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YES24는?
K-POP/K-Drama 관련상품(음반,도서,DVD)을
영문/중문 으로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Korean wave shopping mall, sell the
K-POP/K-Drama (CD,DVD,Blu-ray,Book)
We aceept PayPal/UnionPay/Alipay
and support English/Chinese Language service
作为出售正规 K-POP/K-Drama 相关(CD,图书,DVD) 韩流商品的网站, 支持 中文/英文 等海外结账方式
中文Exclusive ticket sales for domestic and international pop artists
Global yesticket정가 | 8,800원 |
---|---|
판매가 | 8,800원 (종이책 정가 대비 30% 할인) |
크레마머니 최대혜택가 |
7,300원 |
YES포인트 |
|
추가혜택쿠폰 |
쿠폰받기
|
---|
결제혜택 | 카드/간편결제 혜택을 확인하세요 카드/간편결제 혜택 보기/감추기 |
---|
이 상품은 구매 후 지원 기기에서 예스24 eBook앱 설치 후 바로 이용 가능한 상품이며, 배송되지 않습니다. eBook 이용 안내
구매 시 참고사항 |
|
---|
발행일 | 2019년 08월 30일 |
---|---|
이용안내 |
|
지원기기 |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 /PC(Mac) |
파일/용량 | EPUB(DRM) | 42.59MB 파일/용량 안내 |
ISBN13 | 9788954657600 |
2024년 05월 06일 ~ 2024년 05월 09일
2024년 03월 21일 ~ 2024년 08월 31일
2023년 02월 09일 ~ 2024년 12월 31일
상시
99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글을 다 읽고 나서 아침과 저녁이란 제목이 상당히 상징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의 삶과 관련지어 생각을 해야 하지 않나 생각했다. 아침은 다가오는 것, 저녁은 사라져 가는 것 그런 의미로 제목을 읽을 때 별로 어색하지가 않다. 2023년 노벨 문학상 작가 욘 포세의 작품, 기대를 가지고 읽었는데 죽음 이후의 일들을 그린 내용을 다루고 있어 조금은 낯설고 다가가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신비로운 세계를 정물화처럼 보여주는 솜씨는 충분히 흥미로웠다.
한 사람의 탄생과 죽음을 적고 있다. 탄생은 아버지의 시각으로 그려나가고 있고 죽음은 본인의 시각으로 그려나가고 있다. 탄생은 그런대로 우리가 자각하면서 만나는 이야기라 할 수 있겠다. 아이들의 탄생을 통해 더러 보고 느끼는 내용이니까? 하지만 죽음의 장면은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언어가 아니다. 비가시적인 세계이니까 그리는 사람도 그 현장을 목격하는 사람도 신비적인 요소가 곁들여 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글의 내용은 몸을 떠난 영혼이 일상을 살아가는 듯이 그려나간다. 하루의 일과를 보내고 있는 듯, 스스로는 삶과 죽음의 경계를 인식하지 못하는 것으로 표현한다. 그런 삶에서 인물들의 모습은 역동적이지만 정물화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영상처럼 느껴진다. 그러기에 내용에 아프거나 슬픔 등의 감정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 하나의 그림책을 보듯이 인물의 생활을 따라가게 한다.
저자의 성장 과정에서 있었던 공간이 글의 배경이 많이 되고 있다. 노르웨이의 해안 마을, 바람과 파도, 늙은 어부의 삶, 그곳에 머물고 있는 많은 사물들, 그리고 사람들 등이 글의 재료가 되고 있다. 작은 마을이 지니는 이미지도 작품에 그대로 녹아 흐른다. 문체는 구어체를 사용하면서 쉽게 친근해질 수 있게 이끌어나간다. 반복과 열거 등이 글의 많은 부분에 등장하면서 내용의 흐름을 이끌어 나간다. 문장 상으론 쉽게 적응할 수 있는 글이다. 하지만 비현실적인 내용이 거리감을 느끼게 만들면서 상상력을 동원해야 하는 것이 글을 따라가게 하는데 조금 힘들게 만든다.
