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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4년 01월 1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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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20쪽 | 922g | 170*240*30mm |
ISBN13 | 9788954623773 |
ISBN10 | 8954623778 |
2024년 11월 01일 ~ 2024년 11월 30일
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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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근 현대의 시간대를 살아가고 있는 나는 나의 후세들이 내가 살다 간 1970년대 ~ 2070년대의 한국사를 읽어내려갈 때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다. 솔직히 말하자면 인상을 찌푸릴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더 크다. 역사에 큰 획을 그을만한 그릇도 못되는 내가 일제 강점기의 독립투사처럼 아니면 혁명을 통해 나라를 세운 누구처럼 나라를 재건할 것도 아니니 그저 한 낯 소시민에 불과한 나로서는 안타까운 마음만 들 뿐이다. 물론 이면에서는 분명 고군부투하고 있을 역사적 위인들이 계실 것이고 또 역사는 그런 분들도 기록해낼 것이니 부정적인 면만 바라보며 안타까워할 일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나라의 주인들을 통해 역사의 흐름이 이어가는것을 지켜보자면 자랑스럽다기보다 챙피한 기록들이 많을 것 같다.
그러고 보면 지난 우리의 역사가 그래도 자랑스러운 부분이 많았다. 자랑스러운 왕들도 많았고 자랑스러운 문화유적 역시 많았다. 조선 말 일제 강점기부터 즉 근 현대사부터는 고난의 역사이자 아픔의 역사이지만 그 때에도 역사를 이어갈 위대한 사람들에의해 역사는 이어져갔다. 그렇게 저자는 인물/사건/문화유산으로 분류하여 우리의 역사를 소개한다. 제대로 알고 있었던 역사적 사실보다 사실과 다르게 알고있었던 사실이 더 많았다. 그 중에 제일 충격적이었던 사실은 3.1운동에 대한 에피소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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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
놀라운 건 학생들이었어요. 갑자기 한 용기 있는 학생이 단상으로 뛰어올라가 [독립선언서]를 낭독합니다. 이에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고, 학생들은 힘을 내 가지고 있던 선언문과 태극기를 군중들에게 나눠주지요. 예상치 못한 일이었지만 사람들의 울분은 그 자리에서 곧바로 폭발했습니다. 그동안 일제의 압제에 짓눌려 있던 설움과 고종의 죽음이 불러온 슬픔까지 더해져 수많은 사람이 목이 터져라 만세를 부르기 시작한 것이죠. 이에 일본 경찰이 총을 쏘고 칼로 찔러대며 무자비하게 진압을 시작합니다. 경찰들의 칼에 맞아 오른팔이 잘리니 왼팔로, 왼팔이 잘리니 다시 입으로 태극기를 들어올리지요. 그날의 만세는 그렇게 처절하고 또 간절했습니다.
이런 거대한 흐름의 중심에는 어린 학생들의 용기와 희생이 있었지요. 3.1운동이 폭발하던 순간에 민족대표들은 그 자리에 없었습니다. 청소년들보다 못난 어른들이라고 할 수 있죠. 돌이켜보면 이제까지 한국 근현대사에서 2.8 독립선언, 3.1운동, 6.10 만세운동, 광주학생항일운동, 4.19혁명, 5.18민주화운동, 6월 민주항쟁 등 굵직굵직한 일들을 감당해온 건 모두 학생들이었습니다. 젊은이의 힘이 우리나라 역사를 이끌어온 것이죠. 그들이 중심이 되어 우리나라를 광복으로 이끌고 민주화를 이뤄낸 것입니다.
중요한 건 그들의 나이가 아니라 스스로를 조국의일원이라 생각하고 민족을 위해 몸을 던져 뛰어들 수 있었던 열정이었습니다.아직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혹은 너무 많다는 이유로, 그것은 어른들이, 아니면 젊은이들이 해야 하는 일이라고 회피하고 눈감아버린 적은 없었나요? 가치 있고 소중한 일이라면, 주저하지 말고 용기를 내봅시다. 모두가 망설일 때 단상 위로 뛰어올라가 [독립선언서]를 읽었던 그 이름 모를 학생처럼 말입니다.
- 설민석의 무도 한국사 특강 P209~215 중에서
어쩌면, 많이 알고 경험이 많고 나이가 많다는 게. 오만과 편견만 더 많아지는 이기적이고 무능하다는 건 아닐지..
얄팍한 지식에 기대 교만해져 자신의 이득만 챙기려는 못난 어른으로 늙어가고 있는 건 아닌지...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이런 못난 어른들만 많아서 이렇게 살기 힘든 세상이 된 건 아닌지.
역사에서 저렇게 많은 흔적을 남긴 학생들을 과연 우리는 얼마나 기억하며 살고 있을까.
