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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디스 허먼 저 / 최현정 | 열린책들 | 2012년 12월 05일 리뷰 총점10.0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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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2년 12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456쪽 | 660g | 153*224*30mm
ISBN13 9788932916026
ISBN10 8932916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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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01월 10일 ~ 2022년 12월 31일

책소개

목차

저자 소개

저자 : 주디스 허먼(Judith Herman)
하버드 의과대학 정신의학과 교수로, 케임브리지 병원 ‘폭력 피해자 프로그램’의 교육 이사를 맡고 있다. 1997년에 출간된 《트라우마》는 트라우마에 대해 생각하고 이해하는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킨 심리학의 고전으로 인정받고 있다.
역자 : 최현정
서울대학교에서 임상 · 상담 심리학을 공부하고 서울대학교병원 신경정신과에서 임상심리 수련을 마쳤다. 국가폭력, 성폭력, 조직적 성착취 체계에서 벗어나 삶을 치유하려는 사람들과 함께 일했으며, 이와 관련된 글을 쓰기나 연구를 했다. 현재 트라우마 치유센터 〈사람 마음〉의 상근 활동가로 일하며 상담실 안에서는 심리 치료를, 상담실 밖에서는 공동체 속에서 치유력을 발견해 나가는 방법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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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pp.397-398.

출판사 리뷰

“여성은 과학에 종속되어야 한다” _쥘 페리, 프랑스 제3 공화정의 설립자

트라우마 연구의 역사는 현대 심리학이 태동한 19세기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샤르코, 자네, 브로이어, 프로이트 등 현대 심리학의 창시자들은 한 증상에 주목했다. 바로 여성들의 ‘히스테리아’였다. 히스테리아는 25세기 동안 일관성 없는 증상을 드러내는 이해하기 힘든 질병에 붙은 이름이었다. 단지 여성에게만 나타난다고 해서 ‘자궁’을 의미하는 히스테리아라는 이름이 붙은 것이었다. 샤르코는 히스테리아를 연구한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위대한 용기를 지닌 자라는 평판을 얻었지만 환자의 내적 삶에 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는 환자를 마비, 감각 상실, 경련, 기억 상실 등 목록화할 증상을 담은 ‘신체’로만 보았다.
샤르코의 추종자들은 그의 작업을 뛰어넘으려는 야심으로 가득했고, 그중 자네와 프로이트가 가장 뛰어났다. 과학 영역에 종사하는 남성들이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의 말에 헌신적으로 귀 기울이기 시작했다. 1890년대 중반 자네, 그리고 브로이어와 프로이트는 유사한 결론에 도달했다. 히스테리아 상태의 원인에는 심리적 외상이 있었다. 외상 사건에 대한 견딜 수 없는 정서적 반응이 의식의 변형을 일으키고, 이것이 히스테리아 증상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브로이어와 프로이트는 불후의 결론을 남겼다. “히스테리아 환자들은 기억으로 인하여 고통받는다.”
프로이트의 환자들은 그에게 반복적으로 성폭력, 학대, 근친 강간에 관해 이야기했다. 기억의 실타래를 따라가면서 프로이트와 그의 환자들은 히스테리아 증상을 촉발한 아동기의 주요한 외상 사건들을 들추어내었다. 프로이트는 중대한 발견을 했다고 믿었다. 그러나 이내 그는 자신의 이론을 부인했다. 그는 자신의 가설이 담고 있는 급진적인 사회적 함의에 불편해했던 것이다. 그의 이론에 따르면 자신이 개업의로 일하고 있는 빈의 존경받는 부르주아 가족들 사이에서도 아동 학대가 빈발한다고 결론지어야 했다. 이러한 생각은 받아들일 수도 없고, 믿을 수도 없는 것이었다.
이 위대한 발견이 왜 그렇게 빨리 잊혔는지 이해하려면 19세기 후반의 지적, 정치적 풍토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19세기 프랑스의 신흥 부르주아들은 스스로를 계몽주의 전통의 대표라 여기며 귀족과 성직자 등 반동 세력과 치열한 싸움을 벌였다. 새로운 부르주아 엘리트였던 샤르코는 세속적인 개념 틀이 종교적인 개념 틀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해 히스테리아를 연구했다. 히스테리아의 신비를 해결한다는 것은 반동적인 미신에 대한 세속적 계몽 운동의 승리는 물론 세속적 세계관의 도덕적 우월성을 증명하는 것과 같았다. 그러나 한 세대 뒤에 공화정의 정권이 탄탄해지자, 여성의 옹호자를 자처하는 계몽적인 남성들은 점점 더 의구심의 대상이 되었다. 남성 과학자들에게는 연구를 계속해야 할 명분이 더 이상 남아 있지 않았다.
“사악한 시간은 그때가 아니라 지금이다” _시그프리드 서순, 반전 시인

