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가장 남쪽을 흐르다가 만나르 만으로 유입되는 강 부근, 코로만델 해안에 전형적인 농촌 마을인 ‘체바타르’가 있다. 그곳엔 소작농들이 농사짓는 논밭이 있고, 사원이 있고, 폐허가 된 요새와 교회, 도라이 가문이 사는 대갓집과 해변, 망고나무 숲이 펼쳐져 있다. 19세기 마지막 해, 솔로몬 도라이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당시는 영국의 식민 통치를 받던 시기, 인도 남부에서는 카스트 제도가 흔들려 계급간의 분쟁이 끊이지 않았지만, 체바타르의 족장인 솔로몬은 사회 정치적인 격동기에 마을을 잘 보존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주로 기독교 신자들인 안다바르 계급과 힌두교인 베다르 계급이 대부분인 마을엔 불안의 씨앗이 늘 자리 잡고 있다.
체바타르의 축제날, 두 어린 소녀가 아침 일찍 물건을 사러 읍에 가는 도중에 나쁜 청년 무리를 만난다. 그중 한 소녀가 그들에게 성폭행당하고 평화로웠던 마을은 발칵 뒤집힌다. 누구의 소행인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타지방에서 죄를 지어 이사 온 변호사가 동상에서 계급간의 분쟁을 상기시키는 글귀를 찾아낸다. 하지만 이 사건은 모두 그의 조작으로, 어릴 적부터 맞수였던 마을의 1인자인 솔로몬 안다바르와 2인자인 무투 베다르를 계급 분쟁으로 싸움 붙여 몰락하게 하고 자신이 이 마을의 권력을 쥐기 위한 것이었다. 마을엔 긴장감이 조성되지만, 더 이상의 사건은 발생하지 않는다. 이에 변호사는 더욱 치밀한 계획을 세워, 기독교로 전향하고 힌두교의 안식일날 베다르의 행진을 방해한다. 분노한 무투 베다르는 변호사를 짓뭉개려 하나 이를 저지하는 족장 솔로몬에게 오히려 앙심을 품고, 그를 저주하고 모욕한다. 이에 솔로몬은 영악한 변호사를 추방하는 동시에, 무투에게 결투를 제안한다.
솔로몬에겐 두 아들이 있었다. 족장으로서의 위엄과 강인함보다는 의학에 관심이 많은 장남 다니엘과 아버지를 닮아 운동과 싸움에 능하며 강한 기질을 지닌 차남 아론. 다가오는 결투를 준비하는 솔로몬은, 앞으로 도라이 가문을 책임져야 할 장남이 너무 나약하다며 몹시 못마땅해하는 반면, 유난히 뛰어난 무술 실력을 발휘하는 아론을 뿌듯해한다. 하지만 솔로몬의 아내 채러티는 남편에게 다니엘의 능력을 높이 평가하며 그를 신뢰한다고 말한다. 그러자 화가 난 솔로몬은 다니엘에게 결투에 앞서 여자들을 데리고 외갓집이 있는 나게르코일로 피신해 있으라고 명한다. 드디어 체바타르 강변에서 치열한 결투가 벌어지고, 영국인 신부가 무투에게 죽음을 당하는 것을 본 솔로몬이 무투를 죽이고 싸움은 끝나지만, 솔로몬 역시 심한 부상으로 며칠 뒤에 세상을 떠나게 된다. 체바타르로 돌아온 채러티와 다니엘은 숙부 내외가 대갓집을 차지하고 앉아 주인 행세를 하며 그들을 내쫓자, 솔로몬을 잃은 슬픔을 안고 어쩔 수 없이 나게르코일로 되돌아간다. 그러나 여기가 싫어 체바타르를 떠났다는 숙부의 말을 믿고 오해한 아론은 형과 어머니를 미워하며 홀로 배회한다. 그러던 중 뜻하지 않게 인도 독립 운동에 발을 들이게 되고 목숨을 담보로 하는 무장군에 자청하면서 채러티가 보내는 편지들을 외면하며 가족들에 대한 증오심을 더욱 키워 간다.
한편 다니엘은 외할아버지의 친구이자 저명한 필라이 의사가 운영하는 병원에서 일하게 되고, 거기서 다니엘의 재능을 눈여겨본 필라이의 도움으로 의대를 졸업한 뒤 그 병원을 물려받는다. 유능한 의사로 자리매김한 다니엘은 외삼촌의 딸 릴리와 결혼한 후 우연한 계기로 미백 연고를 개발한다. 이 연고가 불티나게 팔려 공장을 가동하게 되고 사업이 번창해 나가자 여동생 레이첼의 남편인 람도스에게 도움을 요청해 한집에 살게 된다. 그러나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이어 레이첼이 셋째 아이를 낳는 과정에서 죽은 데다, 아론이 독립 운동을 하다가 구속되어 옥고를 치르고 있다는 걸 알게 된 온 집안 식구들은 슬픔에 잠긴다. 이어 다니엘은 수소문 끝에 아버지의 친구였던 영국인의 도움으로 아론과 10여 년 만에 재회하지만, 아론은 이미 심신이 망가질 대로 망가져 대화조차 오래할 수 없는 상태였다. 끝까지 마음의 문을 열려 하지 않던 아론은 자신의 옥살이로 인한 충격으로 채러티가 정신 이상 증세를 보이고 누이인 레이첼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접하자, 후회의 눈물을 흘리며 삶을 마감한다.
