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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막 세상에서 일하는 노마드를 위한 안내서

누구와, 어떻게, 무엇을 위해 일할 것인가?

제현주 | 어크로스 | 2014년 12월 04일 리뷰 총점9.2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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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막 세상에서 일하는 노마드를 위한 안내서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12월 04일
쪽수, 무게, 크기 272쪽 | 356g | 140*210*20mm
ISBN13 9788997379552
ISBN10 8997379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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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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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저자 : 제현주
우리 시대 일의 의미를 화두로 새로운 일하기의 모델을 찾는 데 몰두하고 있다. 세상이 '잉여짓'이라 부르는 일들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며 임금노동의 영역 밖으로 일의 모델을 확장하려 모색 중이다. 그 선택지 가운데 하나로 구성원 모두가 주인인 협동조합 롤링다이스를 꾸려 일과 재미를 함께 추구하는 실험을 벌이고 있다. KAIST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았다. 경영 컨설팅 업체 맥킨지, 투자은행 크레딧스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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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24 리뷰

"일은 언제나 직업보다 크다"
도서1팀 김태희
“일”
언제나 그게 문제다. 직장 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도 그랬고, 일을 한지 10년이 다 돼가는 지금도 나는 무슨 일을 해야 할까. 이 일은 지금 나에게 맞는 일 일까. 앞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할까를 고민한다. 매일 매일 쳇바퀴 돌듯 9 to 6 로 반복되는 삶. 그리고 그에 대한 일의 대가를 받으며 유지되는 삶.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간다면 누구나 감당해야 할 삶의 몫이다.

내가 선택한 일을 통해서 자아를 성취하는 것이라고 배워왔다. 그러나 직장생활 1-2년년만 해봐도 회사 생활, 직업이라는 것은 내가 꿈꿔왔던 일이 아닌 경우가 더 많다.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고 선택한 것 같지만,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일도 해야 하는 게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끊임없이 내가 하는 일을 통해 의미를 찾고자 한다. 그리고 내가 얼마나 많은 욕망을 일에 부여하고 있었는지 이 책을 통해 더 세밀하게 들여다보게 된다. 하지만 이 책에서 이야기 하듯 일은 언제나 직업보다 크다.

일은 노동이어야만 하는 걸까?

저자는 현재 ‘롤링다이스’라는 회사의 대표로 지금까지 우리가 생각하던 일의 범위를 확장시키기 위한 노력의 첫 발을 내디뎠다. 구성원 모두가 주인이 되어 일과 재미를 함께 추구하는 실험을 ‘롤링다이스’에서 펼치고 있다. 그녀도 남 못지 않은 열정으로 15년 넘게 직장생활을 하다 세상이 ‘잉여짓’이라고 부르는 일들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며 일의 영역을 확장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그녀가 찾은 해답 (아직 진행중인 해답일 수도 있지만) 중 하나는 협동조합이라는 구조이다. 일을 고용 중심으로 규정하는 산업 시대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일의 규정을 고용시장 바깥에서 벌어지는 활동까지 넓혀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함께여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도 이단아로 취급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제목에서처럼 우리는 내리막 세상에서 일하는 노마드들이다. 제 각각의 이유로 유능한 나와 당신들이 모여, 느슨하고도 힘센 무리를 이룰 수 있다는 그녀의 주장에 공감한다.

책 속으로

--- p. 253

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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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주간우수작 [Book Review] 내리막 세상에서 일하는 노마드를 위한 안내서(제현주 저)
평점10점 | y***9 | 2018-01-23 | 신고

내리막 세상에서 일하는 노마드를 위한 안내서
누구와, 어떻게, 무엇을 위해 일할 것인가?

 

 

 


    잡 노마드(job nomad)의 시대다. 이 책의 제목 속에 등장하는 노마드는 우리 말로 ‘유목민’을 뜻한다. 전통적인 가치와 방식에서 자유로운, 그래서 소위 ‘창조적’이며 ‘자주적’인 성향으로 ‘일’을 대하는 사람들을 가리키기도 한다. 창조적이며 자주적이라는 것은 이 책에서 자신의 의지와 뜻대로 남들이 보기에 ‘쓸데없어 보이는’ 것일지라도 의미를 가지고 일할 수 있는 태도와 마음가짐을 말한다. 하지만 현실 세계에서는 생계라는 철옹성 같은 제약요인이 그러한 취지를 무색하게 한다.

 

    나는 처음에 이 책의 제목을 보고 이렇게 생각했다. “그래, 정체를 모르고 정처 없이 떠도는 우리네 직장인의 모습을 노마드라고 표현했구나.” 내가 직관적으로 받아들인 노마드는 앞서 언급한 개념과 조금 다르다. 머무를 곳이 없어 유랑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나를 대입한 것이다. 물론 나는 물리적인 공간(직장)에 머무르고 있지만 충분히 노마드로 분류할 만하다. 일과 관련해 나라는 존재의 정체와 머물러야 할 정처가 확고하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도 방랑자다. 어쩌면 책 제목에 등장하는 노마드는 이 두 가지 측면을 모두 지적하고 있을 것이다. 부정적이고 소극적이며 수동적인 노마드가 긍정적이고 적극적이며 능동적인 노마드로 변해가기를 바라면서.

