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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통과한 밤

기준영 | 문학동네 | 2018년 09월 19일 리뷰 총점9.4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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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9월 19일
쪽수, 무게, 크기 284쪽 | 390g | 145*210*20mm
ISBN13 9788954653046
ISBN10 8954653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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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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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1명)

2009년 문학동네신인상에 단편소설 「제니」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연애소설』 『이상한 정열』, 장편소설 『와일드 펀치』 『우리가 통과한 밤』이 있다. 제5회 창비장편소설상, 제5회?제7회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2009년 문학동네신인상에 단편소설 「제니」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연애소설』 『이상한 정열』, 장편소설 『와일드 펀치』 『우리가 통과한 밤』이 있다. 제5회 창비장편소설상, 제5회?제7회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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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작가의 말」중에서

출판사 리뷰

“언니가 나를 왜 끊어내지 못하나 생각해보세요.”

난생처음 화제의 연극 무대에 출연하게 된 채선과
그 연극을 보고 단숨에 그녀의 팬이 된 지연
더이상 누군가에게 무엇도 될 수 없을 것 같다는 두려움을 지나
내가 더없이 나인 것 같은 열기에 빠져들기까지 통과한 세 번의 계절

언론에서 떠들썩하게 조명하는 연극에 출연하게 되었지만 그런 호들갑과는 달리 채선에게는 연극배우로서 무언가를 이루어야겠다는 욕망이 없다. 그저 마흔 살을 앞두고 일어난 작은 해프닝으로 넘겨버릴 뿐. 연극에 있어서도, 관계에 있어서도 무언가를 간절히 원하지 않던 채선의 삶은, 그러나 그녀를 찾아와 팬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지연으로 인해 이전과는 다른 축으로 기울게 된다. 누군가의 욕망의 대상이 되는 것에 흥미가 없는 채선과 달리, 지연은 자신이 어떻게 행동해야 사람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는지 아는 인물이다. 그 당당함으로 채선을 향한 마음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며 지연은 그녀에게 맹렬히 돌진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의 눈길을 끄는 건 채선과 지연이 스무 살 가까운 나이 차와 동성연애라는 이중의 압박 속에 자리해 있다는 점이다. 이 경우에는 대개 두 인물을 둘러싼 ‘바깥’의 압력이 비중 있게 다루어지리라 짐작하기 쉽다. 하지만 『우리가 통과한 밤』은 그에 대해 길게 묘사하지 않는다. 다만 소설은 채선과 지연 두 사람이 서로를 끌어당기고 밀어내는 가운데 일어나는 마음의 작용 그 자체에 집중한다. 크리스마스쯤에 만나 이듬해 가을에 이르는 짧지 않은 세 번의 계절 동안 채선과 지연이 주고받은 그림엽서와 편지, 두 사람이 만들어 먹은 음식, 둘만의 놀이를 차곡차곡 그려나감과 동시에 그만큼이나 쌓여나가는 감정의 무늬를 세세히 묘사하는 것이다.

한편 채선과 지연이 주고받는 감정의 무게가 만만치 않으므로 자칫 무거워질 수 있음에도 이 이야기가 활기를 잃지 않는 건, 이 묵직한 감정 사이를 파고드는 다른 인물들 덕분이다. 고아인 지연의 후견인이자 덕망 있는 중견 배우인 문주성은 인생의 고비를 성실히 넘겨온 사람만이 지닐 수 있는 품위와 노련함으로 채선과 지연이 갈팡질팡할 때마다 든든히 뒤를 받쳐주고, 채선의 오래된 친구인 소민과 연극을 통해 알게 된 새로운 친구 전노아는 자신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려는 채선을 바깥으로 불러내어 햇볕을 쏘이게 한다. 그리고 지연을 짝사랑하는 동헌이 작품에 불어넣는 생기 역시 인상적이다. 채선과 지연의 관계를 못마땅하게 여기면서도 얼결에 사랑의 증인이 되어 두 사람과 함께 걸어나가는 모습은 『우리가 통과한 밤』의 가장 뭉클한 장면 중 하나일 것이다.

어두컴컴한 밤의 한가운데로 갑작스레 내몰린다 해도, 외부의 캄캄한 어둠이 아닌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을 믿기로 한다면 아무것도 거리낄 게 없다는 듯이 기준영은 채선과 지연이, 그리고 그 둘을 둘러싼 사람들이 서로 나눠 가지는 마음에 대해 차분하게 그려나간다. 비극과 불행에 대해 넘겨짚기 쉬운 밤이라는 시간에, 기준영은 남은 삶에서 기대할 게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한 순간 찾아온 사랑과 우정, 그리고 그로 인해 삶의 테두리가 확장되는 일의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추천평

반드시 단 한 권의 연애소설을 읽어야 한다면 나는 기준영의 책을 고를 것이다. 그녀는 결핍을 이해하는 작가다. 그녀의 인물들은 외로움을 파고드는 대신, 발 마사지를 받으며 오늘도 누군가 나타났구나, 그러니 떠나가겠구나, 그렇게 중얼거리다 까무룩 잠든다. 그들은 누군가를 기억하게 되면, 잊어야 하는 순간 역시 자주 찾아온다는 걸 안다. 그래서 상대에게 아무렇지 않게 이별을 고하고 그만큼 아무렇지 않게 일상을 산다. 그녀의 소설이 아름다운 건,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그들을 지켜보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너를 사랑하고 우리가 함께라는 사실을 확신하는 얼굴. 그래서 나는 기준영의 소설을 읽을 때면 늘 설렌다. 두 사람의 손이 맞닿는 순간, 그러니까 누군가 내민 손을 또다른 누군가 붙잡은 순간, 그들이 통과한 밤의 영원함이 내게도 다가오기 때문이다.

- 강화길 (소설가)
삶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은 고독하거나 외롭거나 둘 중 하나의 상태에서 살아가기 쉽다는 쓸쓸한 진실이다. 누구도 자신을 욕망하지 않도록 작아지거나 누군가에게 걸려들기를 자처할 수밖에 없는, 어느 쪽이건 살아 있음의 생기와는 거리가 먼 상태 말이다. 이 이야기는 막 마흔이 된 연극배우 채선과 그녀의 팬 스물세 살 지연, 바로 그 고독과 외로움이 서로를 알아보던 밤에 관한 것이다. 오래 고여 있어 멈춘 듯했던 그들의 감정이 차오르며 서로에게로 쏟아질 때, 우리는 자신이 머물기로 선택했던 상태를 낯설게 되짚어보게 된다. 순간이나마 그 자리에서 움직일 수 있다면, 다시 돌아오더라도 그전과는 같지 않으리란 또다른 진실을 깨달으며.
- 황예인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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