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네 옆에 있을 거야. 여주 대신초등학교 6학년 1반 장 대 청 “대청아, 나랑 같이 가면 어디든지 갈 수 있어!” “피터, 엄마를 생각하면……, 난 그렇게 할 수 없어. 게다가 난 날 수도 없어.” “내가 가르쳐 줄게.” “난다는 건 얼마나 멋진 일일까?” “바람의 등 위로 뛰어오르는 법을 가르쳐줄게. 그런 후엔 멀리 떠날 수 있어.” “와아!” “네가 날아가고 싶은 곳은 어디든지 갈 수 있어.” “정말? 나는 나이아가라 폭포도 가고 싶고, 저 하늘에 있는 태양 속으로 가보고도 싶고, 구름 위로도 가보고 싶어. 구름 위는 푹신할까? 비구름 위에는 축축하지 않을까?” “궁금해? 가 보면 알지!” “우와! 가 보고 싶었던 곳을 갈 수 있다니! 하지만 나는 법을 모르는 걸.” “그냥 아름다운 생각을 하면 돼. 그러면 그 아름다운 생각이 널 공중으로 들어올려 줄 거야. 자, 이제 날아가는 거야.” “내가 날았어! 아, 정말 신기해!” 나는 어느 날, 저녁에 피터 팬과 만났어요. 태어나 고작 7일째가 되던 날, 인간이 되기를 포기하고 창문으로 탈출해 켄싱턴 공원으로 도로 날아가 버린 피터를. 처음 피터를 따라갈 땐 엄마가 걱정하실까봐 고민도 했지만 결국엔 엄마를 남겨두고 저 멀리 내가 가 보고 싶은 곳으로 날아서 긴 여행을 시작했어요. “먹을 음식은 어떻게 구하지?” “독수리 입에서 먹이를 솜씨 좋게 낚아채면 돼.” 구름 아래로 반짝반짝 빛나는 강과 바다를 보며, 새들보다 더 높이 날아서 갔어요. 구름 위는 생각처럼 푹신푹신하지만 축축했어요. 구름 위를 날다가 도요새떼를 만났어요. 땅위에서 새를 볼 때는 날 수 있어서 좋겠다고 부러워했는데, 나도 날아서 가니까 하나도 부럽지 않았어요.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나이아가라는 시원해 보였어요. 피터가 자기가 빼앗은 후크의 배를 보여준다고 해서 후크의 해적선에 갔어요. 나는 거기서 후크의 배 갑판장이었던 스미를 만나게 되었어요. “어이, 네가 피터의 새 친구가 되었다는 대청인가?” “그럼, 넌 유일하게 후크의 해적단에서 살아남은 해적, 갑판장 스미야?” “그렇다. 그런데 이 곳은 어떻게 오게 되었지?” “피터와 함께 해적선을 구경하러 왔어. 참, 나는 후크선장 보다 네가 더 인상적이야!” “왜? 내가 왜 인상적이지?” “음…. 네가 후크의 말의 유일하게 고분고분하지 않다는 것이 제일 좋았어. 피터에게 순진하게 넘어가는 모습도 좋았어. 또 늘 노래 부르며 일을 하고 즐거워하는 네 모습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어.” “나도 그게 내 장점이 아닐까 싶군.” “하지만 피터와 후크의 큰 싸움 이후에 살아남은 네가 앞으로 잘 되었으면 좋겠어. 해적 중에선 유일하게 네가 내 맘에 들었으니까.” “나는 요즘 작은 배를 하나 사서 고기 잡는 어부가 되려고 해. 고기를 잘 잡는 어부가 되었으면 해.” “너는 잘 할 수 있을 거야. 참. 너 새로 나온 ‘피터 팬’ 책 봤어?” “물론이지! 내 이야기도 많이 나왔잖아!” “이 책을 읽고 나서 피터에 대한 생각이 많이 달라졌어.” “맨 처음엔 어떻게 생각했지?” “후크를 없애고 웬디와 마이클, 존에게 나는 것을 가르쳐 준 멋진 아이. 하지만 요번 책에 소개된 피터는 달랐어. 물론 후크도 없애고 웬디, 마이클, 존에게 나는 것도 가르쳐 줬지만 처음엔 아이들에게 너무 독재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더구나 자신이 모르는 것은 아이들도 몰라야 한다는 것이 남의 생각을 억누르는 것 같아. 또, 피터가 너무 잔인한 것 같아. 아무리 악랄한 해적들이라도 그렇게 목을 동강동강 잘라 버린다는 것이……. 마지막에 봄맞이 대청소에 한참동안 오지 않고 몇 년에 한 번씩 왔다는 점에서 또 한번 실망했어.” “맞아 맞아.” “하지만 우리가 원하는 곳에 마음대로 가고, 모험할 수 있는 자유와 희망을 우리에게 심 어 주는 피터가 난 좋아.” “나도 그런 생각은 해.” “이런! 늦어 버렸네. 나 이만 가볼게. 안녕! 나중에 또 만나길 바란다.” “그래, 잘 가게! 대청!” 스미와 헤어져 갑판을 돌아 나오다 피터를 만났어요. 나는 피터와 함께 해적선에서 날아올라 집으로 돌아왔어요. “피터! 네 덕분에 너무나 재미있는 추억을 만들 수 있었어. 나중에 어른이 돼서도 잊지 않을게.” “내가 필요할 땐 언제든지 나를 생각해. 그러면 어김없이 내가 네 옆에 있을 거야.” “그럼, 피터 잘 가!” “잘 가!” 모험을 마치고 돌아와 동네 놀이터로 나왔어요. 거기에는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할머니와만 사는 9살 정근이가 칭얼거리고 있었어요. “정근아, 안녕! 왜 울고 있어?” “할머니가 일을 가셨는데 아직 안 오셨어. 배에서는 ‘꼬르륵’ 소리가 나는 데, 아직 저녁도 못 먹었어. 할머니가 빨리 오셨으면 좋겠는데.” “그래?” “나는 엄마, 아빠가 있는 저 멀리 하늘나라에 가 보고 싶어. 또 저 해님이 있는 곳 같이 따뜻한 곳도 가고 싶고, 먹을 것이 주렁주렁 달리는 아주 큰 나무가 있는 나라에도 가 보고 싶어.” “그러면은 피터를 만나야 하겠네. 피터는 우리가 원하는 곳은 어디든지 알고 같이 가 줄 수 있어. 나는 법도 가르쳐 준다고!” “하지만 형, 어떻게 피터를 만날 수 있어?” “마음속으로 간절히 가고 싶은 곳을 생각해 봐. 그러면 어느 새 피터가 네 옆에 와 있을 거야.” “아! 그렇구나. 할머니가 와 계셨을 지도 몰라. 어서 가서 피터를 만날 준비를 해야 되겠어.” 집에 뛰어가던 정근이가 밝게 웃으며 물어봤어요. “형, 그런데 진짜 피터가 오기는 하는 걸까?” “그럼, 내가 방금 피터를 만나고 왔는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