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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창업자 호암 이병철 자서전

[ 양장 ]
이병철 | 나남 | 2014년 04월 23일 리뷰 총점8.8 정보 더 보기/감추기
내용
4.4점
편집/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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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4년 04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440쪽 | 846g | 153*224*30mm
ISBN13 9788930087568
ISBN10 8930087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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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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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저자 : 호암 이병철
1910년 경상남도 의령에서 태어난 호암 이병철 선생은 1938년 대구에서 삼성상회를 설립한 이래 제일제당, 제일모직, 한국비료, 삼성전자를 비롯한 굴지의 기업을 여럿 일으켜 국가경제 발전에 크게 이바지 하였다. 호암은 사업보국(事業報國), 인재제일(人材第一), 합리추구(合理追求)의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불모의 한국경제가 오늘에 이르기까지 발전하는 데 선도적 역할을 하였으며, 문화, 예술, 교육, 언론 등 사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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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완전히 새로운 만듦새의 21세기형 《호암자전》 , 28년 만의 재출간!

20대 중반을 지나는 한 청년이 있다. 부모의 도움으로 일본 유학까지 다녀왔지만 돌아오니 딱히 무슨 일을 할지 막막하다. 집안일은 이미 형이 차지했고… 서울로 가볼까? 그곳에도 뾰족한 수는 없다. 주저하며 손을 댄 일도 영 신통치 않다. 친구들과 어울리며 허송세월을 한다. 내 탓일까? 세상 탓일까? 이어지는 의문에 실의는 더욱 깊어만 간다.

“취직 같은 것은 생각해 본 적도 없고, 결국 이번 서울생활도 선친의 송금으로 놀고 지낸 셈이 되었다. 다시 고향으로 돌아갔으나 집안일에 내가 끼어들 여지는 별로 없었다. 당시 희귀했던 고등소채를 재배해 볼까 하고 기웃대거나 개량돈도 들여왔으나 취미 수준을 벗어나지는 못했다.
허전한 마음을 얼버무리려고 친구들과 골패에 열중했다. 노름은 한밤중까지 계속되어 지칠 대로 지쳐서 달그림자를 밟으며 집으로 돌아오는 일이 되풀이되었다. 실의일까? 운이 없는 것일까? 세상이 나쁜 것일까? 자성과 자제를 잃은 무위도식의 나날이 그 후에도 한동안 계속되었다.” (42쪽)

이 ‘방황하는 청춘’은 바로 삼성 창업자 호암 이병철 선생이다. 세계 굴지의 기업으로 우뚝 선 글로벌 기업의 창업자의 입에서 나왔다기엔 다소 평범하고 싱거운 푸념이 아닌가. 비범한 업적을 세운 그에게도 범인의 고뇌와 방황이 있었다니 반가워해야 하는 걸까. 마산의 협동정미소에서 시작해 삼성상회를 창립한 후 제일제당, 제일모직을 거치며 중공업과 첨단산업까지 사세를 확장하며 한국 최대기업을 넘어 세계적 브랜드로 자리매김 한 삼성, 그 신화의 서장엔 남다를 것 없는 청년의 머뭇거림이 적혀 있다.

삼성의 뿌리, 그 창업자의 인간적인 목소리가 궁금하다면 펼쳐들어 볼 만한 책이 바로《호암자전》이다. 호암이 쓴 그의 일대기가 나남에서 새로운 장정으로 출간되었다. 1986년판의 세로쓰기와 한자표기를 현대적으로 전면 개정한, 완전히 새로운 만듦새의 21세기형《호암자전》이 탄생했다. 올컬러로 제작된 이 책은 최신 사진을 추가하여 삼성의 탄생과 현재의 삼성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

날카로운 사업적 감각과 통찰력, 국가 발전을 염두에 둔 거시적 안목까지 갖춘 삼성 창업자 호암 이병철
그가 직접 서술하는 삼성, 그 창업과 경영의 위대한 서사!


