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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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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양장 ]
김초엽 | 허블 | 2019년 06월 24일 리뷰 총점9.4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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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점
편집/디자인
4.7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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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9년 06월 24일
판형 양장 도서 제본방식 안내
쪽수, 무게, 크기 330쪽 | 496g | 130*198*30mm
ISBN13 9791190090018
ISBN10 119009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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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MD 한마디
제43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한국과학문학상 대상과 가작을 동시에 수상하며 차세대 SF 작가의 화려한 등장을 알린 김초엽의 첫 소설집으로, 그야말로 올해 가장 핫한 작가이자 책입니다. 읽은 분이라면 누구나 "시선에서 질문까지, 모두 인상적"이란 평가에 고개를 끄덕이실 겝니다. 한국 SF의 현재이자 미래가 될 작가의 행보가 더욱 기대됩니다. - 소설MD 김도훈
  •  책의 일부 내용을 미리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미리보기

목차

저자 소개 (1명)

소설가. 1993년생. 포스텍에서 화학을 전공하고, 생화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2017년 「관내분실」과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으로 제2회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 대상과 가작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쓴 책으로 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원통 안의 소녀』 등이 있고, 함께 지은 책 『사이보그가 되다』가 있고, 여러 앤솔러지에 참여했다. 2019년 오늘의 작가상, 202... 소설가. 1993년생. 포스텍에서 화학을 전공하고, 생화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2017년 「관내분실」과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으로 제2회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 대상과 가작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쓴 책으로 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원통 안의 소녀』 등이 있고, 함께 지은 책 『사이보그가 되다』가 있고, 여러 앤솔러지에 참여했다. 2019년 오늘의 작가상, 2020년 문학동네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우주에 대해 상상하는 걸 좋아하지만 우주에 직접 가고 싶지는 않은 SF 작가. 환상적인 시공간을 여행하고 외계 행성을 탐사하는 이야기에 열광한다. 취미는 두 달마다 바뀌는데, 가장 오래가는 건 게임. 언젠가 집에 모든 종류의 게임 콘솔과 커다란 스크린이 구비된 게임방을 만들고, 스스로를 완전 격리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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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중에서

출판사 리뷰

“젊은 소설가의 첫 작품집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매끄럽게 이어지는 이야기 속에서 내가 생각하는 소설가의 눈과 입을 발견했다. 시선에서 질문까지, 모두 인상적이다.”
-김연수(소설가)

“마음을 다 맡기며 좋아할 수 있는 새로운 작가를 만나서 벅차다.”
-정세랑(소설가)

★우리 SF의 우아한 계보, 김초엽 첫 소설집


지난겨울까지 바이오센서를 만드는 과학도였던 김초엽 작가는, 이제 소설을 쓴다.
어디에도 없는 그러나 어딘가에 있을 것 같은, 상상의 세계를 특유의 분위기로 손에 잡힐 듯 그려내며, 정상과 비정상, 성공과 실패, 주류와 비주류의 경계를 끊임없이 질문해온 신인 소설가 김초엽. 그의 첫 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이 출간되었다.
2017년, 「관내분실」로 제2회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부문 대상을,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으로 가작을 동시에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당시 심사를 맡았던 소설가 배명훈, 김보영으로부터 “작가는 스스로 질문을 던져야 하고, 작품을 통해 그 질문을 다른 사람들의 코앞에까지 내밀 수 있어야 한다. 그 일을 거친 결과, 작가와 작품은 스스로 쨍하게 아름다워진다. 이 글 「관내분실」처럼” “슬픔에 좌절하지 않고, 어쩌면 영원히 갈 수 없을지도 모르는데 자신의 인생과 생명을 걸고 그 의지를 끝까지 관철하려 한다는 데서 이 작품(「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은 감동을 준다”는 평을 이끌어냈다.
등단작 「관내분실」은 “모성애라는 쉬운 답을 피해 이 어려운 길을 택한 것만으로도 흡족한데, 그 과정 끝에 놓인 장면이 정말이지 ‘SF적’으로 참 아름다워서, 적어도 우리가 ‘이런 SF’마저 발견하지 못할 정도로 게으르지는 않다고 항변하고 싶어졌다”(문학평론가 황현경, 『문학동네』 2018년 여름호)라는 평을 받으며 SF문학에 대한 비평가들의 관심을 이끌기도 했다. 그 결과 신인소설가로서는 드물게 등단 일 년여 만에 《현대문학》 《문학3》 《에피》 등 여러 지면을 통해 발표한 작품으로 첫 소설집을 출간했다.

