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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나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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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공제 2008 제6회 올해의 책 선정도서

즐거운 나의 집

도서 제본방식 안내
공지영 | 푸른숲 | 2007년 11월 23일 리뷰 총점8.9 정보 더 보기/감추기
내용
4.5점
편집/디자인
4.4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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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나의 집

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07년 11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344쪽 | 460g | 153*224*30mm
ISBN13 9788971847558
ISBN10 8971847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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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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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1963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했다. 1988년 [창작과 비평]에 구치소 수감 중 집필한 단편 「동트는 새벽」을 발표하면서 문단에 데뷔했다. 1989년 첫 장편 『더 이상 아름다운 방황은 없다』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1993년에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를 통해 여성에게 가해지는 차별과 억압의 문제를 다뤄 새로운 여성문학, 여성주의의 문을 열었다. 1994년에 『고등어』, 『... 1963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했다. 1988년 [창작과 비평]에 구치소 수감 중 집필한 단편 「동트는 새벽」을 발표하면서 문단에 데뷔했다. 1989년 첫 장편 『더 이상 아름다운 방황은 없다』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1993년에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를 통해 여성에게 가해지는 차별과 억압의 문제를 다뤄 새로운 여성문학, 여성주의의 문을 열었다.

1994년에 『고등어』, 『인간에 대한 예의』가 잇달아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명실공히 독자에게 가장 사랑받는 대한민국의 대표 작가가 되었다. 2001년 21세기문학상, 2002년 한국소설문학상, 2004년 오영수문학상, 2007년 한국가톨릭문학상(장편소설 부문), 2006년에는 엠네스티 언론상 특별상을 수상했으며, 2011년에는 단편「맨발로 글목을 돌다」로 이상문학상을 받았다. 2018년『해리 1·2』가 ‘서점인이 뽑은 올해의 책’에 선정되었다.

대표작으로 장편소설 『봉순이 언니』, 『착한 여자1·2』,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즐거운 나의 집』, 『도가니』, 『높고 푸른 사다리』, 『해리1·2』, 먼 바다』 등이 있고, 소설집 『인간에 대한 예의』, 『존재는 눈물을 흘린다』, 『별들의 들판』, 『할머니는 죽지 않는다』, 산문집 『상처 없는 영혼』,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 『공지영의 수도원 기행 1·2』,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 『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 『딸에게 주는 레시피』, 『시인의 밥상』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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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본문 중에서
--- p.337

출판사 리뷰

시대와의 공감, 긴장과 대결에서 여유와 화해로!
등단 20년, 작가 공지영의 새로운 성취

1988년 계간지 ≪창작과비평≫에 단편 <동트는 새벽>을 발표하며 등단한 작가 공지영에게 2007년은 특별한 해다. 등단 20년, 사람으로 치면 성년이 되는 것이다. 작가 공지영은 지난 20년 동안 한결같이 흡인력 있는 서사로 시대의 문제를 껴안았다.
그는 후일담 문학의 대표 작가를 시작으로, 페미니즘 문학의 새 장을 연 작가로, 그리고 최근에는 삶과 죽음, 선과 악, 죄와 벌, 그리고 진정한 삶의 의미를 묻는 작품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으로 자신의 존재를 또렷이 새겼다. 그의 문학적 행보는 늘 화제가 되었으며, 한 작가에게 쏟아진 대중의 관심은 그를 우리 시대 최고 작가로 위치 지었고, 1994년과 2006년 언론은 이를 ‘공지영 신드롬’이라 불렀다.
이렇듯 화려한 문학적인 성취는 공지영 개인의 파란 많은 삶의 여정과 궤를 같이 해왔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작가 스스로 “나를 키운 건 팔할이 상처”이고 “글쓰기야말로 남이 아니라 바로 제 자신의 고통이나 상처를 치유”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런 까닭에 공지영의 문학이 시대와 공감하는 방식은 ‘상처를 응시’하고 ‘그것과 대결’하는 것이기도 했다. 그 ‘치열한 긴장’이 작가 스스로 문학에서 가장 중요하다 여기는 명징한 ‘캐릭터’를 탄생시키고 치밀한 서사의 ‘상황’을 낳았다. 동시대의 한국 소설이 미학과 문체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면서 대중과 멀어지는 동안, 공지영은 생생한 시대와의 공감을 바탕으로 한 흡인력 있는 서사를 구축하여 대중과 성공적으로 교감하였던 것이다. 그러한 문학적 오디세이는 이번에 출간한 소설 ≪즐거운 나의 집≫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선보이고 있다. 바로 ‘긴장과 대결에서 여유와 화해’로 나아간 것이다.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가족의 의미
― 가족, 그 특별함에 깃든 평범함의 발견

