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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6년 10월 1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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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양장 도서 제본방식 안내 |
쪽수, 무게, 크기 | 192쪽 | 294g | 127*188*20mm |
ISBN13 | 9788937473135 |
ISBN10 | 89374731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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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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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시
영화로 한번 책으로 한번 세트 핑거스미스 + 82년생 김지영 + 벌새
전3권
조남주,김보라,최은영,남다은,김원영,정희진,앨리슨 벡델, 세라 워터스 공저/최용준 역 | YES24 | 2019년 12월 19일
47,340원 (10% 할인)
828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82년생 김지영』은 성당에서 복사(가톨릭 성당에서 미사 때에 시중을 드는 사람)를 하는 여학생에게 선물을 하기 위해 구입한 책이다. 내게 있어서 책을 선물하는 것은 거의 생활화되었다. 인터넷서점에서 매월 5권 분량의 도서 지원비를 받고 있으며, 그중 2~3권 이상은 선물을 하고 있으니, 금전적으로 인색한 편인 내가 남에게 베푸는 거의 유일한 분야가 책일 것이다. 이 책은 주말에 성당에서 여학생을 만나서 주기로 했으니 2~3일의 여유가 있어서 펼친 책이다. 그렇게 만난 책에서 어떤 인상을 받았는지 몇 가지만 적어보겠다.
첫째, 책장을 넘기면서 이 책을 늦게 만난 것을 여러 번 후회했다. 상당히 몰입하면서 읽었고, 많은 것을 느꼈다는 의미이다. 이 책은 나름 화제가 될 만큼 유명한 책이지만 나로서는 관심이 없었다. 여성 문제를 소재로 하는 책은 읽기가 쉽지 않을 듯했고, 읽어야 할 다른 책도 많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책을 펼치기 전까지 제목이 『92년생 김지영』이라고 잘못 알고 있었으니 한심할 정도라고 할까? 그러나 몇 장을 읽자마자 바로 빨려들 듯 책장을 넘겼다. 상당히 유명한 책도 50쪽 이상 읽어야 윤곽이 잡히는 경우가 많은 나로서는 의외의 집중이었다. 하루만 더 일찍 읽기 시작했더라도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책과 일체가 되면서 책장을 넘겼을 텐데, 라는 생각에 아쉬움을 넘어서 한탄을 할 만큼 매력적인 책이었다.
둘째, 소설이 아닌 보고서나 기록 문학을 보는 듯했다. 주인공과 가족들이 가정과 학교와 직장에서 겪는 일화들을 보면서 너무나 사실적인 묘사에 전율을 느끼기도 했다. 이 책에는 1982년생인 김지영의 어머니 시대부터 2016년까지의 나날이 그려져 있다. 김지영의 나이는 올해 38세, 그녀의 부모라야 60세 안팎일 것이다. 부모들이 살아온 이야기는 나의 성장기와 일치하고, 그녀 자매의 삶은 내 아이들의 그것과 일치한다. 내가 겪었고 내 아이들이 겪었거나 그 친구들의 이야기가 아닌가? 더구나 작가는 작품 속의 소재나 배경이 되는 이야기들의 출처를 언론매체나 공신력 있는 통계 자료 등을 각주로 통해 제시하고 있으니 논문이나 보고서를 보는 듯 신뢰성이 느껴졌다.
그때는 몰랐거나 모른 척하고 지난 일들을 작품을 통해서 다시 접하면서 가슴이 뭉클했다. 우리 친구들과 자녀 또래는 얼마나 힘겨웠을까? 우리 세대나 아이들 세대의 힘겨움이 새삼스럽게 다가와서 오열을 참기도 했다.
셋째, 등장인물들에 대한 경칭이 인상적이었다. 작가는 등장인물들, 특히 여성들을 김지영 씨(주인공), 김은영 씨(언니) 등 경칭을 붙여 호칭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심지어 유치원에 다니는 주인공의 딸에게도 정지원 양이라고 부르고 있다. 온갖 고생을 한 주인공 세대는 물론 거의 다름없는 삶을 살아온 이전 이후 세대의 무수한 ‘김지영’에 대한 애정을 그렇게 표현한 것이 아닌가 싶다.
