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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10·29 이태원참사 1주기
참사 생존자와 유가족이 직접 이야기하는 1년 전 그날의 진실
2022년 10월 29일 그날에 그리고 그날부터 무슨 일이 벌어졌는가

가장 소중한 사람과 평범한 일상을 빼앗긴 이들의
삶과 목소리를 고스란히 적어내린
최초의 10·29 이태원참사 인터뷰집


“2022년 10월 29일 토요일 오후 10시 15분경 대한민국 수도 서울, 그중에서도 가장 번화한 이태원의 어느 길거리 위에서 159명의 청년들이 목숨을 잃었다.”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이 한 문장은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해독되지 않고 있다. 그날 그때 그곳에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가? 왜 159명의 청년들은 더없이 일상적이고 안전해야 할 공간에서 더없이 참혹한 모습으로 목숨을 잃어야 했는가? 전대미문의 참사가 발생했음에도 어째서 해가 지나도록 진상과 책임 소재 규명에 한걸음의 진척도 없는가?

『우리 지금 이태원이야: 생존자와 유가족이 증언하는 10·29 이태원참사』는 참사가 발생한 그날에 그리고 그날부터 벌어진 일들의 진실에 누구보다 가까이 자리한 생존자와 유가족들의 목소리를 담아낸 최초의 10·29 이태원참사 인터뷰집이다. 애도와 기억의 뜻으로 작가·변호사·활동가들이 모여 결성한 10·29 이태원참사 기록단이 약 9개월 동안 생존자와 유가족을 직접 만나 수차례 인터뷰를 진행하며 기존의 언론매체가 보도하지 못한 이들의 애타는 마음과 트라우마, 참사 이후의 삶을 고스란히 적었다.

목차

머리말
지도

1부 그날 이태원에서는

예전에도 이주현, 지금도 이주현
생존자 이주현씨 이야기_유해정

‘정식 유가족’이 되고 싶은 사람
이주영씨의 남자친구이자 생존자 서병우씨 이야기_강곤

내가 제일 힘들고 아픈 사람은 아니라는 다짐
이주영씨의 오빠 이진우씨 이야기_강곤

왜 갔느냐가 아니라 왜 못 돌아왔는지를 기억해주세요
김의현씨의 누나 김혜인씨 이야기_정지민

그냥 평범한 보통의 삶을 살고 싶어요
김의현씨의 여자친구이자 생존자 김솔씨 이야기_정지민

나의 종교, 나의 언니
이지현씨의 동생 이아현씨 이야기_홍세미

2부 너를 만나러 가는 길

너무 늦게 알았어요. 누나와 나는 연결되어 있다는 걸요
박지혜씨의 동생이자 생존자 박진성씨 이야기_이현경

듣는 사람이 우리뿐이라 하더라도
김유나씨의 언니 김유진씨 이야기_연혜원

‘너네 많이 아프겠다’가 끝이 아니길
송영주씨의 언니 송지은씨 이야기_김혜영

스물셋 내 삶과 유가족의 자리
진세은씨의 언니 진세빈씨 이야기_정인식

누군가 꼭 너를 지켜줄 거라고 말하고 싶어요
양희준씨의 누나 양진아씨 이야기_박내현

3부 도시에 울려퍼질 골목 이야기

이태원에 있을 때 가장 나다워져요
이태원 주민 윤보영씨 이야기_유해정

저에게 부끄러움이라는 감정이 있는 거 같아요
이태원 노동자 심나연씨 이야기_권은비

분향소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내 친구에게
희생자의 친구 누리씨 이야기_박희정

10·29 이태원참사 타임라인
작가단 소개

상세 이미지

상세 이미지 1

책 속으로

‘내 인생의 마지막 생일이었는데 아쉽다…’ 이런 생각을 하다가 기절했던 것 같아요. 얼마나 기절해 있었는지 모르겠어요. 제가 밀려서 쓰러질 땐 분명 클럽 입구를 대각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는데 깨어나보니 클럽 입구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있었어요. 아마 인파에 밀렸겠죠. 기절하기 전에는 제 밑에 깔린 사람이 소리도 지르고 움직이고 그랬는데 깨고 나니까 반응이 없었어요. 그리고 제 위에는 남자들이 있었는데 한 외국인 남자가 신한테 기도하는 소리가 한참 들리다가 끊기더라고요. 사방이 살려달라 구해달라는 절규였어요. 그때 죽기 싫으면 뭘 해야 하는지 알겠더라고요. 숨을 못 쉬겠더라도 숨쉬는 흉내라도 내자, 숨을 쉬고 있다고 최면이라도 걸자. 그리고 절대 정신을 잃으면 안 된다. 딱 그 두가지만 생각했어요.
---생존자 이주현씨 이야기 중에서