 

    소제목에 주목해 보자. 누구와(with whom), 어떻게(how), 무엇을 위해(for what) 일할 것인가? 솔직이 직장에서 일을 하면서 실제로 구체적으로는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글을 쓸 때는 육하원칙에 따라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육하원칙에 따른 동기도 필요하다. 그러고 보니 육하원칙을 따지듯 일했지만 육하원칙에 따른 일의 의미와 목적은 정의해 보지 않았다. 비전을 잃고 목표만 좇는 짓을 지양했지만 나는 결국 일과의 관계에서 목표에 치중했던 것이다.

 

    나는 직장에서 여러 가지 일을 했다. 기획, 전략, 혁신, IR, 회계, 재무, 법무, 세무, 감사, 영전에 이르기까지 정말 다양한 일을 했다. 나는 직장 밖에서 여러 가지 일을 한다. 이렇게 글을 쓰는 활동을 기반으로 함께성장연구소와 직장생활연구소에서 공부한다. 그런 나에게 뭐 하는 사람이냐는 질문은 당혹스럽다. 나는 숱한 ‘일-들’과 또 다른 ‘일-들’로 설명된다. 그리고 일-들을 위한 관계도 다양하다. 나는 한 마디로 설명될 수 없다. 그건 누구에게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니 저자의 말대로 우리는 단편적인 ‘무엇’ 보다는 우리 자신의 ‘이야기’에 집중해야 할 것 같다. 그 이야기의 총체가 나의 정체이며, 그 이야기의 무대가 나의 정처가 될 거다.

 

    ‘내리막 세상’, 나는 이 표현에는 반대한다. 어쩔 수 없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미 같아서 싫다. 나는 세상을 영화 <인터스텔라>에 등장하는 동시다발적이고 상호의존적이나 개별적인 시공간의 총체라 본다. 내려가는 것이 내려감이 아닐 수도 있고 올라가는 것이 올라감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내리막이란 말에는 적당한 곳에서 물러남을 지적하는 의미가 내재돼 있다. 하지만 우리가 언제 올라선 적 있었던가? 혹은 내려와 있었던가? 그 판단의 기준은 독자들에게 맡겨볼 만하다.

 

    직장인은 유랑민이자 유랑민이 아니다. 직장을 떠나도 마찬가지다. 의미와 가치를 잃었을 때 우리는 유랑하게 된다. 또한 반대로 의미와 가치를 찾기 위해서도 유랑해야 할 것이다. 노마드이자 노마드인 이 삶, 나는 무엇을 위해 누구와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 갈 것인가?

 


내 꺼 인 듯 내 꺼 아닌
내 꺼 같은 ‘나’

 

 


 

 


1. 저자 소개

 

제현주

 

우리 시대 일의 의미를 화두로 새로운 일하기의 모델을 찾는 데 몰두하고 있다. 세상이 '잉여짓'이라 부르는 일들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며 임금노동의 영역 밖으로 일의 모델을 확장하려 모색 중이다. 그 선택지 가운데 하나로 구성원 모두가 주인인 협동조합 롤링다이스를 꾸려 일과 재미를 함께 추구하는 실험을 벌이고 있다.

KAIST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았다. 경영 컨설팅 업체 맥킨지, 투자은행 크레딧스위스, 사모펀드운용사 칼라일에서 기업 경영 및 M&A, 투자 분야 전문가로 10년간 일했다. 직장을 떠난 뒤에는 롤링다이스 대표이자 사회적 경제 분야의 경영 컨설턴트, 번역가로 살고 있다. 글 쓰고 공부하는 것 역시 그의 중요한 '일'이다.

저서로 《3분 OK 자본주의의 역사, 순한 맛》(전자책)이 있고, 역서로 《그들은 왜 회사의 주인이 되었나》, 《주식회사 이데올로기》, 《경제학의 배신》 등이 있다.


2. 내용

 

프롤로그: 아버지 세대와 다를 수밖에 없는 우리 시대 일에 관한 이야기
내리막 세상에서 ‘일’하는 노마드 | 일은 노동이기만 해야 할까?