엄마의 팔짱을 끼고 걸어오면서 나는 문득 가족이란 밤늦게 잠깐 집 앞으로 생맥주를 마시러 나갈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는 팔짱을 끼는 사람들, 그리고 편안히 각자의 방에서 잠이 드는 그런…… 사람들. ― 본문(272쪽) 중에서

신작 장편소설 ≪즐거운 나의 집≫을 집필하게 된 동기를 작가는 이렇게 말했다.

이 소설을 생각하게 된 동기는 실은 우연히 찾아왔다. 누군가 내게 ‘새로운 의미의 가족’에 대해 나와 내 아이들의 이야기를 수필로 써달라고 요청하신 것이 시작이었다. 싱글맘으로 성(姓)씨가 다른 세 아이를 키우면서 스스로에 대한 주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던 내게 그것은 신선한 충격이기도 했다. “왜요?”라고 물으니 그분은 대답하셨다.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가족의 의미도 필요한 것이니까요.” ― 작가의 말(342쪽) 중에서

성공한 작가 공지영에게 자신의 개인사는 결코 내세울 만한 이력이라 할 수 없다. 그래서 작가 스스로 ‘주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별나 보이는 가족 이야기의 주인공이 베스트셀러 작가 공지영이 아니라면?
“한해 이혼하는 부부는 12만~16만 쌍. 이혼자 10쌍 중 6쌍은 아이가 있는 가정, 이혼 가정 아이들은 2006년에도 12만 명 이상”이라는 통계는 오늘날 한국사회의 가족의 현실을 보여준다. 여기에 “2005년도 한 해 결혼한 재혼 부부(남녀 중 한쪽 또는 양쪽이 재혼인 경우)만 해도 7만 9600건”이라는 통계청의 자료는 작가 공지영의 가정만이 유독 특별한 게 아니라는 사실을 반증한다. 그런 의미에서 공지영의 붓이 자신의 가족사를 더듬어 가족해체시대의 가족의 의미를 그리고 있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작가 자신이 연재를 시작하며 했던 한 인터뷰에서 “어떤 작가가 당대에 각광 받는 건 작가의 은밀한 운명이 시대의 운명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라고 했던 토마스 만을 인용하며, “내가 겪은 개인적 상처도 시대와 맞닿은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것은 이 소설이 자신의 사생활을 소설화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가 고집스럽게 견지해왔던 “시대와의 공감”의 새로운 시도로 읽어야 할 것이다.
신작 ≪즐거운 나의 집≫은 열여덟 살 주인공 위녕이, 고 삼이 되기 전 십대의 마지막을 자신을 낳아준 엄마와 함께 보내겠다며 여름방학을 이용해 아버지와 새엄마의 집에서 떠나 B시로 거처를 옮기면서 시작된다. 그리고 새로 자리 잡은 엄마의 집에서 여섯 번의 계절이 변하는 동안 위녕은 새로운 가족(외가 식구들과 형제)을 발견하기도 하고, 사랑하는 존재(고양이 코코)와 동생 둥빈 아빠의 죽음을 맞기도 한다. 또한 엄마의 새 남자친구를 만나고 또래 친구를 통해 평범한(?) 가족이라는 환상을 깨기도 한다. 무엇보다 위녕 스스로 자신의 상처를 돌아보고 치유하며 엄마의 부재로 인해 혼란스러웠던 자신의 정체성과 함께 가족의 의미를 되찾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신작 ≪즐거운 나의 집≫에서 작가 공지영이 그리는 가족의 모습은 어떠한가?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신작 ≪즐거운 나의 집≫에서 그려지는 가족의 모습은 생소하다. 전형적인 가정의 이미지와는 달리 이 ‘즐거운 나의 집’은 아버지가 부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6년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이혼 자녀의 74.3%는 어머니와 함께 산다. 그런 면에서 지극히 정상(?)적이다. 또한 ‘즐거운 나의 집’의 가장인 어머니는 늘 자신의 노동(글쓰기)으로 막내까지 대학에 보낼 수 있을지 걱정한다. 이 또한 우리의 통념과는 다르지만 어머니와 사는 이혼 자녀의 85%가 아버지에게서 양육비를 지원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2006년 여성가족부)을 감안하면 사실에 가깝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무엇보다 사실적인 대목은 이혼 가정과 이혼 자녀의 현실과 그들을 바라보는 사회의 편협하고 왜곡된 시선이다.