김지영의 어머니인 오미숙 여사의 삶에서 특히 뭉클했다. 3남 2녀 속에 차녀로 태어난 오 여사 자매는 공장에서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며 오빠들과 남동생의 뒷바라지를 위해 자신들을 희생했다. 선생님이 되고 싶었던 그녀는 큰 딸 김은영이 교사가 되었을 때 감정이 얼마나 복받쳤을까
그 장면에서 생뚱맞게 군대에서 부르던 ‘성냥공장 아가씨’노래가 생각났다. 성냥공장 여공이 매일 같이 성냥을 몰래 훔쳐 나오다 치마 속에 불이 붙었다는 옮기기도 민망한 노랫말……. 그 노래는 단순히 외설적으로만 치부할 사연이 아니다. 196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성냥은 상당한 고가품이었다. 그녀들은 가난한 집안을 돕기 위해 오빠나 남동생의 학업을 뒷바라지를 하기 위해 인간 이하의 고생을 감수해야 했던 우리 어머니들이고 누이들이었다. 그런 그녀들의 희생에 감사하기는커녕 남성들은 ‘성냥공장 아가씨’라는 외설적인 노랫말로 회화화했던 것이다. 이 작품에서 김지영 또래의 여성들이 학교나 직장에서 받았던 희롱에 가까운 성차별 행위를 당연시했던 것처럼…….
넷째, 김지영의 초등학교 담임교사가 인상에 남았다. 지영은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남학생 짝꿍으로 인해 고통을 겪는다. 그런 와중에 짝꿍의 장난을 지영이가 저지른 것으로 오해를 한 담임교사는 무거운 벌을 내린다. 다른 아이들의 변호로 상황을 파악한 담임교사는 짝꿍을 혼낸 뒤에 김지영을 따로 남긴다. 그는 상황 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혼부터 낸 자신이 지혜롭지 못했다고 차분하게 해명한 뒤, 진솔하게 잘못을 사과한다. 담임교사의 말을 들은 지영은 마음이 스르르 풀리며 눈물을 흘린다. 나의 학창시절의 선생님이나 교단 시절의 동료 중에 이런 정도나마 진솔한 교사를 거의 보지 못했다.
나부터도 학생들에게 이렇게 솔직하지는 못했던 듯하다. 혹시 나로 인해 응어리를 안고 졸업한 뒤 아직도 간직하고 있는 제자들은 없을까. 크게 보상을 하는 것도 아니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진솔하게 사과만해도 마음을 풀어줄 수 있는데, 그것이 그렇게 힘들었을까? 나 역시 무수한 김지영들을 만드는데 일조한 것이 아닌가 싶어 지난날이 부끄러웠다.
다섯째, 마지막 책장을 넘기면서도 무거운 마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김지영의 삶은 최악의 절망 상태는 아니었다. 그녀의 가정은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절대 빈곤은 아니었으며, 자매 모두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잡을 수 있는 환경은 되었다. 아버지가 외환위기 때 명퇴를 하는 위기는 있었지만, 개인 사업이 그런대로 성공하여 중산층 정도의 생활은 유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통의 늪에 빠졌는데, 그보다 못한 무수한 김지영들은 어떻게 살아왔을까? 우리 사회는 제2의 김지영이 나오지 않을 만큼 좋아지고 있는 것인지 자신이 없었다.
이 책을 누구에게 권할까 김지영과 비슷한 세대의 여성들은 눈물을 흘리면서도 큰 위로를 받았으리라고 본다. 어찌 여성뿐이겠는가? 그 여성들은 남성들의 어머니요, 누이요, 딸인 것을……. 고등학교 이상이라면 여성은 물론 남성들도 읽어야 할 책이 아닌가 싶다.
