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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작가

크리스티앙 보뱅 Christian Bobin
해외작가 문학가
출생
1951년 04월 24일
출생지
프랑스 브르고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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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앙 보뱅은 프랑스의 대표 시인이자 에세이스트이다. 동시대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하고 맑은 문체로 프랑스의 문단, 언론, 독자 모두에게 찬사를 받으며 사랑받는 작가다. 1951년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의 르 크뢰조에서 태어나 2022년 11월 24일, 71세의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 평생 그곳에서 글쓰기를 하며 문단이나 출판계 등 사교계와는 동떨어진 생활을 해온 고독한 작가다. 대학에서 철학 공부를 마친 후 1977년 첫 작품인 『주홍글씨(Lettre pourpre)』를 출간했고 아시시의 성인 프란체스코의 삶을 유려한 문장으로 풀어낸 『지극히 낮으신(Le Tres?Bas)』이라는 작품으로 세간에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유서 깊은 프랑스 문학상, 되마고상 및 가톨릭문학대상, 조제프 델타이상을 수상한 바 있다.

작품 밑줄긋기

보**람 2026.01.31.
p.91
글을 쓰기 위해 필요한 것은 거의 없다. 가난한 삶만 있으면 된다. 너무 가난해 아무도 원치 않는 삶, 신 혹은 사물들을 피난처로 삼는 삶이다.그곳에는 무가 차고 넘친다. 왁자지껄한 소음과 수많은 문들로 이루어진, 자체의 풍문들로 길을 잃은 삶과는 반대되는 삶이다. 그런 삶들을 가지고는 제대로 글을 쓸 수 없다. 그런 삶에서는 말할 거리가 하나도 없으니까.우리는 오로지 부재 속에서만 제대로 볼 수 있고, 결핍 속에서만 제대로 말할 수 있다.-숨겨진 삶-
보**람 2026.01.31.
p.77
독서가 무슨 쓸모가 있을까. 전혀 혹은 거의 쓸모가 없다. 사랑이 그렇고 놀이가 그런 것처럼. 그건 기도와도 같다. 책은 검은 잉크로 만들어진 묵주여서, 한 단어 한 단어가 손가락 사이에서 알알이 구른다.그렇다면 기도란 무얼까. 기도는 침묵이다. 자신에게서 물러나 침묵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어쩌면 불가능한 일일지 모른다. 우리는 제대로 기도하는 법을 모르고 있는지도. 우리 입술은 언제나 너무 많은 소음을 담고, 우리 가슴속은 언제나 너무 많은 것들로 넘쳐난다.성당에서는 아무도 기도하지 않는다. 촛불을 제외하고는. 초들은 피를 몽땅 쏟아낸다. 자신들의 심지를 남김없이 소모한다. 자신의 몫으로 아무것도 남겨두지 않는 그들이 자신을 고스란히 내어줄 때 이 헌신은 빛이 된다.그렇다 기도의 가장 아름다운 이미지, 독서의 가장명료한 이미지가 그것이다. 싸늘한 성당 안에서 서서히 타들어 가는 초.-약속의 땅-
보**람 2026.01.31.
p.75
당신이 책을 읽는 건 바로 그 사람을 보기 위해서다. 유랑의 시간을, 잉크의 장막 밑에서 어떤 문장의 산들바람을 느끼기 위해서다. 당신은 한 책에서 다른 책으로, 이 야영지에서 저 야영지로 옮겨간다. 그렇게 독서는 끝이 없다. 사랑이 그렇듯이, 희망이 그렇듯이, 실현의 가망 없이.-약속의 땅-
보**람 2026.01.31.
p.73
우선 아무리 많은 출장을 다녀도 움직이지 않는 이 사람에 대해 말해보자. 그는 세상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며 오로지 이 자리와 하나 되기 위해 일을 한다. 거기서 그는 차가운 물질, 죽은 언어를 캐낸다. 이성과 야심과 힘을. 그는 자신이 종사하는 직업에 안주하는 만큼 도덕적으로도 불편함이 없고 애정 생활이나 은행 계좌도 안전하다. 그가 무슨 말을 하건 동일한 말의 반복일 뿐이다. 그는 자신의 질환을 사방으로 퍼뜨린다. 어느 시대나 존재하는 그는 사방에 존재한다. 비즈니스맨은 존재감 없는 창백한 인간이 변모를 거듭한 끝에 띄게 된 양상, 가장 최근에 갖게 된 모습이다.-약속의 땅-
보**람 2026.01.31.
p.62
시작과 끝은 동시에 주어진다는 걸 우린 나중에야 알게 된다. 아이의 서투름과 신의 경쾌함, 꽃과 열매는 전혀 다르지 않다는 걸 훨씬 뒤에야 알게 된다. 우아함이 우리의 서투름을 몰아내는 게 아니다. 우아함은 서투름을 완성한다.-날 봐요 날 좀 봐요-
보**람 2026.01.31.
p.52
너를 사랑해. 너는 내 안에 사랑의 감정을 눈뜨게한 사람이야. 그 감정이 넘쳐나게 할 사람도 너고, 네가 그렇게 해야 해. 너는 내 안에 깃든 사랑한다는 동사의 보어야. 직접목적보어지. 내가 사랑하는 건 너야. 너는 모든 것의 보어야.-망가지기 쉬운 천사들-
보**람 2026.01.31.
p.37
피로는 세상에서 가장 흥미로운 생각거리들 중 하나이다. 피로는 질투 같고, 거짓말 같고, 두려움 같다. 우리가 애써 외면하는 이런 불순한 것들을 닮아 있다. 그것들처럼 피로는 우리를 땅으로 내려서게 한다.-그를 가만 내버려두오-
보**람 2026.01.31.
p.35
혜성 같은 사랑은 영원에 단 한 번 우리의 심장을 스친다. 밤낮없이 지켜야 그걸 목격할 수 있다. 오랫동안, 오랫동안 기다리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이 사랑의 본성이다. 기다리고, 기다리고, 또 기다려야 한다.-그를 가만 내버려두오-
보**람 2026.01.31.
p.24
몸은 분명 그곳에 존재하며 여전히 작동한다. 손은 물건을 잡을 수 있고, 입술은 말을 할 수 있고, 눈은 눈물을 흘릴 줄 안다. 그렇게 모두 그곳에 있지만 영혼은 없다. 그녀를 버린 애인이 무심코 자기 가방 속에 넣어간 것이 분명하다.-아무도 원치 않았던 이야기-
보**람 2026.01.31.
p.13
우리는 꼭 읽어야 하는 것만 의무적으로 읽는다. 거기에 기쁨은 없으며 즐거움조차 누릴 수 없다. 복종이 있을 따름이다.학업을 마칠 때까지, 사막의 입구에 다다를 때까지 중요한 건 오직 복종이다. 그다음에 우리는 아무것도 읽지 않는다.-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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