제1차 세계 대전의 재앙으로 심리적 외상의 실재는 또다시 공공의 의식 위에 떠올랐다. 4년 동안 지속된 소모전에서 800만 이상의 사람들이 죽었고, 네 개의 왕국이 무너졌다. 서구 문명을 지탱하던 소중한 신념들이 무너져 내렸다. 많은 군인들은 동료들이 죽고 다치는 것을 보면서 히스테리아 여성처럼 되어갔다. 그들은 말이 없어졌고, 자극에 어떠한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기억을 상실했고 감정을 느끼지 못했다. 정신 장애의 발병은 영국에서 전투 피해의 40퍼센트를 차지했다. 군 당국은 대중의 사기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정신적 피해에 대한 보고를 막으려 했다. 군 당국은 환자들을 ‘도덕적 박약자’라고 비난했다. 군인은 참전을 영광으로 간주해야지, 절대로 공포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제2차 세계 대전이 일어나자 전투 신경증에 관한 의학적 관심이 부활했다. 치료의 목표는 군인들을 그의 부대로 빠르게 돌려보내는 데 있었고, 그들은 다시 전장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이들이 복귀한 이후 아무도 이들의 운명에 대해 주목하지 않았으며, 이들이 집으로 돌아갈 때도 무관심은 여전했다.
전투의 장기적인 심리적 영향력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는 베트남 전쟁 이후에야 시작되었다. 그러나 연구는 군 당국이나 의학계가 아니라 전쟁 피해의 당사자였던 군인들의 조직적인 노력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반전 운동의 도덕적 정당성은 심리적 외상이 전쟁의 피할 수 없는 영속적 결과임을 확인시켜 주었다. 1980년, 심리적 외상의 주요 증후군은 최초로 ‘실제’ 진단이 되었다. 그해 미국 정신의학회는 정신 장애 편람에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라고 불리는 새로운 진단 범주를 포함하였다.

“이름이 없는 문제” _베티 프리던, 페미니즘의 창시자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가 전쟁을 수행 중인 남성이 아닌 일상적 삶을 살아가는 여성에게 더 일반적으로 나타난다는 점은 1970년대 여성 해방 운동이 일어나고 나서야 알려지기 시작했다.
여성의 현실은 개인적이고 사적인 삶의 영역 안에 숨겨져 있었다. 성생활과 가정생활의 경험에 대하여 말하는 것은 사람들의 모욕과 비웃음, 불신을 불러오는 일이었다. 여성들은 두려움과 수치심 때문에 침묵하게 되었다. 여성의 침묵은 성과 가정 내의 어떠한 착취도 합법적인 것으로 둔갑시켰다. 여성에게는 사적인 삶의 포악성에 붙일 만한 이름이 없었다. 공적 영역에서 잘 마련되어 있는 민주주의가 가정에서의 원시적인 폭정이나 교묘한 독재와 공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생각하지 못했다. 베티 프리던의 말대로 여성의 문제는 “이름이 없는 문제”였다.
강간은 여성의 사적인 삶의 영역에 숨겨진 폭력에 대한 여성주의 운동의 초기 패러다임이었다. 강간에 대한 연구는 가정폭력에 대한 탐색으로 이어졌다. 또한 성인 강간에 대한 초기의 관심은 어김없이 아동 성학대의 재발견으로 이어졌다. 1980년대가 지나간 후, 강간, 가정폭력, 근친강간 생존자들에게서 나타나는 증후군이 전쟁 생존자들에게서 나타나는 증후군과 같다는 점이 명료하게 드러났다.

“오로지 운 좋은 자들에게만 일반적이지 않을 뿐이다”_주디스 허먼, 저자

의학적 기술 속에서 외상은 ‘일반적인 인간 경험의 범주를 넘어서는 것’이다. 그러나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성폭력과 가정폭력, 그리고 지난 세기에 일어난 수많은 전쟁을 고려하면 외상은 결코 일반적인 인간 경험의 범주를 넘어서는 것이 아니다. 허먼의 말처럼 “오로지 운 좋은 자들에게만 일반적이지 않을 뿐이다.”
피해자가 여성과 아동일 경우, 그들은 자신들이 겪은 생의 가장 치명적인 사건이 사회적으로 인정되는 현실의 영역 바깥에 위치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들의 경험은 말하기가 금지된다. 사람들은 한 가정이 여성이나 아이들에게 감옥일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대부분의 가정에는 창살도 없고 철조망 담도 없지만 그들을 둘러싼 장벽은 매우 강력하다. 아이들은 부모에게 의존해야만 하고, 여성들은 남성에게 경제적, 사회적, 심리적, 법적으로, 그리고 물리적으로 종속되어 있다.
외상을 일으키는 폭력의 메커니즘은 매우 정교하고 일관적이다. 가해자는 폭력과 위협을 통하여 공포를 불러일으키고, 신체를 감시하고 통제함으로써 피해자의 자율성을 파괴한다. 그리고 때때로 너그러움을 베풀며 피해자의 심리적 저항력을 무너뜨린다. 가해자들은 피해자들을 외부 세계로부터 고립시키고, 피해자는 갈수록 가해자에게 의존하게 된다. 공포, 간헐적인 보상, 고립, 강요된 의존의 결과로 피해자는 가해자의 포로가 된다. 그러나 피해자의 심리가 완전히 통제당하는 최종 단계는 피해자 스스로가 자신의 도덕적 원칙을 위반하게 만들 때 완성된다. 이는 모든 강압 기법 중에서도 심리적으로 가장 파괴적이다. 결국 생존자는 분노와 혐오의 화살을 스스로에게 돌리게 된다.
치료 과정은 지난하다. 그러나 진실을 끝내 밝혀질 것이고 생존자는 그토록 소중한 일상적 삶 속으로 되돌아갈 것이다.

추천평

프로이트 이후 출간된 가장 중요한 정신의학서 중 하나.
〈뉴욕 타임스〉
이 책은 트라우마와 그 치료에 미친 사회적 영향력에 있어서 하나의 이정표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생존자들에게는 비할 데 없는 선물이다.
〈우먼스 리뷰 오브 북스〉
눈부시다. ……1990년대의 모든 정치적 활동가들은 이 책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것이다.
〈보스턴 글러브〉
트라우마의 본질과 치료 과정에 대한 허먼의 눈부신 통찰력이 매 페이지마다 빛나고 있다.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배려로 가득하다.
레노어 워커, 가정폭력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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