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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은 현실을 어떻게 조작하는가

마리아 레사의 진실을 위한 싸움

마리아 레사 저/김영선 | 북하우스 | 2022년 12월 08일 | 원서 : How to Stand Up to a Dictator: The Fight for Our Future 리뷰 총점9.7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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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은 현실을 어떻게 조작하는가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2월 08일
쪽수, 무게, 크기 456쪽 | 578g | 140*210*22mm
ISBN13 9791164051892
ISBN10 116405189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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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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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2명)

2021년 노벨평화상 수상자. 필리핀 언론의 최전선이라 불리며 언론 자유를 위한 투쟁을 주도하고 있는 래플러Rappler의 공동 설립자이자 CEO, 대표이다. 래플러는 2015년 월드서밋어워드가 선정한 ‘최고의 디지털 혁신 사례’ 중 하나로 뽑히는 등 디지털 시대 탐사 보도의 선구적인 모델로 평가받으며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1963년 필리핀에서 태어난 마리아 레사는 한 살에 아버지를 여의고, 미국으로 ... 2021년 노벨평화상 수상자. 필리핀 언론의 최전선이라 불리며 언론 자유를 위한 투쟁을 주도하고 있는 래플러Rappler의 공동 설립자이자 CEO, 대표이다. 래플러는 2015년 월드서밋어워드가 선정한 ‘최고의 디지털 혁신 사례’ 중 하나로 뽑히는 등 디지털 시대 탐사 보도의 선구적인 모델로 평가받으며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1963년 필리핀에서 태어난 마리아 레사는 한 살에 아버지를 여의고, 미국으로 이주한 어머니와도 떨어진 채 유년 시절을 보냈다. 열 살에 미국으로 건너가 그곳에서 프린스턴 대학교를 졸업한 뒤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고 필리핀으로 돌아온다. 우연한 기회에 국영방송국 PTV4의 프로듀서로 경력을 시작해 뉴스 전문 제작사인 프로브probe를 공동 설립했다. 같은 시기, CNN 기자로 중국, 한국, 일본, 인도를 포괄하는 아시아 지역을 취재했다. 그가 마닐라와 자카르타에서 CNN 지국을 이끌던 당시 동남아시아는 격동의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마리아 레사는 인도네시아, 동티모르 등에서 자신의 팀을 이끌며 독재 정권의 몰락과 국가 독립, 그 이후의 정치적 격변과 불안을 모두 기록했으며, 필리핀 내 테러리즘 조직과 9.11의 연관성을 밝히는 특종을 잇달아 보도했다. 이후 래플러를 설립하기 전까지 ABS-CBN에서 일하며 필리핀에서 가장 큰 뉴스 그룹을 이끌었다.

마리아 레사와 래플러는 수만 명의 민간인을 희생시킨 두테르테 정부의 ‘마약과의 전쟁’, 소셜미디어의 무기화 등을 비롯한 심층 보도 기사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으며, 이로 인해 국내에서는 끊임없는 정치적 괴롭힘을 견뎌야 했다. 대통령 궁에 대한 접근과 대통령 취재 권한을 박탈당했고, 래플러에 대한 언론사 운영 허가가 취소되었다. 현재 마리아 레사에게 씌워진 혐의는 열 건에 이르고, 구금되지 않기 위해 보석금을 아홉 차례나 내야 했다. 진실과 민주주의를 위한 마리아 레사의 싸움은 2020년 선댄스 영화제에서 상영된 다큐멘터리 〈천 개의 상흔A Thousand Cuts〉에 생생하게 담겨 있다.

