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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자. 『단속사회』, 『교사도 학교가 두렵다』, 『고통은 나눌 수 있는가』, 『유튜브는 책을 집어삼킬 것인가』 등을 썼다.
새마을운동이 한창이던 시절에 태어나 가난한 나라를 일으켜 세우는 과학자가 되는 것 말고 다른 꿈을 꿔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과에서 문과로 ‘개종’한 후 사회학과에 들어가 문화연구를 공부했다. 유학을 준비하다가 “떠나라”는 명령을 듣고 한동안 국제단체에서 일하며 전 세계를 돌아다녔다. 그때 자본의 전 지구화에 의해 소외받은 이들의 고통을 목격하며 이를 인권의 언어로 증언하는 일에 몰두했다. 말하지 못하는 이들의 말을 듣고 기록하고 나누며 사회를 구축하는 역량에 대한 방법론으로서의 페다고지에 관심이 많다.

작가의 추천

  • 동시대의 실상은 ‘외로움’이 아니라 ‘손절’에 있다는 핵심을 찌르는 놀라운 책. 동시대인들은 수동적으로 외로운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외로움을 실현하며 실천하고 있다. 나에게 조금이라도 상처가 되는 관계는 적극적으로 손절하여 자신의 정신 건강을 우선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신자유주의의 치료요법 문화에서는 이것이 ‘좋은 삶’으로 규정되고 유능함의 척도가 되었기 때문이다. 책의 존재 이유가 독자들로 하여금 세상과 자신의 실상을 보고 그 너머에서 ‘좋은 삶이란 무엇인가’를 토론하게 하는 것이라면, 이 책이야말로 바로 지금의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한 시대가 무엇을 규범으로 제시하며 그 규범에 따라 어떤 삶을 실천하는 주체가 형성되는지를 분석하는 것이 문화연구라면, 이 책은 한국에서 탄생한 탁월한 문화 분석이 될 것이다. 이 책으로 인해 한국 문화연구는 비로소 ‘탈식민’의 한 걸음을 디뎠다고 말할 수 있다.
  • 무엇보다 청소년들에게 다르게 살아갈 용기를 주는 책이다. ‘나’와 세상에 대한 예언이 실현되는 것이 기적이 아니라, 뒤집어지는 것이 기적이라며 조곤조곤 말을 건다. 이 기적은 삶에 예측 불가능성을 끌어들일 때, 이미 결론이 정해진 것처럼 뻔해 보이던 ‘나’와 세상을 낯설게 읽을 때 찾아온다. 저자는 그렇게 할 수 있는 힘을 문화인류학의 언어를 통해 전한다. 이 책을 읽는 청소년들은 세상이 정해 놓은 정답을 뒤집어 볼 힘을 얻을 것이다. 오랜 시간 청소년 곁에서 ‘친근한 외부인’으로 살아온 저자가 제안하는 새로운 가능성을 따라가 보자. ‘나’와 세상에 용기 있는 ‘낯선 내부인’이 되고 싶은 청소년과 그들의 삶에 무례하지 않은 ‘친근한 외부인’이 되고 싶은 비청소년 모두에게 이 책을 권한다.
  • 도대체 왜! 상대방이 왜 내가 말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거부하는지 모를 때 당황하고 화가 난다. 이 책은, 그럴 경우 십중팔구 화자가 말한 이유가 잘못되어서가 아니라 청자와의 관계를 잘못 설정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청자가 요구하는 것은 더 나은 답변을 넘어 더 맞는 관계다. 이 책은 대화에서 이유를 제시하는 방법을 관습, 이야기, 코드 그리고 학술적 논고 네 가지로 분류하여 설명한다. 연인과의 관계에서 ‘학술적 논고’를 하는 이는 어리석다. 친구와의 약속에 늦게 나타나며 ‘관습적 이유’를 대는 이는 성의가 없다. 대중에게 ‘양질의 이야기’를 하지 못하는 정치인은 정치공동체를 위험에 빠뜨린다. 이 모든 과정에 화자와 청자의 친밀성과 거리 그리고 권력이 섬세하게 작동한다. 그러므로 대화의 양상을 읽는 것은 곧 시대와 사회를 읽는 것이 된다. 따라서 이유를 설명하는 대화의 양상을 분석하는 이 책을 읽으며 우리는 더 나은 대화자가 될 수 있고 대화로 이루어지는 사회를 더 튼튼하게 하는 더 좋은 시민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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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인터뷰

읽다
엄기호 “2인칭 서사 ‘곁’이 필요하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고통을 말하는 힘으로 그 삶이 재건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야 비슷한 경험을 겪는 사람이 다음을 볼 수 있다.
2019.01.07.
읽다
엄기호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듣는 감수성”
인문학자이자 문화학자, 출판계에서 ‘파워라이터’로 통하는 엄기호가 신작 『단속사회』를 펴냈다. 단속된 사회라니! 제목부터 아이러니한 이 책은 ‘편’을 강요하고 ‘곁’을 밀치는 대한민국 사회를 이야기한 책이다. ‘불통’ 때문에 마음이 힘든 독자라면,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2014.03.28.

작품 밑줄긋기

j****d 2026.09.30.
p.47
- 지금 많은 영역에서 학생들에게 익힘의 장은 없는 것 같아요. 배우면 익히는 게 아니라 배우고 바로 다음 배움으로 넘어갑니다. 그러니 익히는 과정이 없어요. 그래서 배우긴 배웠는데 할 줄 아는게 없는 것이죠. 이게 한국의 대체적인 교육과정입니다.
j****d 2026.09.30.
p.39
- 대면적 관계가 있고, 전화가 있고, 문자, 이메일이 있다고 하면 점점 더 내가 시간을 완전히 통제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을 선호하다 보니까 실제로 누군가를 대면하게 되면 내가 시간을 컨트롤하면서 커뮤니케이션할 수 없는 걸 견디지 못하겠다고 하더군요.
j****d 2026.09.30.
p.36
- 지금 십대와 이십대 중에는 전능감만 간직한 채 땅으로 내려오지 않으려는 경우가 일부 있어요. 그러면 현실의 삶이 만족스럽지 않고 무엇을 해도 재미가 없어져요.
j****d 2026.09.30.
p.23
- 우리 사회는 지금 '공부 중'이라는 푯말만 든 채 사회로 나가지 않고 그냥 머물러서 나이만 계속 먹어가는 젊은이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는 거죠.- 이것을 사회학적 관점, 즉 통치의 관점에서 보면 '그러니까 너는 아직 준비가 안 됐다'라는 것을 합리화할 수 있는 좋은 이유가 되고 있는 것 같아요....두려움 때문에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주체와 많은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줘야 하는데 그런 정도의 자리를 만들어낼 능력도 의사도 없는 사회 시스템이 절묘하게 만나서 기가 막히게 합의를 볼 수 있는 지점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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