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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 | 복복서가 | 2022년 05월 02일 리뷰 총점9.4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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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2년 05월 02일
쪽수, 무게, 크기 308쪽 | 380g | 128*188*19mm
ISBN13 9791191114225
ISBN10 1191114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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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MD 한마디
[김영하, 『살인자의 기억법』 이후 9 년 만의 장편] 유명 IT 기업 연구원인 아버지와 평화롭게 살던 한 소년이 낯선 위협과 혼돈에 처하면서 새로운 세계를 마주한다. 믿어온 모든 것, '나'의 의미마저 뒤집힌 세상에서 그는 어떤 선택을 할까. 유한한 시간 속에 놓인 인간 존재, 삶과 죽음의 의미를 묻는, 작가 김영하의 깊은 시선이 빛나는 이야기 -소설 MD 박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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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1명)

1968년 강원도 화천에서 태어나 군인인 아버지를 따라 여러 지역을 옮겨 다니며 성장했다. 잠실의 신천중학교와 잠실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경영학 학사와 석사를 취득했다. 한 번도 자신이 작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대학원에 재학 중이던 1990년대 초에 PC통신 하이텔에 올린 짤막한 콩트들이 뜨거운 반응을 얻는 것을 보고 자신의 작가적 재능을 처음으로 깨달았다. 서울에서 아내와 함께 살며 여행,... 1968년 강원도 화천에서 태어나 군인인 아버지를 따라 여러 지역을 옮겨 다니며 성장했다. 잠실의 신천중학교와 잠실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경영학 학사와 석사를 취득했다. 한 번도 자신이 작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대학원에 재학 중이던 1990년대 초에 PC통신 하이텔에 올린 짤막한 콩트들이 뜨거운 반응을 얻는 것을 보고 자신의 작가적 재능을 처음으로 깨달았다. 서울에서 아내와 함께 살며 여행, 요리, 그림 그리기와 정원 일을 좋아한다.

1995년 계간 [리뷰]에 「거울에 대한 명상」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살인자의 기억법』, 『너의 목소리가 들려』, 『퀴즈쇼』, 『빛의 제국』, 『검은 꽃』, 『아랑은 왜』,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소설집 『오직 두 사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오빠가 돌아왔다』,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호출』, 여행에 관한 산문 『여행의 이유』와 『오래 준비해온 대답』을 냈고, 산문집 삼부작 『보다』, 『말하다』, 『읽다』 삼부작과 『랄랄라 하우스』 등이 있다.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를 번역했다. 문학동네작가상 동인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만해문학상 현대문학상 이상문학상 김유정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그의 작품들은 현재 미국 프랑스 독일 일본 이탈리아 네덜란드 터키 등 해외 각국에서 활발하게 번역 출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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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p.292

