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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20년 08월 1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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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반양장 도서 제본방식 안내 |
쪽수, 무게, 크기 | 212쪽 | 292g | 132*225*12mm |
ISBN13 | 9788937463679 |
ISBN10 | 8937463679 |
2024 부커상 인터내셔널 황석영 『철도원 삼대』 최종 후보
2024년 03월 12일 ~ 2024년 05월 31일
[세계 시의 날/예스24 X 난다] 가장 오래된 고백의 이름, 시
2024년 03월 20일 ~ 2024년 08월 16일
2024년 04월 12일 ~ 2024년 04월 30일
2024년 03월 20일 ~ 2024년 04월 30일
4월의 굿즈 :책가도 독서대/스마트폰 거치대/우양산/북 스토퍼/우드 센서 무드등
2024년 03월 29일 ~ 2024년 04월 30일
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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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순수의 시대>의 작가로 알고 있던 이디스 워튼과의 첫 만남이었다. 최초의 여성 퓰리처상 수상 작가인 이디스 워튼의 자전적 작품이라고 했다. 작가로서의 명성등 가진 것은 많았지만 결혼 생활은 정말 힘들었나보다 추측해볼 수 있을 정도로 자신을 투영한 이선 프롬의 삶은 암울하기만 했다.
화자는 고용주의 지시에 따라 스탁필드에 파견되어 겨울의 대부분을 보내게 된 사람이다. 그곳에서 노인인줄 알았지만 52살 밖에 되지 않은, 걷는 것도 힘들어하는 이선프롬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가족들의 병간호와 최악의 충돌사고로 인해 몸은 불편해졌고, 보살핌을 받아야하는 상태로 보임에도 가족을 돌보고 있다는 말을 전해들었다. 어느날, 이선 프롬의 마차를 타게 되었고, 날씨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의 집에 가게된 화자. 이렇게 프롤로그는 끝이 나고, 본문에서는 24년 전에 이선 프롬에게 일어난 비극적인 사건이 전개되었다. 에필로그는 프롤로그의 연장선 상에 있어서 화자는 이선 프롬의 현실을 목격하게 되었다.
'내 인생은 나의 것'이라고 외치면서 자신이 원하는대로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타지에 나가 공과대학을 다니고 교수 사무실에서 일하기도 했던 이선 프롬에게 가족은 족쇄였다. 아버지의 병으로 집으로 돌아오게된 이선 프롬은 아버지, 어머니의 죽음과 아내의 병으로 꼼짝달짝 할 수 없었다. 그런 그에게 유일하게 세상을 밝게 보고, 힘을 얻을 수 있는 존재가 있었는데, 그녀를 잃는다고 생각했을때, 그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혼란과 울분으로 뒤범벅된 감정이 마음 속에서 폭풍처럼 휘몰아쳤다. 그는 절망에 쉽게 굴복하기에는 너무나 젊고 너무나 건장하고 생명의 수액으로 가득 차 있었다. 불평만 늘어놓는 무정한 여자 곁에서 모든 생애를 낭비해야만 하는가? 그에게는 여러 가능성들이 있었지만 지나의 편협함과 무지 때문에 하나씩 희생시켜 왔다. 그런데 그 결과가 과연 무엇이란 말인가? 지나는 결혼 했을 때보다 백배 더 억울해하고 더 불만스러워했다. 유일한 기쁨이라면 남편에게 고통을 주는 것뿐이었다. 그처럼 헛되게 보낸 삶에 대항하여 자신을 방어하려는 모든 건전한 본능이 그의 마음속에서 고개를 쳐들었다······. p 120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내를 버리고 새로운 생활을 꿈꿀 용기는 없었고, 그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죽음뿐이었다. 그 결과는 더 참혹했다. 제 3자의 입장이니 할 수 있는 말일지도 모르겠지만, 차라리 죽는 것이 더 나았을지도 모르는 삶을 살게된 이선 프롬. 다른 이들은 그를 동정어린 눈빛으로 바라보지만, 꿋꿋히 현실에 발을 디디고 살고 있는 그의 생각을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수없이 많은 선택지가 있는 것같지만 정해진 하나의 선택지를 붙들고 살아가야만 하는 경우가 오히려 더 많을지도 모르겠다. 이디스 워튼의 자전적 작품이라고 했지만, 이혼을 하고 작가의 길을 당당히 걸어갔던 그녀에 비하면 이선 프롬의 삶에는 햇빛 한 줄기도 보이지 않았다. 출간과 동시에 도덕적 논란에 휩싸였다고 하는데, 내 눈엔 도덕적 굴레에 갇혀 희망없이 살아가는 한 남자가 가장 크게 보였다. 왜, 이디스 워튼은 그런 삶을 그려냈을까? 이런 삶은 옳지 않아! 라고 말하고 싶었던 걸까? 이선 프롬의 삶을 보고있노라니 많은 생각들이 오갔다.
이런 줄거리가 열대의 풍경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면 어떠할까? 단지 이선 프롬의 짜증만 강하게 느껴질듯한데, 작품의 배경은 겨울이 아주 긴 곳,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곳이었다.
내가 그 지역에 좀 더 머물면서 수정같이 맑은 날씨가 지나가고 오랫동안 햇빛 한 점 볼 수 없는 추운 날씨가 계속되는 것을 보았을 때, 2월의 폭풍이 그 운명의 마을 주위에 흰 천막을 둘러치고 3월의 강풍이 난폭한 기병대를 이끌고서 이 폭풍을 지원하려고 돌진해 내려올 때, 나는 왜 스탁필드가 마치 굶주린 수비대가 살려달라는 애원도 없이 항복하듯 여섯 달 동안의 포위에서 빠져나오는지를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p 12~13
이러한 배경은 작품의 분위기를 극대화하기도 했지만, 풍경의 아름다운 묘사덕분에 읽는 재미가 더했다. 민음사 세계문학 전집의 표지들을 한 자리에 모아두면 화보집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좋은데 , 책장을 덮고 표지의 그림 ( 제목 : 고향에 싫증난 젊은이)을 보니 이선 프롬과 온전히 겹쳐보였다. 벗어나고 싶었지만 더 큰 굴레를 짊어지고 살아야했던 이선 프롬. 그림 속 주인공이 바라보는 시선의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그의 옆모습을 보면 희망을 보고 있는 것같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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