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맘도 모르면서
일본 아동문학가 이나모토 쇼지의 장편동화다. 단짝 친구와 한 약속을 어쩔 수 없이 어긴 후, 그와 멀어지게 된 소년의 답답하고 억울한 마음이 섬세하게 그려낸다. 비슷한 경험을 한 아이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안겨주고 있다. 일본 그림책작가 후쿠다 이와오의 생동감 넘치는 그림이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나'는 유치원 때부터 단짝 친구인 '겐'과 함께 공원으로 가 솔방울인형을 만들 솔방울을 주우러 가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엄마가 붙잡는 바람에 겐과의 약속을 어기고 말았다. 겨우 솔밭으로 달려갔더니 '나'를 울보라고 놀리는 미노루 패거리도 와 있었다. 미노루 패거리는 겐이 약속을 어긴 나와 절교하겠다고 말했다며 히죽거렸는데......
여우세탁소
마을 한구석, 여우 아저씨와 여우 아줌마가 꾸려 가는 '여우 세탁소'에서는 날마다 신기한 일들이 펼쳐진답니다. 마법사가 맡긴 낡은 망토가 저 혼자 온 마을을 날아다니고, 새카맣게 눌은 곰 아저씨 외투가 는 깜짝할 사이에 새 외투가 되고, 어스름한 새벽녘에 눈사람들이 눈을 쓸어 주기도 하지요. 오늘은 또 여우 세탁소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천원은 너무해
갖고 싶은 것도 많고 먹고 싶은 것도 많은 수아. 음식 모양 지우개 세트, 메모지 수첩, 오색 볼펜, 분홍 리본 머리 끈... 아! 개뼈다귀 모양 비타민 사탕도 꼭 사 먹어야 합니다. 그런데 엄마가 오늘부터 일주일에 용돈을 딱 천 원만 주겠다고 하십니다. 수아도 이제 돈을 규모 있게 쓰는 법을 배울 때가 됐다고 이야기 하시면서요. 학교 공부도 힘든데 뭘 더 배우라는 걸까요? 수아는 엄마가 정말 밉습니다.
열 살 수아는 '이제 수아도 용돈 받을 때가 된 것 같아.'라는 엄마 말에 기겁을 합니다. '난 아직 용돈 받을 나이가 아니야. 엄마도 알겠지만 이제 겨우 열 살이잖아. 태어난 지 겨우 10년밖에 안 됐다고. 용돈을 받자마자 홀랑 다 써 버리면서 어떡해? 엄마도 알다시피 나는 돈을 있는 대로 막 쓰잖아. 지난번 세뱃돈도 받자마자 문방구에 달려가서 다 써 버렸던 거 기억 안 나? 그러니까 용돈은 나중에 받는 게 좋겠어.' 용돈을 안 주겠다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질색을 하는 걸까요?
책 좀 빌려줘유
1학년 민재가 처음 맞은 여름 방학! 방학 숙제로 동화책을 읽고 독후감을 써 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것 참 야단났네요. 민재네 집에는 동화책이 단 한 권도 없거든요! 에이, 어떻게 집에 동화책이 단 한 권도 없냐고요? 글쎄, 40년 전쯤에는 다 그랬다니까요! 민재가 동화책 《걸리버 여행기》를 손에 넣기까지 무슨 일을 겪었는지 한번 따라가 볼까요?
거꾸로 가는 고양이 시계
동화 작가 고재현이 어려서부터 좋아한 타임머신 이야기를 아이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에 창작한 장편동화입니다. 형사인 아빠가 시시해진 소년 '준표', 아픈 엄마가 지긋지긋해진 소녀 '희주', 축구유망주였던 형이 대신 교통사고를 당한 소년 '기영', 그리고 단짝에게 왕따를 당하는 '세은'이 고양이가 그려진 흔해 빠진 손목시계를 통해 과거로 가면서 겪는 사건사고를 담아냈습니다.
네 아이가 아빠에게, 엄마에게, 형에게, 친구에게, 그리고 자신에게 상처가 된 사건을 주어진 시간 안에 막아 보려고 애쓰는 과정을 통해 상황이나 환경은 바꿀 수 없지만 '마음'만큼은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웁니다. 자신의 마음이든, 타인의 마음이든 상황이나 환경으로 인해 상처 받은 마음을 알아주고 안아주면 많은 것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도 보여줍니다. 간결한 선과 절제된 색으로 풍성한 느낌을 자아내는 그림 작가 한지선의 아름다운 그림을 함께 담았습니다.