오늘은 모든 것이 과거 어느 때와는 다르다.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대체 무슨 일일까? 요한네스는 생각해보지만 한마디로 이해할 수 없다. 모든 것이 평소와 다름없으니까. 다른 것은 단지 그의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페테르를 만났고 지금은 페테르와 그의 게망을 걷으러 바다로 나가고 있다는 것뿐, 그리고 전에도 그런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럼 그랬지, 무엇보다 연금 수령자가 된 후로 더 이상 생계를 위한 낚시를 할 필요가 없게 되어, 그냥 나가고 싶을 때만 나가게 된 후로는, 그래 물론 페테르와 더 자주 어망을 걷으러 바다로 나갔었지. 요한네스는 생각한다. 하지만 오늘 이 흐른 아침 모든 것이 이토록 크고 선명하게 눈앞에 보일까? 이해가 가지 않는군. 요한네스는 생각한다. p75
사후 세계를 이야기로 구성했다. 영혼이 만나는 일상을 적고 있다고 생각하면 될 게다. 이야기에서 현재 상황을 제거하면 기이한 이야기의 연속이다. 독자들은 등장인물이 선명하게 느끼는 내용이 비현실적으로 다가온다. 무슨 내용인지 따라가다 보면 혼미한 상황에 처한다. 그것은 이 세상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만나는 일들을 적고 있다. 그것이 현실화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작가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기이한 세상이다. 독자들에게 그 세상 속에 몰입하도록 한다. 따라가지 않으려 하면 이야기도 거리를 둔다. 등장인물도 독자들을 만나려 하지 않는다. 오로지 따라오게 하면서 그가 만나는 세계에 동조하게 하고 있다. 그것은 죽음 이후의 일상이다.
그 일상이 독자가 보기엔 비가시적으로 다가온다. 흔히 삶과 죽음에서 얘기되던 실체가 없는 영혼들의 이야긴데, 이야기가 믿음을 요구하고 있다. 믿지 않는다면 언어를 만날 이유도 없다. 믿어 주니 영혼들의 길도 그럴 듯하게 다가온다. 독자들은 또 하나의 길을 느끼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으로 이 이야기의 효용성을 가지면 되리라 생각된다. 그 진위의 내용에는 의문을 달지 않아도 좋다. 각자의 마음속에 있는 세상이고, 삶의 한 영역을 넓혀나간다고 생각하면 될 일이다.
책이 기이한 세상을 만나게 한다. 저자는 이야기에서 죽음 이후의 길을 담담하게 그리고 있다. 실감나게 묘사하면서 영혼이 길을 떠나는 상황을 그리고 있다. 육신은 벗어놓고 기존의 지인들과 사물은 그대로 두고 이미 떠난 지인을 불러와 대화를 나누면서 지난 일상들을 일깨워 보여준다. 그것은 현재의 모습이 변화한 사실을 인지하게 한다. 이미 떠난 사람들을 불러와 함께 생활을 하고 있다든지, 지난 아득한 시간의 일을 재생한다든지 하는 일은 현실속의 인물들에게는 비현실적이다. 하지만 또 다른 세계에서는 지극히 현실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하게 한다. 생각의 차이요 미지의 세계이기 때문에 선택과 판단이 요구되는 사항이다. 이런 생각에서 종교가 탄생하기도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보게 한다.
왔다가 가는 것, 이것은 생명의 분명한 길이다. 인간들이 늘 궁구하는 세계이고 아직도 궁구하고 있는 일이다. 이 글도 그런 철학적인 문제를 줄거리가 있는 쉬운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으면서 독자들에게 삶을 궁구하게 한다. 또한 삶의 요소를 생각해 보게 만들면서 스스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인지하게 한다. 긍정적으로, 밝게 채색하면서 주어지는 것들을 수용하는 자세가 삶의 길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보게 한다. 쉽지 않은 주제를 통찰과 선험적인 지식으로 풀어내고 있는 멋진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퉁해 저자의 다른 책들을 만나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하게 된다. 곧 기회가 닿으리라 마음에 새겨 본다.
어부 올라이는 안절부절못하고 있다.
출산을 앞둔 마르타의 방에선 비명소리가 들렸고
늙은 산파 안나는 올라이를 진정시켰다.
잠깐의 고요함이 지나고
마르타는 아들 요한네스를 낳았다.
"그래 그런 거예요, 늙은 안나가 말한다"
"다 잘 될 거야, 올라이가 말한다"
자식을 얻은 올라이는 기뻤고, 요한네스가 어부가 되길 바랐다.
요한네스는 자신과 같은 길과 인생을 걸을 것이라 상상한다.
침대에서 일어난 요한네스는 어느 때와 같이 커피를 마신다. 빵을 먹고 담배를 피운 후 밖으로 나가 창고에 들린다. 그는 이제 손자도 있는 어엿한 할아버지다. 그는 모든 행동과 장소마다 먼저 떠나간 부인 에르나를 생각한다. 창고 안에서 누군가 부르는 것 같아 다시 들어가지만 부르는 것은 없었고, 달라보이는 물건들만 있었다. 이상하게도 오늘따라 보는 것들이 모두 이전과 달라있었다. 창고에는 에르나와 자신이 쓰던 물건들이 있었다.
