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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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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요람

[ 양장 ]
커트 보니것 저/김송현정 | 문학동네 | 2017년 10월 18일 | 원서 : Cat's Cradle 리뷰 총점8.0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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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7년 10월 18일
쪽수, 무게, 크기 354쪽 | 496g | 130*200*30mm
ISBN13 9788954648677
ISBN10 89546486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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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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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2명)

1922년 미국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의 독일계 미국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인디애나폴리스의 쇼트리지고등학교에 다니며 교지 [데일리 에코] 편집자로 활동했다. 이후 코넬대학교에 진학하며 보니것 자신은 아버지처럼 건축을 공부하거나 인류학을 전공하고 싶어했으나, 집안의 반대로 생화학을 택한 후 전공 공부보다는 대학 신문 [코넬 데일리 선]에서 일하며 글을 쓰는 데 더 열중했다. 제2차세계대전이 발발했고, 좋지 않은 ... 1922년 미국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의 독일계 미국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인디애나폴리스의 쇼트리지고등학교에 다니며 교지 [데일리 에코] 편집자로 활동했다. 이후 코넬대학교에 진학하며 보니것 자신은 아버지처럼 건축을 공부하거나 인류학을 전공하고 싶어했으나, 집안의 반대로 생화학을 택한 후 전공 공부보다는 대학 신문 [코넬 데일리 선]에서 일하며 글을 쓰는 데 더 열중했다. 제2차세계대전이 발발했고, 좋지 않은 성적과 평화주의를 옹호하는 신문 기고로 인해 징계를 받은 후 대학을 그만두고 군에 입대한다.

1944년 전쟁이 막바지에 이를 즈음 유럽으로 보내졌고, 전선에서 낙오해 드레스덴 포로수용소에서 지내게 된다. 1945년 미영 연합군의 폭격으로 13만 명의 드레스덴 시민들이 몰살당하는 비극적 사건 한가운데 서게 됐던 이때의 체험은 이후 그의 문학세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전쟁이 끝나고 미국으로 송환된 후 시카고대학교 대학원 인류학과에 입학했지만 부양해야 할 가족이 있었던 그는 학위를 포기하고 생업에 뛰어들었다.

소방수, 영어교사, 자동차 영업사원 등의 일을 병행하며 글쓰기를 계속했고 [새터데이 이브닝 포스트], [콜리어스], [아거시] 같은 잡지에 단편소설을 정기적으로 기고했다. 1952년 『자동 피아노』를 출간하며 등단한 그는 『고양이 요람』(1963) 『제5도살장』(1969) 등을 세상에 선보이며 미국 문학사에 한 획을 그은 반전反戰 작가로 거듭났다. 이후 소설과 에세이 집필은 물론 대학 졸업식 연사 등으로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다 1997년 『타임퀘이크』를 마지막으로 소설가로서 은퇴를 선언했다.

2007년 맨해튼 자택 계단에서 굴러떨어져 머리를 크게 다쳐 몇 주 후 사망했다. 커트 보니것은 블랙유머의 대가 마크 트웨인의 계승자로 평가받으며, 리처드 브라우티건, 무라카미 하루키, 더글러스 애덤스 등 많은 작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그 밖의 대표작으로 『마더 나이트』 『나라 없는 사람』 『세상이 잠든 동안』 『그래, 이 맛에 사는 거지』 『아마겟돈을 회상하며』 등이 있다.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번역가 및 외서 기획자로 활동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이스트, 웨스트』, 『제이컵을 위하여』 등이 있다.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번역가 및 외서 기획자로 활동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이스트, 웨스트』, 『제이컵을 위하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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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p.334

