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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 대학교 사학과에서 「서발턴 역사 개념의 형성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옮긴 책으로 자크 랑시에르의 『프롤레타리아의 밤』과 『역사의 이름들』, 토마 피케티의 『자본과 이데올로기』, 루이 알튀세르의 『비철학자들을 위한 철학 입문』, 폴 긴스버그의 『이탈리아 현대사』, 디페시 차크라바르티의 『유럽을 지방화하기』(공역)가 있다.

작품 밑줄긋기

o****7 2026.09.16.
p.1086
“지금까지 존재한 모든 사회의 역사는 계급 투쟁의 역사였다.”고 프리드리히 엥겔스와 카를 마르크스는 1848년에 “공산당 선언”에 썼다. 이 주장은 여전히 타당하지만, 나는 이 연구를 마치며 다음과 같이 다시 정식화하고 싶다. 오늘날까지 모든 사회의 역사는 이데올로기 투쟁과 정의 추구의 역사였을 뿐이라고, 달리 말해, 역사에서는 관념과 이데올로기가 중요하다. 사회적 위치가 제아무리 중요해도, 이것만으로 정의로운 사회에 대한 이론, 소유에 대한 이론, 경계에 대한 이론, 세금,교육, 임금, 민주주의에 대한 명확한 답이 없으면, 정치적 실험과 사회적 학습을 통한 명료한 전략이 없으면, 투쟁은 잘 정의된 정치적 돌파구를 갖지 못한다. 그럴 때는 권력을 장악한 뒤, 전복시키려 했던 것보다 외려 더 억압적인 이데올로기적-정치적 구성물로 이어질 수도 있다.
o****7 2026.09.16.
p.1023
정의로운 사화란 무엇인가? 이 책에서 나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은 불완전한 정의를 제안해본다. 정의로운 사회란 사회구성원 전체가 가능한 한 가장 광범위한 기본 재화에 접근할 수 있는 사회다. 이러한 기본 재화에 해당하는 것에는 특히 교육, 보건, 투표권이 있고, 더 일반적으로는 사회적 문화적 경재적 시민적 정치적 삶의 다양한 모든 형태에 대한 완전한 참여가 있다. 정의로운 사회는 가난한 사회구성원이 가능한 한 가장 높은 생활조건을 누릴 수 있도록 사회경제적 관계, 소유관계, 소득 및 자산 분배를 조직한다. 정의로운 사회는 절대적 획일성이나 절대적 평등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 소득 및 소유의 불평등이 다양한 열망과 다른 삶의 선택에서 나온 귀결인 한에서, 그 불평등을 통해 생활조건이 개선되고 가난한 이들에게 허용된 기회 범위가 증대되는 한에서, 그 불평등은 정당화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가설로 그치는 게 아니라 입증되어야 하는 것이며, 이 주장이 어떤 수준의 불평등이든 마구 정당화하기 위해 사용되어서는 안 되지만 너무나 자주 그렇게 쓰이고 있다.
o****7 2026.09.16.
p.730
프랑스와 유럽에서 현재 시행되는 다양한 형태의 탄소세는 수많은 면세를 포함한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주로 등유가 이에 해당하는데, 유럽의 규칙과 나라 간 경쟁 속에서 등유에 대한 탄소세는 완전히 면세된다. 구체적으로, 매일 아침 출근하느라 차를 모는 중하위 가구들은 사용한 가솔린에 대한 공제 없는 탄소세를 내지만, 비행기를 타고 주말을 즐기러 떠나는 부유한 가구들은 제트 연료에 대한 탄소세를 전혀 내지 않는다. 달리 말해, 여기서 문제가 되는 탄소세는 비례적이지도 않은 것이다.오히려 더 많은 탄소베출에 더 적은 세율을 부과하는, 대대적이고도 명백한 역진세다.
o****7 2026.09.16.
p.636
1917년 볼셰비키가 집권했을 때 그들의 행동 계획은 자신들이 주장하는 것만큼이나 그렇게 “과학적인”게 전혀 아니었다. 사적소유가 철폐되리라는 것은 적어도 대공업 생산수단과 관련해서는 분명했지만 이러한 생산수단이 러시아에서는 많지 않았다. 과연 어떻게 새로운 생산관계와 소유관계를 조직할 것인가? 교역, 운송, 농업 부문의 소생산 단위들에 대해서는 정확히 무엇을 할 것인가? 거대한 국가계획장치 안에서 어떠한 메커니즘에 의해 의사결정이 이루어지고 부가 분배되는가? 이에 대한 명확한 답변 없이, 권력의 과인 인격화로 빠르게 퇴행했다. 그리고 희망에 걸맞은 결과들을 내지 못해서, 이유들과 속죄양을, 다시 말하면 요컨대 배신과 자본주의적 음모라는 이데올로기들을 찾아내야만 했다. 이렇게 해서 체제는 감금과 숙청의 끝없는 순환에 갇혔고, 체제가 몰락할 때까지도 선거제도 폐지를 선언하기는 쉽다.
