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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중
발행일 | 2017년 08월 1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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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 /PC(Mac) |
파일/용량 | EPUB(DRM) | 22.76MB 파일/용량 안내 |
ISBN13 | 9788932393438 |
2024년 04월 26일 ~ 2024년 04월 26일
2024년 04월 01일 ~ 2024년 04월 30일
2024년 03월 21일 ~ 2024년 08월 31일
2023년 02월 09일 ~ 2024년 12월 31일
상시
23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우미인초 (虞美人草> .
잠들어 있는 천지에 봄에서 뽐아낸 진한 자줏빛 한 점을 선명하게 떨어뜨려놓은 것 같은 여자
전작들에서는 고양이나 서생들을 통해 인간의 사유등을 표현했다면 이번에는 구체적인 인물들을 통한 서사적인 이야기들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더욱 호기심을 자극한다.
봄의 고요함을 깨고 등장한 자줏빛의 한 여인,. 그 여인을 둘러싼 인간들의 삼각, 사각관계들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남녀상렬지사 그러한 사랑이야기라기 보다는 관계의 이야기.. 한 세대를 살아가는 다양한 인간들의 내면이 이야기였다는 생각이 든다.
제목의 이미지와는 다른 두 남자의 등장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호리호리하고 마른 체구, 가까이 할 수 없는 먼 데를 바라보는.. 이라고 표현되는 고노와 각진 채구, 높고 어둡고 해가 들지 않은 곳에서의 화창한 봄의 세계라 표현되는 ..무네치카.. 그 둘의 교토에 있는 히에이진산의 등반으로... 성향이 다른 두 남자, 그들의 대화나 등반에 임하는 모습등에서 각각의 캐릭터를 표현하는 다양한 은유로 첫 1장을 넘기기가 쉽지 않았다. 다시 읽기를 몇 번 반복하다가 문장 하나하나의 의미에 너무 비중을 두면 전반적인 흐름을 느낄 수가 없을 듯 하여 일단은 각 인물들의 대립구도를 먼저 파악하고 그들의 성향에 익숙해지면 은유의 묘사들을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노의 여동생이자 매혹적인 자줏빛의 여인 후지오, 무네치가의 여동생이며 가정적인 여인 이토코
과거의 어두운 구멍에서 벗어나고 싶은 박사지망생 오노, 오노가 어려웠던 시절 교토에서 신세를 졌던 고도 선생과 그의 딸 사요코 그리고 고노의 친모는 아니지만 후지오의 어머니인 수수께끼의 여인..
각 장은 이들중 2명씩을 내세워 극적 구도와 대립구도를 보여준다.
공간의 배경은 교토와 한창 발전하기 시작한 도쿄를 비교하며 옛것과 문명을 이야기하고 인물들의 갈등을 보여주는 배경으로 박람회장이 등장한다.
1907년(메이지 40년) 3월 20일부터 7월 31일까지 도쿄의 우에노 공원에서 열린 박람회로 새로운 문물을 받아들이는 당시의 일본의 대표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양과자를 먹고 홍차를 마시며 일루미네이션의 화려함의 세계를 즐기는.. 그러한 장소에 대한 동경과 함께 그 세태를 풍자하는 지식인들의 모습을 볼 수 있고 이 모든 것들이 교차하는 이곳에서 이 이야기의 본격적인 갈등구조가 탄생한다.
여동생등과 함께 박람회를 간 고노와 무네치카 일행이 찻집에서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오노 일행을 발견한다. 오노는 마침 도쿄로 올라온 고도선생과 사요코를 데리고 박람회장을 찾았다. 그들을 바라보는 4명의 시선 그러나 서로 다른 생각에 맘이 혼란스럽다..
이야기의 대부분은 그 상황의 묘사보다는 인물들의 내면을 묘사한다. 그 인물을 어떤 색깔이나 사물등에 비유하고 그렇게 비유하게 된 작가의 철학들이 보여진다. 처음에는 그것에 적응하는데 약간 힘들었는데 오히려 그러한 묘사들이 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힘인 듯 하다.
고노의 일기장에 적힌 그의 사색은 작가의 철학이 그대로 들어난 글이라는 생각이 든다.
소세키의 이전의 책에 등장했던 인물들과도 어찌보면 비슷한 면도 많아 보인다. 비슷한 인물들을 가지고 어떤 상황을 만들어 다른 극적인 이야기로 이끌어가는 것.. 그것이 이 작가의 탁월함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 보게 된다.
이 책의 인물들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대의 대표적인 인물들인 듯 하다.
현실보다는 이상을 추구하는 자, 낙관적이며 행복을 추구하는 자,불우한 과거에서 벗어나기 위해 인정보다는 앞으로의 가능성을 선택하고 싶은 자, 자신이 사랑하는 자를 차지하지 못한 괴로움을 견디지 못하는 자, 상황에 따라 말을 바꾸며 자신의 원하는 대로 일을 도모하는 자...
100년전에 쓰여진 글이지만 비슷한 부류의 사람들이 항상 존재했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껴본다,.
그렇기에 각각의 인물 위주로 책을 다시 한번 되새겨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비극은 희극보다 위대하다. 이를 일컬어 죽음은 모든 장애를 봉쇄하기에 위대하다고 말하는 이가 있다. 돌이킬 수 없는 운명의 나락에 떨어져 빠져나올 수 없기에 위대하다는 것은 흐르는 물이 되돌아오지 않기에 위대하다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운명은 단지 최후의 결말을 고하기 때문에 위대한 것만은 아니다. 홀연히 삶이 변해 죽음이 되기에 위대한 것이다.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을 때 잊고 있던 죽음이 불쑥 나타나기 때문에 위대한 것이다..(p433)
나쓰메 소세키 전집 1차분인 4권의 책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도련님> <풀베개> <태풍>을 읽으면서 내가 서포터즈가 아니었다면 쉽게 접하지 못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고전은 읽어야지 하는 맘은 있지만 선뜻 손이 가지 않고 일단은 최근의 글들에 먼저 손이 가게 된다. 그리고 읽고 나면 역시 읽기를 잘 했어.. 하는 뿌듯함이 있다. 그래서 의무적으로라도 한 달에 한 두권 고전을 꼭 읽어야지.. 하지만 그것도 그리 쉽게 되지 않는다.
서포터즈가 되어 약간의 의무감을 가지고 만나게 된 나쓰메 소세키...그 의무감은 그의 책읽기에 박차를 가하게 된 좋은 긴장이 되었던 것 같다. 그 결과 읽으면 읽을 수록 그의 작품에 대한 이해와 흥미가 더해지는 듯 하다. 그러한 그의 전집 1차분이 마무리 되고 2차분이 출간되기까지 기다림의 시간을 갖었었는데 더욱 산뜻하게 단장을 하고 우리를 찾아온 그의 새로운 이야기들.. 첫 이야기인 우미인초부터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다.
가는 봄이여,
비파를 안은 무거운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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