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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23년 11월 2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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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양장 도서 제본방식 안내 |
쪽수, 무게, 크기 | 632쪽 | 127*187*55m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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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맥을 읽기 시작하면 한 권이 나오기를 기다리며 시내 서점에 가던 때가 있었다. 그렇게 조정래라는 작가를 알게 됐다. 그리고 최근에 정글만리를 읽으며 "국가가 정책을 세우며, 백성은 대책을 세운다"라는 명문장을 되새기곤 한다. 황금종이에도 "돈은 인간의 실존이자 부조리다"라는 말은 역시나 명문장이 아닐까?
세상에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 사고에 돈이 얽히지 않은 일이 없다. 어떤 조직에서도 작은 돈의 사용과 절차를 트집 잡아 사람을 못살게 구는 일이 많다. 누구도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이야기를 말하는 시대를 반영한다. 그래서 공감과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영업이란 직종은 밖에서 보면 돈을 버는 일이지만 어떻게 보면 황금종이의 실물을 보기 어려운 이상한 직종이 되어 가고 있다. 이젠 황금종이도 디지털화된 숫자의 시대가 되어 가고 있기 때문일까?
하지만 명문장이라고 한 것처럼 돈은 인간에, 인간의, 인간을 통해서만 실존적 의미가 있다. 그것이 화를 부르기도 하고, 복을 돋우는 일을 한다. 얼마 전 스스로 회계의 제1원칙은 "내 돈은 1원 한 장 안 틀린다, 남의 돈은 잘 안 맞을 뿐"이란 말을 블로그에 써놨다. 돈은 정확성을 요구한다. 이해관계가 덕지덕지 붙어있기 때문이다. 아주 선명하게 정수단위로 딱 맞아야 조용하다. 그런데 너무 선명한 정확성은 인간의 영역 속에 존재하나, 아주 비인간적이란 생각을 할 때가 많다. 도가 선명하면 시대의 변화를 담을 수 없다. 어쩌면 명확한 선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지만, 선이 없는 것도 아니다. 어쩌다 들러보는 화장실에 '바다에 길을 보이지 않지만 길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도를 설명하는 것처럼.
그 선은 법과 제도와는 다르다. 인간의 마음속에 존재하는 규정이 아닐까? 그 선을 넘나들면, 변화가 생긴다. 좋게 변화하면 사람들이 좋아하고, 나쁘게 변화하면 사람들이 싫어한다. 그런 것들이 예의염치라고 부르는 범위에서 평가된다. 세상에는 그 선을 넘나들면 황금종이를 줍고, 황금종이를 베푸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문제는 이런 반복 과정 속에 선이 있었다는 실존의 인식을 잃어버리는 종자들이 생긴다. 선을 넘었는지, 요단강을 건넜는지 구분하지 못하는 지경에 다다른다. 도를 깨우쳤다는 말이 아니다. 자신은 선을 조금 넘었다고 하지만, 타인들은 요단강 건너편이라고 하는 일이 벌어진다.
그러면 가장 낮고 천박한 합의 기준인 법이 등장하고, 법을 벗어나는 일이 벌어져 다시 법이 강제하게 된다. 칼이 난무하던 춘추전국시대나 돈과 법이란 이름으로 파렴치가 난무하는 시대나 차이가 있는가? 난 별차이가 없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최소한인 사회적 법과 제도도 너무 많아지고 복잡해지고, 사실 이게 좋은 것만 있는 것도 아니란 생각이 든다. 정확성을 위해서 인간성이 사라지는 줄 모르는 시대가 아닐까?
가축이 생식을 안 한다는 것이야말로 살기 편하지 않다는 말이다. 인간은 여기에서 자유로운가? 세상은 발전(?)하고 물질적 풍요, 법과 제도가 촘촘해져 가는 만큼 세상은 살만한가? 어쩌면 세상이 선을 넘는 것인지 요단강을 건넌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그것 또한 너와 내가 만들어 가고 있는 중이다.
#황금종이 #조정래 #독서 #소설 #선 #요단강 #khori 예의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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