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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9년 08월 2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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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36쪽 | 398g | 138*210*21mm |
ISBN13 | 9788952738882 |
ISBN10 | 8952738888 |
2024년 09월 09일 ~ 2024년 12월 31일
뉴욕타임즈 21세기 최고의 책 100대 도서 『파친코』, 『채식주의자』 선정
2024년 07월 15일 ~ 2024년 11월 08일
문학 PD가 보내는 백 번째 편지 : 100호 기념 기획전
2024년 09월 20일 ~ 2024년 11월 30일
소진시
2024년 11월 01일 ~ 2024년 11월 30일
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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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없음
성지글: 미드처럼 드라마로 제작되도
엄청 인기 끌듯
뒤로
넘어가면 넘어갈수록
읽으면 읽을수록
든 생각
" 이 책은 정말 선물하고 싶다. 선물받은
그 사람도 나처럼 종이가 넘어갈수록 주변의 소음은 들리지않고
시간의 흐름도 잊은 듯 이 책을 읽겠지?.그 사람에게 이책을 선물해서 좋은
시간을 선사하고싶어."
<링곤베리소녀 소설 속 느낌 나게 찍어봤다. ㅎㅎ>
너무 긴장감 넘치고 재밌어서 열심히 읽은 흔적의 사진도 첨부 ㅎㅎ
사실 나는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에 흠뻑빠져 그의 소설을 꽤 많이봤고
그 이후로 흥미가 생겨서
서스펜스 ,추리소설류를 많이 보다가
한 5년간 추리소설을 보지 않았다.
음식도 너무 많이먹으면 물리듯 진부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왠걸
저자는 자신의 의도에 맞춰 자연을 잡아내는 사진작가로서
감각을 발휘해 늪지를 섬세하게 묘사하는 데 성공, 마치 현장에 있는 듯
음산한 공포를 느낄 수 있다는 평을 받았다
라는 이 책의 소개글을 보게되었고 그렇게 줄거리도 찾아보게 되었다.
오 마이 갓
그렇게 이 책은 나를 끌어당겼다.
이 책의 소개글을 읽고 들었던 나의 느낌을 비유하자면
습하고 비 잔뜩 내리고 천둥까지 치는 여름 날/
극장에 도착해서/
공포영화를 보는데 / 방금 전의 '꿉꿉함은 시원한 에어컨 바람에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 침묵만 허공에 떠도는 이상황에 누군가 나를 지켜보는 듯한 느낌에
뒤를 돌아보는
그 공간 속의 나
였다.
이제
책을 읽어나가며 바로바로 메모했던 것들을 적어본다.
#1.늪은 제물을 원한다.
제물을 원하면 날씨가 험해진다. 제물이 정해지면 분노는 평화가 된다.
철기시대에 이곳에서 각종 도구와 음식, 심지어 사람까지 제물로 바치는 의식이 열렸다고 믿을 만한 근거가 있다. 늪지는 산소가 부족하고 산성인 환경 덕분에 부패가 매우 천천히 진행된다.
그 결과 21세기가 시작될 무렵 습지 시신이 발견되었다. 시신은 링곤베리 소녀라고 불리고 있으며 현재 칼스타드 문화사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우리가 보는 것과 우리가 아는 것의 관게는 결코 하나로 정해지지 않는다. 매일 저녁 우리는 해가 지는
모습을 본다. 우리는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고개를 돌려 멀어진다는 사실을 안다.
그러나 그 지식은,그러니까 그런 설명은 우리가 목격한 모습과 들어맞지 않는다.
인신공양 할때 장대로 제물을 땅에 고정했다. 시신을 고정하기위함과 동시에 망자의 부활을
막는 일반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그 책에 따르면 폭풍우가 느닷없이 잦아들면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했다. 늪에 깃든 존재가
제물을 정했다는 뜻일 수 있으므로 반드시 안전한 장소를 찾아야 했다.
무엇보다 제물을 부르는 늪지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말아야 했다.
그런 지식이 대를 이어 전해졌으며 주민들이 늪지를 달래기 위해 얼마나 필사적으로 노력했는지 알려주는 이야기들까지 있었다. 그들을 만족시킬 방법 말이다.
늪이 그녀를 받아들이는 것처럼.
늪이 그녀를 포옹하는 것처럼
늪이 그녀를 아래로 끌어 내리는 것처럼.
잠시 후 그녀완전히 사라졌다.
내가 형태를 갖추고 나타난 그 존재를 목격했을지 모른다고 짐작했던 때의 모습은 연기나 안개였어요. 스르르 땅에서 피어오르는 것 같죠. 그리고 자신의 제물을 에워싸는 거예요.
