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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선비, 귀신과 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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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공제 조선의 작은 이야기-01

조선의 선비, 귀신과 통하다

조선에서 현대까지, 귀신론과 귀신담

장윤선 | 이숲 | 2008년 07월 25일 리뷰 총점8.5 정보 더 보기/감추기
내용
4.2점
편집/디자인
4.3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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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선비, 귀신과 통하다

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08년 07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71쪽 | 429g | 153*224*20mm
ISBN13 9788996125204
ISBN10 8996125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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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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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1명)

1969년 겨울 서울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동화책을 읽고 이야기를 덧붙여 주변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것을 좋아했다.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음악과 문학에 빠져 살았는데, 특히 소설이나 민담, 신화에 흥미를 가졌다. 서강대 국문과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본격적으로 신화를 공부하기 시작했으나, 이론적인 공부보다는 신화의 현장을 직접 찾아다니며 공부도 하고 놀기도 하는 편을 더 좋아했다. 황해도 굿에 관련된 무가(巫歌)를... 1969년 겨울 서울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동화책을 읽고 이야기를 덧붙여 주변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것을 좋아했다.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음악과 문학에 빠져 살았는데, 특히 소설이나 민담, 신화에 흥미를 가졌다. 서강대 국문과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본격적으로 신화를 공부하기 시작했으나, 이론적인 공부보다는 신화의 현장을 직접 찾아다니며 공부도 하고 놀기도 하는 편을 더 좋아했다. 황해도 굿에 관련된 무가(巫歌)를 주제로 하여 석사논문을 썼고, 박사논문은 평소에 관심이 많았던 귀신담을 주제로 삼았다. 2007년 여름, 오래 끌어오던 박사논문을 마무리하고 지금은 가능한 한 자유로운 삶을 살려고 계획 중이다. 여행광이기도 해서 언젠가는 세계를 일주하고 여행기를 쓰겠다는 꿈을 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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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귀신은 살아 있다

귀신은 있을까, 없을까?
본인이 직접 겪지 않았다 하더라도 누구나 한 번쯤은 가까운 이에게서 직접 귀신을 경험한 얘기를 들은 적이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유독 귀신에 대한 관심이 많다. 첨단과학의 시대를 사는 오늘날에도 집 근처를 10분만 걸어 다녀보면, 어렵지 않게 점집과 굿당을 만날 수 있다. 얼마 전 지상파 인기 프로그램에서 ‘목 없는 아이’라는 동영상을 소개하자, 인터넷에는 같은 이름의 동영상이 인터넷 공간을 유령처럼 떠다녔다. 그런가 하면 한창 뜨는 쇼 프로그램에서는 무더운 여름이 시작될 때면 어김없이 귀신과 관련된 다양한 미스터리를 소개하고, 유명 연예인이 직접 자신의 귀신 경험담을 늘어놓아 시청자들의 관심을 증폭시킨다. 이런 현상의 배경에는 귀신의 존재에 대한 억누를 수 없는 호기심, 혹은 철석같은 믿음이 도사리고 있다. 왜 그럴까? 아마도 필연적으로 사멸할 운명에 있는 인간이 사후에 갈 길은 두 갈래뿐이기 때문일 것이다. 귀신이 되거나, 흔적조차 없이 사라지거나.
그래서 귀신이 있는 세상과 귀신이 없는 세상은 전혀 다른 세상이다. 사후 세계가 있느냐, 없느냐. 사랑했던 사람들이 우리 곁을 떠난 후에도 어떤 형태로든 존속하느냐, 그렇지 않으냐에 따라 우리 삶의 방식도, 남을 대하는 자세도 확연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과연 귀신은 있을까, 없을까?

조선의 선비들이 털어놓는 귀신론과 귀신담
이런 귀신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귀신 사생설』을 쓴 서경덕의 말처럼, 귀신이 있나, 없나 하는 것은 아주 오래된 의문이다.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 적어도 조선의 유학자들은 이 문제에 대한 명확한 답을 가지고 있었다. 답은 “있다”이다.
조선의 창업과 함께 조선건국의 주체들은 불교와 도교 문화에 젖어 있던 사회를 유교적으로 개조하는 데 온 힘을 쏟았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정치적, 사상적 투쟁의 핵심에 ‘귀신’이 있었다. 조선조 선비들이 귀신론이라는 논설을 쓰게 된 이유는, 무엇보다도 새로운 사회에서 백성을 다스릴 만한 생사관(生死觀)의 필요성 때문이었다. 삶과 죽음의 원리를 가지지 못한 사상은 결국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유학의 집대성자인 중국 송나라 주희의 견해를 끌어와, 귀신에 대한 나름대로 ‘이치’를 밝히는 논설들을 써낸다. 이러한 논설들은 조선조 내내 쓰였지만, 나라의 기틀을 잡았던 조선 초기에 특히 많았다.
내세나 영혼과는 별 상관이 없는 것으로 여겨지는 유학에서 ‘귀신론’이 쓰였다는 것은 참으로 흥미로운 일이다. 저자는 조선조 학자들이 주장하는 여러 ‘귀신’에 대한 이론적 설명과 함께 다양한 귀신담을 소개한다.

