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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랑을 발명한다

김건형 | 문학동네 | 2023년 03월 29일 리뷰 총점10.0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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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3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536쪽 | 682g | 145*210*35mm
ISBN13 9788954691093
ISBN10 89546910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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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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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1명)

1988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18년 문학동네신인상을 수상하며 평론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현재 계간 『문학동네』 편집위원으로 활동중이다. 1988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18년 문학동네신인상을 수상하며 평론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현재 계간 『문학동네』 편집위원으로 활동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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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포스트 한남 문학의 기점과 상상력의 젠더」중에서

출판사 리뷰

“이제 우리 차례다. 그가 멈춘 곳에서 우리는 시작하고,
우리가 놓친 곳에서 그는 출발한다.” _오혜진(문학평론가)

곤혹을 매혹으로 전유하는 퀴어링(queering)의 쓰기
퀴어 페미니즘 비평이 선보이는 “우리 시대의 새로운 사랑법과 해석의 도구”


『우리는 사랑을 발명한다』는 총 4부로 구성되었다.
1부 ‘페미니즘 독자와 퀴어 비평이 지금’은 퀴어 문학사와 페미니즘 문학장/담론장에 대한 논의를 다룬 글들을 모아두었다. 「2018, 퀴어 전사-前史·戰史·戰士」는 1990년대 초부터 2010년대 말에 이르기까지 한국 퀴어 문학이 어떤 식으로 쓰이고, 해석되고, 유통되고, 변화되는지를 면밀히 분석한 한국 퀴어 문학의 ‘작은 역사’이자 ‘지도’를 그려낸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한국 퀴어 문학과 비평의 한 이정표가 된 이 글은 “퀴어와 여성의 정치적 역학이 필연적인 독해의 지평이 되었음”을 “퀴어 서사가 재현을 문제삼을 때 자신의 언어 역시 문제적임을 고려해야 할 국면”(52쪽)이 왔음을 미리감치 예고하기도 했다. 「소설의 젠더와 그 비평 도구들이 지금」은 작금의 패권적 문학(성)을 심문하고 “누구에게 무용/유용한지 의심하는 문학, 재현(비평)하는 자의 위치/권력을 다시 문제삼는 문학, 교양을 교양하는 문학”(62쪽)을 함께 도모할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

2부 ‘퀴어 서사의 미학과 테크놀로지’에는 작가론과 작품론을 통해 동시대 한국 퀴어 소설의 서사적, 장르적 고유성을 담아낼 독해 도구들을 개발하고자 하는 글을 담았다. 「‘퀴어 신파’는 왜 안 돼?」에서는 박상영의 소설을 경유하여 ‘이성애 규범적 리얼리즘 미학의 목표’의 허위를 낱낱이 버르집으며 특정한 문학성이 감춰온 젠더적 인식틀을 폭로한다. 「한국 퀴어 소설에 나타난 자기 반영적 서술 전략」에서는 자기 반영적 텍스트들의 미학적 기획을 분석하며 소설가 화자-‘나’의 수행성에 대해 모색하는 동시에 구체적인 퀴어 미학과 새로운 독해 도구가 필요함을 역설한다.

어떤 경험/재현을 선택하여 역사화하거나 미학화하는 일 자체는 비평의 과업이지만, 그러한 기획이 당대 문학/인간에게 미치는 정치적 수행성은 언제나 고려되고 갱신되어야 한다. ‘완벽한 여성성’이나 ‘완전한 퀴어성’이라는 것을 상정할 수 없다면, 문학이 어떤 경험을 미학적 원리로 세우는 일 역시 항상 임의적이고 임시적이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퀴어의 유동적인 ‘되기’를 본래적 문학성이나 시적 언어 본연의 기능과 유비하는 최근의 비평 역시 같은 위험을 내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문학성을 세우기 위해서 여성적/퀴어적 범주를 도입하는 것보다는, 구체적인 텍스트와 현실의 존재들을 향해 한 발자국 나아가는 비평이 더 절실하지 않을까. 나는 그것이 지금 비평이 처한 곤혹이자 비평을 쓰는 매혹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_「비평의 젠더와 그 사적 패턴들이 지금」(101쪽)

3부 ‘혐오의 공간학과 사랑의 정치학’은 우리 시대의 대표적인 정동이 되어버린 혐오의 현황을 짚고, 여성혐오와 계급적 불화를 다룬 소설에 담긴 감정 정치를 읽어낸다. 특히 「우리는 어디서든 길을 열지. 집게 손의 나라에서」는 ‘올바르고 중립적인 페미니즘’의 요구, 유독 퀴어 페미니즘 작품에 한해 “사상·사조 자체의 실패로 신속히 추상화하여 연대책임을 묻는”(300쪽) 현상에 대해 다루며 “초대장을 하필이면 어떤 퀴어에게 즐겨 발송하는 어떤 문학장에게 문제를 반송”(「지금, 인간에 대해 말할 때 일어나는 일」, 323쪽)하는 작업을 기민하게 수행한다. 더불어 독자들은 한국사회와 문학 속에서 무시로 발견되는 각종 혐오의 정동과 백래시가 재생산과 돌봄의 문제로 긴밀하게 연결된다는 사실을 3부의 글을 통해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4부 ‘한국적 남성성의 감성 형식과 퀴어한 상상력’은 한국적 남성성이 구축하려는 자기 동일시의 윤리와 서사 미학을 퀴어 페미니즘의 관점에서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젠더적, 퀴어적으로 전유하려는 시도를 모아두었다. 문학작품에서뿐만 아니라 영화 〈기생충〉을 통해 “스스로 박해받는 위치에 두려는 근래의 남성적 담론”(「혐오스러운 남성 신체라는 새로운 가부장의 등장과 계급 재현의 젠더 정치」, 448쪽)의 흔적을 읽어내고, 새로운 전략을 선취하려는 남성 주체에 대해 비평적으로 접근한다. 「한국 게이 로맨스 장르의 서사 구조」 역시 김건형의 집요함과 야심을 엿볼 수 있는 글이다. BL 드라마 속에서 발견되는 ‘돌보는 게이’를 통해 “한국사회의 고질적인 이성애 가족 중심적 관계성과 그에 기초한 남성 젠더 모델을 해체하기 위한 정동”(485쪽)의 밑절미를 발견하고자 한다.

