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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4년 05월 0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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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71쪽 | 364g | 125*208*20mm |
ISBN13 | 9788934967866 |
ISBN10 | 8934967862 |
2024년 04월 12일 ~ 2024년 04월 30일
2024년 03월 20일 ~ 2024년 04월 30일
4월의 굿즈 :책가도 독서대/스마트폰 거치대/우양산/북 스토퍼/우드 센서 무드등
2024년 03월 29일 ~ 2024년 04월 30일
상시
30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당신은 '주말을 위해' 사는가, '주말 동안만' 사는가?" (p34)
일상을 성실하게 버텨내는 사람들은 위대하다. 그렇지만, 늘 회의하고 산다면, 슬픈 일이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건 일상으로부터 탈출해 새로운 세계와 삶으로 빠져들고 경험하고 싶은 욕망 때문이다. 하지만, 1시간이나 2시간으로 너무 짧은 게 흠이다. 여행을 떠나는 것도 마찬가지다. 1년 동안 손꼽아 기다려온 며칠 간의 여름휴가가 끝나면, 허무해진다.
그렇다고, 주말만 손꼽아 기다려 여행만 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런 면에서 책으로 떠나는 여행만큼 즐거운 여행도 없다. 시공간을 넘나들고, 저자의 삶과 경험 속으로 빠져드는 체험이라니! 영상매체나 게임처럼 몰입하기가 쉽지 않지만, 제대로 된 만남은 그에 비할 바가 아니다. 눈으로 보는 것과, 머리와 마음으로 읽는 건 천양지차다. 역사와 철학, 문학으로의 여행. 그런데, 한 사람의 자전적 에세이를 읽는 것도 아주 새로운 경험이다.
한때 자기계발서가 붐을 이루었다. 호황일수록 이런 책들은 희망찬 얘기로 포장한다. 하지만, 자신의 경험과 실천을 바탕으로 들려주지 않고, 그 경험과 실천이라고 하더라도 자신의 특별한 경험과 운을 너무 일반화시키는 감이 없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독서 초심자들의 경우 그런 저자와 책에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부작용까지 발생한다. 이런 책들은 결코 따라할 수 없는 방안들을 제시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걸 실천하지 못해 좌절하고 자책하게 되니까 말이다. 그래서, 자기계발서 작가들만 책을 팔아 성공하고, 그 책을 본 사람은 그 성공에 들러리일 뿐이라는 말까지 떠돈다.
자기계발서야 말로 저자의 삶과 그의 경험에 공감하지 않으면 몰입하기가 쉽지 않다. <회사를 떠나기 3년 전>은 그의 전작 <내 인생의 첫 책 쓰기>처럼 진정성 있게 다가온다. 책 곳곳에 녹아 있는 자신의 경험과, 인문적 사유에서 길어올린 글 때문이다. 안정적인 회사를 그만두고, 자유를 선택할 때 과연 후회 없는 선택인지 며칠 동안을 불면의 날들을 보내고, 지향이 맞는 사람들과 여러 가지 사업 모델을 검토했지만, 실행력이 부족해 시작하지 못한 경험들도 어떤 의도로 시작했고,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떤 결과를 얻었는지 조근조근 들려준다.
담론만 무성하고 구체적인 실행방안들은 갖춰져 있지 않고, 가슴에 불만 지르는 책들도 있다. 멋지기는 하다. 하지만, 그걸 구현할 방안이 마련돼 있지 않으면 공허하고, 무책임하기까지 하다. 그리고, 지향점이 불분명한 정보와 실용적인 방법들의 나열만 있어도 무엇을 위해, 왜 해야 하는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한다. 정신과 육체는 하나이듯, 총론과 각론은 함께 가야 한다. 지향과 가치도 중요하지만, 구체적인 실행 방안과 사례도 중요하다.
사람에 따라 마음을 울리는 글에 더 끌리는 총론적인 사람이 있고, 구체적인 실천 방안들에 더 끌리는 각론적인 사람이 있다. <회사를 떠나기 3년 전>은 그 총론과 각론이 균형감 있게 제시돼 있다. 저자의 자전적 에세이에다 구체적인 인생 로드맵을 설계할 수 있는 워크북을 얹어 놓은 모양새다. 저자의 인문적 사유와, 실천적 경험들이 버무려진 결과다.
책의 전반을 흐르는 분위기는 저자가 사부로 모신 고 구본형의 글을 닮았다. 깊은 사유에서 오는 사색적인 글이 바탕에 깔려 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관조적인 삶' 그대로다. 그래서, 자기 삶의 철학을 세우기 위해 인문학, 그 중에서도 철학을 읽자고 말한다. 자신의 "철학이 없으면 남이 하는 생각으로 살아가기 때문이다.
감정일기를 쓰는 걸 권유하고 있는 것도 인상적이다. “하루를 되돌아보며 인상적인 사건 한 가지를 시작부터 끝까지 간단하게 묘사한다(역사), 그 사건에 대해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솔직하게 기술하고(문학), 왜 그런 감정을 느꼈는지를 곰곰이 생각한 후에 적어본다(철학). 마지막으로, 같은 일이 훗날 다시 찾아왔을 때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를 기록한다(경영).”(p39) 인문학의 실천이 먼 곳에 있지 않다. 인문과 경영의 행복한 만남이다.
책의 구성도 질문에 대한 응답의 형식이어서 친절하고, 흐름이 좋다. 나는 어디에 있는지(1장), 내가 갈 곳은 어디인지(2장), 나는 무엇으로 전문성을 키울지(3장), 평생을 함께 할 파트는 어떻게 찾을지(4장), 내게 맞는 평생 직업은 무엇인지(5장), 과연 최선의 선택인지(6장), 자기혁명을 완성하는 단계는 무엇인지(7장) 담담하게 들려준다.
<회사를 떠나기 3년 전>이라는 제목을 달았지만, 회사를 빨리 떠나라고 권유하는 내용은 아니다. 직장생활에 매너리즘을 느끼는 사람들, 언제든 떠나야 할 직장에서 어떻게 배우고, 업무능력을 키울지, 그리고 새로운 삶의 준비를 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내용들이다. 물론, 그의 경험이 독자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직장을 떠나야 하는 건 시기가 다르다 뿐이지 모두가 떠나야 하지 않는가.
직장생활에서 흥미와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는 사람들, 무언가 새로운 자극을 통해 삶의 전환점을 만들고 싶은 사람들, 특히 조직에서 떠날 시기가 가까워져 누군가로부터 살아 있는 경험과 조언을 듣고 싶은 사람들에게 맞춤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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