하지만 종종 이런 행위가 보이지 않는 힘들과 관계를 유지하거나 소통을 의미할 수도 있어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손에 넣거나 원하지 않는 것을 피해가기 위해서죠. 278
프레이저의 황금가지에 따르면 아득한 고대에는 늙고 병든 왕을 살해하는 관습이 있었다.
하지만 왕권이 강화되면서 왕의 살해는 점차 인형의 살해로 대체된다. 이 제의에서 인형은 물론 살아 있는 왕을 대리하는 노릇을 한다. 그 시절 인형들은 살아있는 왕을 대신하여 절단되거나, 파괴되거나,매장되었다. 인류학적 관점에서 보면 인형은 아득한 과거로부터 이미 죽음의 모티브에 연동되어 있었던 셈이다. 애초에 파괴되고 손상되고 훼손될 목적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미학에세이 중에서
#2. 도입부
빛이 점점 가까워졌다. 더 다가왔다. 마침내 그 빛에 눈이 부셔 한 손으로 눈을 가릴 수밖에
없었다. "저기요?" 바로 그때 손전등불빛이 다른 곳을 향하자
비로소 앞이 보였다.
'이 사람 지금 뭐하는 거지?" 요한네스에게는 그렇게
생각할 시간밖에 없었다.
그리고 어둠이 모든 것을 집어삼켰다.
1부의 시작전에 나와있는 글이다. 맛보기로 잠깐 보고 덮어놨다가
뒷이야기가 궁금해서 죽는 줄 알았다.
일을 하다가도 잠깐 쉴 틈만 생기면
그 다음부분은 도대체 어떻게 됐을까 하고 계속 생각하게 만들었다.
야 그다음 내용 궁금하지 않아? 책이 나에게 계속해서 말을 거는듯한 느낌.
드라마끝나고 다음 화를 예고하는데 주인공이 위기상황에 닥치는 긴박한 상황
그리고 놀란 주인공 클로즈업.
사건의 결말을 보여주지 않고 검은화면으로 덮어버리는 그런 장면.
그리고 들리는
앜 대박 이제 다음주까지 기다려야되잖아
다음주까지 어떻게 기다려 궁금해서 미칠 것 같은데 이런 상황과 같은.
첫 분위기 부터 굉장히 묘하고 등골이 서늘하게 만든다.
#2. 독자를 늪으로 끌고 들어가서 늪을 경험하게 하는 소설
호수나 늪 인적이 드문 장소는 인간 심연에 있는 공포나 두려움을 직시하게 한다.
#배경묘사 #내면심리묘사
나탈리에가 머무는 장소를 묘사하는 문장을 통해 음산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고,
머무르는 일가에 대한 이야기도 소름돋는다.
이런 요소들이 계속해서 긴장감을 유지하게 만들고 보는 사람에게
지배적인 분위기를 머리 속에서 그려낼 수 있도록 돕는다고 생각했다.
소설의 분위기나 배경이 소설에 부여하는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영화를 본 것도 아닌데 어떻게 이렇게 공포영화 한 편을 보게 만드는 오싹함을 줄 수 있는건지
작가의 역량에 다시 한 번 놀랐다.
계속 14년전에 일어났던 사건들에 대해서도
뭔가 있구나 라는 느낌을 가지게 하면서 궁금함이나 호기심을 가지게 만들고
심장을 쫄깃하게 만드는 게 있었다.
어둠이 사방에 내려앉을 때 우리의 감각이 평소보다 더 예민하게 살아나는 상황이 떠올랐다.
귀를 쫑긋세우고 침 꼴깍 삼키고 소리라는 것은 내 숨소리만 들리고 눈 앞에서 일어나는
일을 주시하고 있는 그런 상황
샤워 중 밖에서 소리가 나는 것 같아 물을 끈다. 그리고 또 소리가 난다. 문을 열고
그곳을 주시하면서 소리나는 곳을 향해 걸어가는 상황을 떠오르게 했다.
공포나 두려움에 사로잡힌 인물의 내면심리를 굉장히 섬세하고 구체적으로
묘사했다.
공포에 휩싸인 나를 보는 것 같았다. 그래서
굉장히 현실과 가깝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기에 책에 몰입도 굉장히 잘되었고 감정이입해서 볼 수밖에 없었다.
특히나 나탈리에가 요한네스를 만났을 때 그녀의 생각과 그녀의 내면을 담은 문장들은 세상에 이거 내얘기아닌가 하면서 어머머 세상에 박수치면서 봤다.
쉬는시간 아이들이 왁자지껄 떠드는 와중에 나혼자 가위눌리는 상황도 떠오르게 했다.
그리고 자신의 내면을 많이 들여다보고 사람도 많이 관찰해온 작가의 내공같은 게 느껴졌다.
