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전작 『신들과 함께』와 『신들의 신 예수』에서 고대의 여러 자료를 바탕으로, 기존의 다른 세계관과의 체계적인 대비와 대조를 통해서 여호와 유일신 신앙과 예수님의 신성을 더없이 생생하게 드러낸 바 있다. 우리가 늘 들어오고 접해서 당연한 줄 알았던 내용들이 저자의 손끝을 거치면서 특별하고 놀랍게 드러났다. 평면적으로 보였던 기독교 신앙의 중요한 진리들이 이상환이라는 장인의 조각도를 통해 입체적인 부조 조각품으로 되살아났다고 할까. 그런 저자가 이번에는 그리스-로마 신화를 들고 돌아왔다. 신약성경이 소개하는 예수님의 모습과 사역은, 그리스-로마 신화에 푹 잠겨 그 신화의 눈으로 세계를 이해하던 사람들에게 어떻게 다가왔을까? 그리스-로마 신화에 대한 저자의 친절한 설명과 안내를 거치니, 예수님의 보혈, 희생적 죽음, 성찬 등 그분에 관해 우리가 안다고 생각한 것들이 새롭고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저자는 그리스-로마 신화라는 배경 지식과의 적절한 대비를 통해 자신이 드러내고자 한 교훈을 충분히 드러냈다 싶으면, 신실한 목회자와 가슴 뜨거운 설교자의 면모를 드러내기도 한다. 즉, 충분히 증명하고 설득했다 싶으면, 그래서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싶으면 그때부터 강력하게 초청한다. 격려한다. 그래서 이 책은 저자의 이전 저서들과 마찬가지로 독자의 머리와 가슴을 동시에 저격하고 흔든다. 어떤 사람들은 성경에 나오는 예수님 이야기와 그리스-로마 신화의 유사성을 발견할 때마다 그것을 모방이나 표절이라고 주장한다. 그것은 모종의 유사성을 발견할 때 생각할 수 있는 일차적인 반응이다. 하지만 저자의 설명을 듣고 있으면 그것이 일차원적이고 평면적이고 기계적인 대응임을 깨닫게 된다. 저자가 제시하는 개별적 지식뿐만 아니라 그가 보여주는 큰 그림을 바라보는 시각이 우리에게 더 중요한 이유다. 저자의 안내를 따라가다 보면 더 이상 그리스-로마 신화가 비기독교적이고 이교적이며 물리쳐야 할 오류 덩어리로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사람들이 복음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이끌고, 예수님을 받아들이는 데 도움을 주는 일종의 접점이 된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비기독교적인 세계관의 요소들 가운데서도 예수님과 복음을 소개할 수 있는 접점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묻게 된다. 이러한 배경에서 『인간과 함께한 신』은 일반 문화와 세계관을 긍정적이고 창조적으로 바라보도록 격려하고 독려하는 강력한 사례 연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