★시선에서 질문까지, 모두 인상적이다

자신을 둘러싼 세계의 희로애락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뿐, 섣불리 판단내리지 않을 때 소설가의 눈은 더없이 맑고 투명해진다. 명징하고 광대하게, 이 세계를 바로 볼 줄 아는 이 시선에서만 ‘인간이란 무엇이며, 인류는 무엇이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생겨난다. 젊은 소설가의 첫 작품집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매끄럽게 이어지는 이야기 속에서 내가 생각하는 소설가의 눈과 입을 발견했다는 사실이다. 시선에서 질문까지, 모두 인상적이다. - 김연수(소설가)

김초엽의 소설은 상상의 세계를 그려내면서도 소설가 김연수가 추천의 글에서 말한 것처럼, 현실의 세계를 섣불리 판단내리지 않고 투명하게 담아낸다. 그 세계는 아름답지만 순진하지 않고 어디에도 없지만 어딘가에 있을 것만 같다.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는 뛰어난 과학자 릴리 다우드나로 인해 ‘완벽한’ 유전자의 선택이 가능해진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다. 그러나 그곳에서 완벽함의 범주에 속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경계 밖으로 밀려난다. 한편, 소설에는 장애도, 차별도, 혐오도 없는 그리고 사랑도 없는 행성인 ‘마을’이 함께 그려진다. 이 아름답고도 평화로운 ‘마을’은 일종의 ‘유토피아’를 상상케 한다. 성년이 되면 순례를 떠나는 이들 중 일부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의문을 빼면 말이다.
“마을이 유토피아라면,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이 물음은 장애를 비장애로, 디스토피아를 유토피아로, 불완전함을 완전함으로 간편하게 뒤집는 대신 오히려 그 이분법적인 항들의 관계를 사유하게 한다”(작품해설 중)라고 문학평론가 인아영은 말한다. 무엇이 우리를 그럼에도 불구하고, 혐오와 차별, 모순으로 가득 찬 세계를 분투하며 살아가게 하는지. 이 소설은 이야기를 통해 질문한다.

★소녀들의 영웅이 금메달리스트일 필요는 없다

김초엽의 소설에는 정상과 비정상, 성공과 실패, 주류와 비주류 등 경계를 향한 응시가 있고, 질문이 있다. 「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에는 실패한 여성 우주인이 등장한다. ‘우주 너머’를 항해하기 위한 우주인 선발에 뽑히지만 내로라하는 ‘스펙’이 없는, 무엇보다 나이 많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비난받는 ‘재경 이모’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난 때문에 좌절하지도 낙담하지도 않는다. 누군가의 기대에 부흥할 생각도, 누군가의 기준에 의한 성공을 향해 질주할 생각도 않는다. 소설은 마치 잃어버린 역사를 쓰는 젊은 역사가를 떠올리게 한다. ‘여성사’를 쓰는 젊은 역사가의 질문과 닮아 있는 것도 같다. 왜 어떤 기록은 기록되지 않는가, 왜 역사는 언제나 남성의 서사이고 성공의 롤모델 또한 남성인 경우가 대부분인가. 소수자에게 그들 역사는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있는 것이지, (누군가의 기준에 따른) 성공의 역사가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듯하다. 미션에 실패했다고 비난받는 우주인일지라도, 어떤 소녀에게는 그의 존재 자체가 응원일 수 있다. 무엇이 성공이고, 무엇이 실패인가. 우주 미션에는 실패했지만, 소녀를 응원하는 일에 성공했다면 그 삶을 실패한 삶이라 할 수 있을까. 소녀들의 영웅이 금메달리스트일 필요는 없다. 이 소설에서는 여성들로 이루어진 대안 가족의 모습도 그려내는데, 우리의 가족제도가 반드시 당연한 것은 아니라고, 우정과 연대의 공동체로서 가족의 가능성을 말하기도 한다. 작가의 고민과 질문을 “쨍하게 빛나는” 이야기로 들려준다.