거듭말하지만 상황 속에서 느끼는 인물의 내면심리 묘사나 주변 배경묘사가 정말 훌륭하다.
등장하는 인물들이 가진 성격별로 할 수 있는 생각이나 행위들을 정말 굉장히 잘 그려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극적인 사람이 맞닥뜨린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생각들이나 행동같은 것들. 그렇다보니 현실과 이질감같은 게 없었다고 해야하나 )
옹이지고 시든 소나무들.축축한 녹색 풀 더미들 사이 번득이는 눈처럼 들어선 웅덩이들.
무채색 풍경 속에 녹아든 아늑한 호젓함. 황새풀의 가느다란 적갈색 가을 줄기에서 하늘거리는 솜뭉치같은 꽃자루들
사방이 어둑하고 공기가 쌀쌀했다. 어스름한 풍광은 광활하고 누렇게 물들어 있었다.
햇살이 아른거리는 물의 표면이 자신들의 호리호리한 몸을 휘감으며 폭 안아주던 느낌이 기억났다.
어느새 태양이 구름뒤로 자취를 감추었다. 지금까지의 아늑한 느낌이 점점 희미해졌다.
지나치는 그녀를 창문들이 공허하게 응시했다.
집은 황량했다. 사방에 낙엽이 뒹굴고 있었다.
정박된 보트들 사이의 수면에서 가을 햇살이 불꽃처럼 반짝이는 모습은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다.
햇살이 블라인드의 틈새로 새어 들어와 방바닥에서 너울거렸다.
거주자들이 집을 숲과 식물에게 맡겨두고 불쑥 떠난 것 같았다. 한쪽 길가에 선 우편함들은
뚜껑이 열려있어서 빗물에 흠뻑 젖은 신문과 안내문 등이 잔뜩 꽃혀 있었다.
두 대의 담배 끝이 서로 쏘아보며 불타는 두개의 눈처럼 발갛게 달아올랐다.
주위에서 나는 소리는 희미하게 들리는 자신의 얕은 숨소리뿐이었다. 그로부터
한참이 흐른 후에야 나탈리에는 긴장이 스르르 풀리며 꿈도 없는 잠으로 빠졌다.
나탈리에는 등유 램프의 빛에 자신이 깜깜한 밖으로 완전히 노출된 것 같아 불안해졌다.
창 유리들이 그녀를 향해 눈을 번득였고 어둠이 방 안을 들여다 보고 있었다.
그녀는 이렇게 노출된 느낌과 맞닥뜨릴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안개가 의도를 파악할 수 없는 젖은 땅을 핥으며 짐승처럼 그녀를 향해 기어오기 시작했다. 안개는젖은
땅을 핥으며 스멀스멀 발치까지 오더니 그녀를 휘감았다.
마치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너구나.바로 너.오랜만이야.'
이틑날 나탈리에는 일찌감치 일어나 아침 내내 뭐에 홀린 듯 청소를 했다. 바닥을 쓸고, 먼지를 털고 ,
물걸레질을 하고 빨래를 했다. 몸에서 불안이랄지 가려움증 같은 것을 몰아내지 않으면 된다는 각오에 떠밀리듯 말이다.
(불안할 때 내 모습을 보는 듯 했다 .ㅎㅎ)
마치 자신이 연약하고, 감시당하고 있고,어둠에 에워싸인 것 같았다. 두려움이 슬며시 발을 옮기며
피부 위와 아래를 기어다녔다. 어느새 두려움이 발톱을 박아 넣기 시작했다.
(어둠 속에 있을 때 두려움을 느끼는 나를 보는듯 했음 ㅎㅎ)
예란 달베리는 짙은 갈색의 2층 목조 가옥에 살고 있었다. 그 집에는 시들어가는 식물들로
가득한 넓은 정원이 딸려 있었다. 진입로에 흰색 밴 한 대가 서 있고 우편함에 자전거 한 대가 기대져 있었다.
(이런 배경묘사가 많이 나오는데 머리 속에서 영상처럼 구체적인 이미지들이 그려지고
더욱 풍부하게 상상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
낡은 니트 카디건과 집과 같은 갈색 색조의 바지를 입은 키가 크고 마른 남자였다.
(머릿속에 예란아저씨 이미지 그려보고있는중 ㅎㅎ)
나탈리에는 잠시 그를 지켜보다가 천천히 방으로 돌아와 침대에 누웠다. 드릴이 돌아가는 소리며 금속판이
달그락거리는 소리. 문틀과 문을 쿵쿵 울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나탈리에가 침대에 누워 방에서 드릴돌아가고 못과 나사가 달그락 거리는 소리 듣는 게 생생하게
상상이 된다.감각적인 이미지를 잘 활용해서 독자가 이 책의 상황과 장면을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 있게 돕고있음.)