"사람은 가고 사물은 남는다, 그리고 저 위 창고 다락에는, 오랜 세월 모인 많은 물건이 있다"
평생을 어부로 산 그는 평소처럼 배를 몰기 위해 바다로 향한다. 바다로 가는 길에 마을의 집과 풍경을 보며 많은 것을 주고받으며 살아갔던 이웃들과 친구 페테르를 생각한다. 그런데 해변에 도착하니 죽은 친구 페테르가 서있었다. 요한네스는 놀라 두 눈을 의심하며 페테르에게 돌을 던져보는데, 돌멩이는 그의 몸을 통과했다. 그럼에도 페테르는 요한네스에게 평소와 같이 말을 걸며 담뱃불을 붙여주며 옛날이야기를 한다. 그러다 둘은 물고기를 잡으러 배에 올라 서쪽 바다로 향한다.
"요한네스는 가만히 서서 언덕과 들판, 산과 해안에 늘어선 집들을 둘러본다, 부잔교와 부표에 묶여 있는 그의 작은 노 젓는 배, 그리고 보트하우스들과 거리 위쪽의 집들을 바라보며 그는 그 모든 것에 마음이 뿌듯해지는 것을 느낀다, 야생초들과 그가 아는 모든 것, 그 모든 것이 이 세상에서 그가 속한 자리다, 그의 것이다, 언덕, 보트하우스, 해변의 돌들, 그 전부가, 그런데 그것들을 다시는 볼 수 없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하지만 그것들은 마치 소리처럼, 그렇다 그 안의 소리처럼 그의 일부로 그 안에 머물 것이었다, 요한네스는 손을 들어 눈을 비비고 다시 바라본다, 모든 것이 아스라이 멀어져가는 것을, 하늘 저 뒤편에서, 사방에서, 돌 하나하나가, 보트 한 척 한 척이 그에게서 희미하게 멀어져가고 그는 이제 더이상 아무것도 알 수가 없다, 오늘은 모든 것이 과거 어느 때와도 다르다,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이 문명하다, 하지만 대체 무슨 일일까?"
p. 74
한때는 힘센 장정이었던 요한네스가 늙은 모습을 보며 페테르는 한탄한다.
"역시 늙는다는 건 고약한 일이야"
요한네스는 페테르의 늙고 쇠약한 모습을 바라본다.
서로가 서로의 늙음을 바라본다.
계속 낚싯대를 던지지만 배 밑바닥 일 미터쯤 아래서 계속 멈춘다.
"낚시가 되지 않는 것을 이야기한다.
정말 고약한 일이야, 페테르가 말한다
바다가 더이상 자네를 원하지 않는구먼, 그가 말한다
그리고 페테르는 눈물을 닦아낸다
그럼 남는 건 땅뿐인가, 페테르가 말한다"
p. 81
"우린 더이상 한창때가 아니지"
세상이 나를 받아주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늙는다는 건 세상이 나를 받아주지 않는다는 것일까. 더이상 얻는 것은 없는데 하나씩 잃어간다. 몸은 마음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늙는다는 건 고약한 일이다. 거부할 수 없지만 느껴야 하는 것. 그저 그런 것.
"에르나가 가고 없는 것이 슬프다 (...) 그런데 이제 그녀는 영영 가고 없다 (...) 그래 그런 거지, 요한네스는 말한다" 늙어가며 하나 둘 떠나간다. 젊음도 물론이요, 주변 것들까지. 그리고 기억이든 물건이든 흔적만이 남는다.
낚시가 되지 않아 다시 집으로 향한다. 요한네스는 부두로 올라 집으로 향한다. 페테르의 배는 거품과 함께 사라졌다.
"에르나만 집에 있다면, 그럼 더 바랄게 없을 텐데"
그의 소원이 이루어진 것일까. 에르나가 마중을 나와 그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잠시 대화를 나누다 사라진 에르나는 집에 도착하니 주방에 있었고, 평소와 같이 대화를 나눴다. 서로의 취향과 삶의 방식을 잘 알고 있었다. 젊은 시절 해변에서 만나 함께 가정을 이룬 에르나는 7명의 자식을 낳고 열심히, 또 행복하게 살았다.