나는 새엄마를 좋아했었다. 엄마라고 불리는 사람을 가진다는 것이 좋았는지도 모른다. …… 그녀는 결혼 전부터 우리 집에 드나들며 내 피아노도 봐주고 함께 놀이 공원에도 가주었다. 아빠랑 할머니랑 이렇게 셋이 놀이 공원에 갔을 때와는 다르게 아무도 우리를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지 않았다. 우리는 완벽한 가족이었다. 사람들은 알까? 눈총이라는 단어에 왜 ‘총’이라는 글자가 들어가는지를. ― 본문 (6~7쪽) 중에서

어른들은 아마도 이혼한 가정의 아이들은 신발주머니를 챙길 때나 교과서를 준비할 때나 부모가 이혼했다는 사실을 슬피 새기면서 사는 줄 아나 보다. ― 본문(130쪽) 중에서

이러한 편협하고 왜곡된 통념에 기대어 지레짐작으로 위녕을 바라보는 서글프고도 어이없는 현실에 대해 작가는 위녕의 입을 빌려 “다른 애들이 부러워요. 날마다 집에서 형제들을 바라보면서 아아, 나는 저 아이와 성이 같아! 그래서 너무 행복해! 어떻게 하면 좋지, 이 행복을! 하고…… 생각할 거 아니에요.”(본문 28쪽)라고 반항한다.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는 사회에 대한 작가의 뼈아픈 일침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연재에 즈음하여 한 인터뷰에서 밝힌 작가의 바람은 인상적이다.

“맞아요. 자신과 다른 사람을 포용할 줄 아는 사회가 절실할 때가 됐어요. 지금 농촌 총각들이 동남아시아 여자들이랑 결혼해서 아이 낳고 살잖아요. 이 애들이 컸을 때를 생각해보세요. 우리의 인식이 바뀌지 않으면 이 애들이 또 다른 사회 문제를 낳을지도 몰라요.” ― 2007년 중앙일보 대담 기사에서

신작에서 작가가 드러내고자 했던 것은 자신의 상처와 싸우기도 벅찬 이혼 가정의 가족들이 사회적 편견과의 힘든 싸움을 동시에 벌이고 있는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그 치열한 싸움을 외면하지 않고 대면하지만, 오래 상처 받은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평범한 것 같으면서도 특별한 해법인 ‘이해’와 ‘사랑’으로 작품 속 인물들이 치유 받고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우리 가족이 남들의 기준으로 보면 뒤틀리고 부서진 것이라 해도, 설사 우리가 성이 모두 다르다 해도, 설사 우리가 어쩌면 피마저 다 다르다 해도, 나아가 우리가 피부색과 인종이 다르다 해도, 우리가 현재 서로 다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해도 사랑이 있으면 우리는 가족이니까, 그리고 가족이라는 이름에 가장 어울리는 명사는 바로 ‘사랑’이니까. ― 작가의 말(343쪽) 중에서

그리고 작가 공지영은 ≪즐거운 나의 집≫을 통해서 새로운 시대의 가족의 의미를 이렇게 새긴다.