1부. 표류하는 우리: 일의 배신

01. 일일 뿐인데
길을 잃었다는 느낌 | 한곳에 머무를 수 없다 | 일과 나, 그 사이의 거리

02. 우리가 일에 투사하는 욕망들
어떻게 일하고 싶은가 | 욕망들 사이의 우선순위 | 내게 가장 중요한 조건은 무엇인가

03. 일은 언제나 기대를 배반한다
“좋아하는 일을 하라”는 주문│일은 직업보다 크다 | ‘좋아하는 일’이 성립할 조건

04. 가면이 필요한 순간들
위선 혹은 위악│연기해야 한다면, 대본은 내가 쓴다


2부. 지도를 다시 읽다: 일에서 원하는 것

05. 당신의 욕망은 얼마인가
당신 숫자는 무엇인가│필요와 욕구에는 가격표가 있다 | 돈의 구속력에서 한 뼘 놓여나기

06. 돈 되는 일만 일일까
‘잉여짓’은 왜 일이 아니란 말인가 | 시장의 가격표를 넘어서는 일하기

07. 놀듯이 일하거나 일하듯이 놀거나
일과 놀이가 분리된 세상│놀이 같은 일의 함정

08. 자발성 없이는 재미도 없다
일의 네 가지 재미│치열할 자유가 곧 느슨할 자유


3부. 시대의 사막을 건너는 법: 내리막 세상의 일하기

09. 하나의 직업이 나를 설명할 수 없다면
이력서가 내 삶의 역사 | 직업이 정체성이 되어줄 수 있을까

10. 몇 시에 퇴근할지도 모르는 세상인데
예측성과 통제력의 상실 | 시시포스는 어떻게 돌 굴리기를 견딜까

11. 개미도 베짱이도 될 수 없다
버림받는 개미 │즐거움이 강박이 된 베짱이 | 나를 위한 일의 윤리

12. 연습을 허용하지 않는 사회
잠재력이라는 잣대│관객 없이 일하기

 
4부. 함께 가닿을 정착지: 행복한 일을 위한 플랫폼

13. 누군가가 아니라 ‘나’를 필요로 하는 곳
등가교환의 관계│나 없이도 잘 돌아가는 회사 | 차이를 받아들이는 공동체

14. 행복한 일터의 가능성
회사의 주인은 누구인가│‘돈’이 어디에서 왔는가 | 주인 되는 일

15. 내리막 세상에서 ‘함께’ 일하기
중간만 가서는 ‘남들만큼’ 살 수 없다 | 새로운 일, 새로운 공동체


3. 공명구절

 

P.13 프롤로그
많은 사람에게 현상 유지만도 허덕허덕한 세상이다. 그러니 세상을 바꾸지 않고서는 개인이 내릴 수 있는 선택이 뻔하다는 것도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자신이 바라는 세상을 향해 행동에 나서는 것 역시 개인이 내려야 할 선택이요, 일상의 한 부분이다.

P.26
일에 지나친 의미를 부여하며 사랑에 빠지는 것은 나를 책임져주지 않을 상대에게 몸과 마음을 다 바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이것은 자신의 행복을 직장에 또는 고용시장에 온전히 맡겨버리는 일이다.

P.29
원칙은 놓이는 맥락과 해석하는 시선에 따라 좋은 것일 수도 나쁜 것일 수도 있다.

P.30
일이 곧 직장일 수밖에 없는 조건에 놓이기 때문에 우리는 일에 배신당한다.

P.31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사랑하면서도 거리두기’다.

P.41~42
세상이 좋다고 하는 것을 자신이 좋아하는 것으로 착각할 때 이른바 ‘눈높이’가 높아지다. (중략) 자신의 미래를 다른 방식으로 상상해볼 기회를 가진 사람만이 그런 기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P.46 27세에 귀촌한 산골 처녀 유라
현재와 미래에 대한 선택은 각자의 가치관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지만 부족한 현실 때문에 어떤 꿈이 시작되기도 전에 좌절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P.49
많은 사람이 입버릇처럼 ‘일하기 싫다’고 말하지만 싫은 것은 대게 일 자체라기보다 일이 놓인 조건이다.

P.57
직업이 타이틀(부표)이라면 일(부표 아래)은 일상을 채우는 활동이다.

P.66 일의 포트폴리오
일에 대한 서로 다른 욕망들을 이해하고 그 사이에서 적절한 타협점과 균형을 이뤄줄 일거리의 조합을 만들려고 애쓴다.

P.75
역할과 상황에 따라 적절한 얼굴을 꺼내 보이는 것이 어른스러운 일이다.

P.104 <월간 잉여> 인집장 최서윤
이제 ‘가지가지 하는 그 모든 것들’이 업이 아닐까요. 한 가지의 직업을 갖기 위해 투쟁하는 게 아니라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하되 가지가지 하고 사는 거죠.

P.107~108 멀티커리어이즘
직장보다는 직업이 훨씬 큰 의미를 갖는다. (중략) 자신이 어떤 ‘일-들’을 할 수 있느냐가 자신을 설명한다. 한 사람이 작가이며 프로그래머이며 동시에 목수인 것은 이 세대에게 그렇게 이상한 일이 아니다.

P.116
우리에겐 더 많은 ‘쓸데없는 일’, 잉여짓이 필요하다. 그것이야말로 돈과 시장을 경유하지 않고도 즐거울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 쓸데없는 일이 늘 재미있기만 하라는 법은 없다 그 쓸데없는 일도 역시 우리에게 좌절을 안기기도 하고 피로함을 일으키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스스로 규정한 일에서만 우리는 그러한 좌절과 피로를 즐거움의 일부로 받아들일 수 있다.