경찰서 회의실의 실내가 너무 후텁지근해지자 경관 한 명이 일어나 창문을 열었다.
약간 씬넘버 상황 인물간의 대화
컷구성이나 콘티짜놓은 그런 것도 상상하게 한다.
상황: 형사 레이튼과 그의 부인 브리기타를 마야가 집에 초대한 상황
레이튼과 마야 대화중
3번카메라 아내 클로즈업( 둘은 대화하고 아내는 마야의 사진집을 넘기고 있다.)
계속 대화중
대화중 슬며시 마야의 다리 위로 올라와 몸을 동그랗게 말고있는 고양이 얼굴로 pAN.
#4
나탈리에의 성장소설 "장소는 기억을 소환한다."
슬픔에 빠진 사람들은 종종 몸은 현실에 둔 채 과거로 돌아가 자신의 슬픔을 응시한다.
심연에 가슴깊이 묻어둔 상처들을 수면위로 꺼낸다.
나탈리에는 불미스런 사건을 당하고난 후 성까지 바꾸고 모스마르켄을 떠나 예테보리에서
살다가 14년 후 북유럽과 중유럽 일대의 습지연구에 좀 더 구체적으로 전념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자
냉큼 지원해 그 기회를 잡아 모스마르켄으로 다시 돌아온다.
"뭔가가 그녀를 자꾸 이곳으로 끌어당겼다. 아마 오래 전부터였을 것이다.
나탈리에는 그 뭔가를 의식적으로 외면했지만 결국 이끄는 대로 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땅속 깊은 곳에서 치솟은 갈망같았다. 내면의 부름"
한때 심리치료사에게 상담을 받던 시절, 치료사는 그녀가 정보로 뇌를 채우려고 ]작정을 한 것 같다고했다.
그 치료사는 나탈리에가 정보의 부재라는 공허함을 마주하지 않으려 들기 때문일 거라고 추축했다 그게 아니라면 다른 정보를 차단하고 싶어서일 것이라고 했다. 이를 테면 그녀가 감당할 수 없고 예전 삶을 건드리게 될 정보 말이다.
과거는 멀리하려고 들수록 더 강해지는 것 같았다.
되돌아갈 수는 없다. 뭔가가 이렇게 할 수밖에 없도록 그녀를 이끄는 것 같았다.
그곳의 모든 움직임이 그녀의 내면에 상처를 주었다. 숨을 쉴 때마다 내면이 더 깊이 깎여
나가는 것 같았다.
그녀 안에서 뭔가가 변했다 . 뭔가의 방향이 수정되었고 그에 따그녀의 관점도 변했다. 양부모를 다시 볼 날이 기다려지기까했다.
나탈리에는 문득 자신의 마음이 얼마나 평화로운지 깨달았다.
그녀 안에서 뭔가가 새로워진 기분이었다.
훨씬 홀가분해진 느낌이기도 했다.
함께 떠오른 책과 그 문장도 첨부
인간의 뇌는 대단히 흥미롭다. 잊고 있던 어떤 냄새를 다시 맡으면 그 냄새가 되살아나고
기억에서 지워버린 목소리도 다시 들으면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영원히 파묻혀 있을 것만 같던 감정들도
같은 장소에 돌아가면 새롭게 고개를 든다.
파울료코엘료 불륜에서
쉽게 의식의 세계로 나오지는 않지만 무의식의 에너지는 숨어 있으면서도 나의 일상에 끊임없이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프로이트의 의자 중에서
게슈탈트 심리 치료란 내담자로 하여금 자신이 의식하지 못하는 그늘 속에 존재하던 감정이나 욕구를 대면하게 해주는 방법을 말한다. 상처와 직접 대면하는 연습을 통해서 사람들은 다른 시각으로 사물을 볼 수 있게 된다고 말한다. 프로이트의 의자 중 책 소개 글에서
억압은 의식에서 받아들이기 거북한 욕망, 충동,생각을 무의식에 파묻어 버리는 것입니다. 일종의 생매장입니다. 그러나 억압된 것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습니다. 무의식에서 살아 움직입니다. 원래 모습으로 나타날 수는 없지만 상징적인 모습으로 변장해 자꾸 얼굴을 보이려 합니다. 프로이트의 의자 중에서
#5.나탈리에의 내면을 담은 문장
머리는 망설이는데, 손가락이 멋대로 자판 위를 날아다녔다.
나탈리에는 그가 오기를 내심 기다린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하루에 한 번 별채를 지나가는 남자를 좋아하게 되고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생기건 그 마음을
쉽게 버리지 못할지도 모르는 상황을 자초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싫었다.
