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북부의 조용한 마을에서 일어나는 죽음들
영국 황금기 미스터리의 계보를 잇는 코지 미스터리
우리나라에는 처음 소개되나 [해미시 맥베스 순경 시리즈]의 작가 M. C. 비턴은 오늘날 영국의 대표적인 대중작가로 유명하다. 영국 내 모든 공공 도서관의 대출 현황을 집계하는 국립도서관 공공대출권(PLR, Public Lending Right) 2016년 자료에 따르면, 비턴은 6년 연속 ‘소설 분야 성인 독자들이 가장 많이 빌린 국내 작가’ 1위에 올랐으며, 전체 대출 목록 최상위권에 오래도록 위치하고 있다.
비턴은 태초의 광활한 위용을 간직한 스코틀랜드 최북단 지역 서덜랜드로 여행을 떠났을 때 낚시 교실 참가자들 간에 일어나는 다툼을 목격하면서, 고전적 미스터리의 배경으로 적격인 이 공간을 무대로 한 이야기를 떠올리게 되었다. 20세기 초 영국 고전 미스터리의 황금시대 유산을 계승한 코지cosy 미스터리 [해미시 맥베스 순경 시리즈]는 조용한 마을을 소란하게 만드는 인물의 출현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살인 사건이 아마추어라 할 수 있는 일개 순경의 손에 통쾌하게 해결되는 과정을 짜임새 있는 구조 속에 그린다. 특히 비턴은 수수께끼 플롯, 다중 시점, 폐쇄된 공간에서 사건이 일어나는 클로즈드 서클Closed Circle, 그리고 ‘영국적’인 배경과 인물들을 설정함으로써 황금시대 미스터리의 여왕 애거서 크리스티와 자주 비교되고 있다.
태평하고 게으른 주인공 탐정 ‘해미시 맥베스 순경’과
유쾌한 괴짜 캐릭터들이 만들어 가는 웃음 가득한 수사극
[해미시 맥베스 순경 시리즈]가 오랫동안 사랑받는 데는 무엇보다 매력적인 주인공 해미시를 비롯해 저마다 개성 가득한 등장인물들 덕분이라 할 수 있다.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흔한 이름이자 셜록 홈스의 영원한 파트너 왓슨의 중간 이름인 ‘해미시’라는 이름을 가진 꺽다리 주인공은 불타는 듯 새빨간 머리칼과 개암빛 눈동자를 한 전형적인 스코틀랜드 북부인의 모습이다. 후줄근한 제복 아래 숨겨져 있지만 잘생긴 외모와 다정다감한 성품, 재치 있는 유머를 겸비한 그의 매력은 보면 볼수록 빛을 발한다.
“이 집 저 집에 들러 차를 얻어 마시며 천천히 순찰”을 도는 것이 주 업무, 자그마한 농장 일과 밀렵, 그리고 스코틀랜드 전통 축제 때 치러지는 각종 스포츠 경기 우승 상금으로 가외 소득을 올리는 해미시는 자신의 단순한 생활에 무척 만족하며 살아간다. 그런 그가 누려 온 평화는 마을에서 살인이 일어나고, 인근 스트래스베인 경찰서에서 출동한 형사들과 제멋대로인 용의자들을 상대하면서 자꾸만 깨지고 만다. 감초 같은 조연들과 주인공의 포복절도 수사극은 끊임없이 새로운 에피소드를 만들어 간다.
“궂은 날 끔찍한 시간을 견디게 해 주는” 최고의 오락물
미스터리와 블랙코미디, 그리고 로맨스가 어우러진 M. C. 비턴만의 세계
지금껏 세상에 쓰이지 않은 종류의 이야기를 읽고 싶은 바람이 있었다고 말하는 저자는 자신의 미스터리 시리즈를 가리켜 그동안 단 한 권도 없었던, 할리퀸 로맨스와 정통 문학 작품의 경계에 있으면서 “궂은 날 끔찍한 시간을 견디게 해 주는 책”이라고 정의한다.