P.124
내 일의 기쁨을 시장의, 사장님의 혹은 다른 제3자의 손에 맡길 필요가 없다. 비로소 결과에도 어느 정도 초연해질 수 있다. 좋은 결과를 얻는다면 그것은 보너스다.

P.142
좋은 성과를 내서 인정받는 것이 싫을 리야 없다. 그렇지만 열심히 하는 것이 모두 인정과 보상을 바라서라고 간단히 환원되는 상황은 서글프다. (중략) 내가 종지부를 찍었던 것은 ‘직장’이었지 ‘일’이 아니었음을 지금은 안다.

P.146
느슨할 자유가 결국 치열할 자유와 만난다.

P.154
좋든 싫든, 명함은 당신의 현재를 말하고 이력서는 당신 삶의 역사를 말한다 당신 삶의 스토리는 이렇게 늘 일과 함께 전개된다. 필연적으로.

P.162
분열에 고통받는 대신 분열을 껴안는 것, 그리하여 나는 누구인가를 물을 것이 아니라 나는 이 모든 일을 통해 어떤 ‘이야기’를 발견할 것인가를 물어야 할지도.

P.178 ‘동료’의 존재
어쩌면 우리에게 필요한 스토리는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대답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그리하여 ‘나’가 아니라 ‘우리’가 이 모든 일을 통해 어떤 이야기를 발견할 것인가를 물어야 한다.

P.195
나의 일에서만큼은 일하는 자와 책임지는 자, 대가를 가져가는 자가 최대한 같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기꺼이 ‘열정’을 다해 일에 ‘헌신’할 수 있길 바란다. (중략) 이 윤리를 구현할 수 있는 틈새를 만들 것, 조금씩 천천히 함께, 그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

P.221
대체 가능하면서 동시에 대체 불가능하길 바라는 아이러니다.

P.230
대체 불가능성은 능력의 양이 아니라 그 사람의 존재가 만들어내는 질적 차이에서 나온다. 그런 대체 불가능성이 현실에서 효력을 발휘하려면 그 차이를 발견해주는 조직이, 즉 사람’들’이 필요하다.

P.253
이 모든 쓸데없어 보이는 일이 우리의 지친 일상을 끌고 나갈 수 있게 해준다는 믿음을 확인하기도 한다. 밥벌이에서 돌봄받지 못한 꿈이나 열정을 그냥 쓰레기통에 처넣지 않을 수 있는 곳을 스스로 마련하려 애쓰는 것이 의미 있는 일이라고도 믿는다. 그렇게 비축한 힘이 다른 어떤 가능성을 불러올지 상상하면 가슴이 뛰기도 한다.

P.255
행복하게 일하려면 ‘행복한 일’의 정의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필요하다.

P.257
유능해야 할 이유가 온전히 나의 것이어야 한다. ‘남들만큼’이 아니라 ‘나름대로’ 먹고살며, 시장의 명령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에 귀 기울이면서 일해야 한다.

 

 

 

3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3 댓글 0 접어보기
종이책 주간우수작 노마드에서 글쓰기의 최전선으로
평점8점 | 2****n | 2015-09-20 | 신고

[내리막 세상에서 일하는 노마드를 위한 안내서]를 거쳐

다시 [글쓰기의 최전선]

--나는 왜 쓰고 있는가

1

 위로라...

 어떤 책이든 의미가 없는 책은 없었다. 돌이켜보면 어떤 책을 집는다는 것은 내 몸의 어떤 영양소가 부족해서 어떤 음식이 당기는 것과 같이, 나의 마음과 정신에 필요한 행위인 것이다.

 올해 유난히 마음을 달래주는 책들은 헤르만 헤세의 책이었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라는 타이틀만큼 받아들이기 쉽고, 영혼의 위안이 되었다.

 그러나 뭐랄까. 진통제와 같다고 해야 하나. 어쩌다 받아든 꽃 한 다발의 기쁨과 같다 해야 하나.

 싯다르타를 만날 때도, 골드문트를 만날 때도 크눌프를 만날 때도 난 재미나고 위안받았다. 약간은 초월한 듯 현실의 고통에 무감각해지기도 하고, 어떤 부분에서는 이런 인간유형도 있는 것이지 하면서, 주인공들을 만나면서 삶의 찌꺼기를 내다버리고 내 안에 여백을 만들 수 있었다.

 그러나 거기까지. 책장을 덮고 얼마간 지나가면 현실은 그대로였다.

 아직 복잡한 내면은 뭔가 가닥이 잡힐 것 같은 희망과 그냥 실제의 시간들 사이의 연결지점에서 헤매고 있었다.

 

 어느 날인가 책모임에서 한 선생님이 책 한 권을 선물해 주셨다.

 새빨간 표지의 [글쓰기 최전선].

 뭐 글쓰기에 관련된 책이겠거니 하고 별 기대 없이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펼쳐들었다.