허위 정보와 가짜 뉴스에 맞서는 용기와 노력을 인정받아, 2018년 〈타임〉이 선정한 올해의 인물에 올랐고, 〈프로스펙트〉 선정 50대 사상가, 〈블룸버그〉 선정 50대 사상가에 이름을 올렸다. 그 밖에 세계신문협회가 수여하는 자유의황금펜상, 유네스코 세계언론자유상 등 수많은 수상 경력이 저널리즘에 대한 마리아 레사의 헌신을 입증하고 있다. 저서로 『테러의 씨앗Seeds of Terror』과 『빈 라덴에서 페이스북까지From Bin Laden to Facebook』가 있다.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 대학원 미학과를 수료했다. 출판편집자, 양육자를 거쳐 현재는 전문번역가로 일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교실이 없는 시대가 온다』, 『가난사파리』, 『진실 따위는 없다』, 『처칠의 검은 개 카프카의 쥐』, 『자동화된 불평등』, 『투 더 레터』, 『망각의 기술』, 『왜 하이데거를 범죄화해서는 안 되는가』, 『지능의 사생활』, 『어느 책중독자의 고백』, 『괴짜사회학』 등이 있다.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 대학원 미학과를 수료했다. 출판편집자, 양육자를 거쳐 현재는 전문번역가로 일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교실이 없는 시대가 온다』, 『가난사파리』, 『진실 따위는 없다』, 『처칠의 검은 개 카프카의 쥐』, 『자동화된 불평등』, 『투 더 레터』, 『망각의 기술』, 『왜 하이데거를 범죄화해서는 안 되는가』, 『지능의 사생활』, 『어느 책중독자의 고백』, 『괴짜사회학』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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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p.387

출판사 리뷰

“우리는 사실 없이 진실을 알 수 없고 진실 없이 신뢰할 수 없다.
이 세 가지가 없으면 공유하는 현실을 가질 수 없으며,
우리가 아는 민주주의와 모든 의미 있는 노력은 끝장나고 만다.” - 마리아 레사

★ 2021년 노벨평화상 수상자 마리아 레사의 회고록
★ 유네스코 세계언론자유상, 세계신문협회 자유의황금펜상, 국제언론인센터 나이트국제저널리즘상
★ 〈타임〉 선정 올해의 인물, 〈프로스펙트〉 〈블룸버그〉 선정 50대 사상가
★ 전 세계가 주목해야 할 저널리즘의 최전선!

자극적인 거짓이 진실을 압도하는 시대
‘사실’을 지키기 위한 한 저널리스트의 물러설 수 없는 투쟁의 기록
이는 곧 우리 모두의 미래가 될 것이다


“기자로서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가치와 사명에 충실하기 위해, 물러서지 않기 위해, 너무 많은 희생을 강요당하고 있는 전 세계 모든 언론인을 대표하여 여러분 앞에 섰습니다.” 2021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의 연설 첫마디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157센티미터의 작은 키로 연단에 선 마리아 레사는 곧이어 떨리는 목소리로 추방당하거나 감옥에 있거나 살해당한 동료 기자들의 이름을 하나씩 불렀다. 언론인이 노벨평화상을 받은 것은 1935년 독일 기자 카를 폰 오시에츠키 이후 86년 만의 일이었다. 마리아 레사는 이를 우리의 언론과 민주주의가 나치 지배하의 시대와 비슷한 위기에 처해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이며, “분노와 증오로 가득 찬 거짓말이 사실보다 더 빠르게 전파되는” 소셜미디어와 이러한 경향을 이용해 천문학적인 수익을 내는 기술 기업을 경계해야 한다고 전 세계를 향해 절박하게 호소했다.

