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연
국내작가
음악을 전공하고 음악·문화 분야에서 수십 년간 교육과 집필 활동을 이어 왔다.
독일로 이주하여 남쪽 지방인 바바리아에 정착하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식생활에 대한 공백이 밀려옴을 깨달았다. 바로 빵문화의 차이가 만들어낸 공백이었다.
같은 독일 안에서도 유독 바바리아는 북독일과 달리 밀이 많이 생산되는 지역이었고, 그에 따라 밀가루빵이 50 % 이상을 차지했다. 호밀빵도 많은 종류가 팔리고 있었지만 북독일에서 유학하던 시절에 즐겨 먹던, 만족감을 주는 호밀빵들과는 차이가 컸다. 즉 중북부의 파더보너 란트브로트, 바우언 쉬투텐 등과는 맛이 다를 뿐 아니라 빵이 가진 특유의 촉촉함이 훨씬 덜했다.
결국 스스로 빵을 굽기로 결심하고, 수십 권에 달하는 제빵책을 하루도 빠짐없이 읽으며 빵 만들기를 배워나갔다. 책은 있었지만 선생 없이 모든 일을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일종의 독학이었다. 그러나 간단하기도 하고 까다롭기도 한 각종 제빵책들은 만족스런 결과를 안겨주지 못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알게 된 룻쯔 가이슬러의 블로그는 역자의 빵세계에 새로운 입김을 불어 넣는다. 인터넷 시대가 열린 덕을 톡톡히 보게 된 셈이다. 가이슬러의 레서피를 따라 하다가 의문이 생길 때는 이곳 저곳 쉬지 않고 검색을 하고, 결과를 종합해서 스스로 해결하기를 거듭, 급기야 '나만의 레서피'를 개발하는 경지에까지 이르게 된다. 이후로 룻쯔 가이슬러의 블로그와 그가 쓴 책들은 동반자로서 역자의 주위에 항상 머물러 있다.
현재 교회청 소속 신교회 음악 책임자로서 공직에 종사하는 역자는 교회 안에서 조그만 모임이 있을 때면 빵을 구워서 가져간다. 때로는 교회의 특별 파티를 위해 케익이나 쿠키, 쉬톨렌, 렙쿡헨, 마카로네 등 달콤한 과자를 굽기도 한다. 명실공히 베이킹은 역자의 삶에서 절대 떼어낼 수 없는 중요한 활력소로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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