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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 우연히 만난 첼로 소리에 끌려 음대에 입학했다. 21세 되던 해 쓴 시가 〈영남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고, 그 뒤 〈조선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작가세계〉 신인상에 중편소설이 당선되며 본격적으로 글쓰기를 시작했다. 방송사 음악 피디로 일하며 한국방송대상 작품상을 받는 등 바쁜 젊은 시절을 보냈다.

40대 초, 홀연 직장을 떠나 바람처럼 떠돌며 인생의 신산辛酸을 겪었고, 명상과 마음공부에 빠져 여러 가지 수행법과 프로그램을 찾아다녔다. 온종일 벽만 바라보고 누워 지내던 병상의 노모가 빈 벽에 입을 그려 달라고 한 것을 계기로 배운 적 없는 그림을 시작해 지금까지 열 번의 개인전을 했다. ‘황혼이면 붓끝에 묻은 물감을 닦아내고, 새벽이면 언젠가 찾아올 죽음을 떠올린다’는 그는 이제 파주의 작은 작업실에서 글 쓰고, 그림 그리고, 음악을 들으며 황혼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시집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삶이 자꾸 아프다고 말할 때》, 《헤어지기 좋은 시간》, 에세이 《사랑할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사랑한다는 말은 언제라도 늦지 않다》, 장편소설 《달세뇨》 등을 펴냈다.

작가의 추천

  • 문자로 된 시보다 살아가는 삶 자체가 시가 되라는 말. 인생의 시인이 되라는 이 말은 시가 읽히지 않는 이 시대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시 안 읽는 시대, 단톡방에 시를 올려 서로의 삶을 위로한 아름다운 분들께 감사 인사드린다. 인생을 시처럼 살자.

