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변에는 사회공헌을 목적으로 하는 다양한 조직들(재단이나 사회적 기업들)이 있다. 이들 중 대다수는 세금이나 개인의 자발적 기부에 의존하여 운영되고 있는 영세한 조직으로서, 투명성이나 지속가능성이 낮은 경우가 일부 있다. 이런 측면에서 기업이 스스로의 자원을 활용해 설립한 기업재단은 다른 조직들과는 다른 독특한 특징을 가진다. 기업의 자금력 덕분에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가지고 있으므로, 비교적 장기간에 걸쳐 안정적으로 특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사업을 수행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조직 전체와 구성원들 개개인의 전문적인 역량도 개발될 수 있다. 그렇지만 기업의 시장논리와 공익적 차원이라는 서로 상충하는 논리를 조화해야 하는 기업재단의 특성상, 다른 조직들보다 좀 더 다양하고 복잡한 이해관계자 집단의 의사를 조율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수행이나 ESG를 강조하는 최근의 사회 분위기 덕분에, 기업재단을 설립하는 기업의 수는 국내에서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한국 비영리 조직들 중 기업재단이 차지하는 중요성은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과거 사내에서 단편적으로 수행되던 사회공헌 활동을 좀 더 체계적이고 전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기업재단을 설립하여 그 일을 맡기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이제까지 기업재단에 대한 연구가 거의 수행되지 않았다. 기업재단의 현황, 조직구조, 사업 내역 등에 대한 기초적인 통계치도 얻기 힘들다. 다른 재단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고 어떤 과정을 거쳐 의사결정을 내리는지를 참고하기 위한 벤치마크로 사용할 수 있는 자료도 거의 없다.
이런 아쉬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 책을 읽어야 한다. 선진 외국에서는 한국보다 기업재단이 먼저 발달했고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기업들 중 대략 40%가 기업재단을 운영하고 있을 정도다. 다른 나라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서 기업재단이 발전해왔고, 어떤 조직구조나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어떤 역할을 수행하고, 어떤 기대를 받고 있으며 한계점은 무엇인지, 사회적으로 기업재단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등 다양한 질문에 대한 답이 이 책에 포함되어 있다. 한 사람이 쓴 것이 아니라 각국의 다른 학자들의 글을 모아 놓았으므로, 학자별 및 국가별 견해나 상황 및 제도의 차이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 책은 기업재단이나 기타 비영리단체의 종사자들에게 여러가지 조직 운영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 줄 것이라고 믿는다. 이런 내용을 학습함으로써, 한국의 비영리단체들이 더 발전할 수 있는 조그마한 주춧돌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또한 이 책은 기업재단을 뒷받침하는 기업인들에게도 어떻게 기업재단을 운영해야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는지에 대한 시사점도 제공해 줄 것이다. 기업재단에 대한 연구가 거의 수행되지 않았던 것처럼, 한국 기업인들도 기업재단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 깊이 고민하지 않았었다. 이 책의 내용을 공부함으로써, 좀 더 전략적으로 기업재단을 활용하여 기업과 사회가 모두 윈-윈 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기를 바란다. 그래서 기업과 기업재단이 모두 발전하고, 국민들의 생활과 문화 수준도 향상되는 시기가 오기를 간절히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