살인 사건 해결이 소설의 중심축이라면, 이 시리즈에서 해미시와 마을 지주의 외동딸 프리실라 할버턴스마이스 간의 로맨스는 이어지는 다음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을 일으키는 보조 역할을 톡톡히 한다. 두 사람은 미묘한 연애 관계에 있으나 너무도 다른 환경 탓에 쉽게 마음을 털어놓지 못하는데, 비턴은 이러한 안타까운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 냄과 동시에 두 사람을 가로막는, 현대에 아직도 엄연히 존재하는 보이지 않는 신분제도와 이를 충실히 따르려 드는 속물들을 신랄한 블랙코미디로 풍자한다.
과연 다음에는 어떤 ‘죽음’이 또다시 로흐두 마을을 덮칠 것이며, 점점 깊어지는 주인공들의 사랑과 우정은 어떻게 흘러갈까? 용의자들에 관한 정보를 캐내기 위해 세계 각지에 사는 스코틀랜드인 친척과 지인들에게 거는 “장거리 전화에 대고 수다 떨기에 중독”된 해미시 순경의 사건 수사는 앞으로도 계속된다.
◆ 그 밖의 이야기
* [해미시 맥베스 순경 시리즈]는 1990년대 중반 로버트 칼라일 주연의 BBC 스코틀랜드 드라마로 제작되어 많은 인기를 누렸지만, 비턴은 원작과 다른 내용과 해미시가 멀쑥한 대마초 골초로 묘사되는 모습에 이 드라마를 끔찍이 싫어했다고 전해진다. 십수 년이 지나 이제는 어느 정도 마음이 풀렸다는 그녀는 “덕분에 사람을 죽이고 싶은 기분에 대해 배웠다”고 웃으며 말한다.
* 비턴은 “코지 미스터리cosy crime”라는 용어를 싫어하며, 최근에는 누구든 자신의 작품을 이렇게 분류하는 사람에게는 “글래스고 키스(박치기)”를 해 주겠다고 위협하고 있지만, 그녀 자신을 제외한 대부분의 이들은 30여 년째 비턴의 미스터리를 코지 미스터리라고 표현한다.
언론사 서평
* 10점이 만점이라면 [해미시 맥베스 순경 시리즈]는 만점에 10점을 더 받을 만하다. _《버펄로 뉴스》
*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아늑한 코지 미스터리 시리즈. 마을의 순경과 주민들이 얼마나 현실적으로 그려지는지 머지않아 관광객들이 로흐두 마을을 찾기 시작할지 모른다. 그리고 셜록 홈스의 존재를 믿듯 해미시 맥베스의 존재를 믿게 될 것이다. _《덴버 로키 마운틴 뉴스》
* 비턴의 작품을 읽는 일은 땅속에 묻힌 보물을 발견하는 것과 비슷한 경험이자, 진정한 미스터리 대가의 작품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남다른 독서 경험이다. _《북 리스트》
* 해미시 맥베스는 갈수록 정감 가는 주인공이다. 독자들은 그의 소박한 외면 안에 모든 터무니없는 헛소리를 단번에 뭉개 버리는 기지가 숨어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_《시카고 선타임스》
* 터무니없이 엉뚱한 블랙코미디의 대가인 M. C. 비턴의 탐정소설은 미국에서는 숭배받는 경지에 이르렀다. _《더 타임스 매거진》
* 맥베스의 매력은 계속 더해질 뿐…… 재미있고 엉뚱하며 잘 만든 스콘처럼 말랑말랑하다. 이 시리즈의 책이라면 단 한 권도 놓치지 않을 것이다. _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
* 이 시리즈는 진정한 축복이다. _ 《애틀랜타 저널컨스티튜션》
* 최고급 몰트위스키처럼 풍부하고 따뜻한 맛이 느껴지는 최고의 오락물. _《휴스턴 크로니클》
* 따뜻하고 아늑한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독자들을 위한 작품. 물론 비턴의 작품에서라면 그 장밋빛 유리잔은 언제나처럼 어두운 빛으로 물든다. _《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
* 황당하면서도 진심 어리며 지극히 사랑스럽게, 해미시는 달콤하고 만족스러운 성공을 거둔다. _ 《퍼블리셔스 위클리》
* 비턴은 스코틀랜드 북부 지방의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그려 내며 간결한 언어로 그 지방의 정취를 포착해 낸다. _ 《라이브러리 저널》
* 스코틀랜드 북부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로흐두 마을을 다시 찾는 일은 언제나 특별한 기쁨이다. _ 메릴린 스타시오, 《뉴욕 타임스 북 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