄쉬엄 가자'는 정신 나간 소리를 해댔다. 마치 다 큰 어른 이면 어떻게든 도착하게 될 거라는 양, 그래놓고는 전화하는 걸 까먹거나 스카프 같은 걸 놓고 왔다. 아니면 방금 전에 챙긴 가 방에 무슨 코트를 넣었는지도 몰랐다. 등등. 그녀는 식기건조대 에서 커피 보온병을 챙기는 걸 늘 깜박했다. 그게 그녀가 챙기는 유일하게 중요한 물건이었는데. 여행 가방에 망할 코트만 네 벌이 들어있었지만 커피는 없었다마치 매 시간마다 주유소에 들러 거기서 파는 불에 그슬린 여우 오줌 같은 음료를 사 마시면 된다는 듯. 그러면 일정이 하염없이 밀렸다. 오베가 불만을 터뜨리면 그녀는 어딘가로 차를 타고 갈 때 시간 계획을 짜는 게 그 렇게 중요한 일이냐고 늘 반박해야 했다. "어쨌거나 우리 급할 거 없잖아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곤 했다. 마치 그거야말로 진짜 중요한 문제라는 듯.이제 오베는 역 승강장에 서서 손을 주머니에 찔러 넣고 있었다. 그는 정장 재킷을 입지 않고 있었다. 배기가스 때문에 얼룩 도 너무 많이 지고 냄새도 너무 심하게 나서 그 꼴로 나타났다가는 아내가 뭐라고 한마디 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다. 그소냐는 오베가 '용서가 없는' 사람이라고 말하곤 했다. 예를 들면, 그는 1990년대 말에 딱 한 번 패스트리를 샀던 동네 집에서 잔돈을 잘못 거슬러줬다는 이유로 8년이 지나도 그 빵집에 가는 걸 거부했다. 오베는 그걸 '확고한 원칙을 가진 것'이라 했 다. 그들은 그 표현에 대해서도, 그 의미에 대해서도 결코 합의를 보지 못했다.그는 자기와 루네가 평화를 유지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그녀가 실망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는 자기와 루네 사이의 적개심이오베는 그렇게 마음을 정했고 그 생각은 지금도 확고했다. 그는 계속 그 차를 물고 다닐 것이었다. 자기와 차 중 하나가 망가 지지 않는 한. 어느 쪽이건 제대로 된 차는 더 이상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고 그는 생각을 굳혔다. 이제 차 안에는 수많은 전자기기와 쓸데없는 것들만 들어차 있을 뿐이었다. 컴퓨터를 운전하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 '보증 기간이 지났다'고 징징거리는 제조업체들 없이는 그것들을 떼어낼 수도 없었다. 그러니 이렇게 사는 게 나았다. 소냐가 한번은 오베가 땅에 묻히는 날 슬픔 때문에 차도 망가질 거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어쩌면 그건 사실일 터였다."하지만 모든 것에는 때가 있게 마련이에요." 그녀는 또한 그예전에 소냐는 오베와 루네 같은 남자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시대를 잘못 만난 사람이라는 것을 가장 먼저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그들은 인생에서 몇 가지 단순한 것들을 바랄 뿐이라고 그녀는 말했다. 머리 위 지붕, 조용한 동네, 똑바로 만든 자동차, 헌신할 수 있는 여성, 제대로 된 할 일이 있는 직장, 정기적으로 뭔가 망가져서 언제나 고칠 게 있는 집."사람들은 모두 품위 있는 삶을 원해요. 품위란 다른 사람들과는 구별되는 무언가를 뜻하는 거고요." 소냐는 그렇게 말했다.오베와 루네 같은 남자들에게 품위란, 다 큰 사람은 스스로 자기 일을 처리해야 한다는 사실을 뜻했다. 따라서 품위라는 건 어른이 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