“가사노동의 최종 책임자는 자연스레 내가 되었다.....아이를 낳고 기르는 일은 행복했으나 뭔가 좌우 발목에 족쇄가 채워진 것 같았다. 나의 행복과 가족의 행복은 시시때때 충돌했다... 아이를 집에 두고 내가 강의를 듣거나 영화를 보는 게 못할 짓 같았으니 ‘나답게 살기 위한 선택에는 묘한 죄의식이 따랐다...글을 쓰면서 여자, 엄마, 노동자라는 집합명사에 휩쓸려 떠내려가지 않고 김지영이라는 고유명사로서의 삶을 지켜내고자 버둥거렸다...나에게 글쓰기는 곧 안간힘 쓰기였다”

“늘 교통정리가 필요했다. 실시간으로 상황을 파악해 삶의 에너지를 분배해야 했다”

“매번 값진 글을 쓰거나 알찬 시간을 보내는 건 아니다....그 시간만큼은 전세자금 걱정, 아이들 성적 걱정, 부모님 건강 걱정 등 정체 모를 불안감이 사라진다. 그 점이 참 좋았다. 일상의 중력으로부터 벗어나기. 그런 기회는 저절로 생기지 않는다.”

“집안에 경제적 위기가 와 있었다.... 중산층의 어정쩡한 몰락에 가깝다. 그래도 흔들리고 부서진 일상의 복구가 쉽지는 않았다...우선 나의 구직이 다급했다. 증권회사 경력 달랑 두 줄에 스펙이랄 것도 없는 초라한 이력서를 쓰면서 나는 나의 사회적 무능 상태를 처음으로 자각했다......종일 묶여 있는 직장 생활, 적성과 다른 재미없는 일,..아이들을 방치할 수밖에 없는 워킹맘의 삶은 불 보듯 훤했다. 먹고사는 생활비는 안정적으로 나오겠지만 글 쓰고 책 읽는 삶에서는 저만치 멀어질 게 뻔했다. ‘돈도 없는데 삶까지 빼앗기긴 싫다’. 의외로 결정이 쉬웠다. 딱히 잃을 것도 없었고 지키고 싶은 건 하나였다. 열다섯 살부터 막연히 붙들고 있던 그것. 글 쓰면서 일하는 삶에 대한 ‘끈’이 구체적인 ‘꿈’으로 다가왔다”

“등단한 ‘여류 작가’도 아니면서 감히 읽고 쓰는 나는, 아이들 사교육비보다 내 책값과 내 공부에 더 많은 돈을 지불하는 나는, 그냥 한마디로 이상한 사람이었다. 느끼고 꿈꾸고 회의하는 감수성 주체로 살아가는 여자 인간은, 있어도 없는 존재이자 이 시대에 사라지는 종족이었다. 여기 사람 있다,는 내게도 유효한 외침이었다. 이렇게 계속 살아도 괜찮은 걸까, 정말 나는 나쁜 엄마인가. ...나를 이해할 언어를 갖고 싶었다.”

 책 앞부분에 있는 ‘나는 왜 쓰는가’의 몇 장을 딱 읽고 플랫폼에 내리는데 가만히 눌러놓았던 가슴의 뚜껑이 또 열렸다.

 이 책은 글쓰기에 관한 책이 맞다. 다만 성공이나 경쟁에서 유리한 글쓰기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정작 내가 위로가 되는 것은 글쓰기의 팁이 아니라, 저자에게 있어 글쓰기의 의미이며, 그가 적어놓은 책의 부분 부분들이었다.

 

 ‘저자는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이 구체적으로 분명히 있고, 그리고 벌써 이렇게 책이라는 결과물도 냈잖아’ 하며 당장 거리감도 들었다. 그러면서도 상황이 같지만은 않은데 내가 말하지 않아도 옆에서 토닥이듯, 알아주는 듯 마음이 녹아내렸다. 내 마음을 복사라도 해서 붙여놓은 듯, 어쩜 그리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적어놓았는지 모르겠다. 주변 사람들에게 들키기라도 할까봐 입술을 살짝 깨물어 감정을 조절해야만 했다.

2

 그러나 모든 책이 전적인 위로가 되지 않듯, 책의 내용은 글쓰기에 관한 것일 뿐이었다. 역시 저자가 말하듯 ‘나만의 언어’가 필요했다. 나만의 일이 필요하다.

 나는 저자처럼 사춘기부터 글쓰기를 꿈꾼 것도 아니고, 맞벌이를 한 것도 아니고, 당장 생계를 위해 뛰쳐나가야 하는 것도 아니고, 더군다나 글쓰기라는 자신만의 것을 찾은 것도 아니다. 그래서 두고 보며 사랑주고 키울 수도 있는 화분과 같은 위로를 주는 이 책도 잠시 덮어둔다.

 

 나는 무늬로(이른 결혼과 사고가 전업주부같지 않다는 몇몇 지인의 발언에 힘입어) 15년 지난 전업주부이다.