작품 밑줄긋기

k******0 2026.01.31.
p.153
이제 걸어가던 세월은 뛰어서 가고, 뛰어가던 세월은 날아서 간다. 어디가 목표인지 모르겠지만 시간은 무섭게 속도를 낸다. 때로 그것은 폭주 기관차 같거나 초음속 스텔스기 같다. 미쳐버린 저 시간을 멈추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 가속도 붙은 시간을 멈추게 하는 방법은 나 스스로 멈추는 것밖에 없다. 내 앞에 펼쳐지는 현실을 분주함에서 고요함으로 바꾼다. 그것은 내 앞에 놓여 있는 많은 현실 속에서 고요함과 정지된 현실을 선택한다는 말이다. 눈앞에 수많은 현실이 펼쳐지고 있지만 알고 보면 우리는 언제나 자신의 의식 상태에 걸맞은 현실만을 선택하며 살아왔다. 자신의 의식 상태, 의식 수준에 맞춰 시간의 속도가 달라진다는 말이다.#리딩스타트
s******2 2026.01.31.
p.156
이대로 잠들어 아침이 와도 눈뜨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나 또한 했던 날이 있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막막함 속에서 이대로 눈감아버리면 모든 게 끝나지 않을까 절망하는 날은 슈베르트 같은 천재가 아니라도 누구에게나 있다. 그러나 아침이 오면 우리는 다시 눈을 뜨고, 막막함과 부대끼며 또 살아가야 한다. 죽을 것 같지만 인생은 여전히 슬픔 뒤에 기쁨이 오고, 절망 뒤에 희망이 싹튼다. 과거는 이미 사라진 시간이고, 미래는 영원히 오지 않는 시간이다. 다음 생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는 지금 이 순간의 생을 위해 소중한 시간을 보내야 한다.#리딩스타트
k******0 2026.01.31.
p.52
언젠가부터 마음의 움직임이 생기면 즉시 그것을 실천에 옮긴다. 머뭇거리고 미루고 할 시간이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남은 시간이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니며 행복이란 지금 이 순간 누려야 하는 것이라 깨달은 것이다. 행복하려면 지금 여기서 행복해야 한다. 과거에 행복했던 일은 지나간 사건일 뿐 다시 쥘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미래 또한 마찬가지다. 오지 않은 행복은 오다가 어디로 갈지 알 수가 없다. 살다 보면 그때가 행복했던 때였구나, 뒤늦게 깨달을 때가 있다. 그때는 왜 몰랐을까? 지금도 마찬가지다. 지금도 행복인 줄 모르고 그냥 소비하고 있는 것이다.#리딩스타트
s******2 2026.01.31.
p.115
자리도 마찬가지다. 옮기면 그 자리는 그 자리가 아니다. 자리는 당신이 잠깐 앉아 있는 의자와 같다. 자리가 당신이 아닌 것이다. 자리는 당신에게 이야기를 만들어줄 뿐 진정한 구원이 아니다. 구원이란 무엇인가? 구원이란 행복을 뜻한다. 이때의 행복은 소유를 말하는 게 아니다. 그것이 자리이건 물질이건 가지지 않은 상태에서 느끼는 행복이 구원이다. 그 외엔 신기루일 뿐이다.#리딩스타트
k******0 2026.01.31.
p.23
더 늦기 전에 사진 하나 찍어둬야겠다. 어머니 가신 지 많은 세월 지났지만 더 늦기 전에 아이들에게 할머니 이름을 가르쳐줘야겠다. 너희들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엄마도, 할머니도 이름이 있다는 사실을 더 늦기 전에 알려줘야겠다. 더 늦기 전에 어릴 적 살던 집을 찾아 그 집 기둥에 금 그어둔 키 자란 흔적이 남아 있는지 확인해야겠다. 더 늦기 전에 정말 하고 싶었지만 하지 못했던 일을 하고 더 늦기 전에 쑥스러워 말 못 했던 사랑한다는 한마디를 사랑하는 사람들께 들려줘야겠다. 더 늦기 전에 용서 못 한 사람을 용서하고 더 늦기 전에 읽다가 접어둔 책을 마저 읽어야겠다.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분다고 꽃이 피면 꽃이 핀다고 울먹이듯 전화하던 옛 친구 무덤을 더 늦기 전에 꽃 들고 찾아가 봐야겠다.#리딩스타트
s******2 2026.01.31.
p.36
여우고개를 넘자 불현듯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어쩔 수 없이 헤어졌지만 끝내 헤어질 수 없는 사람이 세상엔 있다. 여우가 사라지듯 기억 밖으로 사라져도 남기고 간 글 한 줄을 지울 수 없는 사람이 있다. ‘이별이 두려워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죽음이 두려워 숨 쉬지 않는 것과 같다.’ 한 줄의 그 문장이 체로키 인디언의 격언이라는 것을 알게 된 건 훨씬 더 세월이 지난 뒤였다. 그때 나는 뭔가 두려움에 빠져 있었다. 그 두려움이 이별을 재촉했고 여우가 사라지듯 누군가가 눈앞에서 사라졌다. 그러나 언젠가 우린 모두 사라져갈 존재다. 꼬리 감춘 여우처럼 사라져갈 존재다.#리딩스타트
방***단 2026.01.29.
p.153
눈앞에 수많은 현실이 펼쳐지고 있지만 알고 보면 우리는 언제나 자신의 의식 상태에 걸맞은 현실만을 선택하며 살아왔다. 자신의 의식 상태, 의식 수준에 맞춰 시간의 속도가 달라진다는 말이다.#리딩스타트
아*롱 2026.01.29.
p.153
미쳐버린 저 시간을 멈추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 가속도 붙은 시간을 멈추게 하는 방법은 나 스스로 멈추는 것밖에 없다.#리딩스타트
방***단 2026.01.28.
p.125
각자의 드라마에서 우린 모두 감독이며 동시에 주연배우다. 인생은 기적이기도 하고 우연이기도 하지만 한낱 소품처럼 자신을 대우하는 사람에게 그것은 예정된 불행일 뿐 아무것도 아니다.#리딩스타트
아*롱 2026.01.28.
p.145
가보지 않은 곳, 모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마음을 위축시키고 그것과 정면으로 마주 서는 것을 망설이게 하지만 모든 미지는 언제나 기지와 이어져 있다. 살아가는 매 순간 우리는 기지에서 미지로 나아가는 것이다.#리딩스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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