★다섯 개의 위성이 뜨는 곳에서도, 지지 않는 마음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의 주인공은 매력적인 ‘할머니 과학자’이다. 가족과 생이별하고, 아득한 우주에서 재회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삶을 그리고 있다. 「스펙트럼」에도 ‘할머니 과학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그동안 왜 서사의 주인공은 남성이거나 여성이어도 젊은 여성인 소설이 주가 되었을까? 문학평론가 서영인은 ‘할머니’가 서사의 주인공으로 등장함을 김초엽 소설에서 포착한다. 그러면서 이 소설 「스펙트럼」에서 다룬 ‘언어’에 관해 주목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외계 생명체들의 언어다. 문자 대신 색채로, 문서나 책 대신 그림으로 기록을 남기는 그들의 언어. 그러니 풍경이 말이 되고 빛과 어둠이 말의 의미를 결정할 터였다.”([할머니 우주인 할매 시인], 《한겨레신문》)

갑자기 웃음이 나왔다. 마음이 느슨해졌다. 눈앞의 루이가 바로 며칠 전까지 함께 지내던 바로 그 루이처럼 느껴졌다. 루이는 희진을 보고 있었다. 그리고 희진의 뒤로 펼쳐진 노을을 보고 있었다.
“그럼, 루이. 네게는…….”
희진은 루이이 눈에 비친 노을의 붉은 빛을 보았다.
“저 풍경이 말을 걸어오는 것처럼 보이겠네.”
희진은 결코 루이가 보는 방식으로 그 풍경을 볼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희진은 루이가 보는 세계를 약간이나마 상상할 수 있었고, 기쁨을 느꼈다.
- 「스펙트럼」 중에서

문학평론가 인아영은 스펙트럼에서 외계생명체인 ‘루이’와 주인공 ‘희진’이 첫 소통을 하는 장면을 인용한다. “이해 불가능성에 대한 이렇게 아름다운 장면을 본 적이 있던가. 루이는 희진에게 언제까지나 “마음을 다해 사랑하기에는 너무 빨리 죽어버리는, 인간의 감각으로는 온전히 느낄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완전한 타자”이다. 그러나 그 앞에서 희진은 이들을 이해하고 싶다는 마음을 버리지 못하고, 불가능을 알면서도 믿으려고 하며, 그들의 존재를 받아들이려고 한다. 지구에 돌아온 희진이 평생 수집했던 유리가 “보통의 감각으로 볼 수 없는 대상을 보게 하는 도구”라면, 이 아름다운 장면을 가능케 하는 외계 생명체와 다른 행성을 그릴 수 있는 SF소설은, 우리로 하여금 지금 여기의 세계를 새로운 감각으로 보게 하는 또 하나의 유리일 것이다.“(《현대문학》 2018년 9월호)
김초엽의 소설은 근사한 세계를 그려내는 상상력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우리를 돌아보게 하는 질문을 던진다. 타자를 알고자 하는 것은 사랑한다는 것의 다른 말이 아니겠느냐고.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는 상대를 완전하게 이해하는 방법이란 없는 거냐고 애타게 묻는 누군가에게. 김초엽의 소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문학평론가 인아영의 말로 갈음할 수 있을 것 같다. “불가능성을 껴안는 것”, 불가능성을 껴안고 고군분투하는 인물을 통해, 김초엽의 소설은 정답이 없는 불가능한 답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다섯 개의 위성이 뜨는 행성에 홀로 남겨져 외계인과 조우하게 되더라도(「스펙트럼」), 고통 없는 유토피아에서 짐짓 모르는 것처럼 질문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 때에도(「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세계를, 우리의 세계를 알아야겠다고 용기 내는 마음, 우리의 사랑과 우정을 말하며 지지 않는 마음, 분투하는 태도가 김초엽의 소설에는 있다.

