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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09년 09월 0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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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108쪽 | 280g | 153*200*20mm |
ISBN13 | 9788954608725 |
ISBN10 | 89546087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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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시
며칠 전 저녁 나와 동생은 일기를 쓰고 엄마는 곁에서 책을 보시며 혼자 ‘큭큭’ 대며 웃고 계셨다. 난 뭐가 그리 재미있나 하여 살며시 엄마 곁으로 다가가 보았다. 엄마는 얼마 전 내가 대출하고서는 보지도 않은 『쫀드기 쌤 찐드기 쌤』을 읽고 계셨다. 엄마는 이 시집에서는 아이들의 살 냄새, 사람들의 땀 냄새, 바다의 냄새가 나 저절로 웃음이 배어나고 마음이 따스해 지는 시가 담겨 있다고 말씀하셨다. 거실 한 귀퉁이에 있던 이 책『쫀드기 쌤 찐드기 쌤』을 읽게 된 이유는 모두 엄마 덕분이다.
나는 쓰던 일기를 살짝 미루어 두고 엄마 곁에 누워 엄마와 함께 책을 보기 시작했다. 엄마는 보고 계시던 것을 접고 다시 처음부터 그것도 이 책의 작가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부터 내게 하셨다. 이 책의 지은이이신 최종득 작가님은 우리 엄마와 비슷한 점이 아주 많았다. 첫 번째로는 엄마와 출생연도 같다는 것, 두 번째는 초등학교 선생님이시라는 것, 마지막으로 엄마랑 같은 진주 교대를 나왔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우리 엄마와 최종득 선생님은 동문이신다. 엄마와 이렇게 비슷한 점이 많아 나는 이 책이 더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엄마와 나는 한 편씩 번갈아 가며 시를 낭송하기 시작했다.
먼저 나의 차례에 나는 제목에 적힌 ‘쫀드기 쌤 찐드기 쌤’을 먼저 읽었다. 이 책은 시집인데 ‘쫀드기 쌤 찐드기 쌤’만 읽어도 감탄사가 나올 만큼 아주 대단하고 재미있는 책이었다. 이 책에 나오는 아이들은 자기네 반 담임 선생님이 자기와 같이 놀아 줄 때에는 맛있는 쫀드기 과자처럼 좋다며 쫀득쫀득 쫀드기 쌤이라 하고 공부를 시작하자고 하면 징그러운 진드기 벌레처럼 싫다며 찐득찐득 찐드기 쌤이라 한다. 교장 선생님이나 다른 선생님들이 있을 때도 예외는 없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이 반 아이들의 용기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다른 선생님들 앞에서도 용기 있게 선생님의 별명을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렇게 생각하기도 한다. 이 선생님은 참 행복한 사람 같기도 하다. 왜냐하면 반 아이들이 선생님에 대해 이렇게 관심을 가져주고 선생님의 별명까지 지어주니 말이다. 나도 다음에 선생님이 된다면 이 동시에 나오는 선생님처럼 별명도 얻을 수 있고 반 아이들이 아주 편하게 느낄 수 있는 선생님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겠다. 그런데 우리 엄마는 엄마반 아이들에게 어떻게 불릴까? 갑자기 엄마의 별명이 궁금해진다.
내가 ‘쫀드기 쌤 찐드기 쌤’ 말고도 재미있게 읽은 동시가 몇 가지 더 있는 데 먼저 소개할 것은 ‘멸치가 먼저다’ 이다. 제목부터 독특한 이 동시는 멸치를 말릴 때 비가 오면 자기가 하던 일을 멈추고 멸치부터 걷는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젖 먹이던 엄마도, 허리 아파 보건소 가던 할머니도 멸치를 다 걷고 나서야 다시 할 일을 하신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마직막 연에서 ‘사람보다 멸치가 먼저다’ 라는 행에서는 선생님이 사시는 거제에서는 정말 멸치를 귀하게 여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곁에서 엄마는 이 바닷마을 사람들의 힘겨운 삶의 모습이 느껴져 마음이 아프다고 하셨다.
재미있었던 시는 많았지만 마지막으로 나는 ‘시 공부’ 라는 시가 내 마음에 쏘옥 들었다. ‘시 공부’ 라는 시는 말 그대로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재미있게 시를 들려주는 이야기이다. 다들 별로 재미없었을 것 이라고 느껴졌을 것이다. 하지만 난 다르다. 난 책을 재미나게 읽어주는 선생님의 모습이 너무 멋질 것이라고 느껴진다. 왜냐하면 나는 개인적으로 선생님이 아주 자상하신 모습으로 동화 구연 하듯이 재미있게 읽는 모습이 재미있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 수업을 하실 때의 선생님은 분명 아이들의 ‘쫀드기 쌤’ 이셨을 것이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을 시로 표현하고 있는 이 시집의 시는 정말 모두가 소중하고 하나 하나가 머리 속에 남는다. 특히 우리와 같은 아이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 더 가슴에 와 닿는 것 같다. 따스함이 가득 담겨 있고 우리 엄마의 말처럼 사람 냄새, 땀 냄새, 바다의 냄새 그것도 아주 기분 좋은 냄새가 가득한 이 책을 친구들에게 꼭 권해 주고 싶다. 아직 이 책의 제목도 모르는 우리 아빠에게도...
못말리는 내동생
내동생은 투덜쟁이
아파도 남탓
장난감이 재미없어
남탓
내동생은 엄살쟁이
눈물방울보다
코딱지보다
작은상처에도 징징
내동생은 늦잠꾸러기
엄마께서 널어놓은
아침 빨래보다 늦게
일어나는 잠꾸러기
내동생은 연예인
TV보면 멋진용사
음악 들으면 아이돌
투덜대고 징징대고
잠꾸러기여도
나를 누나라고 부르는
귀여운 내동생
나도 시를 쓰니깐 작가가 된 것 같습니다. 나도 시를 쓰니까 작가 선생님의 마음을 알게 되고 시의 이야기도 잘 알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나도 써 보았는데 구름빵에 앉은 것 같았습니다. 나에게 7살 남동생이 있습니다. 투덜대고 징징대고 대들고 어떨땐 동생 때문에 피곤하고 귀찮아서 동생이 없었으면 할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집에서 엄마 다음으로 나를 제일 많이 불러 줍니다. 기분좋게 잘놀때는 내가 가끔 엄마인가 하고 생각도 합니다.
동생은 막내라서 안되는 것도 때를 써서 억지로 할려고 합니다. 엄마 말씀처럼 공부를 저렇게 해야 되는데 공부를 잘 안합니다. 내가 가르쳐 줄려고 하면 다 안다고 해서 문제입니다. 내년에 초등학교 입학해서 1학년이 되는데 너무 걱정이 됩니다. 선생님께 받아쓰기 못해 혼날까봐 걱정되고 아직 젓가락 사용을 잘못해서 급식을 못먹을 까봐도 걱정됩니다. 하지만 동생의 좋은 점도 많습니다. 달리기랑 줄넘기를 나보다 더 잘합니다. 또 춤도 잘 추고 노래도 좋아합니다. 학교가면 인기가 많을 것 같습니다. 동생이 나를 괴롭힐때는 악마 같지만 동생없는 친구들 보다는 누나라고 불러주는 동생이 있어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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