출판사 리뷰

인류 파멸의 날에 관한 잔혹하고도 우스운 진실,
그 파멸의 목격자, 조나


그리 대단치 않은 저널리스트 조나는 1945년 히로시마에 떨어진 최초의 원자폭탄에 관한 책 『세상이 끝난 날』을 쓰기 위해 자료를 모으고 있다. 원자폭탄의 아버지라 불리는 필릭스 호니커 박사에 대해 알아보던 조나는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떨어지던 날, 박사가 집에서 ‘고양이 요람’이라는 실뜨기 놀이를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또한 호니커 박사는 지구 멸망을 초래할 수 있는 또다른 살상무기인 아이스-나인을 개발했는데, 그 신물질을 세상에 발표하기 전에 석연치 않게 급사하고 만다. 그리고 조나는 우연한 기회로 호니커 박사의 유산―그의 세 자녀와 아이스-나인―이 있는 카리브해의 작은 섬나라 샌로렌조 공화국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

나를 조나라고 부르라. 내 부모님은 그렇게, 아니 얼추 그렇게 불렀다. 그분들은 나를 존이라고 불렀다. 조나, 존. 설령 내 이름이 샘이었다 해도, 나는 여전히 조나 같은 인물이었을 것이다. 내가 남들에게 불운을 가져다주어서가 아니라, 누군가가 혹은 무언가가 어김없이 나를 특정 시간, 특정 장소에 데려다놓았기 때문이다. 고전적이면서도 별난 교통수단과 동기가 주어졌다. 그리고 예정대로, 매번 정해진 순간, 정해진 장소에 이 조나가 있었다. _본문 중에서

“나를 조나라고 부르라.”『고양이 요람』의 첫 문장이다. 구약성서의 요나, 혹은 『모비 딕』의 이스마엘이 떠오른다. 요나는 여호와의 명령에 따라 앗수르인들에게 파멸이 도래했음을 알려야 했지만, 그 임무를 피하기 위해 도망치다 폭풍을 만나 고래 뱃속에 갇히고 만다. 그러나 회개를 통해 구원받아 자신의 임무를 완수한다. 이스마엘은 광적으로 모비 딕을 쫓던 에이허브 선장의 파멸을 지켜보고 살아남아 그 이야기를 전하는 인물이다. 이런 맥락에서 『고양이 요람』의 조나는 파멸의 예언자이자 목격자이자 기록자로 읽힌다. “누군가” 혹은 “무언가”에 의해, 그리고 “예정되어 있던 대로” 조나는 인류 파멸의 날에 관한 잔혹하고도 우스운 진실을 맞닥뜨린다.

“이제 과학이 죄악을 알게 되었군요.”

폭탄이 터진 후에, 그러니까 미국이 폭탄 하나로 도시를 통째로 쓸어버릴 수 있다는 사실이 확실해진 후에, 어떤 과학자가 아버지를 돌아다보며 이렇게 말했답니다. “이제 과학이 죄악을 알게 되었군요.” 그랬더니 아버지가 뭐라고 했는지 아십니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죄악이 뭐요?” _본문 중에서

아들 뉴트와 직장 동료들의 입을 통해 전해들은 생전의 호니커 박사는 분명 평범한 인물은 아니었다. 그는 타고난 천재 과학자였고, 자신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일 외에는 세상 모든 것에 무관심했으며, 자녀들과 놀아주기는커녕 그들에게 좀처럼 말도 걸지 않았다. 도시 전체를 날려버린 원자폭탄을 만든 것도, 인류 파멸을 가져올 수도 있는 아이스-나인을 만든 것도, 그에게는 ‘고양이 요람’ 실뜨기 놀이처럼 순전히 놀이거리에 불과했다.

“가끔 그자가 죽은 채로 태어난 건 아닐까 궁금하다오. 나는 살아 있는 사람에게 그토록 무관심한 인간을 본 적이 없소. 윗자리에 있는 사람들 중에는 돌처럼 차갑게 죽어 있는 자들이 너무나 많소. 이따금 그게 이 세상의 문제라는 생각이 들어요.” _본문 중에서