하다못해 얼마 전 겪은 세월호 이야기도 이제 그런 아픈 얘기는 그만 하라며 듣기 싫어하는 어른들이 더 많아지고 있으니 말이다.. 세상 모든 학생들에게. 특히 역사속에서 독립을 외치며 사라진 많은 애국 청년들과 세월호에 갇혀 무기력하게 희생된 우리의 미래가 될 아름다운 학생들에게. 감히 미안하다는 말 밖에 할 말이 없다.
미안하고, 고맙고 감사한다.
그대의 친구들이 만들어갈 미래의 세상은 지금보다 낫기를 바라며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꼭 독립을 외치다 사라져간 역사속 멋진 그대들의 선배에게 배우길 바란다. 그리고 그렇게 세상을 변화시켜주길 바란다.
또 하나 잘못 알고 있었던 역사가 있었다. 의자왕이었다. 의자왕 하면 삼천궁녀만 생각나는 나의 짧은 역사지식이었는데 그마저 틀린 이야기라니 나의 무식함에 너...........무 창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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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기록하는 방식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1. 사실로서의 역사 : 역사적 사실을 역사가의 주관적인 생각과 판단을 배제하고 있는 그대로 기록하는 방식 - 역사가 랑케의 사관.
2. 기록으로서의 역사 : 역사적 사실을 그 시대와 상황에 비추어 평가하고 판단하여 재구성해 기록하는 방식 - 역사가 E.H. 카의 사관.
둘 중 무엇이 올바른 방법인가에 대해서 의견이 분분하지만, 오늘날 학계에서는, 그리고 저 역시도 후자의 손을 들어줍니다. 역사를 있는 그대로 기술한다는 것 자체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우리나라 역사책은 고려 중기에 쓰인 김부식의 [삼국사기]입니다. 김부식은 신라 진골 귀족의 후예입니다. 그래서 [삼국사기]는 신라 중심으로 쓰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성군이 폭군이 되고, 멀쩡한 사람이 억울한 상황에 처하는 기막힌 일이 발생했으니, 그 주인공이 바로 의자왕입니다. 흔히 의자왕 하면 나라를 멸망시킨 무능하고 부패한 임금, 삼천궁녀와 놀아난 호색한으로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는 정반대입니다. 치세에 능하고 형제간에 우애가 깊었던 성군 중의 성군이었다면 여러분은 믿으시겠습니까?
의자왕은 사실 '의(義,옳을 의)''자(慈, 사랑할 자)'라는 이름처럼 의롭고 자애로운 임금이었습니다.
- 설민석의 무도한국사특강 P35~36 중에서
삼국사기의 기록은 백제와 적대관계에 있었던 신라의 역사학자에 의해 기록된 것이었다. 의자왕에 대해 좋게 써야 할 이유가 없었던 김부식의 역사 기록이 나의 짧은 역사 지식조차 무의미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의자왕은 그 이름 그대로 성군이자 끝없이 영토확장에 노력했던 Active한 왕이었으나 충신의 배신으로 인해 나당 연합군의 침공을 막지 못하고 항복할 수밖에 없었던 비운의 왕이 되었다.
'삼천궁녀'라는 말은 조선 중기 시인인 민제인의 [백마강부]란 시에서 처음 찾아볼 수있습니다. 이 시에 "궁녀 수 삼천"이라는 말이 처음 등장하는데, 이는 실제 숫자를 헤아린 게 아니라 '굉장히 많음'을 상징하는 문학적 표현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왜냐고요? 백제 사비성이 함락되자 삼천궁녀가 몸을 던져 투신했다는 낙화암 아시죠? 실제 낙화암이 있는 궁터에 가보셨습니까? 궁녀라면 궁에서 살았을 텐데, 이곳에 막상 찾아가 보면 협소하여 3000명의 궁녀가 기거할 만한 공간이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3000명이 단순히 운집할 수 있는 공간조차 없습니다. 말이야 바른말이지, 조선시대 궁녀 수가 최대 600명이라고 전하는데 어떻게 사비성의 궁녀가 3000명이 될 수 있겠습니까?
- 설민석의 무도한국사특강 P41 중에서
이제야 풀렸다. 삼천궁녀의 진실. 아. 창피하다. ㅎㅎ
성군 의자왕 전하. 미천한 소신 이제야 전하의 오해를 풀었습니다. 올바른 역사에 대해 궁금해하지도 않고 살아온 소신을 부디 하해와같은 마음으로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저어어어언하... ㅎㅎ
모쪼록 앞으로는 열심히 변명하며 아는척좀 해야겠다. ㅎㅎㅎ 고맙습니다. 설민석 교수님. ㅎ
그리고 마지막으로 전쟁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겠다.
6.25 전쟁. 비록 겪어보진 못했지만 그 여파는 지금도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것을 깨달았다.