그에대한 생각은 스멀스멀 머릿속으로 기어 들어와 어느새 피부아래를 가득 채웠다.
나탈리에는 자신이 그를 간절히 기다린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런 종류의 욕망이 낯설었다. 아무리 마음을 굳게 먹어도 거침 없이 사방으로 번져나가는 들불처럼 점점 더
활활 타올랐다.
지금 당장은 자신에게 집중해야 했다 . 꼭 해야만 하는 일에 전념해야 했다.
그가 노크를 하더라도 대답하지 않을 것이다. 자는 척할 것이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삶을 계속 살 것이다.
그녀는 자연계에 대한 지식에서 만족과 더 심오한 의미를 찾았다.
그녀는 자신이라는 존재가 전적으로 라틴학명과 분류용어 복잡한 유기적 과정같은 온갖과학적 사실에 근거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요한네스가 있었다. 일에 집중을 못 할 정도로 그녀를 심란하게 하는 사람은
그 외아무도 떠올릴 수 없었다.
그녀는 심연의 가장자리에 서 있는 것 같았다.
왜 다른 곳 다른 습지를 고르지 않았을까. 왜 과학의 세계에 머무르지 않았을까 . 모든 것이 꼼꼼하게 분류되어 있을테고 습지는 규명된 패턴에 따라 작용하는 잘 정리된 화학과 생물학적 반응들의 집합체인 세계말이다.
늪지는 그냥늪지일 뿐인 곳에
망자와 길을 잃은 영혼들의 바다가 아닌 곳에
#6 그냥 마음에 들었던 문장들.
요한네스: 내 내문에는 일종의 부적절한 기쁨 같은 게 있어서 그걸 외부로 발산해야 해요.
이미 일어나고 있는 일이 일어나지 못하도록 안간힘을 쓰는 톰을 보며 마야는 마음이 편치 않았다.
톰은 두 사람의 관계가 지핀 불꽃을 지키려고 애를 썼지만, 그럴 때마다 상황은 더 나빠지기만 했따.
그녀가 더 신선한 물에서 수영하지 않고 계속 그곳에서 머무르도록 자신의 지성을 심사숙고해 간간히
지는 미끼로 삼은 순간 이미 그 지성의 날카로움은 무뎌져 버렸다.
이런 물리적인 외형은 단지 현실의 가장 바깥쪽 외피일 뿐이었다.
고갱이에 해당하는 근본적으로 통합된 현실을숨기고 대신 환상을 보여주듯 끊임없이 형태를 바꾸는 베일이었다.
그는 다른 사람을 대할 때와 똑같이 나탈리에를 대했고 나탈리에가 어른이라도 되는 듯 말했다. 그녀는 예란이 남들과 다르다고 단언할수 있었다.
"존재하지 않는 것 말이야.그러니 유령이 존재하느냐는 질문은 그 자체로 모순이야."
그녀의 주장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면서 다 지어낸 헛소리라고 하시면 저 레이디와 같은 수준에서 노시는거잖아요?
형사님이 알아내리라 기대하거나 알고 싶은 진실의 일면이 하나 정도는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쓰레기를 버린다면서 귀중품까지 같이 버리면 안되잖요?
집을 향한 은밀한 갈망이라고봐요. 우리 본영의 모습이라고 할까요. 내 눈에 그녀의 사진들은
육체와 존재, 정형과 무형의 사이의 관계를 장난스럽게 살펴보는 것처럼 보여요.
#7. 마야
마야는 15년 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비'라는 제목의 전시로 엄청난 성공을 거둔 후
뉴욕으 건너갔다. 각종 기사와 인지도 덕분에 그녀는 종ㅇ종 평범하지 않은 부업을 하게된다.
법의학 사진가도 그런 부업의 하나였다.
자신의 카메라를 이용해 마지막 숨이 빠져나간 시신을 묘사하는 과정은 마음 깊은 곳을 뒤흔드는 경험이었다. 직전까지만 해도 평범하기만 했던 장소나 조금도 주위를 끌지 않았던 사물이 느닷없이 새로운 의미를 얻고 증거로 대단한 가치를 지니게 되는 과정은 언제 접해도 매혹적이었다.
인간이 가질 자격도 없고 가져서도 안 되는 지위를 인간의 육신에 기어이 부여하게 만드는
절망에는 예사롭지 않은 것이 있다고 마야는 늘 생각했다.
범죄 현장을 찍은 사진은 그 나름의 방식으로 망자를 보존했다. 증거로서의 이미지
범죄 현장에서 마야의 정신을 파고들어 현기증을 일으키는 것은 언제나 소소한 일상의 풍경이었다.