o****7 2026.09.15.
p.338
1885년부터 레오폴 2세의 개인 소유였던 벨기에령 콩고에서는 고무제조업이 현지 노동력을 동원하고 노동에 규율을 강제하기 위해서 특히 폭력적인 경영방식에 기초해 있었다. 예컨대 실탄을 절약하려고 촌락에 불을 지르거나 노예의 손을 절단하는 식이다.
o****7 2026.09.15.
p.295
노예제 폐지 당시 노예가 아니라 노예소유자들에게 배상해야 했다는 점과 해방된 노예들은 옛 소유자들에게 자유에 대한 막대한 대가를 지불해야 했다는 점이 그것들이다. 아이티가 프랑스에 했던 배상이 그 전형이며, 이것이 20세기 중반까지 지속되었다는 점은 놀랄 만한 일이다.
o****7 2026.09.15.
p.220
전체 주민 약 800만 명 중에서 이 기근으로 사망자가 100만 명, 기근 이후에 이주한 사람이 150만 명이었다. 영국 엘리트들은 사태를 잘 파악하고 있었는데도 참사를 피하기위해 필요한 조차들을 취하길 거부했는데, 여기에는 가난한데다가 반역적이기까지 한 아일랜드인의 증가를 막기 위한 맬서스주의적인 인구 조절이라는 거의 명시적 목표가 있었다는 점을 보여주는 증거가 넘친다. 이는 흔히 1943~ 1944년의 벵골 대기근(5000만 인구 중 사망자 약 400만명)과 비교되기도 했다. 두 경우 모두 비축식량은 충분했으나 재난 부분적인 동기는 곡물가격 상승이 신호 역할을 함으로써 비축곡물 보유자들이 시장의 힘을 통해 그 수요에 부응하도록 한다는 데 있었기에, 이러한 비교가 전적으로 부당한 건 아니다.
o****7 2026.09.15.
p.152
“우리는 이 진리가 자명하다고 여기는바, 모든 사람은 평등하게 태어났고, 우리 모두에게는 창조주가 부여한 양도 불가능한 몇 가지 권리가 있다. 생명, 자유, 행복 추구의 권리가 바로 그것이다.” 그렇지만 현실은 더 복잡하다. 선언문을 작성한 토머스 제퍼슨은 버지니아에서 노예 200명을 소유한 이였는데, 그가 이 노예들의 존재와 이들이 분명 자신의 소유자와 앞으로도 계속 평등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언급하기를 망각한 것만 봐도 그렇다.
o****7 2026.09.15.
p.73
삼원사회는 형태상 가장 단순히, 별개의 세 사회집단인 사제와 귀족과 제3신분으로 이루어진다. 이 집단 각각은 공동체 전체에 복무하는 본질적 기능과 그 존속에 필수불가결한 기능을 다한다. 사제는 종교적이고 지적인 계급이다. 이 계급은 공동체의 영적인 지도 및 공동체의 가치와 교육을 책임진다. 즉 공동체의 역사와 형성에 의미를 부여하며, 이를 위해 필수적인 지적 도덕적 규범과 좌표를 공동체에 제공한다. 귀족은 군사적인 전사계급이다. 이 계급은 무기를 다루고 사회 전체의 안위와 보호와 안정성에 기여한다. 이 계급은 공동체가 지속적인 혼돈과 일반화된 약탈에 빠지는 걸 피할 수 있게 해준다. 제 3신분은 노동하는 평민계급으로, 농민과 수공업자와 상인을 비롯해 사회의나머지가 모인 것이다. 그 노동으로 이 계급은 공동체 전체가 먹고 입고 대를 이어갈 수 있게 해준다. 이런 역사적 유형을 지칭하기 위해“삼기능사회”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대개 이 유형이 더 복잡하고 다양한 형태를 가지며, 각 집단 밑에 다수의 하위-계급을 두고 있다. 그러나 이 유형의 정당화-또한 때로는 공식적인 정치조직화-의 일반적 도식은 세 가지 기능에 입각한다.
o****7 2026.09.15.
p.32
인류가 진보해온 것은 사실이다. 이를 확신하기 위해서는 지난 두 세기에 걸친 세계의 보건과 교육 관련 제도의 발전을 관찰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기대 수명은 세계 평균상 1820년에 약 26세에서 2020년엔 72세가 되었다. 18세기 초에는 전 세계 신생아들이 태어난 첫해에 사망할 영아사망율은 약 20%에 달했지만, 오늘날에는 1% 이하다. 만 1세가 된 아이들만을 놓고 보자면, 신생아 기대수명이 1820년 약 32세에서 2020년 73세가 된다. 지표를 더 늘려볼 수도있겠다. 신생아가 만 10세에 도달할 확률, 성인이 만 60세에 도달할 확률, 노인이 건강하게 5년 또는 10년의은퇴기를 보낼 확률, 이 모든 지표를 놓고 보면 장기적인 전진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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