출간된 지 30년에 가까운 책을 복간하는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집필 당시 여든을 바라보던 호암이 술회한 자신의 일대기는 진솔하고 담담한 어조를 유지하면서도 창업과 기업경영의 핵심을 놓치지 않고 짚어나간다. 일제 강점기와 해방, 한국전쟁과 4ㆍ19, 5ㆍ16 등 굵직한 현대 한국사의 격동과 함께 오르내리며 기업을 키워나간 호암의 강단과 능력은 의심할 바 없이 놀라운 것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기업가로서 맡은 책임을 다한 것뿐이라는 그의 목소리는 겸허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기업경영을 이끄는 통찰은 날카롭고, 국가 전체의 발전을 위해 포석을 두는 거시적 안목은 탁월하다. 소비재 생산으로 치부했다거나 사업만 앞세운다는 세간의 삐딱한 시선을 그가 몰랐던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맨땅이나 다름없던 1950년대, 경공업 기반 마련의 중요성에 대한 확신으로 제일제당과 제일모직을 설립했으며, 적극적 외자 도입으로 산업구조를 경공업에서 중공업으로 이동시켜 나갔다. 이후 첨단산업 분야를 선도적으로 개척한 것도 삼성을 언급할 때 빠뜨릴 수 없는 부분이며 호암의 사업적 감각과 대범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끊임없는 도전정신의 결과물이라고 요약할 수 있을 호암의 사업력은 한국 경제발전사와 맥을 같이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업분야를 확장할 때마다 빛을 발하는 그의 통찰력은 20세기 한국판 국부론을 마주하는 듯한 느낌마저 준다.

또한 사업가로서의 배포 역시 대단하다. 제일모직을 설립해 국내에서 복지를 생산하려고 할 때, 많은 사람들이 영국 400년 복지에 맞설 수 있겠느냐며 어리석다 비웃었다. 연산 36만 톤 세계 최대 규모의 한국비료 공장을 건설하려고 할 때에도 소련도 30만 톤 공장 건설에 쩔쩔매고 있다며 무모하다 말렸다. 그러나 세계 최대, 최고를 지향하는 호암의 배포는 실천력으로, 보란 듯한 성공으로, 그리고 삼성이라는 신화 창조로 이어졌다.
“솔직히 말해서 국내에서의 소성에 만족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국내에서 제일이 된다든지, 국내 경쟁에서 이긴다든지 하는 것은 안중에도 없었다. 자본을 축적하여 차례차례 새로운 기업을 개척함으로써, 선진 외국과 당당히 맞서서 이긴다. 그것이 내가 나아갈 길이다.”(145쪽)

최단 공기 내에 최대 규모의 공장을 건설하고, 선진국의 도움 없이 국내 기술과 인력만으로 최신 설비의 기계를 설치하고 작동시켰다. ‘또 하나의 가족’이라는 캐치프레이즈에 걸맞은 직원에 대한 최고의 대우와 시설도 아끼지 않았다. 최고, 최대, 최신을 향한 지칠 줄 모르는 호암의 열정과 추구. 이 과정에서 벌어지는 좌충우돌은 그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이야기가 된다. 밤낮없이 돌아가는 건설현장을 방문해 직원들을 직접 독려하고, 기술적인 어려움에 부딪히면 전국을 돌아다니며 해결책을 구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과거를 회고하는 호암의 호흡을 따라 이 책을 읽다보면, 천신만고 끝에 완성된 기계의 작동 버튼을 맨 처음 누른 순간, 윙-하고 돌아가는 기계음 소리와 함께 기계의 성공적 작동을 기다리는 호암의 초조한 마음을 헤아리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런 호암이라고 해서 걱정이 없었다거나 외롭지 않았던 것은 물론 아니다. 행간에 읽히는 한 인간으로서의 고독을 발견하는 것도《호암자전》을 읽는 재미일 것이다.

“예술가의 사명감이나 정진에는 격려의 박수를 아끼지 않으면서, 기업가에 대한 사회의 눈이 왜 그렇게 인색한지 모르겠다. 인간이 ‘무한탐구’, ‘무한정진’을 추구하는 데는 기업가도 예술가도 다를 바가 없다.”(124쪽)

“인내는 일을 지탱하는 자본이며 희망을 갖는 기술이라던가. 인고의 용기를 스스로 환기하면서 언젠가는 기업에 쏟는 의도를 반드시 이해받을 날이 올 것이라고 혼자 다짐하곤 하였다.”(144쪽)

학업에 관심 없던 10대, 골패노름과 요정 출입에 삼매하던 20대…
과거에 대한 솔직한 고백과 인간적인 번민이 담긴 비범한 한 인물의 진솔한 인생이야기


이 책을 집어 든 독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내용은 ‘굴지의 기업을 창조하는 비결은 무엇인가’에 있을지도 모르지만 자서전의 진짜 묘미는 대단하지도, 위대하지도 않은 개인적이고 비밀스러운 일화를 만날 수 있다는 데 있지 않을까. 호암이 직접 소개한 몇 가지 이야기를 들어보자.