커트 보니것은 제너럴 일렉트릭사에서 홍보 담당자로 일한 적이 있었는데, 이때의 경험을 통해 『고양이 요람』 속 호니커 박사에 관한 아이디어를 얻었다. 홍보 담당자로서 보니것의 업무는 그곳의 과학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보도자료를 작성하는 것이었다. 그 일을 하면서 보니것은 과학기술의 진보가 안고 있는 모순과 그것의 도덕적 책임에 무관심한 다수의 과학자들에 몹시 놀라게 된다. 본디 과학기술의 진보는 인류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기 위해, 혹은 인류의 지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그것의 개발자나 사용자가 아무런 윤리의식을 가지지 못할 경우에는 어느 도시 하나를 통째로 날려버릴 수도, 인류 전체의 공멸을 가져올 수도 있다. 『고양이 요람』은 과학을 맹신하는 사회와 그것의 진보에 대한 도덕적 책임을 다하지 않는 이들이 있는 한, 인류에 희망은 없다고 일침을 날린다.

“고양이가 보이세요? 요람이 보이세요?”

아들 뉴트의 기억에 따르면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떨어지던 날, 호니커 박사는 자기 서재에서 고리 모양 끈을 만지작거리다가 ‘고양이 요람’이라는 실뜨기 모양을 만들어낸다. 그러고는 거실에서 혼자 놀고 있던 어린 뉴트에게 다가와 그걸 보여주며 이렇게 묻는다. “고양이 요람이야. 고양이 요람 보여? 귀여운 야옹이가 어디에서 자고 있는지 보여? 야옹. 야옹.” 그러나 어린 뉴트의 눈에 보인 것은 그저 실로 만든 X자 다발과 그 뒤로 보이는 아버지의 추악한 얼굴뿐이었다.

“아이들이 서서히 미쳐간다고 해도 놀랄 일은 아니죠. 고양이 요람이라는 게 두 손 사이에 있는 X자 다발에 불과한데도, 꼬맹이들은 그 X자를 보고, 보고, 또 보고…… 그런데, 빌어먹을 고양이도 없고, 빌어먹을 요람도 없죠.” _본문 중에서

그 X자 다발에 ‘아기 고양이가 잠들어 있는 요람’이 있다고 믿는 이는 실뜨기 놀이를 재미있게 즐길 수 있지만, 믿지 못하는 이는 괴롭고 혼란스럽기만 하다. 그렇다면 ‘고양이 요람’이란 고통스럽고 추악한 현실을 가리기 위해 만들어낸 모든 거짓―정치 이념, 국가 이데올로기, 종교, 진보에 대한 환상 등―과 그 거짓으로 유지되는 사회 시스템을 가리키는 게 아닐지. 그 거짓을 믿으면 마음의 평안과 행복을 얻지만 믿지 못할 경우 그 속에서 서서히 미쳐갈 뿐이다.

“바보처럼 굴지 마라!
당장 이 책을 덮어라!
이 책은 거짓말일 뿐이다!”


카리브해의 섬나라 샌로렌조 공화국에는 보코논교라는 종교가 있다. 보코논교 신도인 게 드러나면 모두 갈고리에 꿰여 사형을 당하는 법이 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샌로렌조 국민들 모두가 밝혀지지 않은 보코논교 신도이다. 샌로렌조에서 보코논교를 금지시킨 사람은 바로 보코논교의 창시자인 보코논이다. 사람들의 신앙심에 열정을 부여하기 위한 조치였던 셈이다.

애통하게도 현실은 거짓말을 필요로 하지만, 애통하게도 현실에 대해 거짓말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_본문 중에서