출판사 리뷰

『작별인사』의 탄생과 변신, 그리고 기원

『작별인사』는 김영하가 2019년 한 신생 구독형 전자책 서비스 플랫폼으로부터 회원들에게 제공할 짧은 장편소설을 써달라는 청탁을 받고 집필한 소설이다. 회원들에게만 제공하는 소설이라는 점은 『살인자의 기억법』 발표 이후 6년이나 장편을 발표하지 못했던 작가의 무거운 어깨를 가볍게 해주었다. 작업은 속도감 있게 진행되어 2020년 2월, 『작별인사』가 해당 서비스의 구독 회원들에게 배송되었다. 분량은 200자 원고지 420매 가량이었다.
원래 작가는 『작별인사』를 조금 고친 다음, 바로 일반 독자들이 접할 수 있도록 정식 출간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2020년 3월이 되자 코로나19 바이러스 팬데믹이 시작되었다. 뉴욕의 텅 빈 거리에는 시체를 실은 냉동트럭들만 음산한 기운을 풍기며 서 있었고, 파리, 런던, 밀라노의 거리에선 인적이 끊겼다. 작가들이 오랫동안 경고하던 디스토피아적 미래가 갑자기 도래한 것 같았다. 책상 앞에서 가벼운 마음으로 썼던 경장편 원고를 고쳐나가던 작가에게 몇 달 전에 쓴 원고가 문득 낯설게 느껴진 순간이 왔다. 작가는 고쳐쓰기를 반복했고, 원고는 점점 2월에 발표된 것과는 다른 곳으로 향하고 있었다. 여름이면 끝날 줄 알았던 팬데믹은 겨울이 되면서 더욱 기승을 부렸고, 백신이 나와도 기세가 꺾이지 않았다. 세계보건기구 WHO가 팬데믹을 선언한 지 2년이 지나서야 작가는 『작별인사』의 개작을 마쳤다. 420매 분량이던 원고는 약 800매로 늘었고, 주제도 완전히 달라졌다. ‘인간을 인간으로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인간과 인간이 아닌 존재들을 가르는 경계는 어디인가’를 묻던 소설은 ‘삶이란 과연 계속될 가치가 있는 것인가?’, ‘세상에 만연한 고통을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을 것인가’, ‘어쩔 수 없이 태어났다면 어떻게 살고 어떻게 죽어야 할 것인가’와 같은 질문을 던지는 이야기로 바뀌었다. 팬데믹이 개작에 영향을 주었을 수도 있고, 원래 『작별인사』의 구상에 담긴 어떤 맹아가 오랜 개작을 거치며 발아했는지도 모른다. 그것에 대해 작가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마치 제목이 어떤 마력이 있어서 나로 하여금 자기에게 어울리는 이야기로 다시 쓰도록 한 것 같은 느낌이다. 탈고를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원고를 다시 읽어보았다. 이제야 비로소 애초에 내가 쓰려고 했던 어떤 것이 제대로, 남김 없이 다 흘러나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_’작가의 말’에서
전면적인 수정을 통해 2022년의 『작별인사』는 2020년의 『작별인사』를 마치 시놉시스나 초고처럼 보이게 할 정도로 확연하게 달라졌다. 그리고 김영하의 이전 문학 세계와의 연결점들이 분명해졌다.

제목을 『작별인사』라고 정한 것은 거의 마지막 순간에서였다. 정하고 보니 그동안 붙여두었던 가제들보다 훨씬 잘 맞는 것 같았다. 재미있는 것은 ‘작별인사’라는 제목을 내가 지금까지 발표한 다른 소설에 붙여 보아도 다 어울린다는 것이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검은 꽃』, 『빛의 제국』, 심지어 『살인자의 기억법』이어도 다 그럴 듯 했을 것이다. _’작가의 말’에서

우리가 알던 김영하가 돌아왔다. 그런데 다르다.

『작별인사』의 인물들이 ‘태어나지 않는 것이 낫다’는 명제를 두고 논쟁하는 장면은 김영하의 이름을 세상에 알린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의 메시지와 논리적 거울상을 이룬다. ‘나는 내가 알던 내가 맞는가’를 질문하며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주인공의 모습은 김영하 소설에서는 낯설지 않은 장면이다. 『빛의 제국』의 기영이 그랬고, 『살인자의 기억법』의 병수가 또한 그랬다. 낯선 세계로 갑자기 끌려가 극심한 고난을 겪는 고아 소년이 좌절 속에서도 영적인 초월을 경험하는 『검은 꽃』의 세계는 『작별인사』에서도 변주된다. 기계와 클론, 휴머노이드와 비인간 동물들이 모여 살아가는 『작별인사』의 한 장면에서 사회로부터 버림 받은 청소년들이 오토바이를 몰고 탈주하는 『너의 목소리가 들려』를 떠올리는 독자도 적지 않을 것이다.
기억, 정체성, 죽음이라는 김영하의? 주제가 『작별인사』에서는 근미래를 배경으로 새롭게 직조된다. 달라진 것은 필멸의 존재인 인간이 반드시 마주할 수밖에 없는 죽음의 문제로 더 깊이 경사되었다는 것이다.? 원고에서 핵심 주제였던 정체성의 문제는 개작을 거치며 비중이 현저히 줄었다. 대신 태어남과 죽음, 만남과 이별의 변증법이 작품 전체를 관통한다.