바닥의 피 웅덩이에 쓰러져 있는 남자가 그날 아침 양말을 짝짝이로 신었다는 사실이다 .
다음 순간 햇빛이 작은 공터를 환하게 밝히듯 어떤 깨달음이 퍼졌다.
'장대'
그 생각이 의식의 수면위로 올라오기까지 몇시간이 걸렸다.
그녀는 그런 종류의 인내심은 없었다. 당장 의문을 확인해야 했다.
#8
"이 신은 오로지 당신의 내면에서만 본모습을 보여주죠.
그리고 그 안에서만 직접 경험할 수 있어요."
"당신은 이 세상에서 모든 구분이 허상이라는 사실을 온 존재로 지각할 수 있엉. 모든 것이 근본적으로 하나로 통합되는 거예요."
"그건 일종의 매순간 세상이 창조되고 있는 순수한 의식으로 만들어진 공간이에요 .
그건 지성을 넘어서는 깨우침이죠. 변화시킬 수 없는 존재예요.
그것을 찾기만 하는 게 아니에요. 이것은 우리의 본질이자 가장 깊은 곳에 자리잡은 본성이거든요. 그리고 그건...."
"영성을 탐색하다 보면 바로 이 점이 재밌어요. 결국 당신이 찾아 헤맨 것은 바로 당신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거든요. 그건 만질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아무도 그것을 볼 수 없어요."
(나탈리에가 마야에게 신을 믿느냐고 한 질문에 마야가 한 대답)
그리고 함께 떠오른 바가바드기타의 문장
브라만은 총체적인 신성이며, 말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다. 브라만을 사치드아난다 <존재 의식 지복> 라고 일컫는다. 하지만 존재니 의식이니 지복이니 하는 말도 브라만의 성질을 가리키는 말은 아니다. 브라만은 생명이 있는 존재이든 없는 존재이든 모든 존재 속에 현존하고 있는 보편적인 실재이다. 이것을 신성이라고 부른다면, 만물 속에 신성이 현존하고 있다고 말할 수도 있다. 브라만을 체험하는 초월적인 의식상태를 사마디 또는 합일이라고 한다. 바가바드 기타에는 이 상태에 이르는 방법이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마음을 안으로 돌리고 바깥세계와 접촉하는 감각기관을 제어하면서 진정한 자기자신이 누구인지를 찾는 훈련을 계속하다 보면 자신의 참 자아 아트만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참 자아 아트만이 곧 우주적 신성인 브라만이라는 사실도 깨닫고 모든 차별과 이원성을 벗어 던진다. 이런 사람은 브라만과의 함일 상태에 머문다. 크리슈나는 훈련을 통해 구나의 영역을 초월하라고 가르친다. 그러지 않으면 물질차원의 굴레에 얽매여 자유를 누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9 유령
오래된 미신들,명백히 설명할 수 없는 이야기들. 사악한 영들,굴
아무튼 나는 그런 것들에 관한 이론들을 닥치는 대로 읽었어요.
<이런 관심은 나의 학문적인 입장과 완전히 배치되니까요. 그래서 나는 오랫동안 학계에 발을 들여놓을 수 없었어요. 내 명성은 바닥에 떨어졌고요 .
우리가 유령이라고 부르는 존재는 매우 다양한 현상입니다.
나는 구체적인 장소와 그곳에 얽힌 역사에 따라 그 장소에 머무르게 된 영의 형태가 결정된고 봐요.
물리학자로서 나는 처음에는 육체가 없는 존재가 어떻게 물질화할 수 있는지
이해하는 데 애를 먹었죠 (이건 엑토플라즘 얘기인듯.)>
링곤베리 소녀 중 예란아저씨와 마야가 대화하는 부분
옛날부터 이상하다든가, 기적이라고들 말해진 일-이른바 '영혼'이나 '신과
같은 만능한 어떤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서는 설명이 되지 않는 초자연 현상은,
세계 역사의 어떤 시기나, 어떤 나라에서도 보고되고 있다.
도처에서 사람들은, 초자연 현상을 경험하고 깊은 인상을 받곤 했던 것이 사실이다.
만일 이들 현상이 진실이 아니라면, 몇 만년 전 과거부터 과학이 진보된
오늘날까지 불가사의한 문제들이 끊임없이 발생하는 것을 어떻게 설명해야만 할까?
또한 이들 초자연 현상이 모두 통일된 유사성을 가지고 있으며, 영혼이나
신과 같은 것의 존재를 암시하고 있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아직도 미완성이지만 이 초자연 현상은 약 백년 전 미국에서 시작하여 과학적
체계가 세워지기 시작했고, 영혼과 죽은 뒤의 세계를 그 연구 대상으로 하는
자연과학의 한 분야로서의 심령과학이 성립되기 시작했다.
