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의 변화는 빠르게 일어나고 있어서 생존환경의 지각변동이 갈수록 심한 진폭의 굴곡을 타고 있다. 이런 경제 흐름 속에서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못하고 적응하지 못하고 파산의 길로 들어서는 기업들이 매우 많다. 변화무쌍한 기업 환경 속에서 자신의 미래를 걸고 있는 수많은 경제주체들의 생존게임도 눈물겹도록 치열하다. 그럼에도 그들은 많은 것을 모르고 피, 땀, 눈물만 쏟고 있다는 생각이 없지 않아 있다. 배움이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이가 많다거나 사회생활이 더 길다고 해서 건강하게 사는 것 같지는 않다. 나 자신을 비롯해서 타인에 대해서 너무 모르고 새로운 환경에 대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제라도 배워야 한다는 생각이 앞선다.

몇 살이 되어도 뇌는 단련할 수 있다(p338). 훈련을 하면 누구나 기억력을 높일 수 있기에 배움에는 나이 제한이 없다. 모르면 누구한테서라도, 책을 뒤져서라도 배워야 한다. 인간은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자신을 바꿀 수 있다(p361)는 생각으로 자기변화를 추구할 수 있다. 인간에게는 ‘절대 바꿀 수 없는 인간의 습성’이 있지만 바꿀 수 있는 부분이 훨씬 많다. 독서를 통한 협상술, 마음 챙김 명상 등을 직접 실천해보면서 놀라운 효과를 몸소 체험하고 깨달을 수 있었다. 읽는 모두에게 개안(開眼)의 길, ‘나를 알고 나를 바꾸는 일’로 인도하여 미래에 희망의 빛을 줄 수 있는 책 속으로 들어가 본다.  

이론과 실천 양면에서 쌈박한 실천적 내용으로 채워진 이 책 표지에서의 ‘인간’은 자연 상태의 의미, 철학적 존재로서의 인간이 아니라 ‘경제(학)적’ 인간을 전제로 한다. 즉 철저히 ‘경제적 동기’에서 움직이는 존재들이다. 다만 정통경제학의 완전한 경제적 합리성을 추구하는 호모 이코노미쿠스(homo economicus)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스토리'에 감동하고, 자신도 모르게 예산보다 비싼  차를 사고, 선택의 범위가 5~9를 넘어가면 '결정피로'를 느끼는 행동경제학적 인간이다. 경제영역에서 활동한다는 의미로 여기의 범주에는 소비자(고객), 직원, 기업의 리더, 창업자가 있다. 그러므로 경제학적 의미에서의 인간의 본성을 관찰하고, 그 지식을 활용하여 변화무상한 변화기에 생존전략을 학습하도록 하고 있다. 보편성의 관찰을 통해서 특수성의 변화를 학습하는 프레임이다.

12명의 교수가 펼치는 9개의 chapter를 관통하는 이론이 하나 있다. 그것은 1943년에 발표된 논문 ‘인간의 동기부여이론’에서 제창된 매슬로의 욕구단계이론이다. 인간의 욕구는 생리적 욕구, 안전 욕구, 사회적 욕구, 승인 욕구, 자아실현 욕구로 분류된다. 이를 바탕으로 마케팅의 진화가 설명된다. 스토리는 마케팅 3.0과 4.0사이에서 ‘이 제품은 당신의 가치관에 꼭 맞는 제품’이라고 어필하는 데 큰 힘을 발휘한다. 세계적으로 호텔과 그에 딸린 레스토랑과 스파를 운영하는 ‘주아 드 비브르’는 기업이 힘든 시기일수록 자신과 직원이 모두 높은 이상을 추구하도록 해야 한다고 하여 업계 평균 이상의 임금을 주고 업무를 지나치다 싶을 만큼 칭찬하고 직원의 업무가 세상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이야기 해주면 직원의 욕구가 충족되고 능력을 발휘하여 회사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소식이나 근황 등의 찌라시[Chirashi]를 퍼뜨리는 것은 승인욕구를 채우기 위한 것이다.

이 책은 ‘타인’의 ‘마음’에서 시작하여 ‘나’의 ‘마음’으로 마무리한다. 마음이 변화의 근본이고 상대방의 마음과 나의 마음을 움직일 줄 알아야 성공할 수 있다는 논리에 이르게 된다. 타인의 마음을 잡기 위해서는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시사성이 풍부하고 신선하며 계몽적인 데다가 흥미로운 스토리, 순수하게 믿을 수 있는 스토리, 사람을 매혹하는 스토리가 소비자에게 이유를 제공하여 대박을 터드리는 마켓팅이 되고 직원의 의욕을 자극할 수 있다. 고객이 경험한 기분 좋은 스토리는 회사의 브랜드 인지도와 신용도를 높여준다. 상대방을 설득하거나 프리젠테이션을 할 때에도 스토리를 들려주는 것은 매우 효과적이다. 마음을 중시하는 태도는 타인에 대한 배려. 기업들이 ‘인간성’을 탑재하고 직원을 소중히 하는 기업문화로 이어질 것을 강조한다. 자기 연민의 명상을 통한 자신의 마음을 챙기는 것은 자기변화의 출발점이다. 나를 있는 그대로 파악하게 하며 다음으로 나아가야 할 지침을 제시해 준다.    

구체적 상황을 제시하면서 문제점을 적시하고 거기서 교훈을 알려주는 수업 방식은 스탠포드 학생들이 미국의 리더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게 해 준다. 또한 이미 세상에 알려진 기존의 지식과는 다른 매우 도발적인 내용들이 많이 있어 세상을 다른 각도로 볼 수 있게 해 주는 면도 있다. 가령 괴짜 경영학자로 알려진 제프리 페퍼 교수의 수업내용은 리더십 교육 따위는 거짓말투성이라는 뜻의 주장을 하며 책상 앞에서 공부하지 말고 실전에서 경험을 쌓으라고 하고 있다. 본보기로 삼아야 할 사람은 승진한 사람이라고 한다. 세상에는, 지식의 세상에는 우리가 보고 또 보고 익히면서 배워야할 사실들, 우리가 모르는 사실들의 끝이 어딘지를 모를 정도로 널려 있다는 것을 알려 준다.

인생은 배움의 연속이라는 것을 일깨워주는 시간이었다. 밥벌이 수단은 기본적으로 배워야 하지만 나 자신을 알고 사람을 사귀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 인생 양파 벗겨내듯이 하나씩이라도 알아야 눈물 흘리지 않고 잘 살아 갈 수 있다는 생각이 한 없이 무겁게만 다가오게 한다. 생존을 위한 변화는 경제학적 개인을 넘어서 지구상의 경제순환에서 살아가는 어떤 주체이든 간에 모두에게 적용되는 어휘가 되었다. 그 변화의 중심에서 남보다 먼저 변하고 남보다 앞선간다는 생각은 한낱 교과서 속의 내용이 아니라 현실이 되었다. 오늘 다르고 내일 다르다는 감각이 이처럼 변화의 속도가 빠르다는 것을 실감한 적이 드물었던 것 같다. 변화의 공간에서 배울수록 모르는 것만 늘어가는 아이러니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더더욱 분발해야겠다는 생각에 인간을 탐구하는 수업은 옹골지게 다가온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