 가사에 재주도 없고 관심도 없어 맞벌이를 원하지 않는 남편 덕택에 가사와 육아는 전적으로 나의 몫이었다.

 대부분의 주부처럼 나도 결혼하고부터 가계를 위해 재테크 서적을 공부하며 열심히 가계부를 쓰고 저축하는데 신경을 썼다. 건강한 아이를 위해 각종 육아서를 찾아 읽고 건강한 음식을 해먹이고, 많은 시간 나를 잊지 않고서 가정과 아이에게 신경을 썼다.

 나름 공부도 좀하고 배우는 것도 좋아하여 수유하면서도 책을 보고, 포대기에 아이를 들쳐업고 취미생활도 하러 다녔다. 육아의 현실에서 접긴 했으나 대학원 입학도 했다. 취미도 아니고 학교를 간다니 무슨 커다란 사건이라도 맞이한 듯 당황하시는 어른들과 당장의 육아와 가사 문제 앞에서 나오는 남편의 미지근한 반응, 간절하지도 확실하지도 않았던 듯 접어두려는 나의 모습 등 모두가 상처가 되는 경험을 남기긴 했지만 말이다. 뭔가 나를 위해 해보겠다고, 자아실현을 위해 한 발짝 나가보겠다고 하는 작은 행동들과 가정과의 균형점에서 항상 양보라는 선택을 했다.

 자아실현보다도 금전적인 문제, 투자 대비 효과, 실제적인 일자리, 아이들의 양육문제 등 전업주부가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그리 단순한 문제가 아니었다.

 

 그 후로 한동안은 남편의 위로를 갈구하였으나 답이 되지는 않았다. 출구가 다른 곳에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는 다시 나를 탐구하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위해 사들이던 책이 이제는 나를 위한 것으로 바뀌었다. 그런 책들이 쌓일수록 내 정신적 문제가 큰 것은 아닐까 위기감을 느끼기도 하고, 박사학위 따거나 취업하고 승진할 것도 아닌데 책을 사 모으는 것으로 만만치 않은 눈치도 봐야했다. 게다가 아이들의 학원이나 돈벌이, 시댁 이야기가 대부분인 주변 엄마들 사이에서 책을 사고 본다는 것은,꽤 복잡하고 머리 아프고 배부른 짓거리 밖에 되지 않기도 했다.

 

 그래서 방향을 틀어 취업을 생각해 보았다.

돈벌이라는 그간의 강력한 세뇌와 실제적인 힘 때문에, 아주 소중하고 훌륭한 주부의 일이 항상 나에게 의미를 부여하지는 못했다.

 청소는 무질서와 혼란이 기본 질서인 우주의 거대구조와 매일 싸우는 일이라고, 내가 하는 가사노동이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이며, 그것을 단순히 돈으로만 환산할 수가 있는 것이냐며 어디서 주워듣고 외치기도 했다. 스스로 위안해도 정작 속이 허했다. 경제적 자립을 빼고서는 완전한 자립이 되지 않는다. 내 스스로 내 말에 힘이 실리지 않는 것이다.

 정작 쓸 수 있는 이력서에는 취업에 불필요한 것만 있었다. 나이 마흔 된, 전문인으로서의 사회경력이 없는 경력단절 주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다시 이력서를 채우는 길 밖에 없었다.

 

 전업주부라는 것이 일자리를 찾으러 가면 경력단절 여성으로 바뀌어져 불리고, 제 아무리 이전에 좋은 대학에 전문직을 가졌다 하더라도 그저 ‘경단여성‘에 지나지 않는다. 중간에 오래 쉰다는 것, 무슨 일이든 죽 이어 해온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꼈다. 뭐라도 시작해서 계속 잡고 있을 걸 하는 때 아닌 비통함도 느꼈다. 결국 내 길이 아니면 가지 않았을 거면서도.

 더 나은 경제적 상황과 직위와 위치가 내 자신을 말해주는 것이 아니라고 위안하지만, 정작 내가 좋아하는 행위와 생계를 위한 돈벌이 사이를 줄타기 하는 것부터가 어렵고, 남들의 시선을 느끼는 스스로에게서 자유롭기 어렵다.

 

 도대체 일이 무엇이길래 이토록 복잡한가. 다만 벌어다주는 사람이 있으니 배부른 소리말고 가진 것이나 지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인가.

 

 [내리막 세상에서 일하는 노마드를 위한 안내서]에서 한나 아렌트가 인용된다.

인간의 활동을 생물학적 욕구, 창조 욕구, 인정 욕구에 따라 노동, 작업, 행위로 나눈다고 한다.

 이 한 문장에서 나의 고민의 큰 틀은 정리가 되었다. 부모된 입장에서 불시에 생계를 책임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돈벌이가 되는 노동을 꾸준히 모색하는 이유가 되는 것이었다. 상황에 닥쳐 급히 일하러 나가는 사람이나 계속 자기 일을 해온 사람과는 또 다른, 닥쳐오지 않은 불안이 항상 도사리고 있는 것을 내 안에서 확인한다.