심령문제가 자연과학의 한 분야로서 연구되고 있다는 것을 밝혀도, 영혼이
존재한다는 것은 과학과 모순된 것이라느니, 오늘날의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을 믿는 것은 미신이라 단정짓고, 선진 여러 외국에서는 심령과학은 이미
대중의 상식이 되어 있다는 사실도 모르고 아무 근거없는 개념적인 말만을
일삼아 영혼의 존재를 믿는 사람들을 경멸하고 있다.
그런데 이 원인은 동양인들의 사고방식이 개념적이고, 사실보다도 개념을
중요시하여 개념에 의해 모든 일들을 단정해 버리는 습관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재판의 판결에도 그렇게 생각되는 예가 때때로 있는 것이다.
영혼에 관한 문제도 그 하나로서, 우리들의 대부분은 영혼이나 신에 관한
문제는 자연과학보다는 철학의 영역에서 토의할 문제인 것 같다.
그 좋은 증거가 필자들에게 흔히 '자연과학을 연구하고 계신 분들이 어찌하여
심령문제를 연구하시죠?' 하는 질문을 던지곤 한다.
사람의 혼이나 유령과 같은 영혼의 존재에 의해 발생하는 문제는 인간의
출생이나 사망과 마찬가지로 엄연히 존재하는 자연현상이며, 인간의 머리로
생각하는 형이상학적 개념과는 다르다.
따라서 자연과학자의 연구 대상에 적합한 문제이지, 관념상의 문제를
전문으로 하는 철학자가 취급할 문제가 아닌 것이다. 철학자는 사람의 혼이나
유령이 존재해야 마땅한가 아닌가 하는 문제를 따질는지는 모른다. 그러나
그들은 자기손 위에 놓인 연필, 먹고 있는 밥조차도 그 실재를 증명하기 위해서
복잡한 과정을 밟아 이것을 인식하지 않고서는 안되는 사람들인 것이다.
하물며 타인이 본 것, 타인이 경험한 것은 별개의 문제이며, 그것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절대로 믿지를 않는 것이다.
즉, 그들은 객관적인 사실보다도 자기 머리 속에서 조립한 추상적인 개념을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이것을 생각해 보더라도 철학은 결국 개념의 논쟁에 따라가야 할 운명에 놓인
학문이며, 실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학문은 아님을 알 수 있다.
그 증거로 철학은 고대 그리스로부터 지금까지 무엇하나 구체적으로 해결해
놓은 것이 없지 않는가. 이 사실을 보더라도 앞으로 철학이 영혼이나 신의
문제를 해결할 가망은 없다고 본다.
이에 대하여 현실에 있어 여러가지 문제들을 하나하나 해결하고 한걸음
한걸음 확실한 진보를 가져와 인류를 물질적으로나 지적으로 오늘날의
수준에까지 향상시킨 것은 과학이며, 앞으로 영혼이나 신의 문제를 구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도 과학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과학이야말로 사실을 중하게 여기고, 사실만을 옳은 것으로서 사물을
하나 하나 결정해 왔기 때문이다. 레오날드 다빈치는 5백년 전에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지식이란 사실의 집적이며, 그것은 실험, 그밖의 합리적인 방법으로 그
사실이 확증된 것이어야만 한다.'
풍속이나 습관, 생각하는 방식이 세계 각처마다 틀린 것과 같이 영혼관도
서로 틀리겠지만, 영혼을 부정하는 것이 문화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우리만의, 더욱이 그것도 요근래 몇십년 동안의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가 한다.
필자들은 사실보다는 개념을 소중히 여겨 온 우리들이 앞으로는 개념보다는
사실을 소중히 여기는, 아니 사실만이 옳은 것이라고 생각하도록 마음의 전환이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이상이 심령연구에 대한 저자들의 신념이다. 따라서 어디까지나 사실에
입각하여, 영혼이 엄연히 존재하고, 인간 생활에 얼마나 중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가를 증명하여 기성 과학과 마찬가지로 심령과학에 대한 지식의 중요성을
서술해 가려고 한다.
심령과학 책에서 발췌 한 부분
서평을 마치며
이 책을 보는 내내
나를 리뷰어로 선정해주신 리뷰어클럽에 감사하다는 생각이 계속해서 들었다.
정말 감사합니다 :->
마지막으로 이 책과 함께 떠오르는 이미지도 첨부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책의 제목인 링곤베리 소녀는 기원전 300년경에 인신공양으로 죽어 21세기가 시작될 무렵에 모스마르켄의 늪에서 발견된 17세 가량의 소녀 시신을 지칭한다. (칼스타드 문화사 박물관 소장.) 최근 이 늪에서 상해―살해 목적의― 사건이 발생했고 이를 추적하다가 이미 그 전에 여러 번의 살인이 발생했음을 알게 되면서 그 원인과 범인을 찾아간다.