한층 깊어진 사유, 날렵하고 지적인 문장, 필멸의 슬픔을 껴안는 성숙한 시선

『작별인사』가 김영하 소설 세계의 돌연변이는 분명 아니지만 앞으로의 변화를 예감케 하는 부분이 있다. 전복적 세계 인식 속에 반문화적 요소를 배음으로 탈주하는 인물들, 두 세계의 경계에서 배회하는 존재들에 주목하던 작가의 시선이 문명의 지평선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인류라는 종족의 소멸, 개인으로서 자신의 마지막을 사유하기 시작한 흔적들이 『작별인사』 곳곳에서 발견된다. 하지만 등단 이후 지금까지 언제나 그래왔듯이, 작가로서 김영하의 미덕은 그가 무엇에 천착하느냐가 아니라 그동안 다른 작가들이 무수히 다뤄온 ‘오래된 문제’들을 어떻게 자기만의 방식으로 다루는가에 있다. 가장 무거운 주제를 다룰 때조차 문장의 발걸음은 경쾌하고, 빠른 호흡 속에서도 서사적 긴장을 절묘하게 유지하며, 그러면서도 독자로 하여금 평소 외면해온 문제들을 자신도 모르게 직면하게 만드는 김영하 의 작가적 재능은 『작별인사』에서도 여지없이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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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b******g | 2022-05-23
인기 작가님이라서 많은 독자들이 궁금해서 책을 읽을 터인데.... 생각이 앞섰습니다. 실제 경험하기도 전에 유명세 때문에 오히려 이야기보다는 외적인 것에 관심을 둘까, 판단이 먼저 해버리는 것은 아닐까 염려했답니다. #살인자의기억법 #퀴즈쇼 #검은꽃 등 작가님의 전작이 비슷한 듯 전혀 다른 느낌기도 하여서 추측을 접어두고 서너장을 읽은 순간, 추측이 틀렸음을 깨달았습니다. 오랜 시간 글을 쓰신 분이기에 나름 연식이 있으시고 옛적을 돌이켜 감성 풍부한 글이나 전작 느낌을 살려 전문 분야처럼 쓰셔도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안일한 느낌을 어찌나 뒷통수 세게 치시던지 글을 읽는 내내 띠지에 읽는 사진을 몇 번 들여다 보았습니다.



AI 시대를 맞이하는 우리의 관점이 오로지 인간의 직업 상실률, 인간으로서 살아남기 위해 인공지능과 얼마나 대치해야 하는가 등 다분히 인간적이면서 비인간적입니다. 인간에 의해 창조되고, 창조될 AI 역시 인류의 역사에서 만들어낸 수많은 것들과 차이 없이 되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이제 고민 좀 하고 거기에 인간의 윤리와 질서를 부여하되 수준 높아진 인간의 격이 함께 담겨져 시대의 변화를 나아가야 하지 않겠느냐 것입니다. 물론 불교적인 색채가 강하지만 인간의 고뇌 흔적으로 받아들여졌고 지금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충분히 논의되고 성찰할 부분으로 느껴졌습니다.



■ 그는 『천자문』의 첫 문장인 '천지현황(天地玄黃)'을 예로 들었다. 하늘은 검고 땅은 누르다.

"하늘이 왜 까매요? 파랗잖아요."

그는 손으로 창밖을 가리켰다.

"지금 하늘은 어때?"

날씨가 흐려 하늘이 잿빛 구름으로 가득했다.

"지금은 회색이죠. 하지만 저 구름 뒤에는 파란 하늘이 있잖아요."

"그 파란 하늘 위에는 뭐가 있을까?"

그렇구나. 파란 하늘 너머에는 검고 광막한 우주가 있겠구나.

본문 17쪽 중에서

아주 오래 전 중국 문명에서 만들어진 한자의 기원만 보아도 사람들은 우주에 대한 사색과 자신들의 철학을 담았습니다. 아버지와 아들의 홈스쿨링인데 단순히 천자문을 끊임없이 읊고 외우는 것이 아니라 문장 안에서 우주의 질서를 배우고 우주 질서 속 자신을 사유하는 방법을 배웁니다. 물론 이야기 반전은 사유하는 저 아이는 최신형 하이퍼 리얼 휴머노이드입니다. 세계 최고 실력을 자랑하는 휴먼매터스 랩 소속이죠. 휴머노이드 자신조차도 인간으로 인식하고 인간이 가질 공포, 휴식, 배설, 호기심, 철학적 사고 등 편리하지 않을 것 까지도 탑재되어 스스로 철저히 인간으로 알고 있지요.