마리아 레사의 삶 자체가, 그녀가 기자로서 걸어온 길이, 소셜미디어의 힘이 얼마나 강력하고 문제적인지, 그 기술을 가장 최악의 방식으로 활용하는 권력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입증하고 있다. 그리고 이 책에서 마리아 레사는 특유의 호소력 넘치는 목소리로 자신의 조국 필리핀의 현실이 곧 우리 모두의 미래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새로운 기술과 낡은 권력이 결합하고 서로를 이용하면서, 한때 시민 참여와 새로운 시대의 민주주의를 열어젖힐 도구로 환영받았던 소셜미디어는 우리를 둘로 나누는 무기가 되었다. 우리는 사실보다는 (소셜미디어의) ‘친구의 친구들’ 말을 더 신뢰하며, 이를 강화하는 알고리즘은 가짜 뉴스와 허위 정보를 전례 없는 규모와 속도로 확산시키고 있다. 한때 정보의 문지기 역할을 하던 언론은 영향력을 상실했으며, 그와 더불어 우리가 공유하던 현실도 무너지고 있다. 이 모든 흐름은 민주주의의 몰락이라는 디스토피아적 결말을 향해 나아간다. 당장 필리핀에서, 러시아에서 헝가리에서, 그리고 미국과 영국을 포함한 선진국들에서도 그 징후를 발견할 수 있다.

우리는 예외라고 장담할 수 있을까? 이 책은 단순한 회고록을 넘어 기술 기업이 언론의 기능을 대체하는 시대, 민주주의가 ‘천 개의 상처’로 찢겨 서서히 죽어가는 과정을 임상적으로 해부한 보고서이다. 책에 담긴 분노와 불안이 그 어느 때보다 현실감 있게 다가온다는 사실이 우리가 지금, 마리아 레사의 삶에 관심을 가지고 그의 말을 귀담아들어야 할 이유다. 그리고 이 생생한 취재 현장의 말미에, 우리는 ‘사실’을 지키기 위한 최전선에서 조금도 물러서지 않는 한 저널리스트의 용기를 보며 공동의 위기를 넘어설 통찰과 희망 역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CNN에서 래플러까지, 당대 언론의 최전선에서
시대의 흐름을 읽고 혁신을 이끌어낸 저널리즘의 개척자
사실의 보도를 넘어 변화의 물결을 일으키다


열 살에 어머니에게 이끌려 필리핀을 떠났던 마리아 레사가 고국에 돌아온 건 1986년, 독재자 마르코스를 끌어내린 시민 혁명 ‘피플파워’의 성공 이후 필리핀 사회가 민주화를 향한 열망으로 꿈틀대던 때였다. 피플파워의 유산이기도 한 국영방송국 PTV4에서 뉴스 연출로 경력을 시작한 마리아 레사는 1990년대 CNN에서 두 개의 동남아시아 지국(마닐라 지국과 자카르타 지국)을 이끌었다. 당시 동남아시아는 격변의 시기를 겪고 있었다. 필리핀에서는 정부를 전복하려는 쿠데타 시도가 끊이지 않았고, 인도네시아에서는 수하르토의 실각 이후 인종 간, 종교 간 갈등이 폭력적으로 분출했으며 동티모르는 독립을 선언한 이후에도 극심한 내전에 시달렸다. 마리아 레사는 이 모든 사건이 발생하는 현장에 있었고, 때로는 종군 기자로 목숨을 건 취재에 나섰다. 2001년에는 9?11과 필리핀 내 알카에다 조직의 연관성을 밝히는 특종을 잇달아 보도하기도 했다.

2005년부터 ABS-CBN 방송국에서 필리핀 최대의 뉴스 그룹을 이끌면서 마리아 레사는 본격적으로 변화하는 시대상에 발맞추어 혁신을 거듭했다. 휴대전화 보급률과 인터넷 사용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을 발 빠르게 읽어 이 새로운 기술을 통해 뉴스를 실어 나르고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낼 방법을 생각했다. 2010년 선거를 앞두고 시작한 투표 독려 캠페인은 선거관리위원회가 그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활동 속도를 늦춰달라고 요청할 만큼 성공적이었고, 마찬가지로 새롭게 도입한 시민 저널리즘 프로그램은 선거일 전까지 약 9만 명의 시민이 기자로 등록할 만큼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후보자들 간의 토론 문화가 존재하지 않던 필리핀에 텔레비전 방송과 뉴스 웹사이트, 그리고 소셜미디어 등의 다중 채널을 이용해 실시간 참여가 가능한 공개 토론회를 정착시키기도 했다.

