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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한양대학교 일어일문학과 박사과정을 마쳤다. 현재 전문 일한 번역가 및 통역가로 활동 중이다.

역서로는 『태양은 움직이지 않는다』, 『굿바이, 헤이세이』, 『반상의 해바라기』, 『펭귄 하이웨이』, 『거울 속 외딴 성』,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레몬일 때』, 『쉬 러브스 유―도쿄밴드왜건』, 『하드보일드 에그』, 『오로로콩밭에서 붙잡아서』, 『도쿄밴드왜건』, 『말해도 말해도』, 『작은 인연』, 『보리밟기 쿠체』, 『반딧불이의 무덤』, 『시노다 고코의 요리와 인생 이야기』, 『번역어 성립 사정』, 『그네타기』, 『사라진 이틀』, 『매리지 블루』, 『사이좋은 비둘기파』, 『명탐정 홈즈걸의 책장』, 『명탐정 홈즈걸의 사라진 원고지』, 『지상에서 런치를』, 『수화로 말해요』, 『소리나는 모래 위를 걷는 개』, 『하노이의 탑』, 『가출 기차』, 『빌라 매그놀리아의 살인』, 『헌책방 어제일리어의 사체』, 『춘정 문어발』 등이 있다.

작품 밑줄긋기

s******2 2026.07.11.
p.252
아버지는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세계의 끝은 멀리 있지 않아.”“그럴까요?”“그렇고말고. 세계의 끝은 밖에만 있는 게 아니라고 아버지는 생각한단다. 웜홀도 그렇지 않을까? 너랑 아빠 사이에 있는 이 테이블 위에 실은 웜홀이 이미 출현했을지도 몰라. 그건 정말로 한순간의 일이라서 우리한테 안 보이는 것뿐일 수도 있어.”나는 커피잔을 봤다. 그리고 잔 옆에서 다른 우주로 통하는 입구가 열리거나 닫히거나 하는 모습을 상상했다. 진짜라면 재미있는 일이다.“세계의 끝은 접혀서 세계의 안쪽에 숨어들어가 있어.”#리딩런
k******0 2026.07.11.
p.54
하늘을 나는 캔은 더욱 봉긋하게 부풀었지만 터지지는 않았다. 회전을 계속하면서 솟구칠 만큼 솟구친 후 방향을 바꾸어 서서히 내려왔다. 그러면서 캔은 점점 더 커지고 끝이 둥글어지는가 싶더니 부리가 만들어지고 이내 파닥파닥 날갯짓을 하는 것이었다. 드디어 캔은 버스터미널의 중앙에 착륙해 뒹굴뒹굴 구르더니 뒤뚱 하고 일어났다.굽질리듯이 일어선 콜라 캔은 이미 콜라 캔이 아니었다. ‘콜라 캔이었던 그것’은 검은 날개를 어설프게 흔들면서 아장아장 조금 걸어보고 나서는 마치 ‘여기가 어디지?’ 하는 품으로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멈춰 선 펭귄이었다.‘펭귄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리딩런
s******2 2026.06.27.
p.88
아버지는 나에게 문제 푸는 법을 가르쳐줄 때 세 가지 도움이 되는 생각을 가르쳐줬다. 나는 그것들을 노트 표지 뒷면에 써서 언제라도 볼 수 있게 해놓았다. 그건 수학 같은 문제를 풀 때 도움이 된다.△ 문제를 작은 문제들로 쪼갠다.△ 다른 각도에서 문제를 바라본다.△ 닮은 문제를 찾는다.나는 펭귄 하이웨이 연구를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고 생각했다. ‘누나’와 ‘펭귄’이다. 나는 누나를 좋아해서 누나를 연구하는 것만 생각했었다. 그래서 막혀버린 거다.#리딩런
k******0 2026.06.27.
p.21
내가 치과에 다니는 이유는 내 뇌가 무척 활발하게 활동하기 때문이다. 나의 뇌는 에너지를 많이 쓴다. 뇌의 에너지원은 당분이다. 집에서 먹는 간식만으로는 내 뇌가 필요로 하는 당분을 감당할 수 없어서 나는 내 예산에 간식비를 두고 독자적으로 에너지를 비축한다. 그러다 보니 그만 단 과자를 많이 먹게 된다.#리딩런
s******2 2026.06.13.
p.10