…… 혹시, 아무 생각도 없는 거, 그게 좋은 가정이라는 게 아닐까, 그냥 밥 먹고, 자고, 가끔 외식하고 가끔 같이 텔레비 보고, 가끔 싸우고, 더러 지긋지긋해하다가 또 화해하고, 그런 거……. 누가 그러더라구, 집은 산악인으로 말하자면 베이스캠프라고 말이야. 튼튼하게 잘 있어야 하지만, 그게 목적일 수도 없고, 또 그렇다고 그게 흔들거리면 산 정상에 올라갈 수도 없고, 날씨가 나쁘면 도로 내려와서 잠시 피해 있다가 다시 떠나는 곳, 그게 집이라고. 하지만 목적 그 자체는 아니라고, 그러나 그 목적을 위해서 결코 튼튼하지 않으면 안 되는 곳이라고. 삶은 충분히 비바람 치니까, 그럴 때 돌아와 쉴 만큼은 튼튼해야 한다고……. ― 본문(269~270쪽) 중에서

가족의 구성이야 어쨌거나, 가족에 대한 사회적 통념이 어떻거나 중요한 것은 “충분히 비바람 치는” 삶의 전장에서 “돌아와 쉴 만큼 튼튼”하고 서로에 대한 이해와 진실한 사랑이 전제된 그런 ‘가족’인 것이다. 이것이 바로 작가 공지영이 자신의 특별한 가족사를 되새겨 얻은 평범한 가족의 모습인지도 모른다.

우리 시대 최고 작가 공지영, 그 문학적 연대기의 새로운 지평
― 눈물에서 웃음으로, 상처를 이겨낸 자의 건강한 낙관주의

작가 공지영은 자신의 작품 목록에 또 하나의 장편소설을 올리면서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치열하다 못해 처절한 주인공들의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소설의 대가였던 그가 눈물의 카타르시스를 넘어 웃음의 고지에 올랐기 때문이다. “울리는 건 자신 있는데”라고 작가 스스로 밝힌 것처럼 과거 공지영 소설은 손수건 없이 읽을 수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신작 ≪즐거운 나의 집≫은 상처로 인한 슬픔에 그저 머물지 않는다. 그것은 “고난이 올 때 정말 필요한 것은 용기이기도 하고 인내이기도 하고 희망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가장 중요한 건 유머”(본문 101쪽)라고 한 대목에서 볼 수 있듯이 이 작품 속의 웃음은 작가 스스로가 터득한 삶의 지혜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 심각하고 슬픔에 가득 차야만 할 것 같은 가족의 이야기가 마치 시트콤처럼 전개되고 있다.

“너한테 아직 말하지 못한 게 있어. 미안해, 엄마…… 이혼했어.”
담담한 말투였는데 엄마는 말끝에 주르르 눈물을 흘렸다. 이럴 때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서 나는 들고 있던 가방을 가슴에 꼭 안았다.
“……근데 왜 나한테 미안해?”
엄마는 눈물을 흘릴 때면 늘 그렇듯이 휴지를 찾아서 코를 풍풍 풀다 말고 놀란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본문(14쪽) 중에서

“아니 왜 남의 먹을 걸 가지고 지네들이 시비야 시비긴……. 누가 지네들 주기나 한대?” 하면서 투덜댔던 것이다
사박 오일의 짧은 일정으로 온 사람치고 엄마의 가방은 엄청나게 컸다. 뚱뚱한 가방을 택시에 싣느라고 땀이 뻘뻘 나서 엄마와 나는 어색할 겨를도 없었다.
“너 만나면 눈물이 나와서 어떻게 하나 걱정했는데 통관 직원들하고 실랑이하다가 눈물도 쏙 들어가 버렸어.”
엄마는 투덜거렸다.
그날 밤, 아빠가 특별히 허락해주어서 엄마와 함께 묵게 된 모텔에서 엄마의 이민 가방은 열렸다. 그 안에는 쥐포와 말린 문어, 오징어와 김, 그리고 한과와 라면들이 쏟아져 나왔다. 통관 직원들이 보따리장수로 오해할 만했다. 엄마가 갈아입은 잠옷에서는 쥐포의 고릿한 냄새가 났다. ―본문(43~44쪽) 중에서