올해의 책 추천평 (398개)

매년 진행되는 올해의 책 선정 행사에서 고객님들이 직접 작성해주신 추천평입니다.
2021
SF소설 대작
dpd***** | 2021.11.03
2021
추천합니다.
vip***** | 2021.11.03
2021
아이디어들이 좋고 너무 재밌게 읽었어요
yur***** | 2021.11.03
2021
가볍지 않은 SF
zin***** | 2021.11.03
2021
정말 재밌습니다.
hsk***** | 2021.11.03
2021
공생가설 읽고서 행복했습니다
dda***** | 2021.11.03
2021
추천합니다
zkr***** | 2021.11.03
2021
올해 상반기에 읽었지만 표지만 보면 아직도 그 감정의 여운이 떠오른다. SF가 이렇게 감성적일 수가 있었나, SF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놀라게 하는 책.
bul***** | 2021.11.03

회원리뷰 (419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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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주간우수작 인종과 계급, 세대 차이를 극복하는 페미니즘으로서의 김초엽의 소설들에 대하여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책*****우 | 2020-12-23

김초엽의 첫 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은 페미니즘의 ’(혹은 F)도 꺼내지 않지만, 이 소설집을 다 읽고 가장 먼저 느낀 소감은 김초엽은 페미니즘을 지향한다.’는 것이었다. 페미니즘을 전면에 내세우진 않았지만 여성서사로 꽉 채워진 소설들을 보며, 이 책이 독자들에게 전폭적인 지지와 사랑을 받은 건 ‘SF’여서기보다는 소설 속에 내재된 페미니즘적 메시지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엔 총 일곱 편의 소설이 실려 있는데, 특이하게도 일곱 편의 소설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은 모두 여성이다. 더욱이 그들 중 대부분은 과학자이다. 통상적으로 남성의 영역이라 생각되는 과학 분야에 종사하는 여성들을 전면에 배치시키면서, 김초엽은 과학기술과 인간에 대한 이야기로부터 인류 보편의 이야기로까지 서사의 영역을 확장시킨다.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에는 뛰어난 과학자 릴리 다우드나가 등장하는데, 이민자에 장애까지 있던 그녀가 완벽한 유전자를 조합했던 이유는 자신이 경험했던 장애나 차별, 혐오가 없는 세상을 바랐기 때문이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의 주인공 역시 여성 과학자다. 그녀는 딥프리징 기술을 연구하는 과학자였는데, 안티프리저를 개발하기 위해 가족들과 떨어져 홀로 지구에 남는다. 이 기술은 우주 개척의 다음 단계를 위해서도 의료계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했기에, 인류의 미래에 기여한다는 마음으로 그녀는 연구에 매진한다.

「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의 '재경 이모' 역시 인류 최초의 터널 우주 비행사로 선발된 과학자다.


김초엽의 이러한 전략은 매우 영리해보인다. 페미니즘을 전면에 내세웠을 때 쉽게 받게 될 비평들을 피해가면서 본인이 의도하는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페미니즘을 부각시키지 않음으로써 김초엽은, 독자들이 손가락이 아니라 손가락이 가리키는 달을 보게 하는 데 성공했다. 개인적으로는 이것이 이 소설집이 가진 장점이자 최대의 성과라고 생각한다.