귀신담론의 또 다른 차원, 귀신이야기
그런가 하면 유학자들의 귀신론과는 또 다른 차원에서, 귀신은 오랫동안 자신의 영역을 지키고 있었다. 고대의 귀신 숭배는 물론이거니와, 꼭 어떤 종교적 차원에서 파악하지 않더라도, 영혼에 대한 오래된 관념이 귀신이라는 기이한 존재로 모아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이론적 차원과는 또 다른 관점에서, 많은 귀신이야기가 우리 주변을 떠돌고 있다. 조선 초기에는 여러 사대부가 자신의 문집, 수필 등에서 귀신 이야기를 수집하여 이를 기록하였다. 그리고 조선 중기 이후의 야담에서도 귀신이야기는 핵심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저자는 조선조에 회자한 여러 귀신 이야기, 즉 괴물류의 귀신, 원혼 귀신, 조상귀신 등을 다양하게 소개한다. 우리가 흔히 ‘귀신’하면 두렵고 무서운 이미지만 떠올리기 쉽지만, 우리의 삶을 보살피는 따듯한 조상귀신도 있음을 주목한다. 특히 저자는 돌아가신 아버지를 회상하며 귀신이란 결국 생전에 받지 못한 사랑을 받기 위해, 혹은 더 많은 사랑을 주기 위해, 인간 세상을 떠나지 못한 존재임을 확인한다. 또한 귀신과 관련되어 전승된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소개하면서, 이 가운데 어떤 이야기들은 반체체적이며 사회비판적인 이야기들이라는 것을 짚어낸다. 특히 원혼귀는 여지없이 사회의 모순을 말하고 있는데, 그중 여성 원혼귀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은 여성들이 당시 사회의 모순을 대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그런가 하면 인간의 적나라한 성적 욕망이나 쾌락의 욕구들을 드러내는 귀신이야기들도 많다. 이러한 이야기는 근엄한 예법과 질서를 중시하는 유학자들의 구미에 전혀 맞지 않는 ‘괘씸한’ 이야기들이지만 현재까지 살아남은 많은 이야기는 이러한 ‘전복성’을 가진 이야기들이다. 그래서 귀신이야기는 재미있다. 귀신이야기는 남들이 대놓고 말할 수 없는 것들, 인간의 근원적 욕망과 이기심의 어두운 세계, 법과 질서가 아닌 쾌락과 무질서의 세계를 옹호하기 때문이다.

귀신이야기는 문화 원형이다?
귀신은 그 사회가 받은 상처를 상징적으로 표출한다. 얼마 전에 연쇄적으로 일어난 어린이 유괴 성폭행 살해사건처럼 약한 존재에 대한 강자의 잔혹한 처사는 수많은 귀신이야기를 낳는다. 강간 후 무참하게 살해당한 아랑의 전설은 이제 목 없는 아이 동영상으로 나타나고, 계모에게 살해당한 장화·홍련의 전설은 영화로 재생산된다. 요즘 학생들 사이에 떠도는 유관순 귀신이야기 역시 해원(解寃)되지 않은 채 남아 있는 민족의 고통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그런가 하면, 한동안 유행했던 자유로 귀신이야기는 아무 이유도 연고도 없이 불쑥 나타나 사람들을 괴롭히는 조선조 독특한 귀신의 이야기들과 같은 맥락에서 사회의 불확실성과 인간에 대한 불신을 드러낸다.
이처럼, 저자는 자신이 채록한 조선조 이래 원혼담을 통해 그 배경에서 작동하는 사회적 모순과 왜곡된 지배구조를 짚어낸다.
귀신은 단순히 무섭고 두려운 영혼의 이야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치, 사회, 종교의 넓은 영역에 발을 드리우고 있다. 귀신은 중대한 문화적 키워드이며, 우리 문화의 원형 중 하나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자주 개인적인 체험을 소개한다. 귀신에 씌어 죽을 고비를 넘기고 살아난 친척 이야기, 귀신과 연루되어 친구들이 겪었던 사건, 동네 시장 할아버지의 신기한 체험 등, 주변에서 흔히 만나는 귀신이야기들을 소개하면서, 그들 담론이 내포한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가를 감동적으로 풀어낸다. 오늘날과 조선시대, 서로 다른 시대이지만 시대를 관통하는 하나의 문화로 귀신이야기를 읽는다.

귀신, 끝나지 않은 이야기
현대사회에도 귀신이야기는 계속 재생산된다. 재생산되는 귀신이야기는 전래의 귀신 중에서도 유독 원혼 귀신들이 대세를 이룬다. 그리고 이들은 여지없이 우리 사회의 어두운 모습을 들춰내는 일등공신들이다.
현대사회에도 나름의 귀신론이 있다. 기성종교에서는 여전히 귀신을 말하는 사람들이 많고 또 과학계에서도 나름대로 귀신을 보는 현상에 대해 분석하기도 한다. 그러나 현대판 귀신 담론의 중심은 대중문화에 있다. 영화는 물론 인터넷을 떠도는 무서운 이야기들의 중심에는 모두 상처투성이 현대인들의 한 단면을 극적으로 드러내는 인물들이 중심을 이루며,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이 사회가 얼마나 무서운 사회인가를 보여준다. 무서운 이야기는 곧 무서운 사회를 말하며, 무서운 귀신은 곧 사람들이 무섭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리고 사람들은 결국 자신의 인생 끝에 죽음이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죽음의 세계에서 마주치게 되는 귀신은, 그동안 살았던 삶을 뒤돌아보게 해준다. 그러므로 귀신이야기는 절대로 끝나지 않는 이야기로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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