전쟁은 우리에게 모든것을 앗아갔고, 그런 폐허가 된 나라를 빨리 일으키기 위해 박정희 대통령 같은 독재 정치가가 필요했을지도 모르고 또 그런 지도자를 국민들은 원했을지도 모르겠다. 인권이 무시되고 인간의 기본을 잊고 선택한 경제발전과 부자강국의 길은 결국 반세기가 지난 지금의 대한민국을 선진국(?)이라는 대열에 끼워놓긴 했을진 몰라도 국민의 행복은 얼마나 지켜주고 있는지 알 수 없다. 본래 인간은 욕심이 끝이 없어서 그러다며, 지금 현재가 전쟁을 치루고 난 그 때보다 행복한거면 된거 아니냐고 하면 무슨말을 하겠냐마는 전 세계 무수히 많은 나라가 전쟁을 치뤘어도 지금 현재 우리나라와 같진 않은 것을 본다면 기본을 놓치며 달려온 빨리빨리(8282)와 새마을 운동의 효과가 딱히 좋지만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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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우리는 과거의 교훈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6.25가 어떤 이유로 일어났던가요? 무능한 지도자와 제 역할을 못한 관료들, 미국의 지원 없이는 나라를 지키지 못하는 허약한 국력 탓에 벌어진 일입니다. 면역력이 약해지면 몸에 병균이 들어오듯, 우리 스스로 강해지지 못하고 할 일을 제대로 못하면 언제든 불행한 일을 당할 수 있는 것이죠. 역사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는 방법은 그 비극이 일어난 과정을 답습하지 않는 것입니다. 임진왜란이 그랬고, 병자호란이 그랬습니다.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기를, 뼈아픈 민족의 상처가 반복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 설민석의 무도한국사특강 P226 중에서
인간이 아무리 망각의 동물이라지만 전쟁만은 전쟁 후 그 폐허만은, 전쟁고아들만은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저자가 말했듯 왜 전쟁을 했어야 했는지, 그 비극이 일어난 과정을 답습하지 않는게 최선인 것 같다. 그럼에도 여전히 북한과 전쟁할 기세로 달려들고 있는 지금의 현재 외교 상황을 보고있자면... 답답하다... 정말.. 다 버리고 이 나라를 뜨고 싶다는 생각만 간절해질 때도 있다. 헬조선...이라는 말이 전쟁 직전의 망해가는 조선의 모습 그대로를 답습하고 있는 것 같아 두렵기만 하다. 이렇게 방관자로, 방조자로 살면 안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늘 이렇게 말로만 떠들 수 밖에 없는 소시민으로서의 내 자리가 너무 초라하게만 느껴질 뿐이다.
동화가 생각났다.
바람과 해님 이야기.
바람과 해님
바람과 해님이 나그네의 외투를 벗기는 쪽이 이기는 내기를 했습니다. 먼저 나선 바람은 외투를 벗기기 위해 있는 힘껏 숨을 내뿜었습니다. 그럴수록 나그네는 외투를 꽉 여몄습니다. 이번에는 해님 차례였습니다. 해님이 햇볕을 쨍쨍 내리쬐자 나그네를 결국 외투를 벗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lYgYgmYosKw
나그네의 외투를 벗기기 위해 바람과 해가 내기를 했다던 그 이야기.
지금 꼭 우리나라가 나그네 같다.
같은 민족끼리 협상과 타협, 그리고 결국엔 사랑의 마음으로 자주적 통일을 이루어야 하는데 자꾸 외부에서 바람을 넣는다. 각자 각국의 이익을 위해 이리 저리 바람을 넣는다. 그래서 더 통일이 어려워진다. 나그네가 외투를 자꾸 더 꽉 여매듯 우리나라도 우리의 이익만 생각하자니 감히 외투를 벗을 엄두가 안나는 것이다. 하지만, 해님이 나타나 따뜻한 빛을 오래도록 비추니 결국 나그네는 외투를 스스로 벗는다. 우리도 이렇게 사랑으로 따뜻한 빛을 비춰야 하는 건 아닐까. 그리고 무력이 아닌 자주적 노력으로 통일의 숙제를 풀어가야 하지 않을까.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외투를 벗게 된다면,, 결국 끝까지 한 민족으로서의 통일이 아니라 도움이 댓가를 치뤄야 할 것이다.
전쟁은 다시는 일어나면 안된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알고 있는 우리는 통일에 임할 때 우리 자신의 의지가 가장 먼저 필요하고 또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물론 힘과 물질로 흡수합병하는 것이 아닌 사랑으로 말이다.
너무 뜬구름 잡는 이상적인 얘기라면... 할 수 없고.
이건 통일에 대한 나의 소신일 뿐이다.
본 책을 통해 참 많이 배웠다.
알고 있는 지식도 많이 고쳐졌다. 저자의 다른 책들도 좀 읽어야겠다. 뭘 또 잘못 알고 있으려나. ㅎㅎ
좋은 역사적 사실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잘 설명해 준 저자에게 고맙고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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