호암은 정식 졸업장이 없다. 13살에 처음 고향 중교리를 떠나 큰 도시에 해당하는 진주로 전학한 이후, 그의 더 넓고 새로운 세상에 대한 호기심은 식을 줄 몰랐다. 보통학교 과정을 수료하기도 전에 서울로 유학을 결심하고, 서울에서도 더 빨리 고등과정인 중학에 입학하려고 속성과로 편입하더니 교과과정을 채 마치지 않은 채 일본 와세다대학 정경과에 입학하나 역시 졸업장 없이 귀향한다. 온화한 선친으로부터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들은 호통이 “일에는 반드시 본말이 있고 시종이 있는 것을 모르느냐!” 라고 하니 학업에 진득하지 못했던 그의 태도는 짐작하고도 남는다.

일본 유학길에 오르는 부관연락선에 탑승한 호암은 뱃멀미에 시달리다 못해 선내 1등실로 자리를 옮기려고 했다. 그러자 일본인 선원이 조선인임을 알아보고 제지하더란다. 다감한 청년에게는 치명적 굴욕이었으며 처음으로 나라 잃은 실감을 했다면서 이렇게 서술한다. “후년 내가 오직 사업에 몰두한 것은 식민지 지배에 놓인 민족의 분노를 가슴 깊이 새겨두게 한 그 부관연락선에서의 조그마한 사건이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36쪽)

다음은 마산에서 협동정미소와 운송회사를 운영할 때의 일화다. 술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주연의 분위기를 즐기던 호암은 그 무렵 마산의 모든 요정 단골이었다. 8,90명에 달하는 기생들과 모두 낯이 익은 사이인데다 가끔은 시내의 기생 전부를 불러 놓고 흥청거리기도 했다고. 한번은 일본인인 마산경찰서장이 접대차 기생을 부르려고 보니 호암이 연 주연에 전부 불려가 한 명도 남아 있지 않았던 적도 있었다. 급기야 이 일본 관리는 기생 몇 명만 보내달라고 요청하는데 호암이 이를 묵살해버리는 장면은 꽤나 인상적이다.

호암의 뒤를 이은 3남 이건희와의 일화들도 군데군데 눈에 띄고, 기업가이기 전에 아버지로서 자식들을 염려하는 인간적인 면모도 발견할 수 있다.

“3남 건희에게는 일본의 와세다대학 1학년에 재학 중일 때 중앙매스컴을 맡아 인간의 보람을 찾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물었더니, 그 길이 가장 좋을 것 같다고 대답했다. 매스컴 경영의 기복에 대비하여 재정적 지원이 가능한 몇 개의 회사를 붙여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고생스러운 기업경영의 일을 자손들한테까지 억지로 강요하고 싶지 않은 것이 나의 솔직한 심정이었다. 사업 탓으로 숱한 파란과 곡절을 겪으면서 갖은 고생을 했기 때문이다. … 이러한 험난한 과정을 끝까지 극복하지 못했던 사람은 모두 사라지고 말았다. 그래서 건희에게는 고생스러운 기업경영을 맡기는 것보다는 매스컴을 생각했던 것이다.”(389쪽)

이외에도 이승만 전 대통령과 맥아더 장군, 해상 장보고를 존경하고, 인생의 책으로《논어》를 꼽으며, 국악을 사랑하고, ‘던힐’ 파이프 담배와 미국 시가 ‘크리스탈’을 즐겨 피우던 호암의 개인적인 취향도 엿볼 수 있다. 망중한에 서예를 즐기고 미술품 수집에 취미가 있었던 것은 유명한 사실이며, 이러한 심미안은 호암미술관을 비롯, 삼성미술문화재단 설립 등의 형태로 사회 환원에도 기여하게 했다. 위암 진단을 받고 나서 일본에서 수술을 받기까지의 일도 상세하게 그려져 있으며, 암을 극복하고 ‘건강을 창조한 사람’(316쪽)답게 이후 소식과 금연을 통해 마치 기업을 경영하듯 철저히 건강을 관리하는 모습도 흥미롭다.