이 모든 혁신을 이끄는 과정에서 마리아 레사는 필리핀의 정치뿐 아니라 거의 모든 조직에 스며들어 있던 봉건주의와 후원 중심 문화에 맞서 뉴스 조직이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출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했다. 이러한 변화는 조직 내에만 머물지 않고 아래로부터 올라오는 사회변화에 대한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참여형 언론’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이어졌다. 탁월한 언론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었고, 그녀는 변화의 방법론도 가지고 있었다. 2011년 7월, 세 명의 마낭들(필리핀어로 ‘언니들’)과 함께 설립한 디지털 기반의 뉴스 웹사이트, ‘래플러Rappler’가 그 방법론의 실체였다. ‘떠들다’를 뜻하는 ‘rap’과 ‘물결을 일으키다’를 뜻하는 ‘ripple’의 혼성어인 래플러의 창립 목적은 분명했다. “래플러가 행동하는 커뮤니티를 만들고 우리가 그 커뮤니티에 언론이라는 양식을 공급한다”는 것이었다. 탐사 보도, 기술, 커뮤니티라는 세 개의 원이 만나는 중심에 래플러가 있었다. 그리고 기술의 주요 파트너로 당시 필리핀에서 급성장하고 있던 페이스북을 선택했다. 언론이 사실과 정보의 문지기 역할을 수행하고, 소셜미디어가 변화를 열망하는 시민들에게 힘을 부여하던 저널리즘의 황금기였다.

“혐오와 분노는 그들에게 돈이 된다”
페이스북의 든든한 파트너에서 가장 강력한 공격수로
‘더 많은 정보의 더 빠른 확산’이 불러올 디스토피아를 예견하다


시작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벌인 ‘마약과의 전쟁’에서부터였다. 두테르테 당선 이후 매일 밤 거리에서, 특히 빈곤층이 밀집한 지역에서 시체가 발견되었다. 마약과의 전쟁은 민간인에 대한 초법적인 살인에 다름 아니었다. 전쟁을 선포한 첫 3년간 2만 7.000명에 달하는 이들이 살해당했다는 통계가 있다. 그러나 이를 비판하는 개인이나 기자는 온라인상에서 집중적인 공격을 받았다. ‘두테르테’나 ‘마약과의 전쟁’을 언급이라도 하면 어디서 경보라도 울리는 듯 곧바로 공격적인 댓글이 달렸다. 전례 없는 규모와 속도였다. 래플러는 공격이 이루어지는 경로와 거점이 되는 계정들을 낱낱이 추적하여 페이스북(現 메타)이 훗날 ‘조직화한 허위 행위’라고 부르게 될 정보 작전의 전모를 세상에 공개했다.

‘인터넷의 무기화’라는 제목을 붙인 이 연속 기사에서 가짜 페이스북 계정 하나가 300만~400만 명에게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게 밝혀졌다. 래플러가 추적한 가짜 계정만 26개였다. 이러한 정보 작전의 주 무대는 페이스북이었고, 이는 페이스북의 알고리즘 설계에서부터 비롯된 문제라는 것이 마리아 레사가 내린 결론이었다. 위기의식을 공유하기 위해 자신들이 추적한 데이터를 페이스북과 공유했으나 바뀌는 것은 없었다. 2017년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에서 열린 페이스북 개발자 연례 회의에 초대된 마리아 레사는 마크 저커버그를 만나 “인터넷을 사용하는 필리핀인 중 97퍼센트가 페이스북을 사용한다”는 말로 페이스북의 위험한 영향력을 경고했다. 마크 저커버그의 반응은 “나머지 3퍼센트는 어디로 간 거죠?”였다.