 그래서 내가 만나온 서예나 악기 배우기 같은 창조 욕구의 작업이나, 협동조합에서의 작은 활동들, 스포츠 활동, 어학 공부, 가정대소사, 독서모임 등 인정욕구에서 오는 행위 등은 상대적으로 하위에 있는 것처럼 여겨지곤 했다.

 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 해야 하는 일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그 균형점은 개인마다 다를 것이고, 시기에 따라 변할 수도 있을 것이다. 열정을 가진 활동이 그저 돈벌이의 일이 되지 않으려면, 예측 불가능한 상황사이에서 여전히 좋아하는 활동이 되려면 어떤 조건들이 필요한 것이다. 무언가를 좋아한다는 것은 언제나 조건과 상태를 전제한다고 한다. 구체적인 상태와 조건을 포함하여 하나의 일을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어야 비로소 현실적인 ‘애호’를 갖게 된다고 한다.

 누군가는 이미 생계유지의 공포와 일의 사회적 가치로 시시포스의 돌을 이미 굴리고 있고, 일 자체가 주는 기쁨과 언젠가는 그것이 끝날 거라는 기대에 돌 굴리기를 계속하고 있을 것이다. 실제로 주위에는 그 일의 전문성과 경제적 성과가 애호를 결정하는 일이 많다. 돈 안 되고, 전문능력도 안 되는 일은 그저 돈벌이 노동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으며, 경력단절 여성이 구하는 직장의 대부분이 그런 경우가 많아 보인다.

 

 전업주부로 있다가 그냥 무작정 일자리를 구하다 보면, 기본적인 업무수행능력을 기를 수 있고, 시간과 거리에 맞는 한에서 급여가 높은 곳을 선호하게 된다.

 전업주부의 아이가 고학년이 되고, 중고등학생이 되면, 알바라도 해볼까 하고 나가고, 새로이 직업훈련이라는 것을 받고 사회에 발 들이려 한다. 그 일이라는 것이 경리일이나 급식,학습지 교사, 공장 등 고졸이나 전문대 갓 졸업한 사람이 할 수 있거나 약간의 실습으로 금세 적응할 수 있는 전문성이 많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그마저도 나이제한이 있고, 급여는 적을 수 밖에 없다. 노니 염불한다고 적은 돈이나마 학원비나 생활비에 보태는 것이다. 본래 직장이 있던 주부 외에는 그런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물론 별다른 생각 없이 일하러 갔는데, 판매일이 적성에 맞는다던지, 공부만 할 때는 모르다가 돈 버는 자체로 본인의 화가 사그라드는 경우도 없지 않아 있다. 또 요즘의 협동조합 붐 속에서 나름의 동아리와 같은 창조적 욕구와 사회적 인정욕구가 적절히 결합되어 작업과 활동 그 어디 메에서 열정을 불태우는 사람도 있다.

 근데 정작 문제는 당장의 생계가 급박하지 않고, 나름 고학력에 아직 아이가 완전히 크지 않은 주부는, 아직은 뭐라도 다 잘할 것 같은 의욕과 그런 단순노동이면 좀 더 뒤에 생각해도 된다는 생각이 비집고 들어오는 것이다. 또 경제적 이득 없이 어떤 사회적 가치의 일만으로 시간을 쓰는 게 아깝기도 한 것이다. 그리고 정작 그것이 내가 원하는 것인가 되묻는 것이다. 비슷한 돈을 벌 것 같으면, 어떤 일을 할 것인가가 문제가 된다. 그리고 정작 자신이 원하는 것이 뭔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많이 희석된 상태인 것이다. 나의 경우도 이와 다르지 않아 오랫동안 헤매고 있는 것이다.

 

 사회가 말하는 경력단절이 오래된 여성에게 창조의 욕구나 사회적 인정욕구가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본인의 경제적 상황에 상관없이 그렇게 해도 아무렇지도 않을 사회적 분위기와 개인의 용기가 필요할 뿐이다.

 여기서 눈에 들어온 것은 일을 포트폴리오처럼 꾸미는 것이었다.(66쪽) 각각이 완벽하게 내가 좋아하는 일은 아니지만 지금으로서는 이 총합이 내 삶을 최적화해주는 조합이라는 말이 번뜩인다.

 이탈리아 경제학자 스테파노 자마니와 루이지노 브루니에 의하면, 우리가 탈일자리, 즉 고정된 일터의 종말, 즉 전환점에 다다랐다는 것이다.

 평균수명의 연장과 사회의 변화로 앞으로는 개인이 갖는 직업의 개수가 평생 10개 이상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그것과 다른 이야기가 아닌 것 같다.

 돈이 되지 않는 모든 것이 쓸모없는 과잉이고 잉여란다. 오늘날의 실업은 정상 사회가 언제나 포함하고 있는 일상적 현상이며, 청년층으로 갈수록 더욱 심각해진다. 잉여들에게도 일상이 있는 한, 그들 역시 무언가에 에너지를 들여 일을 한다. 앞으로는 잉여가 된다는 것은 그리 특이한 일이 아닐 것이다. (103쪽)  나 또한 그런 맥락에서 보면 잉여이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언제 잉여인간으로 취급받을지 모른다는 점에서 나는 정신이 좀 든다. 할 일이 생기는 것이다.