슈퍼 파리와 깔따구 : 벌레 시를 지켜라'
'사람들이 하찮게 여기는 파리와 깔따구가 슈퍼 영웅이면 어떨까? 그에 맞서는 악당은 사람들이 징그러워하는 민달팽이랑 쥐며느리가 좋겠어! 슈퍼 파리가 좋아하는 아가씨는 머리는 금색이고 몸은 초록색인 금파리가 어떨까?
금파리 아가씨의 직업은 뉴스 기자로 해야지.' 하면서 말이지요. 그러다 보니 어린이들에게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이야기 한 편이 완성되었지요. 이 이야기를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드는 것은 그림 작가로 더 많이 활약해 온 폴 하워드가 직접 그린 삽화입니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만화풍의 삽화가 꼭 필요한 순간마다 끼어들어 이야기의 완급을 조절하고 양념을 더하지요. 덕분에 160쪽이 넘는 제법 두꺼운 책인데도 애니메이션 한 편 보듯 단숨에 읽어 내려 갈 수 있습니다. 이제 막 책읽기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한 어린이는 물론이고, 책읽기를 끔찍하게 싫어하는 어린이라도 말이지요.
그렇다고 이 이야기를 그저 '재미'밖에 건질 게 없는 이야기로 여기면 곤란합니다. 이 재미난 이야기 속에는 생각할 거리도 적지 않습니다.
사슴벌레나 딱정벌레, 쇠똥구리처럼 그럴싸한 벌레들을 다 젖혀두고, 보잘 것 없는 파리와 깔따구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것부터가 그렇지요. 슈퍼 파리 뒤에서 온갖 궂은일을 도맡아하면서도 결코 주목받지 못하는 또 다른 영웅 깔따구는 또 어떻고요. 민달팽이 찌리릿을 악당의 길로 내몬 것이 파리들의 무신경한 행동이었다는 것도 자못 의미심장합니다. 이 책을 읽으며 슈퍼 파리보다 깔따구나 찌리릿, 뿌지직의 처지에 더 마음이 쓰이는 어린이가 있다면, 세 친구의 이야기를 직접 써 봐도 좋겠네요. 틀림없이 본편만큼 흥미진진한 속편이 탄생할 테니까요
거짓말 같은 진짜 이야기
마티는 맑은 영혼을 가진 아이입니다. 어른들의 위선이나 허세, 거짓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거침없이 '왜?'라고 묻고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바로잡으려고 합니다. 어른들의 눈에는 이런 마티의 생각과 행동이 한없이 어리석어 보일지 모릅니다. 실제로 터무니없는 결과를 불러오기도 하지요. 그러나 아이들의 이런 생각과 행동이야말로 세상이 더 나빠지지 않도록 이 '우주(또는 신)'가 만들어 놓은 안전장치인지도 모릅니다. 쿠어트 외삼촌처럼 '네가 틀렸다'라고 말하는 대신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라고 물어 주는 어른이 있다면 이 안전장치가 오작동할 일은 절대로 없을 테지요.
《거짓말 같은 진짜 이야기》는 보편적인 성장의 이야기이지만, 주인공을 둘러싼 환경은 그리 보편적이지만은 않습니다. 주인공 마티는 핀란드인 아버지와 독일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독일에서 자란 아이지요. 작가가 시리아인 아버지와 독일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독일에서 자랐듯이 말입니다. 그래서인지 이 이야기 속에는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이 겪는 고민과 갈등이 자연스레 녹아 있습니다. 친구들의 놀림이나 따돌림 같은 외적인 문제뿐 아니라, 자신과 다른 문화권에서 나고 자란 한쪽 부모를 이해해야 하는 내적인 문제까지도 말입니다. 그런 만큼 머지않아 완전한 다문화사회에서 살아가게 될 우리 아이들에게도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를 던져 주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민지와 다람쥐
미술학원에서 찰흙 작품을 만들던 민지가 방 창틀에 올려 놓았다 떨어진 자신의 찰흙 작품인 물고기 탁자를 옮기는 다람쥐를 발견합니다. 그 일을 계기로 민지는 다람쥐 남매의 집인 집 뒤 언덕 꼭대기의 나무 구멍에 가게 됩니다. 구멍 집에는 남매의 엄마와 세 동생이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다람쥐들은 민지에게 그동안 민지가 만든 찰흙작품이 자신들의 집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말합니다.
