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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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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존재

이석원 | | 2009년 11월 04일 리뷰 총점9.0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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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11월 04일
쪽수, 무게, 크기 386쪽 | 535g | 103*185*30mm
ISBN13 9788993928037
ISBN10 8993928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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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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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1명)

작가 한마디 『보통의 존재』를 통해서 나는 평범한 생의 아름다움을 찾고 싶었습니다. 고통과 불행이 잇따르고, 영원한 사랑이 존재하는 것도 아닌 생에서 아름다움은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요. 1971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른여덟이 되던 해 첫 책을 낸 이후로 지금까지 모두 다섯 권의 책을 냈다. 1971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른여덟이 되던 해 첫 책을 낸 이후로 지금까지 모두 다섯 권의 책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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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24 리뷰

누군가와 속내를 나눌 수 있으리라 믿는 건, 그래서다.
도서1팀 김성광 (comma99@yes24.com) | 2012-10-31
일기를 쓰고 싶어졌다. 속을 털어놓고 싶어졌다. 내가 그의 얘기에 귀 기울이듯 누군가 내 얘기에 관심을 가질 것만 같다. 친구가 필요한 건지도 모르겠다. 내가 기억하는 나는 진지한 얘기를 좋아한다. 여러 사람이 왁자하게 웃고 떠드는 자리는 불편할 때가 많다. 딱 둘에서 넷 정도. 진지하게 사는 고민을 나누고 싶다. 내게 그런 자리는 학생회관 계단이기도 했고, 김광석 노래가 흘러나오던 호프집 '가인'이기도 했다. 동대문에서 심야영화를 보고 학교로 걸어오는 청계천이기도 했고, 벤치를 뜯어 불을 피운 민주광장 한가운데기도 했다. 그래서 나는 대학생활이 즐거웠다.

그런 자리를 가져본 게 언젠지 모르겠다. 나의 베스트들과는 너무 익숙해서 그런지 이젠 그런 얘길 잘 하지 않는다. 항상 반갑기 때문에 그들을 만나는 순간엔 나의 결핍을 느끼지 못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홀로 TV삼매경에 빠져 있을 때, 혼자 늦게까지 야근을 할 때. 조용히 나는 추억들을 떠올린다. 나는 자주 과거를 떠올리는 것 같다.

『보통의 존재』는 대화를 하는 느낌이었다. 실제로 만난다면 아마도 친하게 지내지는 못할 저자는 책으로 만나니 내 스타일의 사람이었다. 공연 전 말 한 마디 못 붙이게 하고 호텔방의 온도와 습도까지 통제해야 하는 것은 직업적 특성이라 여기더라도, 여행을 가서도 집에서 쓰던 치약-비누-스킨... 심지어 베개까지 챙겨가야'만'하는 스타일이 나와 친할 확률은 아마도 낮을 것이다. 나는 그의 습관을 인정하고 용인할 수는 있겠지만 약간의 껄끄러움을 느낄 확률이 높다. 나는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은 사람이 편하다. 그런 면에서 나는 무탈한 듯 편협하다.

하지만 담담하게 털어놓는 그의 얘기들은 조용히 내 마음을 들뜨게 만들었다. '사랑'이라는 단어를 항상 '끝'이라는 단어와 나란히 놓으면서도 여전히 사랑을 화두로 삼는 그. 가족에 대한 애정을 내비치면서도 엄마가 말만 걸면 짜증을 내는 그. 정신병원에 들어갔던 얘기와 이혼한 얘기, 어린 시절 성북동에서의 추억들, 공연을 준비하는 얘기와 컴퓨터를 사는 방법, 사랑과 친구와 인생에 대한 혼잣말들... 상처와 추억과 생활과 상념을 아우르는 얘기들을 담담히 털어놓는 그는 초면인 나의 경계심을 느슨하게 만들었다. 나는 조용히 그의 얘기에 귀기울였다.

삶을 특별히 아름답거나 비루한 것으로 포장하지 않는 그의 얘기는 정확히 나의 삶에도 통용되는 것이었다. 나는 내 얘기도 털어놓고 싶어졌다. 마음이 들떴고, 가라앉아 있던 얘기들이 함께 둥실거렸다. 아직도 그 얘기들이 채 가라앉지 않는다.

보통의 존재. '보통'이라는 말을 '일반적인', '평균적인'이라는 뜻으로 해석한다면 사실 그는 전혀 보통이지 않을 것이다. 온 가족이 정신병력을 지니고 있고, 나이 마흔에 고기는 커녕 빵과 김치도 먹을 수 없게 된 그. 얼마 전까지는 책을 읽을 수도 없었다는 그는 전혀 평균적이지 않다. 하지만 우리는 그의 글 앞에서 모두 보통의 존재다. 삶에 대한 특별한 의미부여를 걷어내고, 조용히 자신의 삶을 관조한다면 그의 얘기가 낯설지 않을 것이다. 저마다의 환상과 저마다의 과장을 걷어낸다면, 우리는 그다지 다르지 않을 것이다. 누군가와 속내를 나눌 수 있으리라 믿는 건, 그래서다.

책 속으로

---「‘연애는 패턴이다」중에서

출판사 리뷰

추천평

이석원은 왜 내 삶은 고요하지 않는가, 라고 탄식하듯이 글을 쓴다. 나는 글을 읽다가 거의 멈추어 섰다. 종종 이런 글쓰기를 나는 유서에서나 만났다. 거의 모골이 송연해질 정도로 이석원은 글을 써내려가면서 자기를 자포자기한다. 거기에는 일말의 응석도 없고 그렇다고 그 무언가를 호소하지도 않는다. 세상에 대한 기대는 거의 희미해서 점점 지워져가고 있으며, 어느덧 희망은 자취를 감추었다. 끊임없는 절망과 슬픔의 변주. 그 사이에 끼어드는 사람들과의 인연이라는 참혹한 매개변수. 그의 글은 너무 아름답고 종종 많이 아프다. 때로는 음산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까스로 희미하게 스스로를 불태우고 있다. 이석원은 그런 말을 원치 않겠지만 이 책은 세상이라는 낭만의 마지막 방어선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 정성일 (영화평론가 / 영화감독)
지구라는 별에 잠시 들른다고 생각했지, 이렇게 오래 머물 줄이야. 처음에는 복이 참 많아서 이렇게 멋진 별에 태어난 것이라고 생각했다. 빛이 그늘을 만들 듯, 기쁨이 슬픔을 낳고 행복이 고통을 불러오리라는 건 전혀 모르던 시절의 일이다. 그 사실을 알게 되면서 우리는 석원 씨의 말처럼 보통의 존재가 되어갔다. 우리가 원하는 건 점점 줄어든다. 마지막 순간에 우리는 단 하나만을 원할지도 모른다. 어쩌면 사랑할 만한 사람을 사랑하고 사랑받을 만한 사람으로 사랑받는 일. 석원 씨의 글을 읽으니 세상에서 가장 평범한 그 일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라는 걸 알겠다. 덕분에 우리는 나날이 외로워진다. 우린 참 비뚤어지기 쉽게 태어났다. 그래도 지구라서 다행이다. 화성도, 금성도 아니고. 지구라는 별에서 외로울 수 있어서. 어쨌든 여기엔 노래도 있고, 글도 있으니까. 당신이 노래 부를 때는 그 노래를 듣고, 글을 썼을 때는 그 글을 읽을 수 있으니까.
- 김연수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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