 

 하고 있는 일의 목표와 가치를 스스로 얼마나 믿고 있느냐로 진정성이 판단되고, 스스로 주체가 되어 대본은 써내려갈 수 있을 때만 자기 소외나 자기연민의 덫에 빠지지 않는다는 말에 공감이 간다.

 자기가 가진 욕구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돈의 구속력에서 한 뼘 놓여나가며, 돈 많이 벌고 돈 많이 쓰는 삶보다 어떤 식으로든 돈 들이지 않고 놀며 사는 능력을 조금씩 기르는 것, 더 나아가 돈 들이지 않고 살 수 있는 관계망을 차근차근 쌓아가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98쪽)싶다. 우리는 그저 하나의 욕구를 다른 욕구를 대체할 수 있을 뿐이며, 욕구를 대체하려면 삶의 다른 배치로, 다른 장소와 다른 관계망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말한다.

 돈과 시장을 경유하지 않는 욕망을 발견해내는 것, 세상 속의 좌표를 찍어주는 장소를 발견하는 것, 자신의 잉여력에서 쓸모를 찾아내는 것, 명함과 상관없이 나의 정체성을 만들어 나가야 하는 것, 그러나 ‘이해득실을 초월한 헌신’이지 않으면서, 일에 배신당하지 않으면서 좋은 사람들과 일하고 과실을 나누는 것을 생각해 봐야겠다.

-조금씩 천천히, 그리고 함께 우리의 의미 있는 틈새를 만드는 것,

-노력과 기회의 홍합인 스펙이 아니라 잠재력을 믿는 것,

-삶 자체를 관리하는 테크닉,

-내가 믿는 가치에 따라 움직이는 것,

-존재의 의미를 발견해주는 일터에서 일하는 것,

-없다면 우리 스스로 ‘무리’를 만드는 것,

-일하는 나와 살아가는 나, 돈 버는 나와 돈 쓰는 나가 하나인 것,

-남들만큼이 아니라 ‘나름대로’ 먹고 살며, 시장의 명령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에 귀 기울이면서 일해야 한다는 것,

-제각각의 이유로 유능한 ‘나’들과 ‘당신’들이 느슨하고도 힘센 무리를 이루는 공상,

책의 곳곳에서 이런 말들을 새겨넣었다.

 [내리막세상에서 일하는 노마드를 위한 안내서]는 흔한 이야기인 듯 하면서도, 선택하지 못하고, 용기 없어 머뭇거리는 오늘의 나에게 빗질하여 정리해주는 생필품같은 선물이다.

 

3

 뭔가 할 거리가 필요했다.

 생각하나 정리되는 것 없고, 무엇 하나 맘대로 되는 것 없고, 무언가 선택하지 못함으로 무기력했다.

천천히 책을 읽고 가끔 제목이나 올리러 블로그에 들른다. 그러다 블로그 축제를 만났다.

 언제나처럼 그저 읽었으나, 읽은 것을 쓰려고 쓰다 보니 그간의 책들이 나에게 의미가 있었다는 것을 덕분에 확인한다.

 모임의 선정 책이어서 읽어야 했던 책에서도, 누군가가 선물한 책에서도, 아이들을 위해 읽어놓으려 했던 책에서도 나는 위로받고 있었다.

 

 알바를 막 뿌리친 시점이라 시상이 목적의식을 불러 일으킨지도 모르겠다. 나의 마음을 세상에 내놓고 평가를 받는다는 것이, 그리고 인정을 받는다는 것이, 거기다 잘하면 용돈 정도 받고 주위에 밥이라도 한 끼 살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미 흔들어진 마음을 글쓰기로 되짚어보면서, 나의 마음에 귀 기울이며 다시 무언가 시도하고픈 마음이 생겼다. 이미 그것만으로도 다 얻었다. 마음이 가볍다.

 

감응感應.어떤 느낌을 받아 마음이 따라 움직임. 감동에 응함이다. 감동은 가슴 밖으로 뛰쳐나가 다른 것과 만나서 다시 내 안으로 들어오는 ‘변신’의 과정까지 아우른다. 감동보다 역동적인 개념이다...감응은 능력이다. 감응하면 행동하게 되고 행동하면 관계가 바뀐다. [글쓰기의 최전선]

 이미 이렇게 쓰고 있다는 것은 감응의 결과일 것이다. 내가 차린 글을 맛있게 읽어주는 친구가 있으면 글쓰기가 향상된다고 한다. 차린 것은 많이 없지만 그대들이 읽어주니 나라는 인간이 더욱 향상될 것으로 믿는다.

 이렇게 책으로 돌고 돌아 책의 위로를 발판으로 다시 여기 서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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