다니엘은 아론의 죽음으로 충격을 받고, 자신의 할 일은 체바타르로 돌아가 가문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랜만에 찾은 체바타르는 옛 자취는 찾아볼 수도 없게 황폐해져 있었고 숙부 내외 또한 거지 행세를 하고 있었다. 이에 다니엘은 작은 숙부에게 아론과 관련된 그간의 일을 따지며, 먹고 살 만큼의 돈을 주어 쫓아낸다. 날로 번창해 가는 사업으로 거부가 된 다니엘은 옛집을 헐어 화려한 대저택을 세우는 공사를 시작하고, 체바타르 대부분의 땅을 사서 도라이 가문 친척들에게 나누어주며 이곳을 ‘도라이푸람’으로 만들어 나간다. 때맞춰 다니엘에게도 기다리던 아들 칸난이 태어나고, 둘째 아들 아론의 죽음으로 실의에 빠진 채러티에겐 또 다른 활력소가 된다. 그리고 인도 각지의 맛있다고 소문난 망고를 모두 맛보고 돌아온 다니엘은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망고는 체바타르의 푸른 망고라 생각하고 홍보의 수단으로써 해마다 망고 축제를 연다. 칸난은 삼촌 아론의 강한 기질을 닮아 공부보다는 친구들과 어울려 장난치고 운동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던 어느 날 채러티마저 지병으로 숨지자 다니엘은 비통함에 잠긴다. 게다가 현대 의학의 발전으로 연고 등이 전만큼 팔리지 않을뿐더러 도라이푸람을 유지하는 데 정신적, 물질적인 희생이 늘어가자 다니엘은 모든 의욕을 상실하고 두문불출한다. 주위 어른들의 지도로 영어를 완벽하게 구사할 수 있게 된 칸난은 더 큰 세상을 보라는 다니엘의 뜻에 따라 마드라스 기독교 대학 기숙사에서 홀로 지낸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삼켜 가며 생활하던 처음과 달리 도시의 현대적인 생활이 더욱 편하게 느껴질 무렵, 칸난은 절친한 친구 무르티와 가게에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우연히 한 여자를 목격한다. 그 아름다운 여인의 이름이 헬렌이며 인도인과 영국인의 혼혈이라는 것을 알아 낸 칸난은 그녀를 ?아다니지만 헬렌의 마음은 냉정하다. 그러나 가장 친한 친구로부터 칸난 집안의 배경에 대해 귀띔을 들은 헬렌은 조금씩 그와의 만남을 갖기 시작한다. 좋은 배필이 있으니 결혼하라는 다니엘의 말에 칸난은 결혼할 사람이 따로 있다며 헬렌 이야기를 꺼낸다. 그의 말을 들은 다니엘은 심하게 반대하지만 칸난은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겠다며 맞선다. 이때 제2차 세계 대전과 맞물려 인도 전역에 마하트마 간디의 독립 운동 열풍이 대대적으로 불고, 영국인이 설립한 마드라스 기독교 대학이 무기한 문을 닫자, 칸난은 추천을 받아 풀리메드의 영국인이 경영하는 차 재배 농장에 관리자로 입사한다. 다니엘의 반대로 헤어지기를 결심했던 헬렌은 좋은 직장을 갖게 된 칸난의 설득으로 마음을 돌리고 그와 결혼한 뒤 차 재배지로 향한다.
풀리메드의 아름다운 풍경과 훌륭한 집, 많은 하인들, 관리자 중 칸난을 제외한 모두가 영국인인 그들의 문화에 헬렌은 흠뻑 빠져든다. 그러나 차 재배지의 사장 부인인 스티븐슨은 백인이 아닌 칸난과 헬렌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고 사교 장소에서 그들을 골탕먹인다. 이에 상처를 입고 그곳 생활에 회의를 느끼는 헬렌과 칸난 사이에 점점 마찰이 잦아진다. 그러던 중 몸이 쇠약해져 여러 번 쓰러졌던 다니엘이 끝내 숨지고, 헬렌이 문화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시어머니인 릴리를 무시하자 칸난은 헬렌과 크게 싸운 후 떨어져 지내기로 한다. 언젠가 영국인들 가운데 우뚝 서리라 생각했던 칸난은 차 재배지에서 벌어진 연쇄 살인 사건의 배후자로 자신이 주목받고 있음을 알고, 자신이 백인처럼 살아왔지만 결코 백인이 될 수 없다는 현실을 비로소 깨닫는다. 이어 그 주범이라고 생각되는 호랑이를 잡아 증거로 제시하기 위해 최고의 사냥꾼인 해리슨을 설득해 함께 사냥에 나선다. 그러나 천신만고 끝에 죽인 호랑이를 해리슨은 벼랑으로 밀어 버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