정치 선전 목적으로 새로운 서사를 퍼뜨리는 방식은 전혀 새롭지 않다. 권력을 잡은 사람은 늘 가장 먼저 언론을 통제했다. 가짜 뉴스는 페이스북 이전부터 존재했다. 문제는 소셜미디어 시대에 정치 선전이 새로운 의미를 얻고 새로운 규모로 확장되었다는 데 있다. 전 세계 페이스북 사용자가 30억 명을 넘으면서 세계의 지도자들은 권력 정치를 실행하는 방법을 소셜미디어에서 찾았다. 필리핀에서는 가짜 계정을 만드는 계정 농장에 대한 보도가 2015년부터 있었고, ‘좋아요’와 팔로어를 파는 회사가 생겼다. 소셜미디어 광고 수익으로 돈을 버는 이들이 정치 인플루언서가 되어 자신의 영향력을 완전히 새로운 영역에서 발휘하기 시작했다. 오로지 더 많은 정보를 더 빠르게 배포하기 위한 목적으로 알고리즘을 설계한 기업은 가짜 뉴스가 자극하는 분노와 혐오 같은 부정적인 감정이 사람들을 더 오래 플랫폼에 머물게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이러한 감정에 보상을 주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했다.

“그들은 가장 먼저 기자들을 잡아가기 시작했다”
우리의 현실을 위협하는 가상 세계의 서사들
그리고 ‘천 개의 상처’를 회복하기 위한 통찰과 제안


‘인터넷의 무기화’ 기사가 나가고 닷새 만에 래플러에 대한 온라인상의 공격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생각하는 필리핀인’이라는 페이스북 페이지가 “래플러를 팔로우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이를 모카 우손이라는 연예인이자 정치 인플루언서(훗날 두테르테 정부의 관료가 된다)가 인터넷 생방송을 통해 증폭시켰다. 봇과 가짜 계정, 콘텐츠 제작자가 협력해 “기자는 범죄자다” “마리아 레사를 체포하라”라는 구호를 뿌렸다. 살해 협박을 포함해 시간당 90건이 넘는 혐오 메시지가 마리아 레사의 개인 계정에 쏟아졌다.

공격의 효과는 즉각적이었다. 2016년, 전통적인 언론사보다 두 배는 빠른 속도로 손익 분기점에 도달한 래플러는 한 달 만에 주간 도달률 44퍼센트, 페이지 조회수 25퍼센트가 사라지는 것을 바라봤다. 2017년 두테르테 대통령은 국정 연설에서 래플러가 미국인 소유 기업이라는, 당시 온라인을 통해 퍼지고 있던 가짜 뉴스를 거론하며 협박했다. 그리고 2018년 1월, 증권거래위원회는 외국인 지배 및 소유를 문제 삼으며 래플러의 운영 허가를 취소했다. 기나긴 법률전의 신호탄이었다. 2년이 채 되지 않아 마리아 레사에게 씌워진 혐의는 열 건으로 늘었고, 보석금을 아홉 차례나 내야 했다. 현재 마리아 레사에게 구형된 누적 형량은 100년이 넘는다. 래플러는 소송 과정에서 수익이 반 토막이 났다. 대통령 궁 출입이 금지되었으며, 나중에는 그 범위가 대통령 집무실을 넘어 두테르테가 가는 곳 어디든 전 세계로 확대되었다. 마리아 레사는 2018년부터 거리를 걸을 때면 방탄조끼를 입는다.

노벨평화상 수상 후 1년 만에 내놓은 이 회고록에서 마리아 레사는 “최악의 인간 행동을 만들어내는” 기술의 어두운 면에 초점을 맞추면서도 가짜 뉴스에 맞서는 이들과 교류하고 협력하며 공동의 전선을 만들어내었던 희망의 순간도 함께 기록하고 있다. 페이스북이 제거해버린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요구하기 위한 국제적 연대, 필리핀 내부에서 ‘사실’을 증폭하기 위해 언론과 기업, 종교?시민 단체, 연구자들을 하나로 조직한 캠페인, 래플러에 대한 공격에 맞서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을 새롭게 만들어낸 사례가 그것이다. 마리아 레사는 1980년대 저널리즘의 황금기를 거쳐 온 잔뼈 굵은 기자로서 소셜미디어에 대한 희망에 부풀었던 시기를 지나 그 기술이 언론의 역할을 완전히 대체하기 시작한 순간들을 기록하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러서지 않으며 끝까지 혁신을 일궈낸 과정, 그 냉철한 판단의 순간들까지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책에 담았다.