작품 전편에서 만나게 되는 이러한 웃음은 단순한 유머가 아니라 삶이 준 온갖 상처를 이겨낸 자에게만 허락되는 건강한 낙관주의이다. 이러한 낙관주의는 웃음에 머물지 않는다. 짐짓 알려지기를 꺼릴 만한 자신의 가족사를 전면에 드러내겠다는 발상 자체가 그러하며, 심각한 상황이 희화된 장면이 그러하다. 특히 독자들이 자연스럽게 떠올릴 유명 작가인 ‘엄마’ 캐릭터가 그러하다. 연재 전에 했던 한 대담에서 “엄마를 못 그리겠어요. 결국엔 저 자신이잖아요. 잘못하면 밥맛없는 캐릭터가 될 수도 있고, 제 자신을 너무 깎아내리는 건 솔직히 괴롭고…….”라고 밝혔듯이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나, 작가는 일견 푼수 같아 보이나 충분히 성숙해 삶의 지혜를 얻은 ‘엄마’를 형상화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지식인으로서의 진보적 모습과 엄마로서의 속물적 모습 사이에서 흔들리고 있는 모습까지도 가감 없이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솔직함은 문학적 성취 이전에 성숙한 인간으로서의 공지영을 보여주는 것으로 읽힌다.
그리고 그 건강한 낙관주의는 작품의 중간 중간에 밑줄 긋고 싶은 잠언들에서 빛을 발한다.

오늘 행복하지 않으면 영영 행복은 없어. - 48쪽

마귀의 달력에는 어제와 내일만 있고 하느님의 달력에는 오늘만 있다. - 49쪽

쉽게 이해하고 용서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말라구. 그건 미움보다 더 나빠. 진실이 스스로를 드러낼 시간을 자꾸만 뒤로 미루어서 우리에게 진정한 용서를 빼앗아갈 수 있으니까. - 57쪽

행복이란 건 말이다. 누가 물어서 네, 아니오로 대답할 수 있는 그런 게 아니란다. 그건…… 죽을 때만이 진정으로 대답할 수 있는 거야. 살아온 모든 나날을 한 손에 쥐게 되었을 때 할 수 있는 말이지. - 105쪽

삶이란 건 참 이상하다. 어느 것도 지속되지 않는다. 슬픔도 기쁨도 노여움도 그리고 웃음도. - 107쪽

이 밖에도 작품 전편에서 끝없이 만나게 되는 이러한 잠언은 어두운 막장에서 금강석을 캐는 것처럼 우리의 어두운 현실의 삶에서 빛을 발견하게 하며, 독자들에게도 그 건강한 낙관주의를 빠르게 전염시키기에 충분하다.

보는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카멜레온 같은 소설
― 읽는 이에 따라 가족소설로, 성장소설로, 삶이 주는 상처와 치유에 대한 성찰 소설로

신작 ≪즐거운 나의 집≫은 가족을 소재한 소설이다. 뿐만 아니라 가족의 새로운 의미를 찾고자 쓴 소설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언뜻 가족이라는 소재가 주는 한계로 인해 그저 가족 소설의 범주에 한정될 듯 보이나, 읽는 이에 따라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이고 있다. 그것은 연재가 끝날 무렵 소설을 게재했던 중앙일보에서 시도한 독후감 공모를 통해서 확인된 바다.
연재 종료 직전에 실시한 독후감 공모에 모두 286통의 이메일 독후감이 접수되었다. 그 가운데는 작가처럼 이혼을 했거나 이혼한 가정에서 자란 독자들이 수십 통이었고, 나머지는 대부분 평범한 독자들의 사연이었다고 한다. 이러한 사연 가운데는 작품에 드러난 상황에 공감하는 것도 있었으나, “가족이란 말 속엔 가족마다의 아픔이, 남모를 눈물이 담겨”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세상에 평범한 가족은 없다는 그야말로 평범한 진리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고 삼 수험생으로서 작중 주인공인 위녕에서 보내는 편지 형식의 독후감도 눈에 띄었다. “위녕! 우리 엄마도 내가 수능을 보는 동안 친구라도 만나서 낮술을 즐길 수 있게 자유로워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네 얘기를 들을 때마다 어린 나도 네가 성장하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어. 나도 네 얘기를 들으면서 조금 더 자란 것 같아 고마워. 남은 10대, 우리 더 크자! 그래도 미모는 챙겨야 한다.”는 이 독후감은 이 작품이 청소년들에게는 성장소설로 읽혔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둥빈이 외할아버지의 말씀처럼, 돌아가시는 것도 생의 일부라고 느끼며 가실 수 있게 되기를 기도한다.”는 아버지의 간병으로 여름휴가를 다 보낸 딸에 이르면, 이 책이 단순히 가족소설이거나 성장소설의 울타리를 넘어 삶의 과정에서 받는 상처와 그 치유를 통해 삶을 성찰하는 소설로도 읽힌다는 걸 알 수 있다.
읽기에 따라 카멜레온처럼 다양한 색깔로 독자들의 가슴에 독특한 무늬를 아로새길 소설이라는 점에서 공지영 문학의 힘을 확인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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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우수작 두 여자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r*****a | 2008-04-10