민지는 그 말에 구멍 집 안의 모습이 궁금해 지는데요. 너무 작은 구멍집은 민지가 들어 갈 수가 없습니다. 그때 엄마 다람쥐가 묘책을 제안합니다. 그 제안은 무엇이었을까요? 이 동화는 현실과 환상을 능수능란하게 엮어 소박하지만 완전한 세계를 펼쳐 보이는 채인선 작가의 글과 편안한 풍경과 따뜻한 그림을 그리는 작가 김효은이 만나 한편의 환상세계를 보여줍니다.
파란 집의 수상한 이웃들
콜럼버스에 대해 글짓기를 하라고? 그것도 두 장이나? 글짓기 숙제로 골치를 썩이던 엘리카에게 이웃사촌 팜파스 아저씨가 솔깃한 제안을 합니다. 백 년 전에 죽은 탐험가 할아버지 이야기를 쓰느니, 스스로 탐험가가 되어 보라는 것이었지요. 엘리카는 팜파스 아저씨가 건네 준 발견 수첩을 들고 트럼펫 거리에서 가장 파란 집 탐험에 나서는데.... 엘리카는 어떤 이야기로 발견 수첩을 채우게 될까요?
화내기 싫어
단이는 부끄럼쟁이 울보입니다. 단짝 친구 공지원이 함께 놀 때마다 멋지고 근사한 역할만 맡아도 속으로만 낑낑댑니다. '킹콩 코딱지 파먹었대요.'라며 말도 안 되는 소리로 놀려 대는 천방지축 동재혁에게도 아무 대꾸도 못하고 울먹이기만 합니다. 수업 시간에는 또 어떻고요. 친구가 일어나서 발표하는 모습만 봐도 온몸이 부르르 떨립니다. 반 아이들 모두가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걸 상상만 해도 견딜 수가 없거든요. 사실 선생님은 늘 단이가 아는 것만 물어보는데도 말이지요!
이런 여자아이, 낯설지만은 않다고요? 그렇습니다. 단이는 우리 주변에서 꽤 자주 만날 수 있는 캐릭터입니다. 아마 이 이야기를 읽는 많은 어린이나 어른들이 '맞아, 나랑 똑같아.' '이건 우리 딸이잖아!' 하면서 공감의 감탄사를 내뱉을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동화책 속 주인공들은 적극적이고 자기주도적인 성격을 지닌 경우가 많습니다. 위기 상황을 극복해 가는 스토리 구조라면 진취적인 성격의 주인공이 제격이겠지요. 하지만 이 책의 주인공 단이는 누구보다 소심하고 부끄럼 많은 아이입니다. 그렇다고 매사에 주눅 들어 아무것도 못하는 아이는 또 아닙니다. 때로는 소심한 성격이라는 단점이 누구보다 섬세하고 사려 깊은 성격이라는 장점으로 빛나는 순간이 오기도 합니다.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한 발 늦어도 누구보다 야무지게, 또 모두가 함께 행복할 수 있는 긍정적인 해결책을 찾아가는 것이지요.
마음뽑기
하면 버럭버럭 화부터 내는 버럭이 서우와 화가 나도 일단 꾹꾹 참는 꾹꾹이 서율이는 달라도 너무 다른 쌍둥이다. 오늘도 서우는 빵 한 조각 때문에 아침부터 서율이한테 성질을 부린 참이다. 서우는 기분이 나쁠 때면 학교보다 인형 뽑기 기계를 먼저 찾는다. 오늘따라 뽑기 기계는 엉뚱한 곳에 놓여 있고 인형도 몇 개 없다. 주춤주춤 뒤따라오던 서율이를 붙잡아 뽑기 할 돈을 얻지만, 강아지 인형은 잡힐 듯 잡히지 않는다. 짜증이 난 서우가 기계를 뻥 차는 순간, 크르릉 소리와 함께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는데…. ‘뽑기 인형’이 되어 숨소리마저 죽여야 하는 서우와 위기를 넘기기 위해 제 목소리를 내야 하는 서율이. 쌍둥이는 입장이 뒤바뀐 하루 동안 서로를 지켜 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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