"그리고 그는 그녀를 바라본다 그리고 에르나는 그에게 돌아선다 그리고 거기 서있다 그리고 말없이 행복한 얼굴로 그를 바라본다 그리고 요한네스는 생각한다, 에르나가 아직 살아 있던, 지난 몇 년 동안 그들은 참 편하게 살았다고, 돈 걱정 없이, 고생도 걱정도 없이 조용하고 만족스럽게, 그러다 어느 날 아침 에르나가 돌연 다락방 침대에 누운 채 숨을 거뒀다, 그리고 그는 에르나가 늘 서 있던 부엌 창가를 바라보지만, 에르나는 거기 없고 텅 빈 마룻바닥만 남아 있다, 그리고 요한네스는 담배를 재떨이에 걸쳐놓고 레인지에서 커피 주전자를 내린다"
p.111
요한네스는 페테르의 집으로 향하는 길에 딸 싱네를 발견하고 그녀를 부르지만 싱네는 그를 통과해간다. 갑작스럽게 아버지를 느낀 싱네는 아버지가 걱정돼 집으로 찾아간다. 그곳에서 요한네스는 조용하고 평화롭게 숨을 거뒀다.
페테르는 요한네스에게 다가와 죽었음을 알려준다. 그리고 그 둘은 고깃배를 타고 저 먼바다, 저 세상 너머로 가 사랑하는 이들을 만난다. 요한네스는 자신의 장례를 치르는 모습을 보며 말한다.
"아래는 궂은일이 생겼구먼"
표면적으로는 삶의 마지막 날에 유령이 되어 삶을 돌아보는 이야기, 죽음을 느끼지 못한 주인공이 자신의 일상을 살아가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요한네스는 분명 죽어 무언가 달라짐을 느꼈지만 일상은 그대로였다. 그는 평소와 같이 살다가 침대에서 눈을 감았다. 그래서 자신이 죽은 것도 잘 몰랐을 것이다. 요한네스는 아버지, 할아버지처럼 어부로서 살았고, 물려받고 또 물려주며 가정을 만들어갔다. 기대를 받고 태어나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특별한 일들을 겪고, 떠나가는 이들을 그리워하며 죽음을 맞는 인생이 그려진다. 가치판단이 들어가 있지 않다. 그저 그런 인생의 순리다. 그렇기에 늙음에 대한 한탄이라기보단 늙음에 대한 인사로 보인다. 배를 타며 자신이 살던 곳을 희미하게 떠나보내는 것처럼 인생의 막바지에서 삶은 희미하게 기억되는 것이 아닐까.
<아침 그리고 저녁>만의 특징은 대부분의 문장에 마침표를 찍지 않는다는 것이다. 문장들은 쉼표로 끝나 잠시 쉬어갈 뿐 모두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진다. 아침과 저녁은 이어지고 삶의 시작과 끝은 흘러간다. 마침표가 등장하는 문장은 해설에서 말하듯 "마침표를 찍을 수 있는 문장, 요한네스가 확신할 수 있는 것은 그의 몸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일상이다." 나의 의지에서 이어져 나에게서 끝나는 행위엔 마침표를 찍을 수 있다. 그러나 타자(사람뿐만 아니라 자연과 세상 또한 포함된다)와 연결되는 순간순간은 정확함과 끝을 모를, 멜랑꼴리함으로 채워진다. 이것이 욘 포세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아우라다.
욘 포세는 구체적인 행위와 감정을 설명하기보단 서사의 힘으로 이야기를 밀고 간다. 작중 친구 페테르의 말에 따르면 저 너머 세계에는 말조차 없다. 세계는 설명할 수 없는, '그저 그런 것'이다. 사람들은 저마다 특별할 것 없이 비슷한 과정을 겪고, 세월의 고약함을 느낀다. 남겨진 사람은 떠나간 존재의 공허를 몸으로 느끼며 마음으로 되살린다. 삶은 그렇게 하나의 이야기가 된다.
삶의 기대와 안정 속 파편들, 또 지나가는 작고 작은 감정들에 대한 이야기이자
그리운 과거의 나와, 그리운 사람들에게 바치는 한 인생 이야기가 아닐까.
2023.10월의 다섯 번 째
욘 포세 "아침 그리고 저녁"
2023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의 작품이다. 그해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의 작품을 적어도 한 편은 읽어 보는 것이 내 독서의 to do list중의 하나이다. 욘 포세는 노르웨이 출신의 작가로 음악적이고 실험적인 문체로 희곡과 소설, 시, 산문 등 다채로운 글쓰기를 하는 작가라고 한다.
