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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권은 철학자다. 땅에 발 딛고 선 철학을 하고파서 정치철학을 한다. 그러고 보니 생각으로 현실에 세상을 짓는 게 직업이다. 한편으로 김만권은 일곱 살 아이를 둔 아빠이기도 하다. 너무 늦은 나이에 본 아이라 그럴까? 어떻게 하면 이 아이가 안심하고 살 세상을 지을 수 있을까 이런저런 고민이 많다. 승자들이 모든 것을 가져가는 세상에서 그 모든 것을 가져가는 아이로 키워야 하나? 한때 이런 바보 같은 생각을 하기도 했다.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이렇다. 100분의 1도 안 되는 승자가 될 확률에 걸기보다는 아이가 평범하게 자라도, 아니 조금 모자라게 커도 걱정 없이 맘껏 사랑하고, 존중받고,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게 훨씬 현명한 길이라는 것, 내 아이에게 안전하고 좋은 세상이라면 세상의 모든 아이에게도 그럴 것이라는 것. 그래서 아빠는 아이에게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세상을 짓고 싶다. “걱정하지 말고 네가 원하는 일을 해도 괜찮아!” 지난번에 쓴 『새로운 가난이 온다』에서 우리 삶을 잠식하는 가난과 불안에 대해 이야기했던 것도, 이번 책에서 다시 우리 일상에 스며든 고립과 외로움을 다룬 것도, 모두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만은 달랐으면 하는 간절함 때문이었다.

그동안 『열심히 일하지 않아도 괜찮아!』, 『호모 저스티스』, 『불평등의 패러독스』 등 10여 권의 책을 썼고, 『민주주의는 거리에 있다』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최근엔 EBS e-class에서 ‘근대 정치철학사’, ‘20세기 정치철학사’ 등을 강의했다. 현재 경희대 학술연구교수이자 국가인권위원회 사회권전문위원회 전문위원이며, 인공지능 시대의 인문학을 고민하는 콜렉티브 휴먼 알고리즘 의 창립 멤버 겸 대표로 일하고 있다.

작가의 추천

  • 바우만에 따르면, 우리 시대의 행복은 아름답지만 불확실하다는 점에서 밤하늘에 빛나는 수많은 별 중 하나 혹은 몇 개를 선택해 따라가는 일과 같다. 어떤 별을 선택해야 하는지 알 수 있는 비법 따윈 없다. 그런 점에서 우리의 선택은 언제나 위험이 따른다. 그 위험한 선택이 내가 누구인지를 형성하고, 내가 이 세상의 어디에 존재하는지를 알려 준다. 개인으로 존재하는 것은 숙명이지만, 삶은 우리가 어떤 의지로 어떤 선택을 하는가에 따라 각자의 삶에 다른 모양과 흔적을 남긴다. 그래서 바 우만은 말한다. “우리 모두는 우리 삶의 예술가”라고. 인생이 내가 만들어 가는 예술이란 믿음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이 책을 열어 보길 바란다. 여러분의 삶의 모양이나 형태를 잡는 첫 손길이 될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담아서 말이다.
  • “왜 세계는 광기에 빠져드는가?” 러셀은 교조주의적 극단주의 때문이라고 말한다. 교조주의는 인간의 다양한 경험을 무시한다. 교조주의자일수록 이런 경험을 극단적으로 무시한다. 이들은 다양한 삶의 경험을 하나의 렌즈만으로 바라보고, 그 렌즈로 볼 수 없는 것들은 모두 무의미하다며 외면한다. 이런 극단주의를 받아들이는 이들은 다양한 사실을 구체적으로 알기 위해 노력하지 않고, 어쩌다 알게 된 정보는 평가할 능력이 없으면서도 철썩같이 믿는 태도를 견지한다. … 러셀은 강조한다. 자신이 오류에 빠질 수 있음을 늘 인정하고 좋은 삶을 사회적으로 실천하는 이들이 있다면 희망이 있다고. 이를 인정할 수 있다면, 타인을 억압하지 않고 자신이 저지른 오류에 책임지며 실천할 수 있다.
  • 조형근이 말한다. “재미를 위해 썼다”고. “역사를 알 고 싶다는 호기심이 이 책을 쓰게 만들었다”고. 이 책에 ‘민족사’라든지, ‘역사 분쟁’에 도움이 된다든지, ‘교훈’을 통해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그런 거창한 목적은 없다”고. 이 말대로라면 이 책은 할 일을 다 했다. 무엇보다 이 책은 재밌다. 19세기 말과 20세기 사이의 세계를 역사적 사실뿐만 아니라 소설, 영화, 노래를 아우르며 정확하면서도 빠른 호흡으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 호흡으로 역사를 알고 싶다는 끝없는 호기심을, 거창한 목적 대신 나와 세계를 이해하고 싶다는 지극한 앎의 의지를 자극한다. 그 호기심과 의지를 더욱 자극하는 건 조형근이 말 하는 ‘연루됨의 윤리’다. 이 책에는 불합리하고 부조리 한 역사적 사건에 더 불합리하고 부조리하게 촘촘히 연루된 사람들뿐만 아니라 그 사람들과 연루된 우리가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와중 타이와 미얀마를 잇는 철도를 놓는 곳, 콰이강의 다리 위에 조선인이 있었다고? 그 조선인은 누구이고, 어떤 이유로 거기에 있었을까? 80여 년이 지난 뒤에야 그 사연을 제대로 알게 된 나는 왜 그가 콰이강의 다리에서 한 일에 대해 질문하고 고민해야 하는 걸까? 조형근의 말을 그대로 옮겨보자면, “우리가 사랑하고 실수하는 인간, 꿈과 욕망을 가진 인간”이기 때문이다. 이 인간의 실존 조건이, 한 인간을 두고도 그 선악을 쉽사리 가늠할 수 없게끔 한다. 하지만 그런 어려움에도 우리는 인간이 져야 할 역사적 책임, 역사가 그들에게 져야 할 책임에 대한 질문을 놓을 수 없다. ‘연루됨’, 그 자체가 인간의 실존 조건이고, ‘자신을 역사에 연루시키는 일’, 그 자체가 인간 고유의 능력이기 때문이다. 한나 아렌트는 ‘사유’가 ‘과거와 미래 사이에 나를 끼워 넣는 일’이라고 말한다. 쉽게 말해 ‘연루됨의 존재’가 됨을 의미한다. 그가 말하는 사유의 의미는, 우리가 연루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 있다. 이 책에 담긴 열여덟 개의 이야기들이, 우리가 과거와 미래 사이로 틈입해 들어갈 수 있는 길, 새로운 사유의 길을 열어주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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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밑줄긋기

만*디 2026.03.26.
p.237
선출된 이가 유권자의 의사를 그대로 전달하는 '대의자 delegate'와 선출된 이후 자신의 의사를 그대로 행하는 '대표자Representative'는 전혀 다른 개념이다.
l********y 2025.10.10.
p.67
한 의견이 진리일 경우, 한 번, 두 번 또는 여러 번 소멸할 수 있으나, 세월이 흐르면서 보통 이를 다시 발견하는 이들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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