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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을 듣는 시간

다른 세계를 여행하는 다큐멘터리 피디의 독서 에세이

김현우 | 반비 | 2021년 11월 30일 리뷰 총점9.4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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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1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32쪽 | 296g | 122*188*20mm
ISBN13 9791191187953
ISBN10 1191187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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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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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저 : 김현우 (金玄佑)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비교문학과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EBS PD로 일하며 전문 번역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건너오다』가 있고, 옮긴 책으로 『스티븐 킹 단편집』 『멀고도 가까운』 『행운아』 『고딕의 영상시인 팀 버튼』 『G』 『로라, 시티』 『알링턴파크 여자들의 어느 완벽한 하루』 『A가 X에게』 『벤투의 스케치북』 『돈 혹은 한 남자의 자살 노트』 『브래드쇼 가족 변주곡...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비교문학과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EBS PD로 일하며 전문 번역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건너오다』가 있고, 옮긴 책으로 『스티븐 킹 단편집』 『멀고도 가까운』 『행운아』 『고딕의 영상시인 팀 버튼』 『G』 『로라, 시티』 『알링턴파크 여자들의 어느 완벽한 하루』 『A가 X에게』 『벤투의 스케치북』 『돈 혹은 한 남자의 자살 노트』 『브래드쇼 가족 변주곡』 『그레이트 하우스』 『우리의 낯선 시간들에 대한 진실』 『킹』 『아내의 빈 방』 『사진의 이해』 『스모크』 『우리가 아는 모든 언어』, 『초상들』, 삼부작 ‘그들의 노동에’ 『끈질긴 땅』 『한때 유로파에서』 『라일락과 깃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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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p.215

출판사 리뷰

김숨·김연수 작가 추천!
“우리를 버림으로써 우리가 탄생하는 자리에 이 귀한 책이 놓여 있다.”

삶의 풍경을 바꾸어 내는 듣기와 읽기


김현우 피디의 에세이는 차이를 발견하고 인정할 때 우리가 된다는 걸, 그러니까 차이에서 우리가 자연스레 발생한다는 걸 문득문득 내내 일깨운다. 우리를 버림으로써 우리가 탄생하는 자리에 이 귀한 책 『타인을 듣는 시간』이 놓여 있다. 이 책을 읽기 전에 타인을 만났다고 함부로 말하지 말자, 우리라고 함부로 말하지 말자. ―김숨(소설가)

우리가 질문을 던지는 이유는 즉답이 아니라 옳은 방향을 찾기 위해서다. 답을 구하지 못한 질문은 방황처럼 보이겠지만, 그 자체가 방향이다. 그 방향을 찾기 위해 저자는 신발 공장 노동자, 트랜스젠더, 이주노동자, 학교폭력 가해자 등을 만나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틈틈이 자신과 비슷한 고민을 담은 논픽션을 읽는다. 이 신중하고 집요하면서도 인내심으로 가득한 문장은 논픽션의 거친 세계에서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에게 방향을 제시하는 질문이다. ―김연수(소설가)

타인의 이야기를 전해 온 다큐멘터리 피디가 탐색하는 경청의 힘

감염병 위기가 부추긴 변화 가운데 타자, 소수자에 대한 만연한 혐오와 배제를 빼놓을 수 없다. 한편 디지털 경제는 모두에게 직접 말하고 쓰고 방송하는 콘텐츠 창작자가 되기를 권장한다. 이런 사회에서 듣고 읽고 바라보는 행위의 의미와 가치는 빠르게 퇴색한다. 말하는 법을 다루는 이야기가 넘쳐 나는 데 비해, 듣는 방법과 태도를 논하는 이야기는 턱없이 부족한 셈이다.

이렇듯 공존, 포용, 다양성 같은 가치가 퇴행하는 때, ‘어떻게 들을지’에 관한 밀도 있는 성찰을 담고 있는 『타인을 듣는 시간』은 시의적절하게 도착한 이야기가 된다. 이 책은 다큐멘터리 프로듀서인 저자가 공장 노동자, 트랜스젠더, 장애인, 학교폭력 가해자 등 다양한 타인들을 마주하고 이야기를 듣고, 나아가 그것을 다큐멘터리로 전하는 과정을 담은 에세이인 동시에, 13편의 논픽션이 어떻게 사람들의 삶과 맥락을 기록하는지를 들여다보는 서평기다.