이미 예정되어 있던 종말을 지상의 모든 움직임에서 읽어내는 구도 속에서, 여성과 청년들은 언제나 증상을 앓는 무기력한 객체가 된다. 그렇게 예비된 증상을 확인하는 분석은 자신의 공포만을 다시 읽어낼 뿐, 매일의 일상을 살아가는 삶의 수행들에 대해서는 의외로 관심이 없는 것이 아닐까. 지금 여성과 청년들이 어떤 감정과 친밀감의 관계를 갖고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대해 관심을 갖기보다는 어떻게든 연민과 동정의 대상으로 그들을 바라보고자 하는 이 서사화 욕망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 욕망은 언제나 모든 사태에서 신 혹은 구조의 현현이라는 최종 답안을 읽어낸다. 가장 어두운 종말에서 모든 사태를 반전시킬 수 있는 본래적 원리로서의 자신을 찾아내려는 (인)문학적 열망이, 지금의 주체들을 증상으로 간주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혹시 그런 시대적 증상은 (인)문학자들의 마음에서 먼저 비롯되는 것이 아닐까. 대속하는 (인)문학이 자신의 예지[豫知]에 감탄할 때, 여성과 청년들은 그저 매일을 조금씩 다르게 살아간다. 기성의 담론이 주어진 세계를 해석하기만 할 때, 지금의 여성과 청년들은 자신의 일상을 스스로 변화시키려고 움직이고 있다. _「우리의 공포는 무력하고 우리의 일상은 강인해서」(522~523쪽)

“언젠가 도래할 그 무엇이 아니라 지금 움직이는 삶에 대하여, 나중으로 미룰 수 없는 일상에 대하여”(같은 글, 527쪽) 읽고 쓰고자 하는 김건형. 순수한 문학 정신이란 없으며, “있다 해도 그것을 교란하고 오염시키는 것이 퀴어 페미니즘의 특장점”이라 강변하는 한 젊은 평론가의 슈퍼 플레이를 우리는 『우리는 사랑을 발명한다』에서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우리가 잘하는 것을 더 잘하게 될 것이다. 더 재미있고 즐거운 언어로.”(302쪽)

■ 작가의 말

나는 비평이 발명이라고 생각한다. 이야기의 아름다움과 개념을 해석하는 새로운 언어를 발명하는 일은 새로운 감정을 발명하는 일이자 기존의 아름다움과 개념이 가진 권력의 틈을 여는 일이다. 기존의 언어를 재해석하는 경우에도, 비평은 감정의 계보를 발굴해 우리 시대로 잇는 일을 한다. 그리고 갱신된 아름다움과 역사가 우리와 우리 시대를 다시 정의한다. 작품을 위해 비평이 복무하는 것은 아니냐는 항간의 우려가 나는 무용할 뿐만 아니라 틀렸다고 생각한다. 언제나 비평은 작품을 매개로 조금쯤 달라진 아름다움과 언어를 개발하는 수행이다.

2023년 3월
김건형

추천평

어떤 문장들은 꼭 내 것으로 만들고 싶어서 형광색 밑줄을 잔뜩 그었고, 어떤 대목은 도저히 수긍할 수 없어서 반박의 메모를 맹렬히 끼적였다. 독서를 마친 후 첫 장부터 다시 훑어보니 난장판이 따로 없다. 근래 내가 이만큼 치열한 시간을 보낸 적 있었던가. 나랑 비슷한 걸 읽어왔을 나의 동료는 어떻게 나를 이렇게나 멀고 낯선 곳으로 데려왔을까.

김건형은 ‘문학평론’이라는, 이미 글자 생김새부터 고리타분한 모종의 글쓰기가 때로는 꽤 흥미롭고 역동적인 게임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잘 훈련된 평론가로서 그의 글은 즉물적인 독서가 촉발한 무정형의 느낌이 정확한 언어로 번역될 때의 쾌감을 선사하지만, 당연히 그 이상이다. 눈앞에 놓인 모호한 문자 더미에서 그는 기어이 구조를 발견해내고, 그 구조를 만든 욕망을 정연하게 분별한 뒤, 다시 헤집어 본래의 것보다 더 오묘하고 불온해진 문자 더미를 독자 앞에 내민다. 그 일을 성실하게 계속한다. 그렇게 우리 시대의 새로운 사랑법과 해석의 도구를 발명하자던 약속을 지킨다.

이제 우리 차례다. 그가 멈춘 곳에서 우리는 시작하고, 우리가 놓친 곳에서 그는 출발한다. 서로의 가장 무섭고 든든한 독자이자 텍스트가 되는 일, 김건형이 발명해낸 이 시대 평론의 즐거움이다.
- 오혜진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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