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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있어, 곁이니까

아이를 갖기 시작한 한 사내의 소심한 시심

김경주 | 난다 | 2013년 02월 15일 리뷰 총점8.4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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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3년 02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29쪽 | 282g | 130*200*20mm
ISBN13 9788954619929
ISBN10 8954619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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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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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1명)

시인이자 극작가. 1976년 전남 광주에서 태어나 서강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했다. 2003년 〈대한매일〉(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문단에 등단하였다. 연극실험실 '혜화동 1번지'에 작품을 올리며 극작가로도 활동 중이다. 야설작가, 대필작가, 카피라이터 등을 전전하다가 시집 『나는 이 세상에 없는 계절이다』를 펴내면서 이 문단과 대중으로부터 호평을 받으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등단 2년 만인 2005년 대산창작기금... 시인이자 극작가. 1976년 전남 광주에서 태어나 서강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했다. 2003년 〈대한매일〉(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문단에 등단하였다. 연극실험실 '혜화동 1번지'에 작품을 올리며 극작가로도 활동 중이다. 야설작가, 대필작가, 카피라이터 등을 전전하다가 시집 『나는 이 세상에 없는 계절이다』를 펴내면서 이 문단과 대중으로부터 호평을 받으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등단 2년 만인 2005년 대산창작기금을 받을 당시, 주최 측에서는 상금 천만 원보다도 더 귀중하고 무서운, '걱정스러울 정도로 뛰어난 시적 재능'을 가졌다는 극찬을 했다.

2008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시'상, 2009년 오늘의 젊은 예술가 문학 부문상, 2009년 제28회 김수영 문학상, 201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희곡부문 등을 수상했다. 독립영화사 '청춘'을 확장 개편한 무경계 문화펄프 연구소 '츄리닝바람'을 운영하면서 다양한 인디문화를 제작하고 개발하며 공연기획들을 하였다. 최근에는 스튜디오 '나는 공항'에서 다양한 문화 작업과 실험극 운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노빈손의 판타스틱 우주 원정대』, 『시차의 눈을 달랜다』, 『기담』, 『패스포트』 『노빈손 조선 최고의 무역왕이 되다』『고래와 수증기』 등이 있다. 역서로는 『분홍주의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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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아이를 갖기 시작한 한 사내의 소심한 시심

시인 김경주. 결혼과는 사뭇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방랑자의 풍모를 자랑하는 그가 책 한 권을 썼습니다. 책을 쓰고 책을 내는 일이야 반복되는 그의 생계이니 뭐 별스럽다 하겠냐만, 이번 책은 쓰고 만들어 내미는 손에 절로 분홍빛을 번지게 하는 그런 재주를 가진 듯합니다. 쓴 자는 부끄러움으로, 읽는 자는 경탄으로 받아들게 되는 책, 사내에서 아비가 되기까지 40주간의 순간순간을 시심으로 기록한 책. 시인 김경주의 『자고 있어, 곁이니까』는 호들갑스럽게 제 아이의 태어남을 낱낱이 고한 아버지의 출산일기 정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사람을 만든다는 당연한, 그럼에도 곱씹으면 놀랍기 그지없는 우주의 섭리에 근거하여 이 신비를, 이 두려움의 속내를 샅샅이 밝히는 책입니다. 누군들 한 사람의 피와 살과 뼈로부터 빚어지지 않은 자 있을까요.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아이를 낳는 일의 희망과 아이를 낳는 일의 절망을 함께 말합니다. 읽는 내내 마음의 시소가 오르고 내림을 반복한다면 바로 그런 이상과 현실의 간극을 우리 모두 ‘심’으로는 알고 있기 때문이 아닐는지요.
시인 김경주의 『자고 있어, 곁이니까』말입니다.

남자에서 아비가 되어가는 40주 동안
숭고와 불안과 고독과 자책과 헌신과 감동을 기록하다!


이 책은 2011년 1월 24일 일요일에 시작됩니다. 아내가 임신 6주차에 접어들어 남긴 첫 기록은 양귀비 씨앗만한다고 한 아이의 심장 크기와 심장 소리를 처음 맞닥뜨린 날의 떨림이지요. 시인은 제 삶에 출연한 아이의 존재에 형언할 수 없는 경이로움과 함께 엄청난 혼란을 마주하게 됩니다. 아내 앞에서는 뜨겁게 손을 잡아주며 아이와 함께하는 미래의 밝음에 대해 떠들어댈 줄 아는 사내라지만 잠든 아내를 뒤로한 채 서재로 올라온 그는 제 앞에 놓인 생명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고민하는 사내라지요. 2011년 9월 16일 아이가 태어나는 그날까지 시인의 이러한 낮과 밤, 밝음과 어둠의 양면적 고심은 계속됩니다. 생계를 꾸려나가야 하는 가장에, 가족의 화합을 도모하는 수장이어야 한다는 게 사회적으로 그가 맡은 임무라지만 한편으로 제 존재에 깊숙이 천착해야 하는 글쟁이인 까닭에 때때로 홀로여야 한다는 게 개인적으로 그가 누릴 의무이기도 했거든요.