AI 시대 만들어진 휴머노이드는 인간에게 필요하지만 인간의 감정과 노동이 섞여서 온전히 감당하지 못할 부분에서 큰 역할을 담당할 것입니다. 하지만 수 많은 전자기기들이 필요 이상으로 만들어지고 버려지면서 또다른 문제점이 발생했습니다. 더욱 휴머노이드는 인간의 형태를 갖추고 있기에 사람들은 쉽사리 버리지 못하지만 경제 영역은 이와 같지 않습니다. 언제든지 새로운 수요 탄생을 촉구하고 이것이 경제 발전의 선순환을 낳는다고 믿습니다. 더 나은 버전을 위해 이전 버전은 폐기되어야 하는게 경제 논리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폐기하는 순간, 자신을 돌보고 도와주며 공감 비슷하게 해오던 휴머노이드의 죽음에 감정 이입을 합니다. 그래서 모순된 점이 생기는 것입니다.



인간에게 거부감 없이 자연스러운 한 명의 인격체처럼 다가가 삶을 공유하는 휴머노이드일수록 오래 쓰이고 모듈화된 감정 체계가 외부로 드러날 때 그들 역시 사람처럼 고통과 죽음을 맞이하는 듯 하기 때문입니다. 휴머노이드가 인간적일수록 함께 생활하는데 거부감이 최소화됩니다. 하지만 인간적인 휴머노이드가 불필요한 순간, 불필요하다는 것에 대한 기준 판단, 폐기 과정 등이 용이하며 매끄러울 것인가 의문이 듭니다. 애완동물로 사랑받는 개, 고양이가 처음 사람과 함께 동거하던 아주 먼 과거의 조상 때와 지금을 비교해 보면 와닿는 고민입니다. 인격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수준이 높아지면서 지구와 지구 밖에 존재할지도 모를 존재까지도 동일한 격을 가진 존재들로 받아들일려고 사람들은 노력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휴머노이드에 대한 고민도 이뤄지지 않겠느냐 하는 것이지요.


■ 인간을 인간으로 만드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팔, 다리, 뇌의 일부 혹은 저체, 심장이나 폐를 인공 기기로 교체한 사람을 여전히 인간이라 부를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인가?

본문 69쪽 중에서

인간을 인간답다라고 규정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해보게 만듭니다. 여타 동물들과 다른 팔의 사용, 땅을 딛고 서 있는 두 다리가 전부인지, 다른 동물을 지배 가능하게 만드는 뇌의 활용성인지 궁금해집니다. 그렇다면 병원에 누워 전혀 움직이지 못한 누군가에는 인간성 상실로 보아야 하는지도 말입니다. 물론 금수만도 못한 죄를 지은자에게 인간성이란 없으니 판단 가치가 없다는 이도 있습니다.



■ "소비자들은 한번 다른 집에 입양됐던 중고 휴머노이드 아이는 원하지 않거든. 성격이 이미 형성됐다고 생각하는 거야.. 파양된 걸 보면 성격에도 문제가 있을 거라 넘겨짚기도 하고.... 그들은 사용감이 없는 아이만 원해."

본문 98쪽 중에서

인간의 약점이라 부를 수 있는 신체적 불완전성으로 인해 아이를 갖지 못하는 가정에서는 휴머노이드 아이를 양육하는 시기가 올 지 모릅니다. 물론 신체적 불완전성보다는 지금 당장 감정 욕구를 충족하고자 잠시 아이 양육 과정을 경험하고 싶기도 하여 휴머노이드 아이를 사용하려 할 수도 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이야기 속 문장처럼 대체적으로 사용감 있는 중고 휴머노이드 아이는 선택될 확률이 낮을 것입니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사회 역시, 인간 아이가 입양되었다가 파양되면 사회 기관에서 성인이 되기 전까지 양육되다가 어른으로 충분히 성장하여 독립하기 전에 세상으로 나가게 됩니다. 그러나 휴머노이드 아이는 이대로 폐기 처분으로 방치된다는 것이 이야기 속 민이의 이야기입니다. 인간 아이가 갖는 치명적 약점을 제하여 마냥 긍정적이고 아이 그 자체로 머무는 민이는 이제 폐기 대상일 뿐인 것입니다. 리얼한 휴머노이드일수록 아동 학대 및 방치에 가까운 피해 감정을 그대로 고스란히 느끼고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과연 이것을 인간적? 혹은 윤리적 입장을 제하고 바라봐야 하는가 의문이 듭니다. 사랑받고 싶은 마음을 심어주고서 옷장 속에 방치해 버리는 인류가 과연 진보하고 발전해 가는 방향이라 볼 수 있는건가 싶습니다.