 

<월간 채널예스> 12월호 커버스토리에는 김초엽의 인터뷰가 실려 있다. 여기서 김초엽은 SF소설 중 한 작품을 추천해달라는 인터뷰어의 요청에 한 작품을 추천하기는 정말 어렵다면서, 작가를 추천한다면 어슐러 K. 르 귄의 작품이라고 답변한다. 나는 이것이 김초엽과 김초엽의 글쓰기를 이해하는 단초라고 생각했다.

, 김초엽은 어슐러 르 귄을 통해서 자신의 작품관에 대한 어떤 힌트를 준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SF와 판타지 소설의 대표적인 (여성) 작가라고 할 수 있는 어슐러 르 귄 역시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지칭하거나 자신의 소설이나 자신의 소설에 대해 페미니즘을 직접적으로 거론하거나 언급한 적은 없지만, 누가 뭐래도 SF와 페미니즘을 접목한 선구자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르 귄의 대표작 중 하나인 『어둠의 왼손』 은 게센 행성을 배경으로 하는데, 이 행성에서는 성별의 구분이 없다. 다만 한 달에 한 번 무작위로 여성과 남성으로 바뀌는 때가 있을 뿐이다. 이런 설정은 남성과 여성이라는 이분법을 당연시하는 사회에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성역할과 관련된  많은 것들이 사실은 관습적인 고정관념들이라는 것을 은연중에 드러내는 것이다.

사실 이것이 SF가 가지는 미덕인데, SF가 이곳 아닌 다른 사회를 상상하게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페미니즘 역시 그러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페미니즘은 SF와 상당히 친화력이 있다.



 

페미니즘은 사회의 소외된 약자들을 품는다. 기실 역사 이래 지속되어온 남성 중심 사회에서 오랜 시간 약자였던 여성이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에 대해 관심을 갖는 건 자연스럽다. 르 귄 역시 젠더 문제뿐 아니라 인종 문제에까지 두루 관심을 가졌다. 앞에서 언급한 『어둠의 왼손』의 주인공은 흑인인데, 이 소설이 출간된 게 1969년이라는 걸 감안하면, 이 소설이 당시의 백인 중심 사회에 끼친 파장이 얼마나 컸을지 짐작할 수 있다.

 

어슐러 르 귄이 SF와 페미니즘을 결합하고, 성별과 인종의 장벽을 뛰어넘었던 것처럼 김초엽 역시 SF라는 도구를 통해 시대와 인간을 조명한다. 소설들의 배경은 가깝거나 먼 미래지만, 이 소설들을 통해 우리가 경험하고 사유하는 것은 지금, 현재, 우리가 사는 이 곳이다. 따지고 보면 미래를 통해 현재를 들여다보는 것이 SF라는 장르의 속성이기도 하다.

 

주목할 것은 김초엽의 여성 과학자들은 모두 실패를 경험하는데, 그 실패가 결코 끝은 아니라는 점이다.

앞에서 언급한 <채널예스>와의 인터뷰를 다시 한 번 살펴보자.

인터뷰어가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에서 가족이 있는 행성을 향해 수만 광년을 가로지르는 안나는 실패가 예정되어 있어요. 하지만 출발한 채로 여지를 남겨놓죠.”라고 말하자, 김초엽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저는 주로 그 가능성의 목격자를 쓰거나, 아니면 미래 세대에서 답을 찾는 것 같아요. 앞선 세대의 실패가 실패로 끝나지 않고, 다음 세대의 가능성이 될 수 있는 것들에 주목해요.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에 지켜보는 사람이 있잖아요. 지켜보는 사람의 변화를 끌어내는 것이 실패의 역할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에서는 미래 세대에 대한 가능성이 제일 크게 보였던 것 같아요.”