주영이가 남겨준 소중한 물건은… 손 편지가 열개 정도 있는데 아직 못 읽어보고 있어요. 처음 딱 한번 읽었는데 그 뒤로는 차마 읽어보지 못하겠더라고요. 한번 편지를 봤는데 “그때 오빠를 만나서 나는 행운인 것 같아”라는 말이 너무 마음이 아파서… 나를 만나지 않았으면 지금 살아 있었을 텐데, 그게 너무 마음이… 그 이후로 편지는 못 봐요.
---생존자이자 이주영씨의 남자친구 서병우씨 이야기 중에서

이태원 번화가로 올라가는 순간부터 구급차 사이렌 소리가 어마어마하게 들리기 시작하는 거예요. 정말 심상치 않아서 엄마에게 전화하니까 해밀톤호텔 옆 건물에 있다고, 그쪽으로 오라고 해서 가는데 근처에 경찰 저지선이 쳐 있더라고요. 동생이 저 건물 안에 있다고 하길래 봤는데… 사망자들을 모아 둔 곳이더라고요. 그걸 보자마자 무너졌던 거 같아요. (…) 부모님이 먼저 집으로 들어가고 저는 주차하고서 뒤따라 집에 들어가려는데 대문을 열기가 너무 무서웠어요. 지금 집 안에서 부모님이 뭘 하고 계실지 도저히 상상이 안 되는 거예요. 겨우 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부모님이 주영이 방에서 울고 계시더라고요. 그걸 보면서 어떻게 시간이 가는지 모르게 계속 거기서 울고, 껴안고 손잡고 얘기도 하고, 각자 또 떨어져서 울기도 하고… 계속 그러고 있었어요.
---이주영씨의 오빠 이진우씨 이야기 중에서

지금은 서로 매일매일 보는 유가족들이지만 더 이상 매일매일 보지 않는 사람들이 되는 것. 어느 유가족분이 ‘유가족협의회의 목표는 유가족협의회가 없어지는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던 게 생각나요. 우리가 유가족협의회에 같이 모인 건 서로를 위로하기 위함도 있지만, 결국에는 각자의 자리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 그게 저희의 목표죠.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기 위해 매일 만나러 오는 거예요.
---김유나씨의 언니 김유진씨 이야기 중에서

엄마가 처음에 분향소에 가셨을 때는 좀 힘들어하셨어요. 분향소에서는 언니 사진을 계속 보고 있어야 하니까요. (…) 그런데 지금은 유가족분들께 위안을 많이 얻으신다고 해요. 거기서는 자녀의 이름으로 서로를 부른대요. “지현아 지현아” 이렇게 부르니까 엄마가 유일하게 언니 이름을 많이 들을 수 있는 곳이죠. 엄마는 자기를 지현이라고 불러주는 게 이상한 것 같으면서도 좋대요. 그 공간이 그냥 좋다고 하시더라고요.
---이지현씨의 동생 이아현씨 이야기 중에서

제일 화났던 말들은 ‘자기들이 놀러 가서 죽었는데 누굴 탓해’였어요. ‘놀러 갔는데 누구한테 책임 떠넘기냐?’ 같은 말들이 정말 속상했어요. 좀 놀면 어때? 왜 이렇게 못살게 굴지? 왜 죽어서까지도 못살게 굴지? 이런 생각을 했어요. 너무 진저리가 나서 그냥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그런 댓글을 보는 족족 신고, 신고… 그런데 이태원에 사는 주민들은 그런 말 못 했을 거예요. 자기가 사는 지역에서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이 참사를 자신과 분리시킬 수 없다고 생각해요. 이태원 문화는 주민들한테 일상의 한 부분이거든요.
---이태원 주민 윤보영씨 이야기 중에서

