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가족과 함께 제주도로 다녀왔다. 그곳엔 화가 이중섭의 미술관이 있었다. 이중섭 미술관을 둘러보며 이중섭에 대한 궁금증이 꿈이 화가인 나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리고 미술관에서 본 그림들을 마음속에 담고 집으로 와서 이중섭 책을 사서 읽어 보았다. 이중섭은 일제강점기와 한국 전쟁을 겪었고 사랑하는 가족과  떨어져 외롭게 살았던 화가이다. 아마도 이중섭은 사랑하는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그림으로 표현하며 힘들었던 순간도 잊었던 것 같다. 이중섭의 그림은 은박지에 그려진 그림이 많았다. 얼마나 가족들이 보고 싶었는지, 그림을 그리고 싶은 마음이 얼마나 많았는지 그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은박지에  많은 그림을 그릴 생각을 한 이중섭이 참 독특하고 창의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중섭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다] 라는 책을 읽고 이중섭의 그림에 대해 더 자세히 알게 되었다. 먼저 이중섭은 민족적이고 독창적인 작가이다. [흰소] 그림은 누구나 한번쯤은 봤을 법한 그림으로 굵은 선으로 간단하게 표현 했지만 정말 살아움직이는 생동감이 넘치는 그림이다. 책에서는 김정희의 추사체를 담아 그린 그림이라고 나오지만 내 생각은 이중섭만의 특유의 힘이 넘치는 선을 표현한 그림처럼 느껴졌다. 또한 우리 민족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였던 소를 힘있고 짧은 선으로 표현한 점이 민족적이면서 독창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두번째로는 [게와 가족]이라는 그림이다. 담배갑 안에 들어 있는 은박지 안에 송곳으로 그린 그림이다. 종이 물감을 살 수 없는 형편이어서 버려진 은박지에 송곳으로 그린 기법에는 고려시대때 상감 청자를 만든 상감기법이 담겨져 있다. 어떻게 은박지에 그림을 그릴 생각을 했을까? 정말 아이디어가 독창적인것 같다. 이런 이중섭의 그림은 남다르다. 그리고 나라와 우리 전통을 사랑하는 마음이 드러나 아름답다.

  이중섭을 통해 우리나라의 민족적이고 독창적인 문화를 더 잘 알게 되었다. 앞으로 나도 우리 고유의 민족적이고 독창적인 문화를 더 공부해야 겠다. 나도 이중섭처럼 우리 민족의 우수한 독창성을 잘 살려 내 꿈을 펼쳐보고 싶다.

  지난 학기에 미술 시간에 컴퓨터실에서 미술관 찾기를 한 적이 있었다. 나는 이중섭 미술관 사이트에 들어갔다가 황소 그림을 봤는데, 생동감 넘치고 역동적이여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 그때 이중섭이라는 인물에 대해 궁금하고 어떤 삶을 살았을까 알고 싶었는데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이중섭은 어릴 적부터 미술을 좋아했다. 친구들이 찾으면 항상 고구려 고분벽화를 관찰하며 서 있었다고 한다. 그러니 공부는 자연히 멀어지고 말았고 그는 미술 학교에 입학했다. 그때 나는 '될 성 싶은 나무는 떡잎부터 다르다'라는 속담이 생각났다. 이중섭은 역시 떡잎부터 달랐구나 계속 생각이 들었었나 보다.

  이런 이중섭이 정말 좋아하는 동물이 있었더니 그게 바로 '소'다. '황소', '흰소', '길 떠나는 가족'에서도 소가 나온 것은 그것 때문이겠지? 이중섭에게 소는 여러 가지 의미로 각별했을 것이다. 어쩌면 우리 민족처럼 매우 순박한 소를 그리고 싶었을 거나 강한 조선의 황소를 그리고 싶어했을지 모른다.

  그는 정말 미술을 사랑해서 일본으로 유학을 가게 된다. 그는 그곳에서 평생을 함께할 여인을 만나게 되는데 그 여인이 바로 마사코다. 얼마 뒤 그는 조선으로 오게 되고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을 누린다. 아쉽게도 그 행복은 오래 가지 않았지만...

  마사코와 이중섭은 전쟁에 휘말리게 된다. 그들은 피난을 가고, 빈털터리가 돼 제주도로 간다. 다시 봄이 왔다. 두 아이도 얻었었지만 먹을 거 줄 거도 없는 상황에 먹을 게 많은 봄은 희소식일 것이다. 하지만 '인생지사 새옹지마'. 그는 또다시 내륙으로 떠나고 만다.제주도에 계속 살지 정말 안타까웠다. 거기다 든든한 마음의 버팀목이었던 가족도 일본으로 떠났으니 더욱 힘들었을 것이다.

  한국 전쟁 후, 홀로 통영에서 살면서 그린 "황소"는 그의 작품 중 최고라고 할 수 있다. 이곳에서 그린 그림들로 전시회를 열지만 50여 점의 그림들이 철거당하고, 그림을 사간 사람들로부터 그림값을 못 받는 상황이 되면서 그는 정신적 충격을 심하게 입고 만다. 그는 결국 그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죽고 만다.

  그의 죽음은 한국 미술계에 크나큰 손실이였다. 앞으로 얼마나 좋은 작품을 만들었을지 모르는데... 혹시 그가 그가 그토록 원하던 고분벽화의 아름다움을 재현해 낼 수 있을 수도 있었을지 않았을까?

  나는 이중섭의 작품들에 빠짐없이 아이들이 많이 나오는 걸 보면서 그가 얼마나 아이들을 그리워하고 살았을지 알 수 있었다. 가족이 흩어져 산다는 게 얼마나 힘겨운 일인지 알게 되었고, 엄마, 아빠와 함께 살고 있는 나 자신이 행복하게도 느껴졌다.

 천재는 왜 항상 요절하는 것일까? 그가 조금 더 오래 살았더라면 우리는 훨씬 더 아름다운 세상을 꿈꾼 그의 그림들을 더 많이 볼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