현대의 고전이 된 오웰의 르포부터 현지인의 삶으로 파고드는 여행기, 참사 피해자 및 유족의 삶과 투쟁의 기록, 구술생애사 작업,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에 있는 글까지, 다채롭고 독특한 작품들을 다루고 있다. 또 이 책은 ‘잘 듣기 위해’ 타인들의 현장을 찾아가 온몸으로 부딪치고 경험하며 자신의 지평을 넓혀 가는 특별한 여행기이기도 하다. 이렇게 여러 갈래의 글감을 긴밀하게 엮어 내는 글쓰기는, 타인의 이야기를 듣고 전하는 태도나 재현 방식을 집요하게 고민하고 탐색하면서 차이를 발견하고 존중하는 감각을 예리하게 일깨운다.

저자 김현우는 또한 존 버거, 리베카 솔닛, 레이철 커스크, 스티븐 킹 등의 글을 옮겨 온 번역가이기도 하다. 이런 이력에서도 알 수 있는 언어에 대한 그의 섬세한 감각은 이 책에서 다큐멘터리 제작자로서 익혀 온 다른 세상에 대한 “몸의 감각, 몸의 경험”과 만난다. 글과 영상으로 담아내는 과정에서의 성실함, 섣부른 공감과 연대에 대한 날 선 문제의식, 예의와 진심을 다하는 자세는 그 만남의 결과다. 책 전체를 관통하는 경청의 힘과 듣는 이의 윤리에 관한 저자의 사유가 묵직한 울림을 주는 이유다.

내 ‘안’이 아니라 ‘바깥’을 향하는 언어, 논픽션의 재발견

『타인을 듣는 시간』에서 얻을 수 있는 즐거움과 쓸모는 다양한 논픽션(또는 논픽션의 속성을 지닌 책)의 매력과 의의를 새롭게 발견해 내는 데 있다. 저자는 논픽션과 다큐멘터리를 “그들의 목소리로 그들의 삶을”이라는 간명한 문구로 정의한다. 그리고 “내 내면을 설명하는 언어”와 “내 바깥의 세계를 묘사하는 언어”의 차이를 짚으며, 바깥을 향하는 언어로 구성된 논픽션에서 깊이 있는 성찰을 건져 낸다.

이 책에 등장하는 논픽션들은 공통적으로 ‘차이’에 섬세한 언어를 부여한다. 이를 통해 저자 김현우는 차이 나는 경험, ‘정상’에서 소외되어 온 정체성이 비로소 가시화되고, 그렇게 이해와 인정을 위한 초석이 마련될 수 있음을 밝힌다. 예컨대 숫자, ‘통계 단위’가 아닌 각자의 이름과 ‘느낌’을 가진 광부 개개인에 주목하는 『위건 부두로 가는 길』은 ‘집’이나 ‘자유’ 같은 개념의 구체적인 내용과 감각이 달라진다는 것을 예민하게 포착한다. 그럴 때 하층민을 위한 주거 정책의 한계 역시 보이게 된다.

또 앤드루 솔로몬의 『부모와 다른 아이들』을 다루면서는, 차이를 외면하거나 무화하지 않고 타인에 대한 ‘나의 이해’ 여부와 상관없이 타인을 인정할 때 연대가 가능해진다는 사실을 상기한다. 나아가 이런 사례를 통해 차이에 대한 섬세한 인식 없이 설익게 ‘우리’를 명명하고 ‘연대’를 꺼낼 때, 외려 서로의 다름을 지워 버리는 결과가 벌어진다는 것을 짚어 낸다.

또 저자는 논픽션들에서 타인의 일상을 충분히 내 몸과 감각으로 함께한 후의 소통, 타인에게 몸으로 다가가는 방식의 중요성을 읽어낸다. 한 대의 카메라만을 들고 현지인들이 사는 곳으로 곧장 들어가는 후지와라 신야의 『동양기행』과 나란히, 미처 인터뷰이의 삶의 환경을 충분히 겪어 “몸을 준비”하기 전에 진행한 인터뷰의 실패를 고백한다.

이어서, 미나마타병을 둘러싼 사회적 사건을 자신의 “사적인 일”이라 표현할 만큼 오래 공동체에 머물며 사건의 실상을 세상에 알린 텍스트 『신들의 마을』과 함께, 성소수자 당사자들과 가족들을 긴 시간 만나며 “마음만으로는 다 준비할 수 없는” 타자와의 마주침에 준비되어 갔던 과정을 소개한다.