 

나는 여기서 실패와 오류를 인정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페미니즘의 가능성을 보았다.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의 릴리 다우드나는 분명 실패한 과학자다. 그의 기술은 오히려계급간의 차이를 견고히 함으로써, 이후의 세계는 악몽이 되었다. 그녀가 다른 행성에 새로운 마을을 만들기로 결심한 것은 자신의 실패를 인정했기 때문이다. (물론 완벽한 유토피아로 보이는 그 세계의 아이들 중 일부는 실패한 지구에서의 삶을 선택하는데, 김초엽의 인터뷰를 기초로 판단하자면 이조차 실패를 통해 다음 세대에 가능성을 열어준 것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의 주인공 안나는 과학자로서는 원하는 것을 성취했을지 모르지만 그로 인해 가족을 모두 잃었다는 측면에서 실패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소설의 말미에서 그녀는 불가능인 줄 알면서도 가족이 있는 곳으로 떠나는 선택을 한다.

 

「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는 다음 세대(자녀 세대)의 관점에서 이전 세대(부모 세대)의 실패를 들여다보고 해석하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텐데, 우주인이 된 가윤은 '재경 이모'가 무엇을 선택했느냐 여부와 상관없이 그녀는 자신의 영웅이라고 말한다. 사람들은 재경의 도전이 인류에게는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재경이 터널 너머에서 우주 저편을 최초로 마주할 때 이쪽 세계의 사람들에게는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그런 거시적인 관점의 답을 기대했(p.282), 이를 기준으로 하자면 재경의 선택은 실패이자 인류 전체에 대한 배신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가윤은 이모에게는 우주에 가지 않는 것이 해방인 게 아니었을까?”(p.307)라고 말할 정도로 성숙한 사고를 한다.

 

나는 이것이 페미니즘이 나아갈 바라고 생각한다. 페미니즘의 비판자들이 조목조목 지적하는 페미니즘의 문제점이나 한계들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으로 페미니즘이 실패했다고 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페미니즘은 실패와 오류를 인정하면서 앞으로 나아갈 것이며, 그 가운데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들과 연대하며 인간에 대한 이해의 폭을 점점 더 확장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관내분실」에서는 마인드를 통해 죽은 사람의 삶을 선명하게 이해하게 되고, 「공생가설」에서는 동물과 사람의 언어를 이해하는 프로젝트가 시행되기도 하는데,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동물이나 어린아이를 이해하는 것만큼이나 의사 소통이 가능하고 심지어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인간들 사이에서도 서로를 이해한다는 것은 어렵다. 심지어 부모자식 간에도 말이다.

이때 가장 쉽게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단념하고 포기하는 것이지만, 이해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수도 있다. 이러한 시도들이 인간 사이의 견고한 장벽을 허문다.

 

「공생가설」에서는 사람의 아이를 양육하는 외계인들이 등장한다. 성장하면서 모두 그들을 잊었을때 유일하게 그들을 기억한 사람이 류드밀라였다. 「스펙트럼」에서는 다섯 개의 위성이 뜨는 행성에 홀로 남겨져 외계인과 조우한 과학자 희진이 등장하는데, 희진은 결국 루이의 언어를 어렴풋이나마 이해하게 된다. 외계인과 사람 사이도 그렇다면, 인간 사이에도 이해라는 것이 가능하지 않을까? 노력만 한다면.

「관내분실」에서 엄마의 마인드를 만난 지민이 그랬듯이 말이다.

무슨 말을 하더라도, 그게 진짜로 엄마의 지난 삶을 위로할 수 있는 건 아니겠지만…… 이제…… 엄마를 이해해요.” (p.271)

 

이해를 통한 관계의 확장, 관계의 확장을 통해 더 많이 이해하게 되는 것, 이것이야말로 페미니즘이 지향해야 할 바라면, 김초엽의 소설들은 인종과 계급, 세대의 차이를 극복하는 페미니즘이 나아갈 바를 명확하게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매우 유의미하고 가치있다고 할 수 있겠다. 르 귄의 계보를 잇는 그의 소설 세계가 더욱 확장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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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주간우수작 그 미래의 구성원으로 살고 싶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자*련 | 2019-08-06