이 책은 긴 이야기가 아니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아침 그리고 저녁, 한 생명의 탄생과 죽음을 이야기한다. 책을 읽으면서 긴, 장편의 시를 읽는 듯한 느낌이었다.
대화를 하는데 대화를 구분하는 기호도 없다. 문체는 간결하고 수식어가 따르지 않는 그야말로 절제된 문장들이다. 그래서인지 읽는 내내 더욱 더 내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상상하고 느끼고 공감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기호의 있고 없음이 또 이렇게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북유럽의 추운 지역, 외딴섬에서 어부로 살고 있는 올라이, 지금 방안에서는 아내 마르타가 늙은 산파 안나와 함께 힘겨운 출산을 하고 있다. 생명의 탄생을 기다리는 올라이는 태어날 아들 요한네스(이미 아들임을, 그래서 할아버지의 이름을 따서 이름까지 지어놓은 상태이다)에게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마음속으로 해 주고 있다. 마치 자신에게 이야기를 하듯이.
2부에서는 시간을 훌쩍 뛰어넘어 그렇게 태어난 요한네스가 노인이 되어있다.
아내 에르나와 절친인 페테르도 이미 세상을 떠난 후였고 일곱의 아이들은 장성하여 부모곁을 떠나 요한네스는 홀로 지내고 있다.
오늘따라 여느때보다 가벼운 몸으로 산책을 나가고 그 길에서 친구인 페테르를 만나 배를 타고 게를 잡으로 간다. 그 과정에서 과거를 회상하며 페테르와 오랫만에 하루를 보내게 된다. 친구의 죽음을 알고 있기에 이해가 되지 않는 하루이지만 그래도 오랫만에 가벼운 몸상태로 친구와의 시간을 보내는 즐거움을 느낀다...즉 그도 죽음을 맞이했고 영혼의 하루 여정을 담담하게 담아낸 것이었다.
한 사람의 삶을 지켜보는 것, 그가 살아냈던 행복했던 ,힘겨웠던 과정을 보지 않더라고 그의 독백, 그리고 페테르와의 대화만으로도 충분했다. 긴 얘기를 하지 않고 몇 개의 단어로 이루어지는 대화만으로도 그 삶의 녹진함을 느낄 수 있었다.
긴 소설보다 이런 소설을 쓰는 것이 더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너무 평범하고 단순해서 이것도 이야기가 될까 생각할 수 있는 삶을, 이렇게 먹먹하게 담아낼 수 있다는 것..
짧지만 깊은 이야기를 만날 수 있어서 좋았고 그의 다른 작품들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아이는 추운 세상으로 나와야 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는 혼자가 된다. 마르타와 분리되어, 다른 모든 사람과 분리되어 혼자가 될 것이며, 언제나 혼자일 것이다. 그러고 나서, 모든 것이 지나가, 그의 때가 되면, 스러져 다시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 왔던 곳으로 돌아갈 것이다, 무에서 무로, 그것이 살아가는 과정이다.(p. 15)
'어디로 가는데? 요한네스가 묻는다
아니 자네는 아직 살아 있기라도 한 것처럼 말하는구먼, 페테르가 말한다
목적지가 없나? 요한네스가 말한다
없네, 우리가 가는 곳은 어떤 장소가 아니야 그래서 이름도 없지, 페테르가 말한다
위험한가? 요한네스가 묻는다
위험하지는 않아, 페테르가 말한다
위험하다는 것도 말 아닌가, 우리가 가는 곳에는 말이란 게 없다네, 페테르가 말한다
아픈가? 요한네스가 묻는다
우리가 가는 곳엔 몸이란 게 없다네,그러니 아플 것도 없지, 페테르가 말한다
하지만 영혼은, 영혼은 아프지 않단 말인가? 요한네스가 묻는다
우리가 가는 그곳에는 너도 나도 없다네, 페테르가 말한다.
좋은가, 그곳은? 요한네스가 묻는다
좋을 것도 나쁠 것도 없어, 하지만 거대하고 고요하고 잔잔히 떨리며 빛이 나지, 환하기도 해, 하지만 이런 말은 별로 도움이 안 될 걸세, 페테르가 말한다 (p. 131)
#아침그리고저녁 #욘포세 #2023노벨문학상 #jonfosse #morgonogkveld #문학동네 #리듬 #소설책읽기 #북스타스램
배송 안내
배송 구분 |
구매 후 즉시 다운로드 가능
|
---|
반품/교환 안내
※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방법 |
|
---|---|
반품/교환 가능기간 |
|
반품/교환 비용 |
|
반품/교환 불가사유 |
|
소비자 피해보상 |
|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