책장을 덮으면서 개인적으로 모든 세대를 위한 이런 책이 있었으면 하는 욕심을 품었다. 김지영의 이전 세대나 이후 세대라고 해서 행복했던 것은 아니다. 1972년생이나, 1962년생은 더 힘든 삶을 살았을 것이다. 한국전쟁 와중에 태어난 1952년생은 생존율마저 희박했다. 해방 전에 태어나서 초등학교 시절에 6.25를 겪었고, 대학시절에 4월 혁명, 박정희의 군인 반란 등 현대사의 질곡을 견디어야 했으며, 가정과 국가가 좀 살 만하다고 느껴지던 50대에는 외환위기를 겪었고, 지금은 일부 젊은 세대에게 수구꼴통이라고 비아냥을 듣기도 했던 1942년생 김지영들은 오죽하겠는가? 모든 세대의 김지영들을 위한 이런 책이 나오게 되기를 바란다.
그런데도 그때는 몰랐다. 왜 남학생부터 번호를 매기는지. 남자가 1번이고, 남자가 시작이고, 남자가 먼저인 것이 그냥 당연하고 자연스러웠다. 남자 아이들이 먼저 줄을 서고, 먼저 이동하고, 먼저 발표하고, 먼저 숙제 검사를 받는 동안 여자아이들은 조금은 지루해하면서, 가끔은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전혀이상하다고 느끼지 않으면서 조용히 자기 차례를 기다렸다. 주민등록번호가 남자는 1로 시작하고 여자는 2로 시작하는 것을 그냥 그런줄로만 알고 살듯이.< 82년생 김지영 p. 46>
자녀가 반드시 아버지의 성을 이어받아야 하는 것도 아니다. 혼인신고 할 때 부부가 합의했다면 어머니의 성과 본을 따를 수 있다. 그럴 수는 있다. 하지만 자녀가 어머니의 성을 따른 경우는 호주제가 폐지된 2008년 65건을 시작으로 매년 200건 안팎에 불과하다."아직은 아빠 성을 따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긴 하지. 엄마 성을 따랐다고 하면 무슨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생각하겠지. 설명하고 정정하고 확인해야 할 일들도 많이 생기겠지."김지영씨의 말에 정대현씨는 깊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의 손으로 '아니오' 칸에 표시를 하는 김지영씨의 마음이 왠지 헛헛했다.< 82년생 김지영 p.132>
그때 옆 벤치의 남자 하나가 김지영씨를 흘끔 보더니 일행에게 뭔가 말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간간이 그들의 대화가 들려왔다. 나도 남편이 벌어다 주는 돈으로 커피나 마시면서 돌아다니고 싶다... 맘충 팔자가 상팔자야.... 한국 여자랑은 결혼 안하려고....김지영씨는 뜨거운 커피를 손등에 왈칵왈칵 쏟으며 급히 공원을 빠져나왔다. 중간에 아이가 깨서 우는데도 모르고 집까지 정신없이 유모차를 밀며 달렸다. 오후 내내 멍했다.< 82년생 김지영 p.164>
# 작가의 다른 작품
귀를 기울이면
고마네치를 위하여
# 읽고 나서.
저에게는 지원이보다 다섯 살 많은 딸이 있습니다. 딸은 커서 우주비행사와 과학자와 작가가 되고 싶다고 합니다. 딸이 살아갈 세상은 제가 살아온 세상보다 더 나은 곳이 되어야 하고, 될 거라 믿고, 그렇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세상 모든 딸들이 더 크고, 높고, 많은 꿈을 꿀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16년 가을
조남주
특이한 제목과 더불어 소문이 많았던, 분명 공감하기 버튼이 눈앞에 있었다면 대한민국 여성 누구나가 한 번쯤은 눌렀을 내용의 책이었다. 다들 화가 나고, 한숨이 나오고, 울컥하게 된다고 했다. 이 82년생 김지영 씨가 우리의 모습 같아서, 그녀의 어머니가 우리네 어머니 같아서, 그리고 내 아이들도 이런 것들을 겪게 될 것 같아서.