아름다움과 슬픔은 동격이다. 김초엽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을 읽고 나는 이런 문장으로 글을 쓰고 싶었다. 왜냐하면 이 소설집에 나오는 단편은 하나같이 아름답고 슬프기 때문이다. 아름다운데 왜 슬프냐고 묻는다면 당신도 이 소설을 읽어보면 알 거라 답하겠다. 미래의 삶을 상상한 SF 소설에 대한 나의 편견은 김초엽의 소설로 인해 전부 사라졌다. 한때 내게 과학 장르 소설은 이해하기 힘든 이야기였다. 상상할 수 없는 세계였다고 할까. 현재의 일상을 살아가는 이야기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여겼다. 김초엽이 안내하는 소설은 분명 현재가 아닌 가깝거나 먼 미래가 있다. 그런데 소설을 읽다 보면 이질감이 들지 않는다. 가상의 공간과 가상의 도시에서 살아가는 그들을 알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이 존재한다. 그곳을 탐험하고 거주한다. 새로운 생명체를 만나고 관계를 맺는다. 우리가 기존에 영화나 소설로 만난 이야기와 다른 건 없다. 하지만 뭔가 특별하다. 불편이라고는 존재하지 않는 평화로운 마을에서 열여덟 살이 되면 이동선을 타고 순례의 길을 떠난 이들이 돌아오지 않는 이유가 궁금한 데이지가 지구에 대해 들려주는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속 지구는 현재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모든 게 완벽하게 태어난 ‘신인류’와 그렇지 못한 ‘비개조인’으로 분류된 사람들, 과학자 릴리의 인공 배아 디자인이 성공하면서도 그렇게 되었다. 릴리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지구 밖에 새로운 마을을 만들었다. 어떤 장애가 있더라도 불행하지 않지 않고 상처를 주지 않는 유전자로 태어난 사람들. 지구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세계. 그런데 왜 순례자 가운데 돌아오지 않는 이들이 생겨났을까?

 

이제 나는 상상할 수 있어. 지구로 내려간 우리는 그 다른 존재들을 만나고, 많은 이들은 누군가와 사랑에 빠질 거야. 그리고 우리는 곧 알게 되겠지. 바로 그 사랑하는 존재가 맞서는 세계를. 그 세계가 얼마나 많은 고통과 비탄으로 차 있는지를. 사랑하는 이들이 억압받는 진실을. (중략) 그리고 그들이 맞서는 세계를 보겠지. 우리의 원죄. 우리를 너무 사랑했던 릴리가 만든 또 다른 세계. 가장 아름다운 마을과 가장 비참한 시초지의 간극. 그 세계를 바꾸지 않는다면 누군가와 함께 완전한 행복을 찾을 수도 없으리라는 사실을 순레자들은 알게 되겠지.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52~53쪽)

 

데이지가 상상하는 장면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오늘과 너무도 똑같다. 어딘가에서 끊임없이 이어지는 고통과 슬픔, 그것을 같이 나누는 연대의 모습. 과학의 발전이 불러올 인류가 소설과 다르다고 자신할 수 있을까. 완벽과 완전만 추구하는 세상에도 존재할 불완전한 삶을 향한 김초엽의 다정한 시선을 감지할 수 있어 좋다.