혐오범죄가 일어난 도시를 직접 찾아가 구성원들을 1년간 인터뷰해 그들의 말만으로 희곡을 만든 『래러미 프로젝트』, 그리고 타인의 삶을 듣기 전에 추측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은 국회의원이 된 ‘생각 많은 둘째 언니’ 장혜영 씨와의 다큐멘터리 작업이 성사될 수 있었던 일화도 빼놓을 수 없다. 이 책은 이처럼 타인과 나의 다름을 인지해 나가고, 타인의 삶을 몸으로 겪어 가는 작업들이 집단의 서사에 매몰되지 않는 개인들의 이야기를 포착해 낸다는 점에서도 논픽션에 주목할 것을 요청한다.

나와 당신의 성장을 위한 청자의 윤리

이 책은 다큐멘터리를 만들어 온 저자의 다양한 경험으로부터 타인에게 질문하고 타인의 이야기를 듣는 청자의 윤리를 길어 올린다.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논픽션을 읽으며 축적한 그 내용들은 매우 구체적이고 실천적으로 제시되어 타인의 말을 듣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 내가 잘 모르는 세계의 사람들을 만날 때는 ‘무엇을 하겠다.’보다 ‘무엇을 하지 않겠다.’를 정해 놓고 시작하면 도움이 된다. 무엇을 하면 안 될지를 알기 위해 사전에 공부가 필요함은 물론이다.

예를 들어, 저자는 장애인-비장애인 커플을 장시간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하면서 ‘극복’이라는 말을 쓰지 않겠다는 원칙을 세웠다. 다른 이의 삶을 재단하지 않기 위해 상대의 디테일을 최대한 많이 모으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또한 쉬운 이해와 공감, 감정이입을 경계해야 한다.

이를테면 출연을 망설이는 상대 앞에서 ‘나는 당신을 이해할 수 있다, 당신의 삶에 공감할 수 있다.’라고 말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상대가 이야기를 풀어놓을 수 있도록 신뢰를 얻으려면 기다림과 자제의 시간이 필수적인데, 그 시간은 타인의 기준과 입장에 맞게 나를 조정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나에게 이로운 것이 타인에게도 이로운 것은 아니라는 지극히 당연한 사실을 늘 유념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렇게 타인을 듣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내 이해의 영역과 지평이 넓어지고 결국 개개인이 성장하게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타인과 접촉하지 않아도 되는 ‘편안한 삶’의 테두리를 깨고 나올 때 타인과 내가 서로의 세계에서 새로 ‘탄생’하는 선물 같은 순간이 만들어진다고 말한다. 타인에게 말 걺으로써 생겨나는 청자의 책임을 받아들이고 듣기의 윤리학을 배우고자 할 때, 타자에 대한 존중과 ‘우리’의 공존이라는 과제가 달성될 수 있고, 개인들의 이야기를 통해 사회적 논의를 성숙시킬 수 있다고. 이 책처럼 당신의 이야기는 무엇이냐고 끊임없이 묻는 작업이 더 많이 필요한 이유다.

추천평

김현우 피디의 에세이는 차이를 발견하고 인정할 때 우리가 된다는 걸, 그러니까 차이에서 우리가 자연스레 발생한다는 걸 문득문득 내내 일깨운다. 우리를 버림으로써 우리가 탄생하는 자리에 이 귀한 책 『타인을 듣는 시간』이 놓여 있다. 이 책을 읽기 전에 타인을 만났다고 함부로 말하지 말자, 우리라고 함부로 말하지 말자.


- 김숨 (소설가)
우리가 질문을 던지는 이유는 즉답이 아니라 옳은 방향을 찾기 위해서다. 답을 구하지 못한 질문은 방황처럼 보이겠지만, 그 자체가 방향이다. 그 방향을 찾기 위해 저자는 신발 공장 노동자, 트랜스젠더, 이주노동자, 학교폭력 가해자 등을 만나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틈틈이 자신과 비슷한 고민을 담은 논픽션을 읽는다.

그러므로 이 신중하고 집요하면서도 인내심으로 가득한 문장은 그의 것이기도 하고 그가 읽은 논픽션의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것은 그가 하는 일의 것이기도 하며, 논픽션의 거친 세계에서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에게 방향을 제시하는 질문이기도 하다.
- 김연수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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