저자 소개

10·29 이태원참사를 겪은 한 사람으로, 각각의 자리에서 세상을 일구던 활동가, 변호사, 작가들이 모였다. 부채감, 이해할 수 없음, 기묘함, 슬픔, 무기력, 각자의 마음속에 담긴 감정의 모습도 생각도 다르지만, 재난 참사라는 것을 지속적으로 겪으며 살아가야 하는 지금의 한국 사회에서 하나의 작은 가능성만이라도 찾고자 하는 마음으로 서로의 곁에서 함께 글을 쓴다.
○ 강곤
기억하기와 기록하기에 관심이 많다. ‘희망은 인간의 불완전함에 뿌리를 둔다’는 말, 그리고 이야기의 힘을 믿는다. 답보다 질문이 궁금한 삶을 살아가려 애쓰고 있다.
○ 권은비
미술가. 어릴 때부터 말보다는 이미지로 이야기하는 것이 좋았다. 세상의 가장자리에 흩뿌려진 말의 조각을 모아 형상을 만드는 것이 미술가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여성이주노동자, 국가폭력 피해자, 산재 사망자들의 삶과 이야기를 공공장소에 남기고 새기는 일을 하고 있다.
○ 김혜영
고 이한빛PD 엄마. 남은 생은 ‘한빛엄마’로 살며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언저리에서 작은 용기와 나눔이 쓰일 수 있는 곳을 찾아가 연대하고 부축하는 삶을 살고 싶다. 위로와 힘을 전하는 떳떳한 글을 쓰고자 고민하고 있다.
○ 라이언(이경업)
다산인권센터 활동가. 사회의 수많은 이슈들 속에서 ‘당사자’의 목소리가 듣고 싶어 인터뷰와 기록의 세계에 발을 내디뎠다. 스쳐가던 이야기들을 기록으로 남길 수 있게 배워가는 중이다.
○ 박희정
인권기록센터 사이 활동가. 스무살에 페미니즘과 만나 삶이 바뀌었다. 마흔이 가까워질 무렵 구술기록의 세계에 접속했다. 누군가를 위하는 일인 줄 알았던 이 활동이 실은 내게 가장 이로운 일임을 깨달은 뒤 놓을 수 없게 됐다. 다른 세계를 알고 싶고 다른 세계를 만들고 싶어 기록한다.
○ 박내현
노동, 인권 영역에서 활동하면서 잘 듣는 것이 결국 그 존재와 가장 깊게 만나는 일이라 생각하며 기록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학력이나 능력, 나이나 경험처럼 가진 것으로 줄 세워지는 것이 견디기 힘들고, 대체 그 ‘능력’이란 게 뭔지 이해가 가지 않아서 질문하고 듣고 공부하고 있다.
○ 배은희
빨간집 기록 활동가. 부산에서 지역의 이야기를 수집하고 있다. 옛날이야기 듣듯이 기억을 모으고, 관련 기록 속에서 유영하고, 연대의 도구로 기록 방식을 공유한다. 인권 기록에 대해 계속 배우는 중이다.
○ 연혜원
투명가방끈 활동가. 2016년 공업고등학교 학생들과 교사들의 인터뷰를 분석한 사회학 연구로 인터뷰를 처음 시작했으며, 그 계기로 투명가방끈에서 활동하게 되었다. 현재 퀴어예술매거진 『them』을 발행하면서 퀴어페미니스트 예술가들을 꾸준히 인터뷰하고 있다. 정치적인 글을 쓰고 싶은 사람.
○ 유해정
인권기록센터 사이 활동가. 안다고 여기지만 미처 알지 못했던 세상으로 인도하는 인터뷰의 매력에 취해 동료들과 함께 ‘인권기록활동’이라는 새로운 길을 내어왔다. 저항하는 이들의 목소리가 우리를 보다 인간답게 만들어줄 것이라 믿으며, 동그랗게 모여앉는 세상을 위해 고통과 희망의 뿌리를 삶의 언어로 기록하고 전하고 싶다.
○ 이현경
복잡한 세계에 대해 모른다는 말로 도망치기보다 다가서고 싶은 사람. 청년활동가이자 기록활동가로 활동 중이다. 단일하지 않은 청년의 삶을 들으면서 ‘인터뷰’라는 세계를 만났다. 기록활동을 통해 사회적 말걸기를 접하면서 보다 나은 사회적 풍경을 구축하는 과정을 배워가고 있다.
○ 정인식
충남인권교육활동가모임 부뜰 활동가. 인권강의를 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오히려 배운다고 생각하며 지내왔다. 참사를 마주하면서는 지나간 일에 대한 동정과 연민이 아니라 지금 함께 손잡고 나아가기가 우리의 몫임을 배워가는 중이다.
○ 정지민
(재)화우공익재단 변호사. 소외되는 사람 없는 따뜻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공익변호사가 되었다. 변호사법 제1조 제1항, “변호사는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함을 사명으로 한다.” 변호사의 사명을 다하는 진정한 변호사가 되고 싶다.
○ 홍세미
인권기록센터 사이 활동가. 저항하는 사람의 곁에 서고 싶어 인권기록을 시작했다. 무릎을 맞대고 이야기를 전해들은 시간만큼 내 세계가 부서지고 넓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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