필리핀은 2021년 6년 연속으로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나라로 집계됐다. 마리아 레사가 전 세계에 필리핀의 사례를 주목하라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필리핀은 소셜미디어가 한 국가의 제도, 문화, 그리고 국민들의 정서에 미칠 수 있는 끔찍한 영향을 시험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올해 필리핀 대선에서 악명 높은 독재자 마르코스의 아들인 마르코스 ‘봉봉’ 주니어가 아버지의 과거를 미화하는 선전에 힘입어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이 ‘반유대주의’에 맞선 정의로운 전쟁이라는 서사를 뿌리며 침략을 정당화하고 있고, 미국에서는 지난 대선을 ‘도둑맞았다’고 믿는 이들이 트럼프를 중심으로 결집하고 있다. 이 각각의 사건들 이면에는 일정한 경로를 따라 가짜 뉴스를 확산시키고, 정치 인플루언서를 통해 그것을 증폭시키며, 반대자들을 표적 삼아 공격하고, 이 모든 것이 자발적으로 형성된 여론인 것처럼 조작하는 정보전戰이 자리하고 있다.

이러한 정보전의 일차적인 희생자는 다름 아닌, 마리아 레사가 노벨평화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거론했던 ‘진실을 지키는 사람들’이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시절, 필리핀에서는 “그들은 먼저 기자들을 잡아가기 시작했다”라는 말이 유행했다. 이는 마르틴 니묄러의 시 “침묵의 대가”의 첫 구절 “나치가 공산주의자들을 덮쳤을 때”를 패러디한 것이다. 그리고 그 유명한 시의 마지막 구절이 무엇인지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들이 나에게 닥쳤을 때/나를 위해 말해줄 이들이/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다.” 처음의 ‘사실’을 지키지 못하면 우리가 발 딛은 현실 또한 안전할 수 없다는 절박함의 표현일 것이다. 마리아 레사는 “민주주의가 당연한 것이라고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사람이 민주주의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사람들을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밝혔다. 우리의 정보 생태계에 아무런 문제나 없다고 생각하거나 소셜미디어는 원래 그런 것이라는 무기력에 빠져 있는 이들에게 가장 먼저 이 책을 권한다.

추천평

“마리아 레사는 나의 개인적인 영웅이다. 그녀는 나머지 우리에게 중요한 경고의 메시지를 던진다."
- 힐러리 클린턴
“160센티미터의 작은 키이지만, 마리아 레사는 진실을 추구하는 여정에서 그 누구보다 우뚝 솟아 있다.”
- 아말 클루니
“핵심적인 목소리 … 세계는 그녀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 캐럴 캐드월러드
“완벽하게 경이로우며 혁신적인 책. 마리아 레사는 우리 시대의 도덕적 패러다임과 그것을 무시한 결과, 그리고 그 패러다임을 받아들일 때 감수해야 할 모험과 보상을 그리고 있다.”
- 쇼샤나 주보프 (하버드 대학교 명예교수, 『감시 자본주의 시대』 저자)
“세계적인 관심을 받아 마땅한 용기 있는 작업. 마리아 레사의 책은 저널리즘의 진실성과 투명성, 그리고 그것이 경계해야 할 것들에 대한 긴급한 탄원서이다.”
- 커커스 리뷰
“빼어난 회고록 … 연구 데이터와 기술적인 세부 사항으로 가득하면서도 우아함을 잃지 않으며, 허위 정보와 벌이는 전투에 꼭 필요한 최신의 자료를 제공한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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