대한민국 여성이라면 어디선가 한 번쯤 겪어봤을 내용들을 김지영 씨의 모습을 통해 보여주는데, 이것이 허구인지 사실인지 구별할 수 없을 만큼 우리 모습과 너무 닮았다. 놀라운 건, 누구나가 느끼고 있던, 들어서 알고 있던 남녀 차별 문제뿐만 아니라, 직접적인 피해가 없었기 때문에 차별이라고 조차 인식하지 못했던 것들까지 들추어낸 점이다. 이제는 옛이야기 같지만 아직도 존재하는 남아선호사상에서부터, 여학생에게 더 엄한 복장 규율이라던가, 어째서 주민번호 뒷자리 첫 자리 1을 남자에게 부여했고, 어째서 출석번호 1번은 항상 남자로 시작하느냐까지.
우선 일차적으로는 폭풍공감했다. 맞아, 이랬어, 저랬어. 구절 하나하나 들추어낼 공감 갈 에피소드가 넘쳐났다. 공감하며 분노도, 한숨도 나왔다. 나 정도면 심한 건 아니었네 하는 위안 아닌 위안까지 받으며 공감하기 시작하니 정말 끝이 없었다. 소설이 한편 나올만하다는 우스운 생각이 들기까지 했다.
하지만 약간은 멈칫하기도 했다. 스스로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를 남녀의 '차이'이고, 어디까지를 '차별'이라고 선을 그어야 하는지 몰라서, 이런 건 서로 이해해주는 남녀 차이라고 봐야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포인트가 몇 가지 있었다.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심한 차별일 수 있고, 아니 그냥 차이로 받아들일 수도 있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대체 어디서 선을 그어야 하는 건지, 그 선은 누가 어떤 기준으로 그을 수 있는 건지, 여성뿐 아니라 남성도 함께 공감할 그 선을 우리가 찾을 수는 있는 건지 걱정스럽기도 했다.
그리고 반성했다. 이런 책을 읽고, 토론과 뉴스를 보고 맞아!라고 하면서, 정작 그들과 같은 생각이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내 딸의 옷이나 장난감은 '남자색'보다 핑크한 '여자 색'을 고르고, 내 딸이 축구보다는 발레를 했으면 좋겠고, 아마도 단정한 옷차림을 하라고 강요하게 될 것이고, 이왕이면 배경이 든든한 남자와 결혼했으면 좋겠고 하는 걱정들. 아들이 없으니 비교할 순 없지만, 딸이기 때문에 드는 이런 걱정들을 하는 내 모습은 책에 나온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듯했다. 이 외에 또 나도 모르는 사이에 차별을 조장하고 눈감아주고 있었던 것은 없었는지. 여자만 차별을 받는다고 하는데, 내가 남자를 차별한 적은 없었는지. 잘못된 선행을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는지. 변명을 해 보자면 나도 어떻게 보면 전통적인 성 역할을 강요받고 자란 피해자(?)이기 때문이라는 것뿐. 내 아이가, 그 아이의 아이들이 이렇게 되지 않으려면 나부터 다시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미어터지는 지옥철을 견디기 힘들어 한 시간씩 일찍 출근하며 내내 섣불리 뱉어 버린 말을 후회했다. 어쩌면 자신이 여자 후배들의 권리를 빼앗고 있는지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주어진 권리와 혜택을 잘 챙기면 날로 먹는 사람이 되고, 날로 먹지 않으려 악착같이 일하면 비슷한 처지에 놓인 동료들을 힘들게 만드는 딜레마.
물론 개인이 해결할 수 없는 부분도 많다. 출산 후 한 달도 안되어 일자리로 복귀한 욕망 아줌마가 박수를 받는 건 옳지 않다. 본인의 능력 안에서 그렇게 하겠다는 사람을 두고 옳다 그르다를 논할 수 없고, 그녀의 직업의식은 높이 사지만, 그런 사람이 '훌륭한' 양 손뼉을 치며 조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 최소 보장된 출산휴가는 엄마와 아기가 회복되기에 필요한 최소한의 시간을 보장한 것인데, 그 출산 휴가를 쓰는 것에 죄책감을 갖게 만들어서는 안된다.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어서는 안된다. 회사의 입장은 이해가 간다. 업무의 흐름이 끊기고, 작은 회사의 경우 그리고 우리나라처럼 개인의 업무량이 9-6시간 내에 할 수 있는 양을 넘어서는 경우가 허다한 경우 대체인력 구하기가 매우 힘든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부분이야말로 사회에서 대안을 제시하고, 지원해야 하는 부분이 아닐까? 현 상황이라면 아이를 낳는 여성이 직장을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많을 수밖에 없고, 포기하고 싶지 않은 경우 아이를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는 lose-lose situation이 될 수밖에 없다.