■ 언젠가 나는, 인간 이외의 동물들은 누군가에게 공격을 당하지 않는 이상 담담하게 죽음을 받아들인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동물은 죽음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기에, 다만 자기의 기력이 쇠잔해짐을 느끼고 그것에 조금씩 적응해가다가 어느 순간 조용히 잠이 들 듯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어가다고 한다. 그러나 다른 종과는 달리 인간만은 죽음을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 있기에, 죽음 이후도 필요 이상으로 두려워한다.

본문 106쪽 중에서

폐기 처분 명분으로 모아진 휴머노이드의 집합체 안에 진짜 죽음이 다가오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기계들이 느끼게 될 공포에 대해 그려진 장면이지만 그 공포를 주입한 인간들이 기계적인 게 맞는 건지, 죽음의 공포를 공격성 혹은 살기 위한 몸부림 등으로 표한하는 휴머노이드가 인간적인 건지 헷갈리기 시작합니다.



■ "그냥 얼음과 물일 뿐인데, 왜 이게 이렇게 가슴 시리게 예쁜 걸까? 물이란 게 수소와 산소 분자가 결합한 물질에 불과하잖아. 그런데 왜 우리는 이런 것을 아름답게 느끼도록 만들어진 걸까?

본문 135쪽 중에서

■ "그런데 이제 저는 감정과 윤리를 가진, 진짜 마음이 있는 휴머노이드가 이 냉혹한 세계에서 파멸하는 모습을 보게 됐어요. 저는 가끔 생각해요. 인간을 창조한 신이 정말 있다면 이런 고통을 겪었겠구나, 아니 겪고 있겠구나."

본문 187쪽 중에서

가장 인간적인 감정의 표현이 순수하게 그려집니다. 휴머노이드 혹은 이야기 속 인간 아닌 존재들에 의해서요. 이야기 진행 내내 삶에 대한 투쟁, 고민, 결론 등을 대화하는 장면마다 가장 인간적인 사색과 철학을 꺼내놓는 것은 인간보다는 비인간이란 지칭되는 이들에 의해서 입니다.

휴머노이드에 대한 예상 가능한 문제를 뛰어넘기 위해 이야기 속 최박사는 감정과 윤리 등을 탑재한 진짜 인간다운 휴머노이드를 만듭니다. 자신의 창조물이자 자식인 철이입니다. 하지만 자식을 키워 본 부모는 압니다. 자신히 양육하려는 방향대로 성장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의지와 주장이 자신만의 사고와 가치를 만들어냅니다. 세상의 질서 유지를 위해 만들어진 법은 문제 가능성 차단을 위해 이 철학적 사고와 부모로부터 독립적으로 성장하려는 휴머노이드 철이를 등록되지 않는 기계로 분류할 따름입니다.

■ 인간은 지독한 종이야. 자신에게 허락된 모든 것을 동원해 닥쳐온 시련과 맞서 싸웠을 때만, 그렇게 했는데도 끝내 실패했을 때만 비로소 끝이라는 걸 받아들여.

본문 203쪽 중에서

■ 여기서 구조되더라도 육신이 없는 텅 빈 의식으로 살아가다가 오래지 않아 기계지능의 일부로 통합될 것이다. 내가 누구이며 어떤 존재인지를 더이상 묻지 않아도 되는 삶. 자아라는 것이 사라진 삶. 그것이 지금 맞이하려는 죽음과 무엇이 다를까?

본문 295쪽 중에서

소설 말미에 다다를수록 휴머노이드는 더 인간적인 사고와 고뇌에 빠집니다. 그리고 인간들의 비인간성, 인간성 상실이 결국 기계에게 세상을 내어주고 인간적인 기계들에 의해 세상 마지막 인간성이 지켜지는 것이 소설 끝에 그려집니다. 참 아이러니합니다. 어쩌면 현재 사회 안에서 이뤄지는 인간성 상실이 우리 미래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일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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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m.blog.naver.com/bbmaning/222742267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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