어머니로서의 한 여자, 어른이 되어가는 한 여자 두 여자들의 이야기가 녹아있는 책이 바로 이 책이 아닐까 싶다. 피가 끓는 운동가에서 세 아이의 엄마가 되었고 또 세 번 이혼해야 했던 위녕의 엄마. 가족이라는 틀 속에 갖혀 새엄마라는 존재, 그리고 그 만들어진 가족 속에서 나라는 존재, 고통과 혼란 속에서 성숙해가는 한 소녀 위녕. 둘은 같은 여자이고 가족이지만 그래서 닮은 점도 다른 점도 많다. 이제 그 두 여자의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위녕의 엄마는 순수하고 솔직하다. 그래서 어린아이같이 혼자의 논리 속에서 이성적으로 움직이지만 세상은 그녀에게 어른임을, 어른이기에 책임을 져야 할 것을 말한다. 성이 다른 세 아이, 그리고 그녀 자신. 그녀의 생각은 새처럼 자유롭지만 그녀의 몸은 날기에는 턱없이 무겁다. 그러나 그녀는 웃는다. 왜? 왜 웃는 것일까? 왜 그렇게 많이 울고 그렇게 많이 웃는 것일까? 그녀는 엄마라서 행복하다. 어른이지만 아이들에게 스스로를 다 내보이고 자신의 인생을 살기 때문에, 또 아이들에게 자신의 인생을 즐기는 것을 가르치기 때문에. 물론 그녀 또한 사회에 부딪쳐서 많이 상처받지만 그 상처를 숨기지 않는다. 오히려 당당하게 내보이고 가족이란 이름이 그녀를 치유해 준다. 사실 그녀에게 가장 힘든 일은 사회적인 문제보다도 가족으로 인해 받게 되는 상처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녀는 고통을 피하기보다는 받아들이고 스스로 치유해나간다. 나의 인생이니까 그로써 상처가 생겨도 그 또한 자신이 만든 일이니 그녀는 스스로를 받아 안아준다. 그렇기 때문에 그녀는 어머니로써 온전한 자기 자신으로써 성숙해가는 나가는 것이고 세상을 사랑할 줄 아는 것이다. 또, 상처를 받고 희생이 크더라도 그녀에게 가족은 무겁지만 아주 소중한 짐이다. 그러기에 그녀가 살고 있는 것이고 아이들 또한 그 어머니를 믿는 것이다.

어른이라서, 단지 그 이유만으로 책임이 무거워 말도 못하고 혼자서 괴로워하는 그런 어머니들. 이게 우리들의 어머니가 아닐까? 위녕의 엄마는 그런 어머니들의 마음을 보여준다. 사실 읽으면서 너무 웃길 정도로 철이 없는 모습에 우리 엄마들의 마음에 놀랐다. 그러나 많은 어머니들은 위녕의 엄마와 같지 않다. 아니, 마음은 같지만 표현 할 수가 없다. 엄마라서 묵묵히 참고 있는 것이다. 엄마도 사람인데 엄마도 여자인데 생각도 몸도 자유롭지 못하다. 내가 사랑해서 낳은 아이 때문에 나 자신으로써 살 수 없다니, 이게 진정 여자의 삶이란 말인가? 이게 여자가 살면서 당연히 받는 벌이란 말인가? 어른도 성숙하지 못하고 실수도 하고 슬프면 소리 내어 운다. 근데 한국의 사회는 그런 어머니를, 어머니의 마음을 받아들여주지 않기에 그들은 숨어서 울고 또 운다. 굳이 위녕의 엄마처럼 이혼한 어머니가 아니라도 아니, 차라리 이혼 했으면 편할 텐데 아이 때문에 자신의 인생을 즐기지 못하는 우리의 어머니들. 그들의 인생은 언제부터 썩어 들어가기 시작한 것인가? 이 모든 문제는 모두 여자들만의 몫인가?