오늘 읽었던 Planet Parents에 아래와 같은 부분이 나온다. 내가 아직 전통적인 여성의 역할이라는 고정관념에 벗어나지 못한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신이 부여한 여성의 기능과 역할, 능력을 거부하면서까지 여성의 독립성이 중요한 것인지는 의문이 든다. 아니, 중요하지만 여성이기를 거부하면서 독립을 이루기보다는, 사회적, 제도적 장치에 의해 서로 배려와 도움을 줘야 하는 것이 아닌지. 여성의 독립이 여성 혼자만을 위한 것은 아니니까 말이다.
<여성과 어머니 사이의 갈등 the conflict: woman and mother> 이라는 책에 모유 수유는 여성의 전진을 가로막고, '젖을 탐욕스럽게 먹는 독재적인 아기'에게 여성의 족쇄를 채우는 트로이 목마와 같다는 내용이 나온다. (..) 이 책의 저자이자 프랑스의 철학자인 엘리자베스 바댕테르는 자신의 저서에서 '여성이 독립성을 유지하려면 아기에게 조제분유로 대응해야 하고 분유 주는 시간을 엄격하게 정해야 한다'라고 조언한다.
마지막 김지영 씨의 정신과 의사의 모습은 우리를 다시 한번 흔들어 깨운다. 다행히 이런 계기들을 통해 아! 하고 무언가 깨우쳤더라도 현실 앞에서, 고정관념 앞에서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는 모습. 책을 읽고 난 후 나는 이런 모습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다짐한다. 남녀 차별 문제가 나오면 항상 하는 다툼이 있다. 남자는 군대를 가니까, 너희들도 군대 가봐라, 여자는 아기를 낳으니까, 너희들도 아이 낳아봐라. 이런 어린아이 같은 말다툼은 아무 의미가 없다. 차이는 있는 데로 인정하고 각자의 역할과 선택을 최대한 존중하고 배려해 주는 게 옳지 않나 생각해 본다.
근데, 세상에는 좋은 남자가 더 많아요.
여기 서울 좀 봐. 그냥 점이야, 점. 그러니까 우리가 지금 이 점 안에서 복작복작하면서 살고 있다는 거다. 다 가 보진 못하더라도 알고는 살라고. 세상이 이렇게나 넓다.
어제 민음사 블로그에서 이 책을 읽은 남성 독자들의 리뷰를 봤다. (http://blog.naver.com/minumworld/220964992246) 버스에서 김지영 씨를 도와주던 아주머니의 말씀도 그렇고, 모든 벽을 허물수는 없었지만 가능한 범위 내에서 딸들에게 넓은 세상을 보여주고 싶었던 김지영 씨의 어머니도 그렇고, 이런 책이 나온 것도, 책을 읽으며 무언가를 느끼고 반성하게 된 나와 다른 이들도. 이 모든 것들이 분명 변화를 가져오리라고 믿는다. 작가 조남주 님이 그랬듯이, 세상 모든 딸들이 더 크고, 높고, 많은 꿈을 꿀 수 있기를 나도 바란다.
+ 오랜만에 북클럽에서 읽은 글이었다. 처음으로 하는 온라인 북클럽에 참여해 보았다. 책을 읽고 3월 9일, 그리고 어제 3월 23일 두 차례에 걸쳐 이야기를 나눴다. 이 책이 오래전부터 읽고 싶었지만 읽고 혼자 우울하고 분노할까 봐 망설이던 책이었는데, 운 좋게 이 책이 선정되어 이렇게 같이 읽고 풀어낼 수 있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다른 경험들을 통해서 조금은 더 많은 면을 볼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 읽고 나서도 너무 부족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페미니스트 관련 책 많이 나오던데, 관련 책 읽으며 좀 중심을 잡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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