한국 현대 경제사와 맥을 같이하는 삼성신화의 서장을 목격하다!
국가 경제를 염려하는 초(超)개인적 기업인의 진면목과 실패에 담대하라는 메시지


“이때 나는 이미 사업에 종사하는 한 기업인의 입장을 넘어, 이 나라 경제 전체의 장래를 걱정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는 것을 자각하게 되었다.”(153쪽)

《호암자전》의 초반부를 넘어가고서부터 위와 같은 언급이 자주 보인다. 노련한 기업가의 정치적인 언술일까? 한국 현대 경제사에 삼성이 미친 영향을 생각해볼 때, “축재가 목적이기보다는 신생조국에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을 모색”(123쪽)하는 데 늘 고심했다던 그의 말을 속 빈 허언으로 들어 넘길 수는 없다. 재벌기업과 애국심이라는 단어를 나란히 놓고 보면 어색하기 짝이 없는 오늘날의 현실 탓인지, 호암의 이러한 술회에 새삼 눈길이 가는 것은 어쩌지 못한다.

그렇다면,《호암자전》을 관통하는 핵은 무엇일까? 사실 과거를 회고하는 호암의 목소리는 시종 담담하다. 그런 그가 400여 쪽에 달하는 이 책에서 단 한 번 다른 사람이 남긴 명언을 인용하는데, 여기에 집중하지 않을 수 없다. 그가 좀더 힘주어 말하고 싶었던 이 말에 중요한 비결이 숨어 있진 않을까?

“나는 항상 청년의 실패를 흥미롭게 지켜본다. 청년의 실패야 말로 그 자신의 성공의 척도다. 그는 실패를 어떻게 생각했는가, 그리고 어떻게 거기에 대처했는가, 낙담했는가, 물러섰는가, 아니면 더욱 용기를 북돋아 전진했는가. 이것으로 그의 생애는 결정되는 것이다.” (63쪽)

비스마르크 시대의 프로이센군 원수 몰트케의 말이다. 호암은 이 이국 장군의 말에 자신의 삶을 비춰보며 크게 고개를 끄덕였나 보다. 중일전쟁이 일어나 토지투자사업으로 확장한 2백만 평의 땅과 재산을 잃었을 때, 한국전쟁으로 애써 일으킨 삼성물산이 물거품으로 돌아갔을 때, 10년에 걸쳐 완공한 한국비료를 ‘한비사건’으로 국가에 헌납해야 했을 때. 혹은 자신의 새로운 도전에 동료들마저 회의적 반응을 보일 때, 국가 경제발전을 위해 애쓴 세월이 ‘부정축재자 제 1호’라는 타이틀로 돌아올 때…. 이런 좌절과 실패의 순간에 호암은 ‘그래, 지금이 내 생애의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라고 호기롭게 용기에 찬 다음 발을 내딛었다. 실패에 의연히 맞서 다음으로 도약하는 것, 이것이 신화로 기억될 호암의 일대기를 관통하는 비결이라고 이 책은, 호암은 말한다. 실패에 담대하라는 그의 전언이 그보다 훨씬 더 자주 개인적 실패와 좌절에 맞닥뜨릴 21세기의 독자들에게 작은 위로가 될지도 모르겠다.

시대가 변했다. 호암이 황무지나 다름없는 20세기의 대한민국에서 이룬 성취가 ‘신화’로 불리며 숭상되든 아니면 옛날옛적 이야기쯤으로 취급받든 무색할 만큼의 시간이 흘렀다. 이미 호암의 손자 세대가 오늘날 삼성의 중진이 되었으며, 호암은 상상도 하지 못했을 첨단제품이 삼성 마크를 달고 앞 다투어 생산되고 있는 오늘이 아닌가. 그럼에도 이 위대하고 고독했을 기업가의 이야기는 읽어봄 직하다. 국가 지도자부터 TV 광고까지 ‘창조경제’를 외치는 지금, 진짜 무에서 유를 창조한 창조경제의 원조 격에 해당하는 인물의 일대기이거니와 여전히 유효한 ‘삼성왕국’의 뿌리를 들여다보는 흥미로운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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