현대사회에서 아줌마 파워니, 핑크 칼라니 하지만 그 여성들이 짊어지고 있는 짐은 늘어만 날 뿐 여전히 상처는 벌어지고 마음은 찢어지고 있다. 여자들이 살면서 물들어온 한에 맺힌 붉은 길이 보이지 않는가?, 그 길에서 역하게 내뿜는 피의 향기가 느껴지지 않는가? 당장 무슨 일을 한다고 해서 그 고통의 시간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그 무엇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말로만 어머니는 위대하다고 하지 말고 이 사회의 모든 가정을 유지시키는 마음의 근원을 치료해 주어야하지 않을까?

어머니의 존재는 크다, 그렇다면 그녀의 아이. 어머니의 그림자에 있지만 그녀 또한 어머니가 될 아이. 그 아이들은 어떤 존재인가? 그 전에 어머니, 그리고 그녀의 딸. 모녀란 무엇일까? 특히 신체적으로 성숙해가고 정신적으로 많은 변화를 겪는 사춘기에 있는 딸과 엄마사이는 어떻게 보면 원수지간이라는 말을 할 정도로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헐뜯기 십상이다. 위녕의 엄마 또한 위녕과의 문제를 극복하기 까지 또 이해해주기까지 많은 대화를 그리고 침묵을 견뎌야 했다. 이 책의 주인공이자 십대의 마지막을 보내고 있는 위녕. 나 또한 고3을 보낸 지 많은 시간이 흐르지 않았기 때문에 그녀의 기분을 너 잘 알 것 같고 동감하는 바이다. 19살, 어른으로 보이지만 아직 스스로 많은 문제들을 안고 있는 나이이다. 바라는 것을 이루기엔 힘이 없고 꿈만 꾸기에는 너무 혈기 왕성한 나이 또, 어른의 생각을 이해하지만 그 편이 될 수 없는 나이이고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감정이 앞서게 되는 나이. 우리는 실수를 저지르기에는 나이가 너무 많고 세상을 살아가기에는 너무 어리다. 생각 또한 내 자신의 의지로 조절하기 힘들 때가 있고 더욱이 마음은 걷잡을 수 없이 불타오른다. 그런 시기에 위녕은 아빠, 그리고 새엄마라는 존재로부터 혼란을 갖게 된다. 가족이란 무엇일까? 기준으로 가족을 나누기에는 사회는 복잡하고 사람의 마음은 어지럽다. 어느 작가는 피를 나누지 않아도 마음을 나눈 다면 그 것은 가족이라 했다, 현대사회에서 필요한 가족이란 그런 게 아닐까? 남들이 기준이 어떻든 가족이 서로를 다 이해하고 있지 않든 사랑이 있다면 가족이 아닐까? 이 사실을 위녕은 친엄마를 통해 배우고 또 새엄마라는 존재를 이해하고 진정한 자기 자신으로 살아 갈 수 있게 된다. 뿐 만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을 사랑하게 되고 자신의 길의 걷게 된다. 그러나 이 긍정적인 관계는 위녕의 엄마였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이 나로서는 굉장히 안타깝다. 마음은 위녕의 엄마와 다른 엄마들이 뭐가 다르겠는가? 하지만 결국 행동 면에서는 위녕의 엄마 같은 사람이 잘 없다는 것을 난 알고 있다. 그렇기에 원수지간이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 모녀관계가 생겨나는 것이다. 부모는, 특히 어머니는 딸에 대해 많은 사랑을 그리고 많은 억압을 준다. 사랑하기 때문에 라고 말하기엔 이유가 부족하고 우리의 행동으로 자신이 받게 될 책임을 두렵다고 말하기에는 용기가 없다. 결국 딸은 이해가 가지 않는 억압을 받게 되면서 어머니를 원망하고 어머니는 자기도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에 당연하다는 듯이 시간에게 모든 걸 맡겨버린다. 사실상 모녀관계는 책에서처럼 긍정적인 일이 더 많기보다는 부정적인 일이 더 많고 대화로 해결하기에는 서로가 너무나도 달라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단절되어 있다. 그렇기에 위녕 같은 아이들 보다는 마음이 닫힌 아이들이 더 많고 상처를 어떻게 치유해야 되는지 심지어 스스로를 어떻게 사랑 할 수 있는지 조차 모르는 아이들이 있는 것이다. 이 아이들이 있는 것은 어머니의 탓일까? 아니면 스스로의 탓일까? 아물지 않은 상처를 지니고 어른이 되는 아이들에게서 우리는 무엇을 꿈꾸는 것인가?