늪이라고 하면 옛날 흑백TV에서 방영하던 타잔에 나오던, 사람이든 짐승이든 빠지면 헤어 나오지 못하고 서서히 빠져들어 결국 죽음을 맞이하는 장면을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우포늪이나 순천만 습지 같은 실제의 늪, 습지는 그런 이미지와는 다소 차이가 나며 이 소설을 읽으면서 찾아본 스웨덴의 습지 사진도 타잔 드라마에 나오는 늪과는 다른 모습을 지니고 있다. 기실 아름답고 평화로울 것만 같은 장소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은 인간의 광기가 아니라면 설명하기 어렵다.
책의 시작인 프롤로그에는 모스마르켄 출신의 생물학자인 나탈리에와 소설 속의 첫 번째 피해자인 요한네스의 관계를 짐작할 수 있는 내용과 요한네스에게 벌어지는 어떤 사건의 발생을 암시하는 내용이 실려 있다. 뭔가 우중충하고 음산한 분위기가 이 책 전반을 감쌀 것 같다는 예감을 끌어내면서.
나탈리에는 논문 작성을 핑계로, 과거에 있었던 모종의 사건 때문에 14년 전에 떠났던 모스마르켄으로 돌아온다. 무언가 해결해야 할 건이 남아있는 기색이 엿보이는데 모스마르켄을 떠난 배경에는 아빠가 엄마를 총으로 살해하고 자살한 사건이 있었다. 그때 그는 12살이었다. 그 상황을 목격했지만 상황에 대한 기억은 모호한 상태로 남아있다.
모스마르켄에서 나탈리에와 인연을 맺는 요한네스는 모스마르켄 늪에서 누군가의 습격으로 크게 부상을 당한다. 불길한 느낌에 그를 찾아 나선 나탈리에가 그를 구조하는데 요한네스의 주머니에 10크로나 동전이 100개가량 들어있음이 발견된다. 이것의 의미는 무엇일까? 이때부터는 경찰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며 소설의 또 한 축인 사진작가 마야 린데도 등장한다. 실제 사건의 해결은 마야 린데의 활약에 기인한다.
뒤에서 드러나지만 모스마르켄의 늪에서는 2년 주기로 살인이 발생했다. 살해당한 후 발견된 이들은 모두 링곤베리 소녀의 모습과 비슷한 형태의 죽음을 맞이했다.
살해 현장은 발견되지만 살인하는 모습은 묘사되지 않는다. 딱 한 건은 사후적으로 살해 장면이 그려지지만 여타의 장르 소설에서처럼 잔혹한 살인의 상황을 자세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독자를 이야기 속으로 쑥 잡아 끄는 전개가 이루어진다.
첫 번째 시신이 발견되기 전까지 나탈리에와 마야가 각각 이끄는 이야기가 펼쳐지면서 때로는 서로 교차해서 관계가 형성되고 사건의 실체에 다가가는 모습이 그려진다. 이 모습은 나중에 사건의 전모가 밝혀질 때 그 원인을 설명하는 유효한 도구가 된다. 살인범이 확정될 때에는 ‘왜 이 사람이?’라는 의문이 들지만 앞쪽에서 보였던 여러 상황과 그 범행 동기가 잘 맞아 떨어져서 차곡차곡 쌓아올린 이야기 구조에 박수를 보내게 된다. 데우스 엑스 마키나 같은 상황을 만들지 않으며 우연에 기대는 사건 해결을 집어넣지 않는 등 소설의 짜임새가 탄탄하다.
소설 속에서는 다양한 인간관계가 드러나고 모호한 인간성이 밝혀진다. 실제 범인이 밝혀지기 전까지 여러 인물들을 용의 선상에 올리면서 범인이 누구일지 혼란에 빠트리는 설정은 장르물을 읽는 재미를 북돋울 수 있도록 잘 이루어져 있다. 이를 비롯해서 장르물의 일반적인 패턴을 여럿 담고 있지만 이를 풀어내는 과정의 전후 구조가 단단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전개되는 장점을 보인다.
정통 추리 소설의 고전성을 품고 있으면서 현대인들의 불안한 정서까지 아우르는 멋진 장르물을 읽었다. 문제 해결의 두 주역이 여성인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 작가의 다음 작품이 나온다면 주저하지 않고 선택할 듯하다.
P.S.
책은 프롤로그, 에필로그 외 7부로 구성되어있다. 본문에 그렇게 구분되어 나타나는데 목차는 제공되지 않는다. (이를 감안해서 편집/구성의 평점을 설정했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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