다른 사람에게 지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지만 어제의 나 자신에게 지는 건 부끄러운 일이다. 하루하루 세계에 대해 배워나가면 나는 어제보다 조금씩 훌륭해진다. 내가 어른이 될 때까지는 아직 긴 시간이 남아 있다. 오늘 계산해보니 내가 스무 살이 될 때까지 3000하고도 888일이 남아 있다. 그러면 나는 3000하고도 888일을 나날이 훌륭해지는 거다. 그날이 왔을 때 내가 얼마나 훌륭해져 있을지는 짐작도 못 하겠다. 너무 훌륭해져서 큰일이 나는 건 아닐까. 모두들 깜짝 놀랄 거다. 결혼해달라는 여자도 많겠지. 하지만 나는 벌써 상대를 정해놓았기 때문에 결혼해줄 수 없다.#리딩런
k******0 2026.06.13.
p.9
나는 머리가 매우 좋은 데다가 공부도 열심히 한다. 크면 분명 훌륭한 사람이 될 거다.나는 초등학교 4학년밖에 안 됐지만 벌써 어른에 지지 않을 정도로 많은 것을 알고 있다. 매일 착실히 노트에 많은 것을 기록하고 책도 많이 읽기 때문이다. 나는 알고 싶은 것이 많다. 우주에 대해서도 알고 싶고 생물이나 바다나 로봇에도 관심이 있다. 역사도 좋아하고 훌륭한 사람의 전기 같은 것도 좋아한다. 차고에서 로봇도 만들어봤고 ‘해변의 카페’ 야마구치 씨의 천체 망원경으로 천체 관측도 해봤다. 바다는 아직 본 적이 없지만 가까운 시일 안에 탐험하러 갈 계획이다. 실물을 보는 건 중요한 일이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니까.#리딩런
k******0 2026.05.31.
p.323
“그러니까, 예를 들어 내가 우치다가 죽는 걸 봤다 하더라도 그게 정말로 우치다 본인에게도 죽음인지 아닌지는, 나로서는 알 수 없다는 거구나? 그건 증명할 수 없어.”“그래. 맞아! 바로 그거야!”나는 팔짱을 끼고 생각에 잠겼다. 무척 신기한 기분이 들었다. 나는 지금까지 그런 걸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그건 너만이 아니라 나한테도 해당되는 거네.”“우리는 그 누구도 죽지 않는 게 아닐까 하고 내가 말한 건 그런 뜻이었어.”“이건 정말 굉장한 가설이야.”#리딩런
s******2 2026.05.31.
p.323
전철에서 나는 누나에게 여러 가지에 대해 얘기해줄 생각이다. 어떻게 펭귄 하이웨이를 달렸는지, 누나와 헤어진 후 내가 탐험한 장소와 내가 만난 사람들, 내가 눈을 본 것들, 내가 스스로 생각한 모든 것들. 그래서 누나를 다시 만나는 그 순간까지 내가 어떻게 얼마만큼이나 어른이 됐나 하는 것.그리고 내가 얼마나 누나를 좋아했나 하는 것.얼마만큼, 다시 만나고 싶어 했나 하는 것.#리딩런
k******0 2026.05.16.
p.252
아버지는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세계의 끝은 멀리 있지 않아.”“그럴까요?”“그렇고말고. 세계의 끝은 밖에만 있는 게 아니라고 아버지는 생각한단다. 웜홀도 그렇지 않을까? 너랑 아빠 사이에 있는 이 테이블 위에 실은 웜홀이 이미 출현했을지도 몰라. 그건 정말로 한순간의 일이라서 우리한테 안 보이는 것뿐일 수도 있어.”나는 커피잔을 봤다. 그리고 잔 옆에서 다른 우주로 통하는 입구가 열리거나 닫히거나 하는 모습을 상상했다. 진짜라면 재미있는 일이다.“세계의 끝은 접혀서 세계의 안쪽에 숨어들어가 있어.”#리딩런
s******2 2026.05.16.
p.54
하늘을 나는 캔은 더욱 봉긋하게 부풀었지만 터지지는 않았다. 회전을 계속하면서 솟구칠 만큼 솟구친 후 방향을 바꾸어 서서히 내려왔다. 그러면서 캔은 점점 더 커지고 끝이 둥글어지는가 싶더니 부리가 만들어지고 이내 파닥파닥 날갯짓을 하는 것이었다. 드디어 캔은 버스터미널의 중앙에 착륙해 뒹굴뒹굴 구르더니 뒤뚱 하고 일어났다.굽질리듯이 일어선 콜라 캔은 이미 콜라 캔이 아니었다. ‘콜라 캔이었던 그것’은 검은 날개를 어설프게 흔들면서 아장아장 조금 걸어보고 나서는 마치 ‘여기가 어디지?’ 하는 품으로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멈춰 선 펭귄이었다.‘펭귄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리딩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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