사실 이 이야기는 거의 공지영의 이야기 이다, 그리고 우리들의 이야기 이다. 이 책을 통해 나 또한 변했다는 것을 느끼고 그만큼 눈물도 많이 남겼다. 아무리 용을 써 봐도 우리는 가정이라는 곳에서 처음 뿌리내서 살아야 하고 동시에 나의 인생을 살아야한다. 그렇다면 이 소설 속 인물들이 그랬듯이, 또 내가 그랬듯이 조금씩 변한다면, 그리고 사람들이 이해해준다면 가정은, 그리고 개개의 가정이 이뤄져서 만들어지는 사회도 좀 더 많이 웃을 수 있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 나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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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우수작 공지영도 엄마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j****a | 2007-12-04

 재미있게 읽었다. 평소 샘으로, 질투로 - 왜 이 여자는 이렇게 잘난거야?- 지켜보던 작가 공지영의 내밀한 삶을 훔쳐보는 마음으로 읽었다. 작가는 이것은 분명 소설이라고 했지만 작가의 아팠던 삶을 많이 이해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이렇게 잘난 여자도 참 힘들고 어렵게 살아왔구나, 그 뜨거운 가슴으로 참 치열하게 살아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지금의 내 삶이 위로를 받는 것은 또 무슨 까닭인가

 공지영을 한 때 참 좋아했었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고등어> 등을 통해서 동시대를 지나온 여성의 삶으로, 그리고 민중들의 삶에 절대 무관심하지 않았던 지식인에 대한 공감으로...그런데 어느 순간 그 여자가 싫어졌다. 아마 <봉선이 언니> 이후였을 것이다. 글에 진실성이 없어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진짜 지어냈다는 느낌. 그리고 '너, 여전히 잘났다’하는 질시가 함께 어우러져 있지 않았을까. 그래서 그 공지영이 싫어서 다른 사람과 같이 욕하고, 그의 사생활을 씹었었다. 그러다가 공지영이 싫어 읽기 싫었던 <공지영의 수도원 기행>을 무슨 의무처럼 읽었다. 나 또한 가톨릭 신자였기에 ‘수도원 기행’과 같은 제목의 책은 내가 읽어줘야 된다는 무슨 의무감으로, 밀치다 밀치다 읽었다. 그러다 한 문장에 팍 꽂혔다. “하느님, 항복합니다. 당신 앞에 무조건 항복합니다. ” 맞는지 모르겠지만 대강 이런 말이었다. 삶이 너무 힘들어 하느님을 원망하고 피해도 봤지만 그 하느님의 손길 안에서 내 바둥거림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어느 수도원에서의 작가의 그 절규가 그대로 내 가슴에 꽂혔다. 아마 나도 그런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그 절절함이 더 가슴에 와 닿았던 게 아니었을까.

 그 후로 공지영을 좋아하게 되고,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에서 비록 소설이지만 달라진 공지영의 내면을 보게 되었다. 오랜 고통의 시간을 지나 온 사람이 가지는 평온함, 땀으로 범벅이 된 육체 노동자가 세수를 한 다음의 그 마알간 얼굴처럼 공지영이 정화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즐거운 나의 집>은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이후 더욱 유명해진 공지영의 긴 인터뷰 기사 속에서 좀 더 알게 된 그녀의 실제 생활을 바탕에 깔고 있었기 때문에 자꾸 소설 속의 엄마를 공지영으로 생각하며 읽게 되었다. 물론 그 차이야 별로 없는 게 사실이겠지만. 그리고 공지영이 더욱 가깝게 느껴졌다. 그렇게 잘나서, 그렇게 유명해서, 그렇게 치열하게 삶을 살아서 내 질투의 대상이 되었던 공지영도 결국은 ‘엄마’ - 세상에서 가장 좋은 말 -였던 것이다. 나도 엄마다. 그래서 나도 공지영처럼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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