오류로 범벅인 내 삶에 너라는 질서가 들어와 조금 정돈된 듯했지만 또다시 찾아오는 이 불안감과 황량함은 어디에 근원이 있는 것일까? 배후를 모르는 스산한 결들이 밤마다 나의문장에 찾아오고 있다. 우리는 너로 인해 충분히 외롭다. 이 서글픈 역능을 아는지 엄마는 밤에 내 옆에서 돌아눕기 시작했다.
-「가끔 우리는 너로 인해 충분히 외롭다」 중에서

태동, 태담, 태교라는 큰 제목 아래 초기, 중기, 후기로 나누어 쓰인 이 책은 롤러코스터처럼 잦은 감정적 변동의 그래프를 고스란히 끌어안고 있습니다. 아이를 갖고 낳는 40주간 시인은 마치 제 자신의 태어남을 다시 경험한 듯 제 아버지를 받아들이고 제 어머니를 사랑하게 됩니다. 부모가 되어봐야 부모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는 어른들의 흔한 입말은 사실 이렇게나 진리였던 거지요.

아내의 출산일기와 다르게 남편의 기록은 아이에 아내가 더해지는 무게를 갖게 됩니다. 엄마야 제 몸에 변화무쌍함을 남기는 아이의 존재감을 어렴풋하게나마 따라갈 수 있다지만 아비의 경우 상상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그저 깜깜하게 칠해둘 수밖에 없을 그것이 아이와 엄마가 한데 있는 그 몸이라는 공간일 거거든요. 다행히 아비의 직업이 시인이 까닭에 보다 예민하고 보다 섬세한 감성으로 여러 ‘발견’을 해냅니다. 예컨대 아이를 가진 산모만이 두 개의 심장을 갖고 있구나, 하는 사실 같은 것들이요.

당신은 지금 두 개의 심장을 갖고 있습니다. 당신의 몸 안에는 당신의 심장도 있고 아기의 심장도 뛰고 있습니다. 한 몸에 두 개의 심장을 지닌 당신의 몸은 매일 어떤 상상으로 움직이고 있을까요? 당신은 앞으로 9개월을 두 개의 심장으로 살아갈 텐데 내 쪽에서 서툴게 짐작해보면 산모의 예민하고 섬세한 반응들은 아마도 두 개의 심장으로 지내는 동안 생겨나는 몸의 새로운 상상력이 아닐까요? 당신의 몸은 두 개의 심장이 나누는 대화일 것입니다. 사내인 나는 그 대화를 엿들을 수 없을 것입니다. 앞으로 우리 앞에 나타날 황홀한 경이와, 때로는 두서없이 나타날 불안의 감정들 또한 두 개의 심장이 보여주는 태동일 것입니다. 두 개의 심장이 나누는 그 태동은 불현듯 우리 앞에 삶이 되어 나타날 것입니다.
-「당신은 지금 두 개의 심장을 갖고 있습니다」 중에서

나는 이제 아비입니다.
나는 우리의 아이를 우리가 만들어낸 곁이라고 불러도 좋을 사내입니다!


한 여자를 사랑했고 그렇게 사랑한 한 여자를 아내로 곁에 두었고 그 곁에서 생겨난 아이를 기다리는 시간 동안 시인은 수많은 갈등 속에 놓인 제 자신을 발견합니다. 아내 역시 처음으로 가져본 아이로 말미암아 길을 가다 느닷없이 울음이 터지는 예기치 못한 상황 속에 자주 놓였고, 그때마다 그 울음을 그치게 해주는 역할의 주인공이 자신임을 잘 알면서도 시인은 종종 멀찌감치 도망친 날이 잦기도 했습니다. 가족이라는 것이 서로의 곁을 서로에게 내어줘야 비로소 완성된다는 사실에 두 사람 다 서툴렀기 때문일 겁니다. 이런 두 사람 사이에 대화 없는 시간이 생겨나고, 그런 연유로 두 사람이 겪는 외로움은 나날이 커지고… … 임신 중기에 벌어지는 이들 부부의 ‘빗김’은 결국 곁에 있는 아이로 ‘포옹’이 되지만 수술실 문이 닫히고 아이가 태어나는 그 순간까지 시인의 고뇌는 계속됩니다. 아마도 이 책이 시와 편지와 에세이와 동화의 형식을 빌려 다양하게 표현될 수밖에 없었던 연유에는 다각도로 표출될 수밖에 없는 시인의 폭발적인 감수성이 한몫했을 겁니다. 비단 부모가 되는 일이 아니고서라도 우리는 삶이 끝나는 그날까지 이런 과도기를 매 순간 겪게 되겠지요.