배가 난파되어 우연히 샌로렌조 공화국에 이른 보코논은 가난과 질병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보고서 그곳을 유토피아로 만들어보려고 마음먹는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모두를 위한 좋은 먹을거리, 근사한 집, 좋은 학교가 있어야 하고 높은 수준의 의료 기술과 경제가 뒷받침되어야 했다. 하지만 보코논에게는 그 모든 걸 제공할 방법이 없었고, 그 대신 가짜 종교를 창시했다. 보코논교는 국민들에게 크나큰 위안과 행복을 주었다. 사람들은 신앙생활을 하며 힘든 현실을 잊어버릴 수 있었다. 보코논은 종교의 교리가 담긴 책을 쓰며 제일 앞에 이렇게 적었다. “바보처럼 굴지 마라! 당장 이 책을 덮어라! 이 책은 포마일 뿐이다!”(‘포마’란 보코논교 용어로 ‘무해한 거짓말’을 뜻한다.) 사람들은 “잔인하고 야비”한 진실 대신 달콤한 거짓말을 택했다. 거짓 성자 보코논이 만든 거짓 종교 보코논교의 거짓말이 샌로렌조 공화국을 완전히 지배한 것이다.
그리고 『고양이 요람』의 책머리에서 보니것은 이렇게 경고한다. “이 책의 어떤 내용도 진실이 아니다. 그대를 용감하고 친절하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하는 포마에 따라 살지어다.”이 책을 읽으며 무해한 거짓을 보든, 잔인한 진실을 마주하든, 그것은 우리의 선택에 달렸다.

“나는 무엇이, 어디에서, 어떻게
잘못되었는지 알고 있었다.
그래서 뭐?”


‘대다수의 인간들만큼이나 근시안적인 제 자식들에게 아이스-나인 같은 장난감을 건네주는 필릭스 호니커 같은 사람이 있는데, 대체 인류에게 어떤 희망이 존재할 수 있을까?’ _본문 중에서

최초의 원자폭탄과 호니커 박사에 대해 조사하던 일, 샌로렌조 공화국에서 있었던 일련의 무시무시한 사건들을 회상하며, 조나는 무엇이, 어디에서, 어떻게 잘못되었는지 깨닫고 후회한다. 하지만 소용없는 일이다. 시간은 이미 지나버렸다. 지구 전체를 날려버릴지 모를 살상무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자녀들 손에 넘겨버린 호니커 박사와 아버지가 남긴 아이스-나인을 팔아 남편을 사고, 마음에 드는 여인과의 하룻밤을 사고, 가난한 섬나라의 장관직을 산 세 자녀들 덕분에 인류 멸망의 씨앗이 전 세계 곳곳에 퍼지게 되었다.

어떠한 가치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그 사실을 기록한다. 보코논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한다. “모든 것을 기록하라.” 물론, 실제로 보코논이 말하는 바는 역사를 기록하고 읽는 행위가 정말 무용한 짓이라는 것이다. “과거에 대한 정확한 기록이 없다면, 남성과 여성 들이 무슨 수로 미래의 심각한 실수를 피할 수 있겠는가?” 보코논은 이렇게 반어적으로 묻고 있다. _본문 중에서

조나는 보코논의 가르침에 따라 그 동안의 일들을 모두 기록으로 남긴다. 그러나 그는 알고 있다. 이 역사를 기록하는 것도, 읽는 것도 모두 소용없는 일이란 걸 말이다. 그동안의 기록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같은 실수를 끝없이 반복해왔고, 그 반복에 반복을 거듭하는 동안 희망의 가능성은 점점 줄어가고 있다. 그러나 조나는 끝까지 기록한다. 그것에 어떤 가치가 있을지도 모르면서, 그걸 읽고도 아무것도 깨닫지 못할 어리석은 인간들을 위해.

“성숙이란 어떠한 치료제도 없는 씁쓸한 실망이다.
혹시 웃음이 만병통치약이라면 모를까.”


보니것은 인류 파멸의 날과 그것을 초래한 인간의 어리석음을 그리면서도 특유의 블랙유머를 잃지 않았다. 유쾌하고 위트 있는 풍자에 우리는 실소를 터트리기도, 묵직한 냉소를 머금기도 한다. 마치 그 고통스러운 진실 앞에 보일 수 있는 반응이란 웃음밖에 없다는 듯이. 웃지 않으면 도저히 괴로움을 견디지 못하고 무너져내리기라도 할 것처럼. 어쩌면 인생이란, 인류의 역사란 우리가 결코 이해하거나 예측할 수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알 수 없는 인생,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미래를 가지고 아등바등하는 인간들에게 보니것은 이렇게 말한다. “애쓸 것 없소, 그냥 이해하는 척만 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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