 

우주여행자를 위한 정거장을 관리하는 남자와 100년 동안 정거장을 점유하고 있는 안나가 나누는 이야기로 시작하는 표제작「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에서도 느낄 수 있다.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으로의 이주가 가능한 시대에 과학자인 안나는 지구에 남았고 남편과 아들은 슬렌포니아 행성계로 떠났다. 안나도 연구를 끝내고 가족이 있는 그곳으로 갈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구와 행성 간의 새로운 이동 수단인 웜홀 통로가 발견되면서 이전의 워프 방법을 이용해 운항하는 우주선은 사라졌다. 그 사실을 안나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녀는 가족이 존재했던 그곳으로 갈 수밖에 없다. 슬렌포니아 행성계로 향하는 일은 죽음을 의미하는 것일지라도.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조차 없다면, 같은 우주라는 개념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나? 우리가 아무리 우주를 개척하고 인류의 외연을 확장하더라도, 그곳에 매번, 그렇게 남겨진 사람들이 생겨난다면…….”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181쪽)

 

사회와 국가를 위한 성공, 그들을 위한 소수의 희생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세상을 생각한다. 우리가 그토록 꿈꾸는 우주는 정말 무엇일까 하는 의문과 함께 말이다. 문득, 오늘과 내일이라는 시간으로 사라지는 수많은 어제를 붙잡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진다. 안나 할머니가 느꼈을 그리움과 절망을 나는 짐작조차 할 수 없겠지만.

 

이처럼 김초엽은 과학적인 이론과 소재를 끌어와 이야기를 만들지만 그 안에는 우리 사회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소외, 그들이 받는 고통에 대해 주목한다. 비혼모의 48세 동양인이 우주비행사로 선발되는 과정을 다룬 「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도」과 소설집에서 가장 좋았던 「관내 분실」에서도 겹쳐진다. 죽음을 애도하는 미래의 방식으로 죽은 사람들의 정보를 데이터로 만든 ‘마인드’를 관리하는 도서관이 등장한다. 새로운 형태의 추모공원 같다고 할까. 마인드와 접속하여 죽은 자의 영혼과 만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소설에서 지민은 엄마를 잃어버렸다. 그러니까 엄마를 인식하는 마인드가 분실된 것이다. 소설은 임신한 지민이 죽은 엄마(은하)의 마인드를 찾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여성이 사회와 어떻게 단절되고 고립되는지 섬세하게 보여준다. 산후우울증을 심하게 앓고 딸에게 집착하는 은하를 이해할 수 없었던 지민이 임신을 통해 막연하게 느끼는 어떤 두려움. 그것은 지금 우리 시대의 여성이 경험하고 견디는 현실이다.

 

“마인드들은 우리가 생전에 맺었던 관계들, 우리가 공유했던 것들, 우리가 다른 사람의 뇌에 남기는 흔적들과 세상에 남기는 흔적들을 자신들의 방식들로 기억한다는 것이죠. 마인드와 자아의 관계에 대한 의문이 영원히 미해결로 남는다고 해도, 우리는 마인드를 통해 그들의 삶을 더 선명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관내 분실」, 257쪽)

 

나 아닌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은 가능할까? 이해한다는 것이 감정을 읽고 공유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낯선 행성에 도착해 외계 지성 생명체를 만나 그들과 지낸「스펙트럼」속 희진은 가능했을 것이다. ‘루이’로 불린 그들이 색채를 의미로 읽는다는 설정은 신선했다. 감정 자체를 조형화한 제품을 구매한다는「감정의 물질」에서는 자신의 감정을 상대가 이해하기를 원하는 인간 본연의 욕구를 생각하게 한다. 가장 가까운 이의 감정도 이해하려 노력하지 않는 인간과 「스펙트럼」속 ‘희진’과 ‘루이’를 비교하게 된다. 인간이 유년 시절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을 미지의 외계 생명체와의 공생으로 풀어낸 「공생 가설」을 통해서도 내밀한 관계를 말하는 듯하다. 타자를 이해하고 공감하고 배려하는 미래, 그것이 우리가 바라는 것이라는 걸 말이다.

 

현재를 살아가기에도 급급한 나는 우주를 살아가는 미래를 상상한 적이 없다. 그러나 김초엽의 소설을 통해 만난 미래라면 조금 달라진다. 조금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연대하고 공생을 꿈꾸는 사람들의 살아가는 미래, 나도 그 미래의 구성원으로 살아가기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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