이 책의 표지는 임신한 아내의 둥근 배를 모티브로 하였습니다. 그에 덧붙여 안쪽의 표지는 임신한 아내의 곁을 지키는 사내로서 시인 김경주의 느낌을 모티브로 하였습니다. 그 흔한 아이의 초음파 사진 한 장 없이 텁텁한 재생 종이에 묵묵히 시인의 마음을 담아낸 건 부부가 되어 가족을 이루기까지의 그 과정이 내내 잔치이지만은 않다는 걸 증명하고 싶어서였습니다. 더없이 평범한 일상이 더없이 평범치 않다는 걸 말하기 위함 속에 가족이라는 건 엄마와 아빠와 아이가 하나라는 억지 강요가 아니라 저마다 하나하나의 방점으로 저마다 제각각의 거리를 유지할 때 비로소 만들어지는 기적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였습니다.

바라건대 이 책은 눈으로만 읽지 마시고 입으로 소리 내어 읽어주시길, 그렇게 목젖을 통과한 울림들이 사방으로 퍼질 때 세상 모든 아비들의 진심이 방울방울 퍼져나갈 것이니, 그 아름다움으로 우리들 곁에 있고 언제고 곁이 될 아이들의 미소가 환해질 것이니.

추천평

이 책은 시인 김경주가 한 사내로서 아내를 바라보는 사랑의 고백이고, 태아의 심장박동을 받아들이면서 시작되는 운명의 서사시다. 저자는 임신 주수에 따라 산모의 신체가 변해가는 과정을 세밀하게 관찰한다. 온유함과 지순한 사랑이 아니고는 다다를 수 없는 책이다. 첫 임신을 경험하는 산모에게 임신에 대한 가이드북으로서 권장할 만한 이 책은, 태담에 관한 새롭고 특이하며 무엇보다 따뜻한 시선을 담고 있다. 저자의 태담은 아기를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는 준열한 반성이자 자식을 위한 아버지의 간절한 기도처럼 들린다. 산부인과 의사로서 이 책이 임신과 출산, 그리고 태교를 위한 새로운 필독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박종두(성애병원 산부인과 전문의,『태담 편지』의 저자)
내게는 아내도 아이도 없다. 이런 내용의 책에 대해 뭔가를 말할 만한 사람이 못 된다. 자신이 없었던 터라 원고를 받아드는 마음이 흔쾌하지 않았다. 무뚝뚝한 마음으로 첫 페이지를 열었다. 그런데 조금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200쪽이 넘는 이 책을 나는 앉은자리에서 끝까지 읽어버렸다. 그리고 얼떨떨한 상태로 담당편집자인 김민정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이것은 몹시 아름다운 책이라고. 어쩌면 김경주가 쓴 모든 글 중에서 가장 그렇다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한 남자가 한 여자와 아이를 만들고 또 낳기까지는 40주가 걸린다. 그 40주 동안의 마음의 파동을 기록한 책이다. 남편이 쓴 출산일기 정도로 오해되어서는 안 된다. 40주 동안의 숭고와 불안과 고독과 자책과 헌신과 감동을, 시와 편지와 에세이와 동화의 경계를 넘나들며 말하는, 경이로운 책이다. 갑자기 아이를 낳고 싶어졌다는 거짓말은 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들켜버린 나의 어떤 비겁 때문에 나는 여러 번 외로워졌다. 사람은 사람을 만들 수 있다. 이것은 부인할 수 없는 아름다운 사실이다.
아빠가 아직 엄마 배 속에 있는 아이에게 말한다. “기억해줘. 아빠는 여기저기 메말라 있지만 시를 쓰는 사람이란다.” 시를 쓰는 아빠는 아이가 태어나면 당나귀를 사주고 싶어한다. “그거 모르지? 당나귀 한 마리 가격은 아빠 책이 이천 권 팔리면 나오는 인세와 같단다.” 이 책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할 수는 없겠지만, 나는 이 아빠가 당나귀 열 마리를 살 수 있을 만큼만 이 책이 팔렸으면 좋겠다. 아이가 있는 세상의 모든 집은 행복해야 하니까. 시인의 가족도 마땅히 그래야 하니까.
신형철(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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